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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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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8
최근연재일 :
2019.04.28 05:48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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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글자수 :
125,971

작성
19.04.0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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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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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005. 실기시험(1)

DUMMY

"오늘의 저녁은 무엇이느냐?"


"어제 먹던 닭도리탕 아직 다 안 먹었잖아. 우선 그거부터.."


"어제 먹던 닭도리탕? 지금 이 몸에게 어제 먹다 남긴 음식을 먹으라는 말이냐?"


".... 어제 보니까 반도 안먹었더만. 아니 애초에 닭도리탕의 고기는 다 안먹고 국물은 다 먹는게 말이나 되냐?"


"그야 국물은 모든 재료와 양념의 맛이 한데 모인 요리의 정수(精髓) 아닌가. 당연히 한 톨도 남김없이 비우는 게 맞는 말이지."


"그냥 제일 매콤해서 먹은거 아니고?"


" ··········. 그럴리가 있나. 어쨌든 어서 이 몸에게 다른 요리를 대접해라. 기왕이면 국물이 듬뿍 담긴 것으로 말이다."


"그래.. 떡볶이 해 먹자. 국물 한 대접 담아서 만들어 줄테니까."


"오오."


책상을 두들기며 환호하는 세르비아를 뒤로하고 나는 주방으로 향했다.

냉장고에 한 박스 담겨있는 떡볶이 양념장을 꺼내어 냄비에 들이부으며 본격적인 요리를 시작했다.


전에 뭔 얘기를 하다 말았지.

그래. 내가 맵고 새빨간 음식에는 사족을 못쓰며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몸이지만 반드시 저녁을 챙겨먹는(매운 음식으로) 세르비아의 전용 요리사라는 얘기였던 것 같다.


사실 세르비아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영웅사관학교의 최첨단 기숙사에서 지내지 못하고 그 근처 빌라에서 살고 있다.


우선 세르비아는 저녁이 되면 반드시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닌데도 그림자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나와서 살기로 했다)

그러고는 매콤한 저녁을 요구한다.

(그러고는 다 먹지도 않아 잔반은 내가 처리한다)


본인 말로는 새빨간게 피를 닮아서 매운 음식을 하루에 한번 반드시 먹어줘야 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냥 매운 것을 극도로 좋아하는 것 같다.


"아직 멀었느냐."


"거의 다 됐어. 좀만 기다려."


영웅사관학교가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만큼 근처의 집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좁은 집에서는 생활을 못한다는 세르비아의 강권에 못이겨 넓은 집을 살 만큼 어마어마한 금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돈으로 걱정한 필요는 없었다.

세르비아가 모아둔 장물(臟物)만 팔아도 '20대 재력 순위' 안에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본인은 한사코 장물(臟物)이 아니고 일을 해서 모아둔 것이라고는 하는데 막상 무슨 일을 했냐고 물으면 대답을 피한다.

사실 하나하나가 국보급 유물인 것을 생각하면 물어볼 필요도 없지만.


"세르비아. 와서 받침대 좀 놓아줘."


보글보글 끓는 떡볶이판을 식탁으로 향하며 말했다.

타타타타.

종종걸음으로 달려온 세르비아는 구석에 쳐박힌 받침대를 식탁에 반듯하게 올려놓았다.

다만 받침대를 세르비아가 앉은 지점 바로 앞에 놓았다는 게 문제였다.


"......."


세르비아는 다른 건 몰라도 매운 음식에 있어서는 타협이 없었다.

전에 혼자 다 먹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뭐라 했다가 되려 금전의 출처에서부터 시작하여 호되게 당한 이유로 반기를 들지 않았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받침대에 그대로 내려놓았다.


"잘 먹겠다."


짧은 말과 함께 세르비아는 호호 불어가며 먹는 데 집중하였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내가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


벰파이어인 세르비아와 달리 인간인 나는 꾸준히 음식물을 섭취해줘야 한다.

사실 세르비아가 음식을 먹게 된 계기도 전부 나에게 있지만..

아무래도 먹기 싫다고 떼 쓸때 주지 말았어야 했다.


이미 떡볶이를 먹기는 글렀기에 나는 먹다 남은 (탕이라고 부르기 미안한) 닭도리탕에 물을 조금 넣고 대충 데우기 시작했다.

야채에 퍽퍽한 부위의 고기만 남은 냄비는 세르비아의 편식의 끝을 보여주고 있었다.


"으음"


추임새와 함께 맛있게 먹는 세르비아의 맞은편에 앉아 퍽퍽한 닭가슴살을 먹으며 저녁 식사를 마무리했다.

아무래도 내일 저녁은 국물 없는 떡볶이가 될 듯 싶다.


---------------------------------------------------------------------------


괴수(Monster)는 아무런 전조 없이 세상에 등장했다.

갑작스레 생겨난 포탈과 거기서 쏟아져나오는 괴생물체들.

그리고 그것들은 무리지어 인간을 습격하였다.


괴수의 종류는 다양했다.

지구에 사는 동식물을 닮았지만 포악한 성격의 거대한 괴수들.

인간이 단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상상속의 괴수들 등등.


