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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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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 (2)

DUMMY


아름 내부에 존재하는 마석 던전.

김윤이 그 던전 중 하나에 들어섰다.

통행증이 있었기에 그곳을 지키고 있는 이들은 문제는 없었다.


“이제 풀어도 되겠지.”


노호수가 자신에게 걸린 은신을 풀며 모습을 드러냈다.

김윤이 넘어올 때 함께 넘어온 그.

그는 통행증이 없기에 사용한 편법이었다.


“여긴 해변인가.”


노호수가 던전 내부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노을이 지고 있는 해변의 풍경이었다.


“시간 내에 공략할 수 있겠나? 던전 공략이 끝난 지도 며칠이 지났으니 하루 이틀이면 회의가 열릴 거다.”

“이 정도 던전이야 하루면 공략하죠.”


최초의 마석도 아닌 던전.

길을 새기는 자인 그에게는 이제 이 정도 던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물론 그것이 정면 돌파를 뜻하는 말은 아니었다.

길을 만들어 오로지 보스만 죽이는 공략법.

일종의 편법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성을 완전히 상실한 보스가 있는, 보통의 마석 던전에서는 충분히 써먹고도 남지.’


“그럼 갑시다.”


김윤은 곧장 길을 새겼다.


그가 새기는 길은 그저 공격이 확실히 맞기만 하는 길이 아니다.

또한 방향만 내포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가 인지하고, 다루기에 따라 수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

그것이 길을 만드는 자의 힘.


그렇기에 그는 새로 새기는 길에 여러 개념을 뒤섞었다.


방해, 그것을 금한다.

인식, 그것을 하지 못한다.


그는 수많은 길을 새기고 겹쳐 그것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아무런 소요 없이 편안하게 던전을 돌아다니는 그들.


‘비트는 자가 있다면 이렇게 길을 여러 번 덧댈 필요도 없겠군.’


김윤은 쑥 빠져나간 마력을 느끼며 발걸음을 옮겼다.

비트는 자가 있다면 단 하나의 길로 이것을 이뤄냈을 것이다.

그는 어떠한 이치든 비틀면 그만이니 말이다.


‘그래서 협력이 필요한건가.’


혹은 지우는 자와 잇는 자가 있다면, 길을 지우고 이어 거리를 좁히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세계가 이 이상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가능하겠지.’


김윤은 내륙으로 펼쳐진 숲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정말로 하루도 안 걸려서 공략이 되는군.”


노호수가 보스 몬스터의 심장을 뜯어내는 김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길을 찾을 필요도 없고 자잘한 놈과도 싸울 필요가 없다.’


그저 길을 따라 걷기만 한다면 아무런 피해가 없이 보스룸에 도착한다.


“사기적인 능력이로군. 확실히 이런 능력이 있다면 던전 공략은 정말 식은 죽 먹기겠어.”

“최초의 마석에도 통할지는 모르겠지만요.”


김윤이 뜯어낸 심장을 자신의 아공간,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돌아가죠.”


그러자 그들의 앞에 또다른 포탈이 나타났다.

보스 몬스터를 공략할 시 던전의 입구로 보내주는 포탈이었다.


그들은 그것에 몸을 맡겨 던전 입장 당시 도착한 곳으로 이동했다.

이어 바깥으로 나가는 포탈을 통과하며 아름으로 돌아갔다.


“아, 돌아오셨습니까. 옆에는······?”


그러자 그 앞에서 경계를 하고 있던 이가 그들을 맞이했다.

그런데 옆에 들어갈 때는 없던 사람이 하나 서있었다.

노호수였다.


“흠.”


김윤이 노호수를 잠시 바라보다 아까 뽑아냈던 심장을 경비에게 건넸다.

아공간에 보관했기에 시간이 흐르지 않아 피가 뚝뚝 흐르는 모습 그대로였다.


“보스 몬스터의 심장이에요. 다른 부산물을 챙겨오지 못했고······.”


김윤이 자신이 빠져나온 포탈을 바라보았다.

던전을 클리어했다는 증거로 그것의 색이 변하고 있었다.


평소엔 푸르던 포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곧 닫힌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었다.


“여기 클리어된 증거도 있고요. 위에는 공략이 완료됐다고 보고해주세요.”


