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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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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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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1)

DUMMY

김윤은 떠나가는 허우진을 잡지 못했다.

그를 잡는다면 그에게 길을 만드는 자를 말해야 하니까.

그가 죽이려고 하는 백민호를 죽이면 안 된다고 말해야 하니까.

그의 길을 막아서야 하니까.


그렇기에 그는 막지 못했다.

그저 그가 비틀거리며 나아가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결국 대립할 것이다.

김윤은 알고 있었다.


그것을 그저 미룬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이었다.


‘그래, 최선이야.’


멸망을 막아야 하니까.


김윤은 가게의 문을 닫았다.


“우, 우진이 형이 없어졌어요······!”


다음날, 최현민이 그가 있던 방에서 뛰쳐나오며 소리쳤다.

그가 깨어났다는 소식은 알고 있다.

그것을 확인하고 잤으니 말이다.

그리고 다음날 상태를 확인하려 했으나 그가 없어진 것이었다.


김윤과 노호수는 무덤덤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떠났어.”


김윤은 간결하게 답했다.


“그, 그게 무슨?”


추가로 이어지는 답은 없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 하지만······.”

“그게 끝이야.”


김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를 빠져나갔다.


“정말 잡지 않았어도 됐겠나?”


노호수가 그의 뒤를 잇따라 가게를 빠져나왔다.


“우린 멸망을 막아야 하니까요.”


김윤이 품에서 꺼낸 지도를 살폈다.

아공간, 아름 내에 있는 마석이 기록된 지도.


“갑시다.”


그는 다시금 마석 던전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였다.



***



아름에 있는 모든 길드가 본격적으로 마석 던전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1개월, 시청 근처에 있던 던전 3개가 공략되었다.


2개월, 과거 미르의 땅이자 이제는 캠프 등의 땅이 된 곳에 있던 던전 2개.

그리고 회귀의 땅에 있는 던전 4개가 공략되었다.


3개월, 회귀에 있는 모든 던전이 공략되었다.


6개월, 헌터즈에 있는 모든 던전이 공략되었다.


1년, 아름 내부에 있는 모든 던전이 공략되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최초의 마석들을 공략하고 있었다.


“우측에서 몰려온다-!!”


리터너들이 모여 만들어진 던전 공략조.

그리고 그러한 이들 중 일부 리터너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이끄는 이, 날개.

그중 우측의 날개, 우익이 크게 소리쳤다.


던전 내부에 들끓는 존재, 몬스터가 우익이 있는 방향에서 몰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익은 자신의 주력 무기인 창을 높게 치켜들었다.

그리고 그곳에 마력을 휘감았다.


적당한 마력이 그곳에 휘감겼다.

이어 회전하며 주변의 마력을 끌어 당기기 시작했다.

마력 운용법, 흐름.


그의 마력이 만들어낸 흐름에 주변에 마력이 끌려왔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창에 가득 담기며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찢어발겼다.


콰과과과!


창이 내질러질 때마다 일어나는 거센 마력 폭풍.

다가오는 몬스터들이 녹색 피를 쏟아내며 바닥을 장식했다.


“교대!”


일차적으로 공격을 마친 우익과 리터너들이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그의 뒤에서 마력을 끌어올리던 리터너들이 공격을 쏟아부었다.


화염이 솟구치고 벼락이 떨어졌다.

칼날이 춤추고 둔기가 뼈를 부수며 화살이 두개골을 꿰뚫었다.


우익은 그 끔찍한 모습을 덤덤히 바라보며 후드를 벗었다.

그러자 그의 턱을 타고 목으로 이어지는 흉터가 드러났다.


박다민, 캠프의 출신.

어린 나이이나 뛰어난 재능으로 한 공략조에서 우익의 자리까지 오른 그.

그는 다시금 마력을 끌어올리며 공격을 준비했다.


“조금만 버티면 된다! 곧 길이 만들어질 거다!”


그는 곧장 리터너들의 앞으로 도약했다.


“교대!”


그리고 소리치며 자신과 함께 날아온 리터너들과 합을 맞췄다.

전방으로 쏟아지는 맹렬한 공격.

다시금 몬스터들의 살점이 갈라지며 생과 이별을 고했다.