하지만 괴수는 생각보다 익숙했다.

괴수들에게 붙인 명칭을 보면 알 수 있다.

고블린, 오크, 오우거, 드래곤, 등등.

그들은 게임이나 판타지 소설에 나올법한 외견과 능력치를 가진 존재들이었다.


오죽하면 괴수는 '인간의 상상이 만들어낸 끔찍한 결과물이다.'라는 말이 존재할 정도다.

정말 충격적일 만큼 게임이나 소설에 나오는 비주얼과 흡사했다.


그러한 괴수들을 협회에서는 등급을 매겨 분류 하였다.

최상급 괴수부터 하급 괴수까지.

총 4단계로 분류하고 중.하급은 1급부터 10급까지, 상급은 1급부터 3급까지 나누어 총 24단계로 구분한다.


우선 하급 괴수는 경험이 부족한 헌터나 생도 수준에서 처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괴수다.

당연히 하급괴수 안에서도 1급과 10급의 차이는 크겠지만 어쨌든 생도 수준에서도 무난히 처리 가능한 정도이다.

주로 슬라임, 고블린 등이 해당된다.


중급 괴수는 하급 괴수들을 거느리는 지휘관 계통이거나 강력한 개체들이다.

중급괴수는 1급과 10급의 차이가 상당한 편인데 주로 지휘관 계열인 7~10급에 비해 1~6급에 해당하는 개체들은 하나하나가 강력하다.

1~6급 중급 괴수는 보통 노련한 용병이나 중~상급 영웅들이 맡아 처리하곤 한다.


상급 괴수는 그야말로 재앙이다.

지금껏 관측된 케이스도 별로 없으며 나타났을 때 도시 하나는 초토화되고 시작하는 경우가 다분했다.

상급괴수의 급(級)의 구분은 단지 계통을 나누기 위함일 뿐이다.

단신의 강력한 힘을 가진 1급 상급괴수.

수많은 중상급괴수(1~6급)들을 대동하는 2급 상급괴수.

마나를 무력화시키는 등 강력한 군중제어를 활용하는 3급 상급괴수.

이러한 상급 괴수들을 토벌한 사람들을 경외를 담아 최상급 영웅이라고 한다.


최상급 괴수는... 상상속의 산물이다.

'나타난다면 국가 여러개가 멸망할 수준'이라고 정의하지만 지금껏 국가를 멸망시킬 정도의 괴수는 나오지 않았으니 아직은 단 한번도 출몰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괴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능력자 뿐이다.

현대 화기가 먹히지 않기에 오직 마나와 이능의 힘을 다룰 수 있는 능력자들이 사회에는 절실히 필요했다.


그렇기에 영웅사관학교는 뛰어난 영웅의 '육성'을 목표로 한다.

오늘은 그것의 일환으로 실기 평가가 예정되어있었다.


그런고로 나는 반 전체와 함께 인공필드 앞 공터에 서 있는 상태였다.


"오늘 실기 평가의 대상은 고블린이다. 가장 약하고 기본적인 하급 괴수이지."


앞쪽에 서있는 이진현 교관이 말했다.

상하의 검은색 복장에 검은색 모자를 눌러쓴 모습은 어딘가 살벌했다.


"미리 말해두지만 지금까지의 실기 평가와는 전혀 다른, 훨씬 더 어렵고 위험한 실기 평가가 될것이다. 이제까지 홀로그램으로 된 괴수들만 상대해왔지만 오늘부터는 실제 괴수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죽이면 피가 튀고 공격당하면 죽을 수 있는 그런 괴수 말이다."


교관의 목소리는 어느때보다 낮게 깔려있었다.

반 아이들은 저마다 침을 삼키며 경청하였다.


"앞쪽에 보이는 필드는 1학년 실기 평가때 주로 쓰던 공간일 것이다. 하급 괴수를 홀로그램화 시켜서 실전에 대한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지. 하지만 오늘부터는 이곳에서만 실기 평가를 하지 않을 것이다."


교관은 인공 필드 옆 건물을 가리켰다.

거대한 영웅사관학교의 건물들에 비해 2층 정도의 높이의 작은 건물은 이름도 적혀있지 않기에 항상 궁금해 하던 곳이었다.


다만 주변의 다른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듯한 탄식을 뱉으며 기대를 표했다.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나만 몰랐나보다...


"이 건물 안에는 포탈이 비치되어있다. 지금부터 너희는 포탈을 이용해 학교 외부에 위치한 실전장소로 갈 것이다. 필드는 종합운동장 정도의 크기로 그리 넓지 않지만 나무가 빽빽한 숲이기에 가시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 총 8개의 팀이 차례대로 입장하게 될 것이다."


"과제는 간단하다. 필드에 있는 고블린 무리 10마리를 처리하는 것이다. 탐색 시간을 거쳐 전투 시간까지의 '속도'와 '안전성' 그리고 각 포지션의 '수행능력'을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다."


고블린이라면 10급 하급 괴수로 건장한 성인 남성이라면 때려잡을 수 있는 수준의 괴수이다.

아무래도 첫 실기평가인 만큼 약한 괴수들로 구성한 듯 싶다.