김윤은 그렇게 말한 후, 은신한 노호수와 함께 길잡이로 향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주은서가 그를 맞이했다.


“사장님, 어서오······? 어딜 다녀왔길래 꼴이 그래요?”


그녀가 피투성이인 그의 외투를 바라보며 경악했다.


“잠깐 일이 있어서. 그건 그렇고 무슨 일 있어? 이렇게 반기는 건 처음 아닌가.”

“······정부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이틀 뒤 회의가 잡혔어요. 그리고 저희 통행증도 발급됐고요.”“그렇군. 이틀 뒤라······.”


그는 엉망이 된 코트를 벗어 대충 의자에 던져뒀다.

그리고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와 그 위에 몸을 맡겼다.


“저희도 함께 가나요?”

“아니, 나만 갈거야. 그보다는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무슨 준비요?”

“최초의 마석 던전을 공략할 거야.”

“지구에 있는 거 말하는 거죠?”

“그래.”


주은서가 김윤의 앞 자리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노호수는 근처 벽에 등을 기댄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앞으로의 계획이 그건가?”

“네. 아공간 내에 있는 던전은 아름의 전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거예요. 그러니까 오늘처럼 개별로 공략을 하는 식으로 돕고, 우리는 최초의 마석. 지구 바깥에 있는 던전을 공략할 겁니다.”

“이 인원으로 말인가?”

“도시 측에 지원을 받아야죠.”


김윤은 비타를 떠올렸다.


“모두가 적룡과 같다면 아무리 길을 만드는 자라고 한들 공략하기 버거울 거예요.”

“그 지원을 위해 회의에 참석하는 거로군.”

“맞아요. 남은 기간 3년, 그 안에 지구에 있는 모든 마석을 처리해야 하니까요.”

“단순 명료해서 좋군. 3년 안에 모든 던전을 공략. 그렇게 한다면 몬스터들도 줄어들 테니 지구로 돌아갈 기회가 되고 좋겠군. 회귀 길드는 확실히 돕겠어.”

“세계 멸망이 달려있으니 다른 길드도 도울 수밖에 없겠죠.”


노호수가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그럼 모든 마석 던전을 공략 이후는 어떻게 되지? 그걸로 멸망은 끝나는 건가?”

“아뇨. 그걸 막으면 다른 멸망이 찾아올 거예요. 그리고 그게 진짜 베기고요.”

“산 너머 산이로군. 그것까지 막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가.”

“3년 안에 마석을 다 없애지 못하면 그 전에 끝나겠지만요.”


가만히 듣고 있던 주은서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저랑 지우씨가 해야할 준비는 뭐예요?”

“우선은 능력에 익숙해져야겠지. 지우씨는 몰라도 너는 각성한지 얼마 안 됐잖아?”

“흐음.”

“전투 쪽도 그렇고 말이야.”

“전투는 그래도 길잡이 일을 하면서 꽤 참여했다고 생각했는데요.”

“앞으로의 일은 방어만 필요한 게 아니니까. 물론 나도 더 익숙해져야 해.”


김윤이 자신의 손바닥을 펼쳤다.

그러자 그 위로 마력이 넘실거렸다.


단순한 길이 아닌 좀 더 다양한 길이 필요하다.

앞으로 다가올 멸망을 대비하기 위해서도 말이다.



***



이틀 뒤, 아름의 주요 길드들이 모인 회의가 진행되었다.


“우선 회의 진행에 앞서 계약을 한 가지 체결하겠습니다.”


신민우가 마력을 일으켰다.

그러자 방 안에 있는 모두에게 계약의 내용이 전해졌다.


『오늘 회의 중 일어난 내용을 발설하지 않는다.』


원래도 쉽사리 회의 내용을 발설하지 않는 그들이였기에 무난히 계약을 체결했다.


“그래서 얼마나 중요한 내용이기에 평소 쓰기 싫어하던 스킬까지 쓴 거지?”


조호주가 계약을 승낙하며 물었다.

그러자 신민우가 입을 열었다.


“자세한 내용은 길잡이의 김윤이 설명할 겁니다.”


신민우가 김윤을 바라보았다.


“흐음.”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해 집중되었다.

김윤은 사전에 신민우와 함께 정리한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길을 만드는 자에 대한 것.

