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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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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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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충돌 (1)

DUMMY


새하얀 아공간을 가로지르는 무언가.

그것은 그 광활한 공간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 거대한 공간을 일주하려는 듯 가공할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웬만한 A랭크의 마력, 그들의 신체 강화를 통한 폭발적인 질주보다 더욱 빠른 속도.

김윤은 그러한 속도로 아공간을 가로질러 섬광으로 향했다.


이미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빨리 도착해야한다.


김윤은 호흡조차 잊은 채 속도를 더욱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



“어때, 아직도 반항적인가?”


모든 주민이 없어져 한적할 수밖에 없는 섬광.

그것을 넘어 고요하기까지한 도시의 침묵을 누군가 깨뜨렸다.


백화를 이끄는 자.

그리고 이 도시를 침묵의 도시로 만든 장본인.

백화의 백민호였다.


그는 섬광에 있는 한 들어서며 질문을 던졌다.


“그렇습니다.”

“그렇군.”


내부로 들어서자, 마력 구속구를 착용하고 있는 주은서와 그런 그녀를 감시하고 있는 이기한이 그를 맞이했다.


“길을 잇는 자는?”


백민호가 질문을 던지며 이기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마력을 불어넣었다.


“······다른 집에 상주하고 있습니다.”

“평소처럼?”

“그렇습니다.”


이기한의 세뇌, 그것은 극한으로 다루면 조종이라는 스킬로 한 차례 변화하나 마력의 소모가 심하다.

그 때문에 그녀의 힘이 필요한 때가 아니면 세뇌 상태로 유지하고 있었다.

탈출할 의지를 빼앗고, 집 안에서 알아서 머물도록 말이다.


물론 그 조차도 그에게는 점차 버거워지고 있었다.

그녀가 길을 만드는 자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식으로 또다른 길을 만드는 자의 마력의 공급이 필요했다.

그 마력만이 그녀를 세뇌, 조종하는 것이 가능했으니 말이다.


“한 번에 두 명까지 조종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협력을 얻으려나?”


백민호가 주은서의 곁으로 다가갔다.


“김윤이라도 납치해 와야하나?”

“너······!”


김윤의 이름이 언급되자 그녀의 눈빛이 사납게 변했다.


“농담이야. 농담. 우리는 사이 좋게 지내야 하잖아? 그쪽도 알지 않아?”


백민호가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우리가 협력해야한다는 사실 말이야.”


주은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각성하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머릿속에 파고든 수많은 정보.

그 안에 저 내용이 존재했으니 말이다.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길을 만드는 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협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저딴 놈이 길을 만드는 자라고?’


마치 세상을 멸망시킬 것처럼 움직이던 저 자가?

주은서는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네가 가진 정보에는 없을 테지만 이런 내용도 있거든. 세계는 멸망을 일으키기 위해 길은 만드는 자를 계속해서 갈라놓을 것이다.”


그가 몸을 일으키며 등을 돌렸다.


“그게 어떤 방식이든.”

“지금 이게 그 방식이라고는 생각 안 해? 이미 다 갈라진 것 같은데?”

“······아니, 이게 협력하는 길이야. 유일하게.”


백민호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푸르게 타오르는 그의 두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방법을 찾기 전까지 그대로 가둬둬라.”


끼이익.


그녀가 있는 건물의 문이 닫혔다.


“대, 대장!”


백민호가 건물을 빠져나오기 무섭게 누군가 황급히 달려왔다.


“무슨 일이지.”

“무,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마, 마력의 양은 웬만한 A급을 뛰어넘는······.”


콰앙!


그의 보고가 끝나기도 전에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하늘 높이 날아오른 무언가.


백민호는 그것이 내뿜는 흉흉한 살기와 마력에 시선을 빼앗겼다.


“김윤.”


그것은 길을 새기는 자, 김윤이었다.


“백민호.”


김윤이 그대로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콰앙!


굉음이 터져 나오며 일대가 모조리 깨부숴지고 흙먼지가 높게 피어올랐다.


“이거 길을 만드는 자가 이 도시에서 모두 모였군?”

“······은서는 어딨지?”

“아, 걱정하지 마. 길을 만드는 자니까 잘 모시고 있다고?”

