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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님의 서재입니다.

서포터로 랭킹 1등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Healwind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8
최근연재일 :
2019.04.28 05:48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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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5,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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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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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03. 서포터(1)

DUMMY

영웅사관학교.

통칭 '영사'라고 불리는 이 학교는 영웅을 직접 기르고 배출한다는 것에 대하여 '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학교다.

올해로 만들어진 지 26년이 되는 해인만큼 최초의 '개안'이 40년 전임을 감안하면 괜히 최초라는 타이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괴수 발생(아웃브레이크)이 최초로 발생한 1985년 이후 20세기가 지나기 전에 설립된 이 학교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최초의 최상급 영웅 이진욱이 설립하였다.


학교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된 영웅 시스템의 체계를 굳건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에 따라 오로지 뛰어난 영웅의 육성을 목표로 하며 그런 만큼 이 학교에 들어오는 일은 쉽지 않다.


우선 당연하게도 개안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재능'이 좋을수록 많은 가산점을 받고 만약 '권능'을 가지고 있다면 거의 뽑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나이 제한도 엄격하다.

'어린' 재능을 키워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교인 만큼 중고등학생 (15~19) 나이만 입학이 가능하다.

따라서 영웅사관학교의 생도로 머무를 수 있는 최대 나이는 21세이고 유급으로 나이가 21세를 넘어가게 되면 무조건 퇴학당한다.


이 나이대의 개안한 사람이 우리나라만 따져도 거의 5만 명 가까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1프로도 안되는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야 하는 셈이다.


개안한 능력자만을 위한 학교(전국 각지에 위치한 요원 사관학교, 능력자 학교 등)가 여러 개 있지만 영웅사관학교는 단 하나 존재하는 만큼 들어오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고 어렵다.

그렇게 들어오기 어려운 만큼 이 학교의 시설이나 교육 수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원래는 서울 종로구의 대학 부지로 쓰려던 땅을 매입하여 지어진 영웅사관학교는 해를 거듭해 갈수록 커지더니 이제는 대학교 중 가장 넓기로 유명한 세울대학교에 견줄 정도의 크기가 되었다.


그 넓은 땅에 학년별로 배정된 건물과 기숙사, 식당등을 넣어도 반도 차지하지 못한다.

자연스레 남는 땅은 실기, 즉 실전 훈련을 위한 최첨단 시설들이 도입된 건물들이 들어섰다.


콜로세움을 본떠 만들어져 랭킹전을 치르게 되는 경기장.

최신의 마공학 기술이 도입되어 만들어져 실전같이 싸울 수 있는 모의 괴수 훈련장.

생도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으며 강해지기 위해서는 매일같이 가야 하는 단련장.

실전과도 같은 경험을 위해 설치된 인공 필드.


그리고 결정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최대 중급까지 구현해낼 수 있는 인공 던전.


작년 한 해 영웅사관학교를 다니면서 이러한 것들을 누렸지만 사실 랭킹전을 위해 경기장을 가보거나 실기 시험으로 인공 필드 정도나 가봤을 뿐, 모의 괴수 훈련장이나 인공 던전은 아직 가보지 못했다.


아마 올해부터 실기의 비중이 더욱 늘어나면서 이러한 곳들을 다 가볼 수 있을 것이다. 2학년부터를 준(準) 영웅 이라고 부르는 만큼 더욱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며 이제는 한 명의 영웅으로서 취급해준다.


그런 만큼 책임질게 많아지고 빡세진다는 거지만....


어느덧 새로운 2학년 건물 앞에 당도한 나는 고개를 들어 건물 전체를 훑었다.

외견은 비슷하지만 1학년 때보다 더 커진 건물. 건물에는 흰색 글씨로 크게 MOA라고 적혀있다.


MOA(Medium of Academy)를 보자 2학년이 되었다는 게 새삼 크게 실감이 났다.

작년까지만 해도 FOA(First of Academy)의 어감이 이상하다며 하루빨리 올라가고 싶다는 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건물 안에 들어서자 익숙한 복도와 건물 양식이 나를 반겨주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나 구조는 역시 1학년 건물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한 반에 약 30명씩 총 10반을 쓰며 1층과 2층에 각 5반씩 위치하였다.

나의 반은 중급 7반인 만큼 2층까지 올라가야 했다.


영웅사관학교에서는 각 학년을 1학년은 하급, 2학년을 중급, 3학년을 상급이라고 부른다.

나중에 영웅이 되면 나누게 될 급(級)을 미리 체험하는 것이다.


"후우..."


