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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님의 서재입니다.

서포터로 랭킹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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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8
최근연재일 :
2019.04.28 05:48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818
추천수 :
165
글자수 :
125,971

작성
19.04.28 05:48
조회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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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9쪽

027. 해결(1)

DUMMY

타다닥.


이현서의 다급한 발걸음이 병원을 향해 이어졌다.

달려가는 그녀에게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막아서는 사람은 없었다.

이현서가 워낙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그녀가 지나가기 편하게 길을 비켜주었고 덕분에 이현서는 수많은 인파를 뚫고 생각보다 빠르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응급과..."


응급과는 3층.

이현서는 계단 중앙에 놓여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빠르게 올라갔다.

원래 그랬듯이 병원 내부는 한산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이현서는 손쉽게 3층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응급과 원무실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래도 갑작스러운 이번 일에 모두들 동원되어 간 듯했다.

들어갈까 말까...

응급과 원무실 앞에 놓인 접수대에 기대어 서서 응급과 복도로 들어갈지에 대해 짧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로 응급과 복도로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한 때였다.


"어..?"


복도에서 누군가 걸어나왔다.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나 간호사였으면 그리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백(白)색의 종류와 완전 정반대의 차림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지어 손에 든 쌩뚱맞은 우산까지 온통 검은색이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의 허리정도밖에 되지 않는 키나 앳된 얼굴로 미뤄보아 어린 꼬마아이였다.

그런 여자아이가 응급과 복도를 지금 이 타이밍에 걸어 나온다는게 쉽게 이해되는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그녀의 필름 한 편에서 저 차림의 여자아이를 본 적이 있었다.

자신이 언젠가 의식을 잃었을 때 어렴풋이 보았던 '적능(赤能)'과 관련된 누군가..

기억이 거기까지 연결되자 확실하게 알아차렸다.

부산사태.

자신이 의식을 잃었을 때 어렴풋이 봤던 그 여자아이와 정확히 똑같은 모습이었다.


꿈뻑.


분명히 눈 한번 깜빡일 정도로 짧은 찰나에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앞에 걸어가는 고딕 드레스 차림의 여자아이를 불러 세우려 하였을 터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자신의 환상이었던 듯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를 것 없는 병원 풍경이 그녀의 망막에 새겨질 뿐이었다.


"어라.."


드르륵.


"서둘러!!"


직후 병원 침대에 실려 다급히 수술실로 향해지는 이재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방금 까지의 일에 잠시간 멍하니 광경을 바라보았지만 곧 머리를 털었다.

그래..

방금까지 보았던 환상은 분명 그녀의 머리가 멋대로 만들어낸 착각일 뿐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는 이현서는 실려가는 병원침대를 따라 나섰다.


-----------------------------------------------


토옥. 토옥.


떨어지는 수액이 규칙적인 소리를 내었다.

그 수액을 받으며 고른 숨소리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자는 다름아닌 이재혁이었다.

의사의 말로는 수술은 아무 탈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이제 회복만 하면 된다고 하였다.

이현서는 약 1시간을 기다린 끝에 회복실에 누운 이재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힘을 숨기는 이유가 이런거였어..?"


대답 없이 울림만이 조용한 회복실로 퍼져나갔다.

이제서야 그가 필사적으로 힘을 숨기려던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위협받고 있던 것이다.

윤선호.

태성그룹의 셋째 아들이자 포악하고 잔인한 성정의 그에게서 분명 목숨을 위협받고 있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했다.

그가 능력을 숨기고 도망친것에 대해 뭐라고 지껄였다.

도망친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발버둥이었음을 그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재혁의 목을 죄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전에 이현서는 이재혁이 달리기하는 현장으로 찾아갔었다.

그리고 그가 달리기 할때 괜한 심술로 그가 더 빨리 뛰게끔 했다.

그 과정에서 실수로 다른 레인의 생도를 넘어지게끔 했지만.. 그건 사고였다.

어쨌든 그는 그 시합에서 1등을 했고 조금이나마 더 눈에 띄게 되었다.


반 대항전에서 서포터가 한 명 비게 되었을 때 넌지시 이재혁을 언급했다.

그리고 287등에 불과한 그가 정말로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만약 그녀가 반대했으면 결코 같이 뛰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고 더 눈에 띄게 만들고 싶었다.

그렇기에 괜히 상관없다는 투로 '우리 할일만 하면 돼'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욕심들이 이런 결과를 낸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눈에 띄고 싶어하지 않던 그가 눈에 띄게 만들었고 윤선호의 심기를 더욱 거슬리게 만든 것 같았다.

지금 눈에 보이는 상황이 아마 그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진 결과일 것이다.

총알이 그의 복부를 쑤셨고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목숨을 위협받았다.

이재혁이 원하던게 결코 병원 침대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로 누워있는 것은 아닐 터였다.


윤선호.


분명 그가 모든 일의 주범이다.

작년에 이재혁이 2주간 정학을 먹게 된 '그 일'은 이현서도 잘 알고 있었다.

분명 윤선호가 주도해 '그 일'에 대한 복수를 한 것이다.