“닥쳐.”


김윤이 손을 크게 휘저었다.

그러자 주변에 자욱하던 흙먼지가 모조리 날아갔다.


“워워, 너무 그러지 말라고. 우리는 협력해야 하잖아?”

“지금은 그 때가 아닐 텐데? 아직 3년이나 남았다. 그러니까 은서는 데려간다. 아니, 지우씨까지.”

“그건 안 되겠는데. 그렇게 하면 우리가 협력할 길이 생기지가 않거든. 그것뿐만이 아니라 마석조차 막지 못할걸? 멸망하고 싶은 건 아니잖아?”

“길을 새기는 건 내가 할 일이다.”


김윤이 위압감을 내뿜었다.

일대가 그가 내뿜는 기운에 짓눌리기 시작했다.


“나도 길을 만드는 자란 말이지. 그리고 이게 비틀고 있는 거라니까? 세계로 인해 우리는 결국 협력하지 못할 운명이라서.”

“지금 네가 하는 짓이 그 길을 만들고 있는 거다.”


김윤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백민호의 바로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콰앙!


동시에 쏘아지는 주먹.

마력을 휘감은 주먹이 백민호를 강타했다.


뒤로 쭉 밀려나는 그.

그러나 쓰러지지 않았다.


두팔을 교차에 가드, 두 다리로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그.


“같은 곳에서 일해서 그런지 둘 다 같은 말을 하네.”


백민호가 가드를 내리며 그를 슬쩍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어휴, 결국 세계의 뜻대로 가는 건가. 아니지, 이대로 무릎 꿇려서 협력하는 방법도 있겠지.”


그의 두 눈이 다시금 푸르게 타올랐다.


“그래, 네가 바라는 데로. 세계가 바라는 데로 한바탕 싸워보자고.”


백민호가 섬광을 쏘아냈다.

그의 전신에서 발광하는 눈 부신 섬광.


우선 그것으로 시야를 앗아간다.

그리고.


화르륵!


강력한 한 방.

화염과 대지의 기운을 뒤섞은 탄환을 쏘아냈다.


그것은 사나운 기세로 날아가 김윤과 맞닿으며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앙!


화염을 둘러싼 암석 파편이 폭발을 바탕으로 사방으로 쏟아졌다.


주변의 건물은 물론, 대지에 수많은 구멍이 생겨났다.

김윤이 몸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걸 그냥 맞네. 그러다가 죽는다고? 죽으면 안 되는데 말이야.”


전신에 구멍이 숭숭 뚫려 피가 흐르고 있는 그.

그런데 그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기 시작했다.


“노린거다.”


그의 전신을 순환하기 시작하는 마력과는 또다른 힘.

그것은 김윤이 커다란 상처가 생겼을 때 그의 몸을 회복하기 위해 움직인다.

오직 그때에만 말이다.

즉, 직접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힘.


그것의 이유는 간단했다.

그것은 그가 다루는 주된 힘이 마력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사용할 수 있다.’


김윤은 생명력이 회복을 마치고 심장으로 향하기 직전, 마력을 통해 그것의 길을 가로막았다.


물론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이것은 강물의 흐름을 억지로 막아내는 것.

그렇기에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는 생명력을 모조리 한 곳으로 밀어냈다.

그 방향은 그의 오른팔.

오른팔에 눈에 보일정도로 생명력이 깃들기 시작했다.


“이것도 막아봐라.”


다시금 돌진하며 주먹을 휘두르는 김윤.


콰아앙!


그러나 백민호가 그것을 숙이는 것으로 피해내 애꿎은 건물만이 박살이 났다.


“그건 좀 위험하네.”


겉으로 보이는 위력은 마력과 다름 없다.

하지만 맞았다면 자신은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런 미래였다.


푸르게 타오르는 그의 두 눈동자.

그는 그것을 통해 지금 자신의 미래를 보고 있었다.


‘길을 만드는 자의 미래는 나를 제외하고는 볼 수 없다.’


그렇기에 자신의 미래를 통해 길을 비튼다.

그렇게 한다면 다른 길을 만드는 자의 미래 또한 얼추 읽는 것이 가능하다.