살짝 열려있는 철문 사이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복도 밖으로 새어 나왔다.

나는 조용히 문을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갔다.


끼기깅.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잠깐 소리가 멈추고 시선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이내 나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금 대화가 재개되었다.


'<도대체 이제는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이 학교라는 곳을 뭐하러 다니는 거냐? 무관심이 취향이기라도 한 건가?>'


'<시끄러>'


그림자 속에서 세르비아가 말을 걸어왔지만 적당히 무시했다.

나는 적당한 자리를 물색하며 교실을 쭉 둘러보았다.


새하얀 공간에 4명이 앉을법한 기다란 책상이 영화관에서 볼법한 계단식으로 좌우로 6열이 나열되어 있었다.

책상 위에는 첨단 공학의 산물인 홀로그램 타블렛이 각 자리마다 비치되어 있었으며 교실 가장 앞 단상에는 초소형 영사기(映寫機)가 새하얀 화면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적당히 앞쪽 구석 자리에 앉기로 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수업 때 항상 앞자리 구석에 앉은 만큼 위화감은 없었다.


오른쪽 첫 열의 자리로 가던 도중 나는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넓은 빈 공간에는 방학 때 만나지 못해 풀지 못했던 회포를 푸는건지 남녀가 오순도순 모여 떠들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신나서 떠드는 애들의 말을 담담히 듣고 있는 수려한 외모의 여자아이가 있었다.


여제(女帝) 이현서.

여러 학우들의 동경과 선망의 대상인 그녀가 팔짱을 낀 채 고고한 학처럼 교실 뒤편에 군림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현서와 같은 반이었지.... 상관 없는 일이지만.'


정말이지 상관없는 일이다.

그녀는 이 학교의 절대적인 실력자이자 왕(帝) 같은 존재.

나 같은 비루한 천민과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일말의 접점조차 없을 것이다.

물론 랭킹을 올리다보면 맞닥뜨리게 되겠지만....

같은 반인 이상 랭킹전을 제외하고는 마주칠 일도 없을 것이다.


나는 수업 전에 항상 그래왔듯이 턱에 팔을 괴고 멍하니 시간을 때웠다.


----------------------------------------------------------------


"반갑다. 나는 중상급 영웅 유진현이라고 한다. 앞으로 1년간 7반을 맡아 너희들을 담당하게 될 교관이다."


중상급 영웅. 말 그대로 중급과 상급의 경계에 있는 영웅이다.

힘들게 영웅사관학교를 졸업하거나 용병들 중 시험을 통해 영웅 자격증을 따낸 영웅들 중에서도 상위 10프로에 해당하는 상급 영웅.


그런 상급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협회의 인가(印可)를 받아야 한다.

받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그중 하나가 1년간 영웅사관학교에서 교사 노릇을 하는 것이다. 아마 유진현 교관도 그러한 케이스일 것이다.


"1학년 때는 아마 필기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었을 것이다. 괴수를 직접 잡거나 던전을 들어가보는 등 실전에 가까운 경험은 아직 전무하겠지. 하지만 2학년으로 무사히 올라오고 준(準) 영웅이라고 불리는 만큼 앞으로는 직접 몸으로 활동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유진현 교관이 테블릿을 톡톡 치자 영사기(映寫機)가 비추던 새하얀 화면에 표가 나타났다.

각 표의 행마다 4명의 이름이 적혀있었고 그 이름들은 우리 반 생도들의 것이었다.


"앞으로 실습이 많아지게 될 텐데 실습은 반드시 4인 1조로 이루어진다. 전에는 임의로 조를 정했었지만 각 팀별 수준 차이에 의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고 판단. 올해부터는 실력에 따라 각 조의 수준을 어느 정도 맞추어 미리 짜두었다."


조.....?


나는 서둘러 내 이름을 찾아보았다. 이재혁.. 이재혁...


이윽고 내 이름을 찾아내었을 때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Group 8. 이현서 / 고태우 / 김재민 / 이재혁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여제 이현서와 엮일 일이 없다고 했건만...

초장부터 엮여버리게 생겼다.


"채점은 개인이 팀에 얼만큼 기여했는지를 따지므로 팀원끼리의 수준 차이가 난다고 인상 찌푸릴 필요는 없다. 어쨌든 너네가 하는 몫만큼 정당히 평가받을 것이다. 이 표는 책상 위 테블릿 pc에 전송되었으니 알아서 각자 기기로 옮기고...."