"필드 상공에는 수십대의 드론이 떠다니므로 평가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각자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그럼 우선 팀끼리 모여서 일렬종대로 서봐라."


나는 두리번거리며 팀원을 찾아 나섰다.

이 반에서 누구나 이목을 집중하게 되는 이현서를 찾으면 되는 일이니 어렵지 않았다.

나는 팔짱을 낀 채 건물을 바라보는 이현서를 향해 곧장 다가갔다.


나머지 팀원들도 이현서에게 모여들었다.

내가 지척까지 다가가자 대검과 철제방패를 등에 이고 있는 덩치있는 사내가 말을 꺼냈다.


"안녕 얘들아."


들고 있는 무장을 보아하니 얘가 고태우일 것이다.

그 옆에 활을 든 약간 마르고 키 큰 애가 김재민일테고.


"어.. 서포터 역할을 맡은 이재혁이라고 합니다."


모여있는 그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다 알테지만 형식적으로나마 건네는 인사였다.

뭐 이현서는 모를 수도 있고...


그런데 의외의 목소리가 내 인사에 대답했다.


"알아."


내 말에 대답해주는 것도 의외였지만 나에 대해 아는 것도 의외였다.

나 같은 하위 랭킹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을텐데.

물론 나도 어느정도 유명하긴 하지만...


내가 멍청한 표정을 지었는지 이현서가 말을 덧붙였다.


"필기 시험 1등."


아... 그러고보니 이현서도 항상 필기 시험 상위권이곤 했다.

그래도 내가 필기시험만큼은 항상 꼭대기에 있었으니 알아볼만도 하지.


"우리 이제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이야기나 해볼까?"


고태우가 주위를 환기시키며 입을 열었다.

자연스레 그에게로 이목이 집중되었다.


"물론 현서가 다 해버릴 수 있지만.. 우리도 실기 점수를 얻어야 하는 입장이잖아? 아무것도 안하고 점수를 받지는 못할거 아니야.."


그 말은 어느정도 납득되는 말이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이현서는 고블린 무리를 단칼로 처리해버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빠르게 클리어한 팀이 되겠지만.. 점수는 한명에게 몰아주게 되겠지.


"그래서 말인데 반은 현서가, 반은 우리가 맡아서 처치하는게 어떨까?"


고태우의 시선이 이현서를 향했다.

이현서는 무심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승낙의 표시였다.


"그러면 우리끼리 나머지 5마리를 처리하는 걸로 하고.."


고태우의 시선이 다시금 돌아 이번엔 나를 향했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와는 사뭇 다른 얼굴로 말했다.


"재혁아 넌 뭐 할 수 있는거 있니?"


싱글벙글 웃는 낯이지만 그 안에는 칼을 숨겼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물어보는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있냐고 비웃는 듯한 어투다.

옆에 있는 김재민도 별 다른말 없이 비슷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들은 대놓고 나를 무시하고 있었다.


나는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

이현서 또한 관심없다는 듯 잠자코 있었다.

어색하고 냉랭한 분위기에서 시간만 흐를 뿐이었다.


"다음은 3조 입장해라."


유진현 교관의 호명에 이현서를 필두로 다같이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킥킥. 비웃는듯한 소리가 내 앞에서 선명하게 들려온다.

그렇게 2학년의 첫 실기평가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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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5. 윤선호(2) 19.04.25 206 3 10쪽
24 024. 윤선호(1) +1 19.04.23 223 6 10쪽
23 023. 체육대회(5) +3 19.04.22 223 5 10쪽
22 022. 체육대회(4) 19.04.21 219 5 10쪽
21 021. 체육대회(3) +2 19.04.19 223 3 10쪽
20 020. 체육대회(2) 19.04.18 228 5 10쪽
19 019. 체육대회(1) +1 19.04.17 274 6 11쪽
18 018. 수습(5) - 1부 完 +2 19.04.14 271 6 10쪽
17 017. 수습(4) +3 19.04.13 274 3 10쪽
16 016. 수습(3) +1 19.04.12 277 3 11쪽
15 015. 수습(2) 19.04.11 293 5 11쪽
14 014. 수습(1) 19.04.10 307 7 11쪽
13 013. 부산 사태(5) +1 19.04.09 303 7 11쪽
12 012. 부산 사태(4) 19.04.09 337 7 11쪽
11 011. 부산 사태(3) +1 19.04.08 330 7 10쪽
10 010. 부산 사태(2) +1 19.04.07 357 8 10쪽
9 009. 부산 사태(1) +1 19.04.06 369 6 11쪽
8 008. 동아리(2) 19.04.05 380 9 11쪽
7 007. 동아리(1) +1 19.04.04 368 9 11쪽
6 006. 실기시험(2) +1 19.04.03 397 8 11쪽
» 005. 실기시험(1) +1 19.04.02 469 7 12쪽
4 004. 서포터(2) +2 19.04.01 551 9 12쪽
3 003. 서포터(1) 19.04.01 617 7 11쪽
2 002. 시작 19.04.01 812 9 11쪽
1 001. Prologue +3 19.04.01 1,057 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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