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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 님의 서재입니다.

특임대 여신 취집 대신 조폭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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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
작품등록일 :
2022.10.31 23:11
최근연재일 :
2022.12.22 00:01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3,927
추천수 :
106
글자수 :
188,464

작성
22.11.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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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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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제13화

DUMMY

명동 한 켠의 환전 사무소들이 밀집되어있는 으슥한 골목들 사이로 우리가 탄 차가 미끄러지듯 빗속을 빠져들어갔다.


바로 처마 밑에 깔끔하게 차를 세우고 벤의 슬라이드 도어를 열어 나를 안내하는 나권달.


“누님. 이쪽입니다.”


‘확실히 어려서부터 조직생활을 해서인가? 아니면 해병대의 확실한 기수 문화 때문인가? 아니면 애 정말 나 좋아해서 이러나?’


억수같은 비를 한 방울도 맞지 않게 하려는 듯 온몸으로 비를 막아 날 내려주는 모습.


“야! 오버하지마라.”


누군가 날 챙긴다는 것이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난 항상 늘 홀로 싸우고 홀로 죽는 상상을 수도 없이 해왔다.


“아따. 누님. 조직의 보스가 되시려믄 아랫것들도 부릴줄 아셔야 합니다. 하하.”


말은 웃으며 하고 있으나 나의 위장크림까지 떡칠이 된 얼굴을 보자니 진짜 뭔가 크게 일을 벌일 것 같단 느낌이 쎄하게 드나보다.


제대로 정작 웃음소리는 나지만, 표정은 제대로 웃지못하고 일그러지는 나권달.


“하! 짜식! 왜이리 긴장을 해? 뭐 안에 백만대군이라도 있어?


아무렇지도 않게 습관처럼 워커의 끈을 한 번 더 꽉 묶고 머리도 한 번 더 질끈 묶어 최대한 팽팽하게 만들었다.


그런 날 바라보다 뭔가 결심에 찬 눈빛으로 말을하는 나권달.


“야야! 얼른 가서 차 처분한 돈 엔화로 환전해와불어라.”


“네. 성님.”


덩어리들도 마저 차에서 내리고, 그 중 하나가 빗속을 뚫고 일요일 오후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환전소로 뛰어가 이내 채 몇 분도 흐르지 않아 금세 돌아왔다.


“이런 식으로 세금을 피하는군. 하! 머리들은 좋아.”


제3국을 경유해 북으로 침투하는 수없이 반복한 시나리오 속 학습한 내용 중 하나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웠다.


마치 이미 과거에 수없이 겪었던 일처럼 느껴지는 생생한 침투 시나리오.


‘무슨 그리운 추억하나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지는군. 매일 같은 훈련을 무려 20년간 내리 받다가 한 번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나오다니! 그래도 이렇게 정의롭게 써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자연히 와서 좋은 건가?’


이리저리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물웅덩이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며 흐뭇하게 웃는 정애였다.


“아따. 누님. 살벌하게 아름다워 부러야. 아효. 뭐가 그리 좋아서 웃으실까? 사실, 저 쪼까 긴장됩니다. 아무리 누님 믿고 있지만, 아무리 못해도 열 이상은 있을 것이어라.”


“나 말 많은 남자 딱 질색이다. 얼른 올라가자.”


나권달을 선두로 익숙한 듯 좁은 골목 속 계단하나를 뚜벅 뚜벅 어두운 표정으로 올라가는 덩어리들이었다.


‘아아아. 지금이라도 도망갈까?’


서로의 눈빛을 조용히 바라보며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눈치라는 것을 느끼는 덩어리들.


“성님. 저희 왔습니다!”


허름한 건물의 2층으로 올라선 나권달이 바로 앞의 온갖 보안장치가 달려있는 두꺼운 철문 하나를 힘차게 노크하더니 더 큰소리로 인사했다.


그러더니 철문 위쪽의 사람 눈 하나 빼꼼 내다보일 만한 공간이 스르륵 열리더니, 이내 잠금장치들을 여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철문이 열리는 소리에 긴장이 최고조가 되었는지 덩어리들이 육성으로 신음을 내뱉듯 모두 똑같은 말을 외쳤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한다. @바!”