팟. 화면이 넘어가자 우리 반 학생들 전체 이름과 랭킹 그리고 옆에 포지션이 표시된 표가 나타났다


"화면에 새로 보이는 이 표는 알다시피 1학년 랭킹을 나타낸 것이다. 필기 점수와 실기 점수 그리고 랭킹 포인트를 취합해 작성한 순위표이지. 이번에 짜인 조는 순위표를 참고하여 정형화된 틀 안에서 작성되었다."


- 근거리에서 괴수를 공격하는 포워드(전위)


- 근거리에서 괴수의 공격을 받아주는 가드(전위)


- 원거리에서 포워드를 지원해 괴수를 공격하는 딜러(후위)


- 전위와 후위를 동시에 봐주며 팀적인 도움을 주는 서포터(후위)


"평가는 각 포지션에 맞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면 만점이다. 서포터가 분수에 맞지 않게 전위로 나아가 싸운다든지 딜러가 마무리를 위해 보호받는 자신의 포지션에서 벗어난다든지. 이러한 행동은 실전에서는 옳은 판단일 수 있으나 평가 과정에서는 감점 요소이다."


교관의 엄중한 시선이 좌중을 훑었다.

조금씩 새어 나오던 떠드는 소리는 어느샌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명심해라. 이제부터 배우는 것은 실전에 흡사한 것이다. 실전은 항상 목숨을 걸고 싸운다. 지금과 같이 너희의 안전과 편의를 봐주며 싸우는 게 아니란 말이다. 그런 실전을 연습하는 만큼 가볍고 쉬운 것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띵동 딩동. 쉬는 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렸다.

원래 8시 20분부터 8시 30분까지인 담임 시간이 길어져 쉬는 시간까지 잡아먹었다.


"후우... 내일부터 있을 실기 평가에 대해 잠깐 소개해준다는 게 말이 길어졌군. 담임 시간은 여기까지다. 1교시부터 이론 수업이 시간표대로 진행될 것이다."


교관이 타블렛을 정리하고 영사기(映寫機)를 종료시켰다.

나가는 와중 고개를 돌려 한마디를 덧붙였다.


"어쨌든 여기까지 무사히 온 너네들이 자랑스럽다. 앞으로 잘 해서 별 탈 없이 3학년에 올라가길 바란다."


짝짝짝. 누군가 시작한 박수가 전염되어 모든 생도가 박수를 쳤다.

우레 같은 박수소리를 들으며 교관은 앞문으로 나갔다.

교관이 나가자 교실은 다시 왁자지껄 시끄러워졌다.


'당장 내일부터 실기 평가라..... 저 멤버 사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내야 되는데...'


나는 포지션을 보기 위해 앞쪽에 비치된 타블렛의 폴더를 열어 표를 확인했다.


이현서 - 2위 [전위 - 포워드]


··············


고태우 - 48위 [전위 - 가드]


··············


김재민 - 172위 [후위 - 딜러]


··············


이재혁 - 287위 [후위 - 서포터]



응? 근데 나 포지션이 왜 서포터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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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023. 체육대회(5) +3 19.04.22 223 5 10쪽
22 022. 체육대회(4) 19.04.21 219 5 10쪽
21 021. 체육대회(3) +2 19.04.19 223 3 10쪽
20 020. 체육대회(2) 19.04.18 227 5 10쪽
19 019. 체육대회(1) +1 19.04.17 274 6 11쪽
18 018. 수습(5) - 1부 完 +2 19.04.14 271 6 10쪽
17 017. 수습(4) +3 19.04.13 274 3 10쪽
16 016. 수습(3) +1 19.04.12 277 3 11쪽
15 015. 수습(2) 19.04.11 293 5 11쪽
14 014. 수습(1) 19.04.10 307 7 11쪽
13 013. 부산 사태(5) +1 19.04.09 303 7 11쪽
12 012. 부산 사태(4) 19.04.09 337 7 11쪽
11 011. 부산 사태(3) +1 19.04.08 330 7 10쪽
10 010. 부산 사태(2) +1 19.04.07 356 8 10쪽
9 009. 부산 사태(1) +1 19.04.06 369 6 11쪽
8 008. 동아리(2) 19.04.05 380 9 11쪽
7 007. 동아리(1) +1 19.04.04 368 9 11쪽
6 006. 실기시험(2) +1 19.04.03 397 8 11쪽
5 005. 실기시험(1) +1 19.04.02 468 7 12쪽
4 004. 서포터(2) +2 19.04.01 551 9 12쪽
» 003. 서포터(1) 19.04.01 617 7 11쪽
2 002. 시작 19.04.01 812 9 11쪽
1 001. Prologue +3 19.04.01 1,057 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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