“빌어먹을.”


박다민은 몬스터들의 피와 살점이 잔뜩 들러붙은 창을 당겼다.

그리고 마력을 주입하며 그것들을 털어냈다.


다시 휘두르기 위해 예리함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그야 몬스터는 아직 끝도 없이 밀려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고개를 들어 전장을 살폈다.

이제는 우익만이 아니다.

좌익은 물론 중앙마저 수많은 몬스터가 밀려 들어왔다.


“끝이 없구만.”


최초의 마석 중 하나, 나뭇잎 하늘.

내부의 구조는 하늘과 거대한 나무 하나.

그리고 나무 크기에 걸맞게 크기의 나뭇잎들.


그것들이 주변을 날아다니며 지형을 바꾸는 형태의 던전.

그것이 이 마석 던전 나뭇잎 하늘이었다.


‘계속해서 움직이는 나뭇잎을 통해 몬스터가 무한으로 보충된다.’


또한 그들은 죽으면 다시 나무로 흡수되어 재탄생한다.

끝나지 않는 압도적인 물량.

리터너들이 하나둘 마력 고갈을 보이기 시작했다.


“길은 아직이냐고.”


박다민이 창을 당기며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마력에 속성을 집어넣었다.


그의 창을 타고 피어나던 마력이 불길로 화했다.

그것은 흐름을 통해 점차 불어났고, 이내 전방을 집어삼켰다.


그들을 향해 날아오던 나뭇잎 하나가 통째로 불타올랐다.


“불을 막 뿌리다 발판이 없어지면 어쩌려고?”


그때였다.

그의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젠장, 이제 왔냐고.”


누군가 그의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마치 길이라도 새겨진 듯이 말이다.


“모두 길에 올라라!”


우익, 박다민이 그 즉시 소리쳤다.

모두 허공을 향해 도약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그들의 발밑에 푸른 발판이 생겨났다.


아래에 있었을 땐 보지 못했던 길.


“진격!”


박다민이 내달렸다.

그러자 그의 뒤에 있던 리터너들 역시 일제히 돌격했다.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다.

그저 내달리기만 하면 된다.


그들은 익숙하다는 듯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내달렸다.

사방에서 거대한 나뭇잎이 다가와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무기를 겨누지 않았다.


그저 내달릴 뿐이었다.

어차피 저것들은 길을 막지 못한다.


이것은 그러한 길이었으니 말이다.


다가오는 거대한 나뭇잎이 길 주변에 둘러진 무언가에 닿았다.

그러자 그것들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게 길······.”


길을 내달리던 리터너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자 곁에 있던 리터너 중 하나가 말을 걸었다.


“뭐야, 길을 쓰는 건 처음이야?”

“아, 네. 공략조에 참여한 게 처음이라······.”

“그렇군. 뭐, 걱정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달리라고 길은 무적이나 다름 없으니까.”


근처에 있던 리터너 하나가 더 입을 열었다.


“그냥 신기해서 그런 거겠지. 고유 스킬이랑도 다르니까.”

“그런가? 하긴 처음 보면 그럴 만도 하겠네. 여하튼 걱정하지 말라고. 달려!”


리터너가 신입의 등을 때린 후 다시 내달렸다.


콰앙!


그사이 전방은 나무의 몸뚱아리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곳을 가로막는 거대한 몬스터와 충돌했다.


웬만한 나무보다 커다란, 웬만한 건물보다 커다란 크기의 몬스터.

그것은 나무와 기다란 관으로 연결된 채 연료를 공급받고 있었다.


트리 가디언.

나무를 지키는 수호 몬스터의 일종이었다.


“연결된 관을 공격해! 연료를 차단해라!”


그러나 트리 가디언 역시 자신의 약점이 그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크아아아아-!!”


트리 가디언이 울부짖었다.

그러자 사람의 머리처럼 그의 머리를 장식하던 나뭇잎이 흩날렸다.


쏟아진 나뭇잎이 마력을 머금으며 허공에서 부르르 떨었다.

그러자 그의 외침이 그것에 담기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음파 공격.


“크으윽······!”


트리 가디언을 향해 내달리던 리터너들이 귀를 움켜쥐고 바닥을 굴렀다.