“정말이지 불합리한 능력이라니까. 같은 길을 만드는 자인데 말이지.”


백민호가 몸을 다시 일으키며 김윤의 턱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그렇게 해서 데려갈 수 있겠어?”


그리고는 도발을 던졌다.


“닥쳐.”


김윤은 젖힌 고개를 다시 당기며 그의 머리에 박치기를 가했다.


콰앙!


두 머리가 충돌하며 굉음이 터져 나왔다.

평범한 박치기, 그러나 마력이 개입하는 순간 그것은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목 부러지겠어. 죽이면 안 된다며?”


김윤은 이어지는 백민호의 말을 무시한 채 주먹을 당겼다.

그리고 그곳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의 주먹을 타고 피어나는 푸른 불꽃, 번개.

그것이 주먹이 뻗어짐과 동시에 꽃으로 피어났다.


뇌격.

번개가 주먹이 향한 방향으로 쏟아지며 백민호를 노렸다.


하지만 순순히 당해줄 그가 아니다.

그 역시 번개를 쏘아내 뇌격을 막아냈다.


“새기는 힘은 안 쓰는 거야?”


그러자 주변을 김윤의 마력이 둘러쌌다.

기억의 지대.

그것은 기억을 추출해 재현하는 지대.


김윤은 그것을 통해 자신의 기억을 되새겼다.

그리고 주먹을 연속으로 내질렀다.


콰릉! 콰르릉!


그러자 뇌격이 그의 주먹 하나하나에 깃들어 반복해서 쏘아졌다.


“이게 전······!”


백민호가 공격을 모조리 막아내며 다시 도발을 던지려는 순간이었다.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느껴졌다.

익숙하면서도 다르다.


‘길을 만드는 자의 힘!’


지금 김윤이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필연.

그의 고유 스킬, 기억의 힘과 길을 새기는 자의 힘을 합친 것.


그것은 기억을 통해 일어났던 일, 운명을 다시금 실현시킨다.

그렇기에 이것은 반드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길.

확정된 길.


쏘아진 뇌전이 하나로 모이기 시작했다.


“피할 수 없다.”


피뢰.

그것은 모조리 김윤의 손으로 향한다.

그리고 백민호는 피할 수 없다.

그런 운명이다.


필연.


“크아아아악!”


번개가 하나로 갈무리되었다.

그것은 백민호를 모조리 관통했으며 김윤의 주먹에 깃들었다.

이어 다시 뻗어진다.


콰르르릉!


다시 갈무리한 번개와 새로 만들어내는 번개를 뒤섞어, 더욱 강하게 내지른다.

그리고 이번 역시 피할 수 없다.


수많은 번개에 지져진 백민호의 몸에서 새카만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게 새기는, 힘이야? 피할 수 없는 공격이라.”


백민호가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곳에서 모래폭풍이 일어나며 김윤을 밀어냈다.


“이 기회에 확실히 알아두는 편이 좋겠어. 다시 해봐라.”

“아니.”


이 정도로 충격을 줬으면 충분하다.

김윤은 품에서 지도를 하나 꺼내들었다.

평범한 지도와는 다른 푸른빛으로 물든 지도.

그것은 스킬이 담긴 지도였다.


“어차피 죽이면 안 되잖아?”


김윤이 지도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그것에 새겨진 길을 마력이 타고 움직였다.

정해진 길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마력.

이윽고 그것은 지도의 끝, 목적지에 달했다.

그리고 동시에.


화르륵!


지도가 불타오르며 수많은 스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하, 도망가려는 거야? 기왕 싸우는 거 제대로 해야지.”


그것과 동시에 백민호의 몸에서 수많은 마력이 쏟아져 나왔다.

그의 고유 스킬, 시공간의 뒤틀림.

그리고 동시에 그가 다루는 모든 원소의 마력이 하나로 뭉쳤다.


허우진과의 싸움에서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기술.

그것이 다시금 발동되며 김윤의 지도가 쏟아내는 스킬과 충돌했다.


콰과과과과!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모든 스킬이 사라졌다.


“제대로 말이야.”


다시금 깨끗해진 하늘을 바라보던 백민호가 시선을 옮겼다.

그의 푸르게 타오르는 눈동자가 김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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