그리고 전세계에 있는 마석 던전을 3년 안에 공략해야 한다는 것.

그러지 못한다면 멸망이 찾아온다는 것.

이어 그것을 막아내도 다른 멸망이 한 번 더 찾아올 것이라는 것.


김윤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조호주가 내용을 요약했다.


“즉, 우리가 할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 소리겠군.”

“그렇습니다.”

“그 빌어먹을 백민호와 협력을 해야한다는 건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정말 빌어먹을 세상이로군.”


조호주가 두통이 이는지 머리를 감싸쥐었다.


김윤의 이야기로 인해 소란스러워진 회의실 내부.

회의실에 있던 소규모 길드의 길드장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멸망이 찾아온다.”


조호주가 그 모습을 바라보다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김윤, 너는 그 사실을 시민에게 밝히자는 건가? 시장은 반대 입장이고?”

“그렇습니다.”

“확실히 시민들 역시 그 사실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일어날 파란이 얼마나 클지 장담할 수 없군.”

“멸망론자들은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네가 모두 죽였다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그러니 시장이 반대했겠지. 다른 놈들의 생각은 어떻지?”


조호주가 회의실 내부를 쭉 둘러보며 물었다.

다른 길드의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


“저는 반대예요.”


헌터즈의 신윤아가 답했다.


“시민에게 밝혀봤자 혼란만 일어날 뿐이에요. 길드끼리만 공유하고 던전을 더 빠르게 공략하는 편이 좋다고 봐요.”


이어 김우정이 답했다.


“저는 찬성이예요. 아무리 길드원을 통제한다고 한들 정보는 새어나갈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멸망에 대해 알고도 숨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민들은 난리가 날 거예요.”


이어 우상훈과 다른 길드들이 말했다.


“저 역시 반대입니다.”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치안이 무너질 겁니다.”

“우리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함께 밝히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결과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우리는 던전을 공략하고 지구로 돌아가는 겁니다.”


곳곳에서 나오는 서로 다른 의견.

그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기에 회의실 내부가 계속해서 소란스러웠다.


“그만!”


조호주가 마력을 담아 소리쳤다.


“의견을 종합해보지.”


그가 책상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렸다.


“찬성 쪽은 시민들이 알 권리와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반대는 멸망이 확정이라는 사실에 밝혀질 혼란이 문제인가.”


신민우가 입을 열었다.


“문제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아공간이 이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 아름과 연결된 길을 통해 몬스터가 넘어오는 것이 가능할뿐더러.”


그가 김윤을 바라보았다.


“김윤이 가져온 정보에 의하면 아공간은 모든 마력의 주체. 그리고 그것을 회수하려 한다고 하더군요. 즉, 아공간에 계속해서 머물면 흡수되어 사라질 겁니다.”

“결국 지구로 향해야 하는군. 역시 우리가 옳았다. 우린 진작에 지구로 돌아가야 했어. 이곳에서 느긋하게 도시나 확장할 때가 아니었단 말이다.”


신윤아가 중얼거렸다.


“3년 안에 던전 공략은 물론 지구로 돌아가기까지 해야하는군요.”


그리고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밝힙시다.”


그녀가 입장을 바꿨다.


“멸망에 대한 사실을 말입니까?”

“네, 하지만 조금은 변형해서 말이죠. 이 아공간에 대한 정체를 통해 우리가 마석 던전을 빠르게 공략, 그리고 지구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으로 말이죠. 아, 물론 확정된 멸망에 대한 내용은 빼고요.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혼란만 야기할 내용이에요.”

“흐음, 아공간이 멸망하려하니 마석 던전을 빠르게 공략하고 지구로 돌아가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정리가 되겠군요.”

“맞아요.”

“그럼 아공간이 어째서 멸망하는지 꾸며낼 필요가 있겠군요.”


신민우가 회의실을 쭉 둘러보았다.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절충안일 듯하군요. 모두 동의하십니까?”


대부분의 이들이 긍정의 뜻을 보였다.


“김윤, 너는 어떻지?”

“괜찮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으나 이정도라면 절충할 수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게 될테니 말이다.


‘그리고 마석 던전의 공략도 가속할 수 있을 테니.’


가장 중요한 목적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김윤은 동의했다.

그리고 회의는 계속해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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