그들의 귀에서 피가 흘러 나왔다.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부르르 떨던 나뭇잎들이 품고 있던 마력을 몸에 둘렀다.


그리고 마치 소나기 마냥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약해 보이는 나뭇잎의 비.

그러나.


콰과과과과광!


그것이 선사하는 위력은 포탄과 다를 바 없었다.


리터너들이 올라온 나무 위로 나뭇잎의 폭격이 일어났다.


“발판이 부서질 걱정은 하지 마라! 돌격해!”


그러나 그러한 폭발에도 나무는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그러니 나무껍질로 이루어진 발판이 좁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리터너들이 트리 가디언을 향해 다시금 돌진했다.

그들이 가진 수많은 스킬이 쏟아졌고 트리 가디언 역시 마력을 쏟아내며 맞섰다.


콰드득!


트리 가디언의 어깨가 박살나며 팔이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쿠드드득!


그의 등 뒤로 연결된 관을 통해 공급되는 끝 없는 마력.

그것이 그의 팔을 새로이 달아주었다.


“쿠오오오-!!”


트리 가디언이 울부 짖으며 먼저 달려있던, 이제는 떨어져 나간 팔을 움켜쥐었다.


꾸드득.


그러자 그것이 형태를 바꾸며 하나의 검이 되었다.


“길은 이게 끝이야?”


박다민이 창에 불꽃을 담으며 투덜거렸다.

그의 곁에 다가온 김윤을 향해서였다.


길을 만드는 자, 그 중에서 새기는 자인 김윤.

그가 있는 마석 던전은 지금까지 공략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박다민에겐 두려움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이 던전엔 그 뿐만 아니라 두 명의 길을 만드는 자가 더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지금과 같은 투덜거림이 가능했다.

어차피 이 던전은 공략될 것이니까.


“길을 만드는 데 마력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

“나야 모르지.”

“일단 저놈이나 쓰러뜨리라고. 그게 네 역할이잖아.”

“쳇, 그게 내 역할이긴 한데······.”


박다민이 마력을 그가 다룰 수 있는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다.

그러자 그의 몸 주위로 거대한 흐름이 생겨났다.


거대한 마력의 소용돌이 그것이 그의 창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거대한 불길을 피워냈다.


“에휴, 그래. 해주겠다고.”


나무를 모조리 불태울 기세로 솟구치는 화염.

새빨간 화염이 그의 창으로 빨려들어왔다.

거짓말처럼 사라진 화염.


하지만 그것은 존재했다.

그 증거로 그의 창이 새빨갛게 변하며 진동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대에 열기로서 존재를 증명했다.


박다민은 새빨갛게 물든 창을 내질렀다.

그러자.


쩌어엉!


화염이 한줄기 쏘아졌다.

그것은 아지랑이를 일으키며, 공간을 뒤틀며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창날을 형태로 띄며 불길을 전신에 휘감으며.

자신의 적을 집어삼키기 위하여.


쏘아진 화염이 트리 가디언을 꿰뚫었다.

그러자 그의 전신이 순식간에 불길에 집어삼켜졌다.


“아직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력의 일부를 쏘아낸 것에 불과하다.

박다민이 하늘 높이 도약했다.

그리고 창을 휘둘렀다.


그러자 창에 깃든 마력이 길게 늘어났다.

거대한 화염의 채찍.


콰과과과과!


그것이 트리 가디언과 함께 이어진 관을 갈라냈다.

그리고 지나가는 길에 있는 모든 것을 불태웠다.


“어때?”


불타오르는 트리 가디언을 뒤로한 채 박다민이 김윤을 향해 걸어왔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였다.


“마력도 아직 한참 남았다고.”


그가 자신의 창을 내밀었다.

아직 불길이 그대로 머금어져 새빨간 그대로였다.


“굉장하네. 아직 한 마리가 더 있는데 말이지.”


김윤이 싱긋 웃으며 나무 줄기를 통해 새로 태어나는 가디언을 가리켰다.


“저것도 알지?”

“······빌어먹을.”


박다민이 다시금 트리 가디언을 향해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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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재회 (1) 24.04.17 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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