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Healwind 님의 서재입니다.

서포터로 랭킹 1등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Healwind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8
최근연재일 :
2019.04.28 05:48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827
추천수 :
165
글자수 :
125,971

작성
19.04.22 00:59
조회
223
추천
5
글자
10쪽

023. 체육대회(5)

DUMMY

맵 형태는 도시(City).

점령지(Zone)는 폐건물의 안이기 때문에 공격측은 기습이 용이하다.

폐건물은 4층 높이로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 옥상이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즉 공격측은 1층의 정문과 후문, 그리고 옥상까지 3 방향으로 공격할 수 있다.


가위바위보는 우리 측의 패배였다.

허나 상대 팀이 수비를 골랐기 때문에 우리는 전과 같이 공격을 맡게되었다.

확실히 상대 팀의 입장에서 이현서를 뚫는 공격을 선택하느니 수비를 선택하는게 더 나아보이긴 한다.


이현서는 우리의 요청에 따라 홀로 후문 쪽을 맡기로 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정확히 3분이 남았을 때까지 돌입하지 않기로 하였다.

상당히 비효율적인 일이지만 다음 경기를 생각하면 우리가 해내야 하는 일인것도 사실이다.


대형은 전과 같이 A조: 고준호(가드 32등) / 김시영(딜러 45등) / 이재혁(서포터 287등)

B조: 박상현(포워드 23등) / 고태우(가드 48등) / 연제우(딜러 9등) / 강혜림(서포터 62등)로 나누기로 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A조에서 이현서가 빠져 후문을 맡는 것이다.


정문은 사람 수가 더 많고 보다 정예에 가까운 B조가 맡기로 했다.

자연스레 내가 속한 A조가 타 건물을 통해 옥상으로 진입하기로 했다.


우선 우리는 옆건물중 하나에 올라가 옥상의 동태를 살폈다.

옥상도 침입하기 쉬운 구조 상 딜러나 포워드가 대기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점령해야할 건물의 옥상은 정사각형 모양에 동서남북으로 다리가 연결된 형태이다.

즉 4개의 다른 건물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동쪽 건물의 꼭대기층에서 창문으로 옥상을 확인하는 중이다.


옥상에는 건물 안으로 향하는 네모난 구조물을 제외하면 텅 비어있기 때문에 은폐하기에는 적절치 못한 곳이기는 했다.

다만 굳게 닫힌 옥상문이 열리며 상대 측에서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기에 신중히 관찰하는 중이었다.


"일단은 내가 앞장 서서 갈게."


가드의 역할을 맡은 반장이 먼저 문을 열고 이 건물의 옥상으로 내딛었다.

그러고는 방패를 건너편 옥상 문을 향해 내세우며 다리 앞까지 무난하게 걸어갔다.

나와 김시영은 그 뒤를 따라서 최대한 방패와 일직선으로 움직였다.


"3초 뒤에 바로 달려."


다리를 건널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피할 공간도 없어 무방비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강행돌파를 선택해야했다.


"하나 둘.. 셋!"


달리는 반장의 뒤를 따라 다리를 건넜다.

다리의 길이는 고작해야 10m.

뛰어가면 2초도 안되는 찰나의 시간이다.

그 사이에 옥상문이 열리는지만을 또렷이 주시하며 달렸다.


착.


먼저 건너간 반장이 방패를 앞세워 태세를 정비했고 그 뒤로 나와 김시영이 몸을 가리며 섰다.

하지만 옥상문은 열리지 않았다.


윤선호나 다른 10반 딜러의 주무기는 총(Gun).

리스크 없이 공격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에서 대기하지 않고 있었다는 건 꽤나 김빠지는 일이었다.


"여기가 막기 제일 좋은 곳일텐데.. 없다고?"


옆에서 김시영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반장의 뒤를 따라 이제는 건너온 건물의 옥상문 앞까지 걸어갔다.


옥상문을 열면 그제서야 공격할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반장만이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허나 이번에도 아무도 없었다.

휑한 계단과 점멸하는 비상구 마크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진입하자"


반장이 너무나도 거리낌없이 진입했기에 우리도 따라 나섰다.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가다 멈춰서서는 벽에 붙어서 3층의 상황을 확인하였다.


건물은 100평 정도 되는 공간이 중앙에 있고 양 옆으로 계단이 나 있는 구조이다.

왼편에 위치한 계단은 1층으로부터 올라가 3층에서 끝나고 오른편에 위치한 계단은 3층에서부터 옥상까지 이어진다.

우리는 옥상에서부터 내려왔기에 오른편 계단에 위치한 상황이다.