윤선호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 이현서로서는 윤선호도 피해자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의 모든 행동은 그저 '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윤선호는 이 모든 일을 일으킬 힘을 가지고 있다.

비록 내쳐진 몸이기는 하지만 태성그룹을 등에 업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무기와 그것의 유통과 관련해 큰 힘을 가진 태성그룹은 우리나라에 3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체이다.

고작해야 생도 하나.

외부인이 이렇게 많을 때 사람 한명 정도 어떻게 할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것이다.


갑자기 이현서는 윤선호를 붙들고 취조한 뒤 누워있는 이재혁과 똑같은 꼴로 만들어버리고 싶어졌다.

다분히 충동적인 생각이었지만 이 정도는 허용범위 내이다.

본래 그녀는 충동적인 성격이었다.

그리고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는 사람이기도 했다.


태성그룹이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이현서가 갖고 있는 힘에 비하지 못한다.

1위 길드 <구원>의 단장이자 최상급영웅 중 한명인 이형선.

이형선의 외동딸인 이현서가 갖고 있는 힘은 우리나라에 3 손가락 안에 드는 힘일 것이다.


물론 그녀는 신분을 숨기고 '이현서'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

그렇다고 그녀가 아무런 힘도 없는 신세라는 의미는 아니다.

전화통화 한번이면 태성그룹의 셋째아들 정도는 충분히 어찌할 수 있다.

고작해야 기업체 정도의 회장 아들 따위가 길드 <구원>과 최상급 영웅 이형선 앞에서도 무사할 수는 없다.


덜컹

이현서가 일어서서 이재혁을 바라보았다.

사실 그녀가 이재혁을 위해 이럴 필요까지는 전혀 없다.

단지 그녀가 그럴 기분이 드는 것 뿐이다.

그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그저 이런 꼴을 만들어낸 윤선호를 때려 눕히고 싶어하는 그녀의 마음을 위해서였다.


어쩐지 그녀는 이재혁을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그건 부산사태 때 같이 싸웠던 동료에 대한 우정이나 혼자 공로를 받게 된것에 대한 미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계속 그를 지켜보게 만드는 듯 했다.

그리고 자꾸만 그에게 뭐라 하고 싶어지고 그의 행동에 일일이 토를 달고 싶어진다.

지금 같아서는 그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을 쥐어박고 싶어진다.


윤선호를 때려 눕히고 이재혁이 당당하게 힘을 드러내기를 원하는 것인가?

그런 논리적인 생각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지 이재혁이 의식을 잃고 자신 앞에 누워있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논리와 감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마음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이럴때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하면 된다.

그래.. 우선 윤선호를 찾아가 대화라도 해보자.

그럴 요량으로 이재혁을 뒤로 하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하지만 이현서에게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병원을 나서자마자 곧 충격적인 소식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죽은 것이었다. 윤선호가.

사인(死因)은 쇼크로 인한 심정지.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묻어나오는 표정으로 죽은 윤선호의 시체가 양호실 한켠에서 발견되었다.


특이하게도 시체는 바닥에 엎어져 있었지만 손이 심장에 가 있지 않았다.

보통 쇼크가 온다면 심장을 부여잡고 있어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손은 머리 앞으로 길게 뻗어져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붙잡고 구걸하는 듯한 손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가 어떠한 연유로 그렇게 죽었는지 알아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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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6. 윤선호(3) +1 19.04.26 241 3 10쪽
25 025. 윤선호(2) 19.04.25 206 3 10쪽
24 024. 윤선호(1) +1 19.04.23 223 6 10쪽
23 023. 체육대회(5) +3 19.04.22 223 5 10쪽
22 022. 체육대회(4) 19.04.21 219 5 10쪽
21 021. 체육대회(3) +2 19.04.19 223 3 10쪽
20 020. 체육대회(2) 19.04.18 228 5 10쪽
19 019. 체육대회(1) +1 19.04.17 274 6 11쪽
18 018. 수습(5) - 1부 完 +2 19.04.14 272 6 10쪽
17 017. 수습(4) +3 19.04.13 275 3 10쪽
16 016. 수습(3) +1 19.04.12 277 3 11쪽
15 015. 수습(2) 19.04.11 293 5 11쪽
14 014. 수습(1) 19.04.10 307 7 11쪽
13 013. 부산 사태(5) +1 19.04.09 303 7 11쪽
12 012. 부산 사태(4) 19.04.09 337 7 11쪽
11 011. 부산 사태(3) +1 19.04.08 330 7 10쪽
10 010. 부산 사태(2) +1 19.04.07 357 8 10쪽
9 009. 부산 사태(1) +1 19.04.06 369 6 11쪽
8 008. 동아리(2) 19.04.05 380 9 11쪽
7 007. 동아리(1) +1 19.04.04 368 9 11쪽
6 006. 실기시험(2) +1 19.04.03 397 8 11쪽
5 005. 실기시험(1) +1 19.04.02 469 7 12쪽
4 004. 서포터(2) +2 19.04.01 551 9 12쪽
3 003. 서포터(1) 19.04.01 617 7 11쪽
2 002. 시작 19.04.01 812 9 11쪽
1 001. Prologue +3 19.04.01 1,058 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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