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없으니깐 너무나도 허전한 그 사람.
가볍게 즐겨주세요,
나는 사람들에게 흔히 괴물 혹은 이상한 사람으로 불리는 그런 사람이다.
옛날에는 내가 이상한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 이유는
단지 내가 말을 못해서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내가 말을 못하는 것에 대해서 미워 하던 것이
아니라, 다름 아닌 그냥 나라는 존재를 미워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그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을 해준 소년 탓에 말이다.
나하고 비슷한 나이를 가진 듯한 그는 그 어떤 것도
바라보지 않고, 그저 나를 도와주었다,
초반에는 그가 노리는 것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내 앞에서도 무방비 상태로
쉽사리 잠에 드는 것을 통해서
이 사람은 단순하게 사람이 좋고 순수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입장으로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그가 마음에 들었다.
일단 식당에 가면 가끔씩 무시를 해도, 그가 있으면.
제대로 된 음식을 통해서 식사가 가능이 했고,
항상 나에게 무언가 즐거운 일에 대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내가 사람들로 인해서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말 없이 안아주는
상냥함을 겸비한 그런 사람이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피하는 사람에게 다가와서는 옆에서
항상 챙겨주려는 모습이 가끔 씩은 귀찮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모습이 너무 나도 고마운 사람이었다.
매일 매일 그와 만나서 행동하는 그런 나날이 나에게는 즐거웠다.
하루 하루 오늘은 또 무슨 음식을 먹게 될까?
그가 오늘은 내가 미소 짓는 걸 보기 위해서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어떻게 보면, 이미 그라는 사람이 삶의 목적 같은 게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또한 비슷한 날이었다.
돌을 옮기는 단순하며 간단한 일을 하고 있었다.
일을 하는 도중에 해의 위치를 눈으로 계속해서 잠깐 잠깐 보면서.
시간이 언제인지 대략적으로 예측을 해갔다.
해가 점점 하늘의 중심으로 올라가면서,
시간은 그가 와서 나에게 인사를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가자는 시간 대가 되었다, 언제나 그가 와주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돌을 옮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날은 그가 오지 않았고.
결국 혼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상관 없었다.
아니 상관이 없는 줄 알고 있었다.
어차피 자주 먹는 음식도 있었고, 나를 욕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들.
식당의 사람들은 돈을 받는 만큼 일만 할 뿐.
나라는 작자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그렇기에
더욱더 좋았다.
굳이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져서 좋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을 끝 마치고, 그가 나랑 같이 다니면서
맨날 강조한 씻는 건 필수적인 일이라는 말을 무시하고 씻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또 더러워 질 게 분명한데...
내일은 분명히 그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단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고, 즐거운 일을 할 수 있겠지.
라는 꿈을 꾸면서, 나무 틈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매력적인 곳에서
천천히 내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일이 찾아왔다.
잔뜩 들뜬 상태로 이를 겉으로는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도대체 무슨 운명의 장난 인 건지,
그는 단 한번도 그와 마주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난다고 한들, 아무리 기다린다고 한들.
그는 오지 않았다. 하늘을 바라 보면서 시간이 지나가는 걸 기다렸다.
혹시나 내가 씻지 않은 걸 알고, 그가 화가 나서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닌 가 싶어서 그 날을 열심히 샤워를 했다.
몸에 있는 오염물질을 깨끗하게 씻어 내고, 또 다시 내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씻고 그를 기다리고.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씻고 그를 기다리고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씻고 그를 기다리고.
도대체 그는 어디로 가버릴 걸까...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은
무서웠다, 그들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해주지 않은 것을 더불어서
나를 기본적으로 너무 미워했다.
끝 없는 기다림 속에서 나는 정말로 그에게 무슨 일 이 생겼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루는 일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 다니면서, 그의 흔적이라도
좋으니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어떤 곳에서도 그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실오라기 하나 조차 말이다.
유일한 친구가 사라져버렸다. 이곳에서 내가 유일하게 믿고 있던
단 한 명의 소중한 사람이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에 한번 만났던 고블린 상인을
찾아갔다.
"뭐야... "
그는 나를 무시하면서 지나갔다, 밖에 쪼그려 앉아서.
이야기 해주기를 기대하면서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고블린 상인은 나를 무시하고
지나갈 뿐, 나에게 단 한마디의 말도 걸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스스로 이런 시간이 반복되면 안될 거라는 걸
직감하고, 어느 날은 가게에 분노한 상태로 들어가서
그대로 고블린 상인의 멱살을 붙잡았다.
"긍.. .긍.. 낭자애 어딩이써!!!"
전혀 무섭지 않은 걸 뻔히 알면서도 목에 힘을 주면서 그에게 소리쳤다.
"내가 어떻게 알아."
고블린은 내 손을 뿌리치면서, 인상을 썼다.
"재송..항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밖으로 천천히 나갔다.
그리고는 마음만 같아서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어디로 떠나버렸다,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내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멀리.
항상 괜찮다,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던 그는 사실 내가 싫었던 걸까?
가끔씩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기는 했다,
사람은 가끔씩 생각하기도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사라지기도 한다고.
그래서 사람이 떠나지 못하도록.
그 사람이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둬야 한다고.
나라는 존재를 그 사람에게 각인을 시켜둬야 한다고.
잊지 못하도록, 다시 나를 찾아 오도록
나라는 사람이 머리 속에 잊혀지지 않도록 각인 시킬 필요가 있다고.
나는 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실행하지 못한 걸까.
말없이 사라져 버린 그가 한편으로 미우면서도, 또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이미 그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아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오지 않았어요.."
"뭔 소리야 형씨, 쉬고 있어."
"아.. 그래요..?"
"진짜 감기 정도로 그렇게 몸이 쇠약해져서 쓰러질 줄 누가 알았겠냐.."
그냥 넣고 싶었던 걸 전부 넣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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