3층은 놀랄만치 조용했다.

쥐새끼 하나 없다고 할 정도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쾌쾌한 폐건물 특유의 냄새가 났지만 그렇게 불쾌한 수준은 아니었다.

인공적으로 만든 냄새인 만큼 인체에 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요한 공간으로 반장이 겁도 없이 발을 내딛었다.

좁은 복도를 지나면 나오는 커다란 공간까지 스스럼없이 걸어갔다.

성큼성큼 걸어가는 반장을 따라 나와 김시영 또한 따라 들어갔다.


"다 정문쪽으로 간건가..?"


불안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김시영이 말했다.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

이현서가 4명 정도는 가볍게 쓸어버리는 영상을 봤으니 아예 8명이 뭉쳐서 막고있을 수도 있다.


근데 정문쪽도 돌입한지 꽤 되었을 텐데 싸우는 소리가 이렇게 까지 안들릴 수가 있는건가?

잠깐.. 소리?


타다닥.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온다.

급히 뒤돌아보자 이미 상대 팀의 포워드가 뒤 편에 있던 김시영의 지척까지 다가온 상태였다.

퍼뜩 무언가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마나의 이능에 대해 무적이라고 생각하고 얕보고 있었다.

마나의 이능이 '나'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무적이겠지만 그렇다고 타인에게 행사되는 이능을 막을 수는 없다.

이 경우에는 아마 이능으로 기척을 지운 것일 터였다.


상대는 우리의 후방에서 달려왔다...

그렇다면 계단 밑에 있던 공간에서 기척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3층을 확인하는데 눈이 팔려 기척을 지우고 숨어있던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아무런 방해 없이 상대 팀의 포워드의 검이 김시영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

머리보다 먼저 반응한 몸이 피의 이능을 끌어올렸고 눈을 붉게 만들었다.


"어..."


붉게 물든 눈이 검을 멈춰세우고 공격을 무위로 만들었다.

당황한 김시영이 뒷걸음질과 함께 주무기를 꺼낸다.

김시영의 주무기는 활.

총에 비하면 연사나 일대 다 싸움에서 불리하지만 파괴력만큼은 어느 주무기보다 강하다.


그리고 이는 근접거리라도 맞추기만 한다면 아웃시킬 정도의 위력을 보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눈앞에 멈춰서 있는 표적을 맞추는 것은 장님도 할 정도로 쉬운 일이다.

김시영의 손이 등에 메고있던 활에게로 옮겨갔다.


철컥


다만 상대팀이 앞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총을 든 윤선호와 채찍을 들었기에 서포터로 추정되는 여자애였다.

윤선호의 총신의 방향은 한치의 오차 없이 앞을 노리고 있었고 대상은 나였다.


하지만 내 앞에는 방패를 든 반장이 든든하게 막아주고 있다.

마나의 이능을 가진 고무탄에 불과한 총탄이 방패를 뚫어낼 일은 없다.

굳이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김시영의 장전도 끝났다.

아직까지 움직이지 못하는 포워드를 향해 활시위가 움직인다.

이능을 머금은 화살이 상대의 옷깃을 향해 겨누어진다.


이후의 상황은 불보듯 뻔했다.

상대 팀 포워드는 아웃당하고 총탄은 반장의 방패에 막힌다.

기습이 무위로 돌아가면 주도권은 우리에게 온다.

김시영의 화살이 상대팀에게로 향하고 상대팀의 공격은 반장이 막아낸다.

그렇게 되면 방심이라 할 게 없는 우위의 상황이 우리에게 주어진다.


탕.


하지만.. 그렇기에 갑작스레 반장이 날아오는 총탄을 피해 몸을 비켜서는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


총신은 불을 내뿜고 그의 염원이 집속된 탄환이 나를 향해 온다.

모든 상황이 지금 이 장면을 위해 설계된 것만 같은 느낌이다.

대처할 틈도 없이 무자비한 악의가 요동쳐온다.


어째서 피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맞는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고무탄.. 따끔하고 말 정도이다.

다만 이능이 없는 나라면 아웃될 수는 있겠지.


그렇다면 반장의 목적은 나의 아웃인가?

애초에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나를 아웃시키려고 하는 것인가?

하지만 이런 행동은 내 바닥을 기는 평판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전위에서 총탄을 피한 가드의 잘못이다.


중요한건 내가 이 총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굳이 염력을 끌어올려 총탄을 막아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퍽.


"어라.."


나는 윤선호를 너무 얕보았던 것 같다.