품에 있는 오래된 회칼들을 슬쩍 만져보는 덩어리들. 나권달에게 어깨 넘어 배운 연장질은 그나마 어설픈 칼질 밖에 없었다.


“허허. 애들아 주머니에서 손 떼라. 손가락 벤다?!”


우르릉 쾅!


천둥이 치고 곧 번개가 번쩍이는 기가 막히는 타이밍. 육중한 철문이 채 다 열리기도 전에 검은 인영하나가 미끄러지듯 너무도 자연스럽게 제 집 들어가듯 문안으로 스윽 스며드는 것이 보였다.


***


그래. 스며들었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이다.


나권달은 사랑하는 누님이 이미 자신을 지나쳐 먼저 사무실안으로 들어가는 줄 인지 조차 하지 못했다.


빗소리와 천둥소리 때문일까?


휙휙! 칙! 쨍그랑!


몇 번의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사람의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돼지 멱따는 굉음같은 것이 귓가에 들려왔다.


‘이거. 분명 이런 날씨가 아니었으면 누구라도 바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을 법한 소리야. 해병대 지옥주 훈련 때 들어봤음직한 사람이 이성을 잃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리다니! 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등에 식은땀이 흐르며, 전등불은 모두 박살이 났는지 꺼져있어 어두컴컴한 사이에 누가누구인지 구별도 안가는 상황.


‘섣불리 들어갔다 누님께 또 칼을 휘두르는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지금은 상책이다.’


나권달은 흠칫 놀라 다같이 튀어들어가려는 덩어리들을 온 몸을 써서 붙잡았다.


“아따. 지금 들어가면 느그들도 다 어디하나 병신되서 나온다. 가만히 있어부러.”


끼아아아아아아아악!


그렇게 몇 분? 노래 한곡 부르고 나면 딱 맞는 시간정도가 흘렀을까?


본인들이 수금에 실패할 때마다 들어봤던 것 같던 악에 받친 야쿠자와 바로 연이 닿아있는 신화머니 소속의 직속 큰성님의 익숙한 고함소리?


아니 이번엔 비명소리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 소리를 끝으로 들리는 익숙한 누님의 체취와 숨소리.


헉헉.


“후! 나이가 들었나? 아님 사회로 나와서 그런가? 참. 훈련할 상대가 없으니 바로 실력이 줄어버리는 것 같군. 야! 나권달! 덩어리들! 휴대폰 조명이라도 좀 켜서 여기 비춰봐라!”


누님의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반 쯤 나갔던 정신이 번쩍 돌아오는 나권달이었다.


“아...... 알겄어라. 누님!"


주섬주섬 주머니의 회칼이 아니라 덩이리들과 사이좋게 휴대폰을 꺼내들고는 사무실 안을 비췄다.


끄으으으으으.


“당장. 119 불러줘. 제발!”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거구 하나.


두 눈을 움켜쥐고는 떼굴떼굴 맨바닥을 구르고 있는 성님 하나?


분명 문을 열어주는 것을 전담하는 유도부 였다는 신입 얼라 한 명은 두 엄지손가락이 덜렁 거리고 있다.


‘아. 나 엄지손가락 골절로 PTSD 올 거 같아.’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는 사람들을 보자 속이 울컥 뒤집어 질 것만 같았다.


“아따. 이제 누님 어쩔라고 이라요.”


또 잔뜩 울상이 되어 정애를 쳐다보는 나권달이었다.


그런 나권달을 보며 정애는 말했다.


“저 새끼 아주 별명을 울상으로 해야겠어! 야! 그런 니 외모에 답지않은 표정 좀 제발 짓지마라. 다 안 죽을 만큼만 조져놨어! 너희 원래 이렇게 자주 치고 받는거 아니었어?”


“예? 아따 누님 강력반 몸으로 막는 역할하는 야들도 이러코롬 잔인하진 않어야! 웬만하면 타박상이지라잉. 우짜쓰까. 이 일을.”


“뭘 우짜쓰긴 우짜써! 새끼야! 이제 니가 여기 헤드지! 조폭들 사이엔 실력있는 놈이 원래 대가리 먹는거 국룰 아니야?”


“아따! 누님. 이제 야인시대 찍는 그런 낭만있는 시대가 아니어라.”


“아! 몰라! CCTV도 일단 터트려는 놨는데, 뭐 나 찍혔어도 너희만 입다물면 아무도 난 줄 모를거다. 알어서 접수해! 사내새끼가 큰 뜻을 품었으면 바로바로 휘어잡을 줄도 알아야지! 이딴 별것도 아닌 상황에 당황이나 해가지고! 참나! 해병대 이름이 아깝다 새끼야!”


“아따. 누님. 어디가쇼잉?”


오래 묵혀둔 체증을 내린 듯 상쾌한 표정이 되어 나가는 누님.


“아따! 누님! 지들도 데리고 가셔야지라잉!”


“야! 나권달. 제대로 뒷수습해서 이 조직 휘어잡는 모습 정돈 보여야 나한테 남자로 인정받는다! 명심해!”


첫사랑? 아니 끝사랑이 되려면 남자건 여자건 눈이 돌아야 된 다고 하던가?


정애의 그 말 한마디에 눈이 회까닥 돌아 책상 위 두꺼운 장부하나를 들고서는 터벅터벅 걸어가 아직도 롤러코스터를 탄 듯 비명을 지르고 있는 큰성님의 얼굴 바로 위에 쪼그리듯 앉아 살벌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 보는 나권달이었다.


“아따. 큰 성님. 많이도 해 잡수셨어라. 배부르겄소!”


***


방금 있었던 일은 그냥 나에겐 또 하나의 일과? 같은 것이었다. 아침 구보 후 잠시 쉬다 이어지는 늘 실전같았던 훈련.


일단, 나름 두꺼운 잠금장치 잔뜩 달린 철문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어쭈? 그래도 나름 괜찮은 철판을 썼네? 어지간하면 총으로도 안 뚫리겠어. 하하.’


속으로 웃으며 눈을 빛냈다.


문의 상단이 스르르 열리며 보이는 놈의 눈빛.


‘어리군. 문 사이로 바로 돌파해도 잡힐 일은 없겠어. 경험이 없다는게 눈에 읽힐 정도라니. 얼마나 어린애들을 데려다 쓰는거야? 얼른 입대시켜서 나라에나 봉사하게나 할 것이지!’


북에 VIP가 있는 곳을 가정해 만든 훈련장보다 조금은 미비해보였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스럽다 느끼며, 장비들을 한 번 더 체크했다. 그리곤 최종적으로 주머니 속 짤랑거리는 오백원 짜리 동전까지 만지작 만지각 거리며 흡족해하는 정애.


“난 짤짤이 놀이 할 때가 어릴 때부터 제일 좋았더랬지! 하하하.”


동전을 하나 집어 들며 와인드업.


살며시 열리는 문틈 사이로 슬쩍 보이는 천장의 전구를 향해 쏘아지는 동전.


퍽! 쨍그랑!


‘아이씨! 전등 커버 좀 씌우지. 유릿가루 눈으로 들어오면 어쩌려고 위험하게스리. 다음부터 사제 장비에 고글도 추가할까?


그 찰나의 순간, 어둠에 적응하려 잠시 눈을 감고선, 말도 안 되는 고민을 하는 정애였다.


“어! 어?”


비키라고 소리 칠 것도 없었다. 나권달과 덩어리들 사이로 최대한 몸을 낮춰 스르륵 뱀처럼 그들을 타고 넘어 안으로 진입했다.


“이거 뭐야?”


순간 당황하는 문지기의 표정이 스치듯 보였고, 들어와 보니 허름한 외관에 비해 깔끔하게 차려진 사무실 내부.


‘제대로 차려놓고 손님은 받나보네?’


가장 먼저 보이는 인원은 그릇에 코를 박고 자장면을 먹고 있었는지 그 자리에서 우물거리며 일어나는 족히 190은 넘어 보이는 거구의 사내 하나.


‘음! 잘 못하면 토하겠는데?’