아니.. 상식선에서 생각하려고 했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그의 악의는 꼬인 심사보다 뒤틀려있었고 난 이를 파악하지 못했었다.


탄환은 마나의 이능을 지닌 마탄도 아니었고.

잠깐 따끔할 정도일 고무탄도 아니었고.

누군가를 겁먹게 만들 목적의 공포탄도 아니었다.


다만 오직 인간(人間).

순수하게 사람을 해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을 뿐인 화약으로 점철된 금속의 탄환이 내 복부에 들이박혔다.


생도라면 결코 총기는 해가 되지 않는다.

그를 둘러싼 이능을 뚫어내지 못한다면 총기류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총기류로 괴수를 어찌하지 못하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총기는 마나를 뚫어내지 못한다.


그러니 저 탄환은 오직 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마나의 이능이 0에 수렴하는 오로지 나를 해할 목적뿐인 존재인 것이다.


이제야 모든 상황이 눈에 들어온다.

반장이 나를 부른것도, 나의 조에 오겠다고 한 것도, 마지막에 비켜선 것도 전부.

윤선호가 원했기에 일어난 일이고 윤선호가 행했기에 일어난 결과이다.


그리고 결말은 아무래도 그들의 바람대로 이루어진 것 같다.


쿨럭.


입에서 피가 쏟아진다.

복부에서 흐르는 피와 함께 웅덩이를 이룬다.

이들을 모으고 보충하기 위해 근 한달여간을 얼마나 노력했던가.


이제는 피가 부족해진다.

이후의 일 또한 불보듯 뻔하다.

피가 부족해지면 어떻게 되는지 귀가 질리도록 들어왔다.


내가 피를 갈망하는 순간 내가 흘린 피보다 더 많은 양의 피가 이 주변을 흐르게 될 것이다.


<세.. 르...비... >


끊어지는 의식 사이에서 마지막 요량으로 세르비아를 불렀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의 일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99 PocaPoca
    작성일
    19.04.22 02:02
    No. 1

    뭔가 설정상 오타같은게 중간에 보이기는 한데, 상당히 수작인것 같습니다.
    운이 따른다면 투베에도 오를것 같아요.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Healwind
    작성일
    19.04.23 01:02
    No. 2

    칭찬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PocaPoca
    작성일
    19.04.22 02:04
    No. 3

    그.. 1편에 전장의 홀을 가야한다고 다짐을하고,
    2~3편에 걸쳐서 왜 전장의홀을 가야하는지 설명이 조금만 추가되면,
    독자들의 감정이입이 쉬울것 같네요.
    일부러 생략한것 같지는 않은데, 그부분이 비어서 왜? 하는 의아함이 컸던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서포터로 랭킹 1등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027. 해결(1) +1 19.04.28 208 5 9쪽
26 026. 윤선호(3) +1 19.04.26 241 3 10쪽
25 025. 윤선호(2) 19.04.25 206 3 10쪽
24 024. 윤선호(1) +1 19.04.23 223 6 10쪽
» 023. 체육대회(5) +3 19.04.22 224 5 10쪽
22 022. 체육대회(4) 19.04.21 220 5 10쪽
21 021. 체육대회(3) +2 19.04.19 223 3 10쪽
20 020. 체육대회(2) 19.04.18 228 5 10쪽
19 019. 체육대회(1) +1 19.04.17 275 6 11쪽
18 018. 수습(5) - 1부 完 +2 19.04.14 272 6 10쪽
17 017. 수습(4) +3 19.04.13 275 3 10쪽
16 016. 수습(3) +1 19.04.12 278 3 11쪽
15 015. 수습(2) 19.04.11 293 5 11쪽
14 014. 수습(1) 19.04.10 307 7 11쪽
13 013. 부산 사태(5) +1 19.04.09 303 7 11쪽
12 012. 부산 사태(4) 19.04.09 337 7 11쪽
11 011. 부산 사태(3) +1 19.04.08 331 7 10쪽
10 010. 부산 사태(2) +1 19.04.07 357 8 10쪽
9 009. 부산 사태(1) +1 19.04.06 370 6 11쪽
8 008. 동아리(2) 19.04.05 380 9 11쪽
7 007. 동아리(1) +1 19.04.04 369 9 11쪽
6 006. 실기시험(2) +1 19.04.03 397 8 11쪽
5 005. 실기시험(1) +1 19.04.02 469 7 12쪽
4 004. 서포터(2) +2 19.04.01 551 9 12쪽
3 003. 서포터(1) 19.04.01 617 7 11쪽
2 002. 시작 19.04.01 813 9 11쪽
1 001. Prologue +3 19.04.01 1,059 7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