빠르게 달려가는 속도를 그대로 이용하여 플라잉 니킥!


‘하하. 좀처럼 사용해보기 힘든 큰 기술 한번 들어가 보는데?’


신이 났다.


슬쩍 돌아보니 정통으로 맞은 상대가 개거품을 물고 있는게 보였다.


'먹는데 플라잉 니킥을 정통으로 턱에 박은건 너무했나?'


어깨를 으쓱하며 생각했다.


‘면발 식도로 안넘어가길 빌어본다. 마지막으로 나가면서 입에 손가락이라도 집어 넣어봐야 하나? 찝찝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너 같은 덩치들은 한 방에 제압하는게 가장 깔끔하다.’


거구를 눕히고, 찰나의 순간, 앞으로 눈을 들어 보니 누가 봐도 보스가 앉아있을걸로 보이는 큰 책상 하나.


그 책상에 아마 나권달이 큰성님이라고 말한 놈이라고 추측되는 이가 뒤에 놓여있던 짧은 일본도 하나를 그래도 보스랍시고 더듬더듬 어둠속에서도 어찌어찌 낚아채 뽑아들고는 외쳐대는것이 보였다.


“두루와! 두루와봐! 새끼들아! 또 이 짱개놈의 새끼들이지?”


겁은 더럽게도 많은지, 아니면 영화를 많이 봐서인지, 아무 생각없이 미친 듯이 허공을 향해 칼을 휘둘러 대는 녀석.


‘아. 위험하게스리! 그리고 좀 안쓰럽다. 일단 좀 대가리부터 재워줘야지.’


원래 쓰러뜨린 거구 바로 옆에 일인용 소파에 끼어 나오지도 못하는 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이 찐 녀석부터 손쉽게 제압하려 했으나, 그녀석이 궁둥이에 소파를 그대로 끼고선 니킥 후 착지하는 날 붙잡으려다 스치지도 못하고 두 손을 허공에 저으며 알아서 엎어져 주는 모습을 보고선 마음을 바꿨다.


휙! 쿵!


끼아아아악!


‘지 무게에 소파까지 궁둥이에 끼어 벽에 알어서 꽂혔으니 필시 목이 부러졌겠군. 아이씨! 민간인들 상대하니깐 죽을 거 무서워서 제대로 싸우질 못하겠네!’


쯧쯧 거리며 그대로 번뜩이는 일본도로 칼춤을 추고 있는 사내의 품에 그대로 뛰어드는 정애였다.


작가의말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추워질 것 같아요. 다들 감기조심 하시길. 건강이 최고입니다. 처음이라 너무 부족한것이 많네요.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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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37화 22.12.16 36 2 9쪽
36 제36화 22.12.15 36 1 10쪽
35 제35화 22.12.14 38 1 9쪽
34 제34화 22.12.12 41 1 11쪽
33 제33화 22.12.08 44 1 11쪽
32 제32화 22.12.08 44 2 11쪽
31 제31화 22.12.07 49 2 10쪽
30 제30화 22.12.05 44 2 10쪽
29 제29화 22.12.04 45 1 11쪽
28 제28화 22.12.03 54 2 10쪽
27 제27화 22.12.02 52 2 10쪽
26 제26화 22.12.01 49 1 10쪽
25 제25화 22.11.29 48 1 10쪽
24 제24화 22.11.28 54 1 11쪽
23 제23화 22.11.26 55 1 12쪽
22 제22화 22.11.25 63 1 10쪽
21 제21화 22.11.24 66 1 11쪽
20 제20화 22.11.23 69 3 11쪽
19 제19화 22.11.22 66 3 10쪽
18 제18화 22.11.21 67 3 10쪽
17 제17화 22.11.20 62 3 10쪽
16 제16화 22.11.18 70 3 10쪽
15 제15화 22.11.17 85 3 11쪽
14 제14화 22.11.16 90 3 10쪽
» 제13화 22.11.15 95 2 12쪽
12 제12화 22.11.14 93 3 11쪽
11 제11화 22.11.12 101 4 11쪽
10 제10화 +1 22.11.11 11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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