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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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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Healwind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8
최근연재일 :
2019.04.28 05:48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809
추천수 :
165
글자수 :
125,971

작성
19.04.05 14:44
조회
379
추천
9
글자
11쪽

008. 동아리(2)

DUMMY

"대련 끝나고 온거야? 그 친구는?"


"갔어."


이현서는 동아리방에 앉아있는 2학년 남자애의 말에 적당히 대답했다.

3학년인 동아리 회장은 일이 있어서 어딘가로 간 듯 했다.


"그래서... 어때? 시간 낭비였지? 그냥 처음부터 안된다고 하면 되지. 뭐하러 대련까지...... 287등 서포터가 무슨 검이야. 입부 신청서는 찢어 버리면 되니까..."


"합격시킨다고 전해줘."


"... 어?"


"여기 들어올 만큼 충분한 실력자니까 회장한테 합격시킨다고 전하라고."


"걔.. 걔가?"


이현서는 굳이 대꾸하지 않고 가방을 챙기며 시간을 확인했다.

5시 27분. 5시까지만 있기로 하고 동아리에 들린 것이었기에 서둘러 나갈 채비를 했다.


"아 그리고 이번 신입생 MT 참석 한다고도 전해줘. 이번주 토요일이지?"


"어? 이번에도 안된다고 하지 않았어. 와주면 우리야 좋지."


"이재혁한테는 내가 말해 놓을게. 그럼 이만."


"어? 어...."


동아리 건물 밖으로 나오자 시원한 공기가 그녀를 맞이했다.

아직은 봄이라기에는 쌀쌀한 날씨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원해서 좋았다.

기숙사로 향하면서 그녀는 방금 전까지의 대련을 떠올렸다.


대련 결과는 당연하게도 이현서의 승리였지만 상당히 찜찜한 승리였다.


이현서는 이능의 힘을 쓸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녀의 검술은 이능이 나오기 전부터 존재해온 넨류 유파의 검술에 마나(이능)의 힘을 접목시켜 그녀가 발전시킨 고유의 검술이다.

발도부터 시작해서 검격까지 그녀 나름의 연구를 통해 세련되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이 모든게 번번히 막혔다.

받아치는 그의 검술은 투박하고 세련미라고는 전혀 없었다.

오로지 막고 힘으로 버텨내는 검술.

그것은 뛰어난 동체시력과 감각을 통해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는 검술로 기교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검격이 통하지 않자 소강 상태에 이르렀고 결국에 이현서는 이능의 힘을 조금씩 끌어올렸다.

아무래도 이능의 힘 없이는 승부를 내기 쉽지 않아보였다.

이는 이현서가 나름의 핸디캡으로서 쓰지 않던 힘을 사용한다는 의미였다.


그 순간.


그의 눈이 일순간 붉게 물들더니 이현서의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은 이전에 보았던 고블린이 멈추는 것과 같은 현상이었다.


이현서는 크게 당황했다.

몸이 컨트롤 되지 않는다는 경험은 살면서 처음이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이능의 힘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그것은 일종의 자기 방어 기제였다.


거의 모든 이능의 힘을 끌어 올리자 그녀의 몸이 움직여졌다.

그 어마어마한 양의 마나가 담긴 죽도를 자신의 향해 다가오는 죽도를 향해 내리찍었다.


파사삭.


죽도는 그 어마어마한 힘을 견뎌내지 못하고 동강나 구석에 쳐박혔다.

쳐박힌 죽도의 파편을 보며 그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항복 선언을 하였다.

그렇게 대련은 허무하게 끝났다.


그녀가 순식간에 거의 모든 이능을 끌어올렸기에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녀를 멈추게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그녀의 이능수치가 1100을 넘어가는 이상 다른 왠만한 이능은 그녀의 티끌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물론 규격외의 재능이나 권능은 이를 무시하겠지만...

그가 그런 재능이나 권능을 지니고 있었다면 고작 287등 서포터일리가 없다.


게다가 검술 실력또한 수준급이었다.

이능의 힘을 배제하고 놓고 봤을 때 그녀에게 밀리지 않았으니...

그것은 결코 287등 서포터가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이재혁..."


아무래도 예사 인물은 아니다.

이현서는 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오늘의 저녁 메뉴는 무엇일까요?

된장국에 밥? 미역국에 밥? 김치찌개에 밥?

전부 틀렸습니다.


정답은 일주일째 먹고 있는 불닭볶음면 이었습니다.


후....


그래도 오늘은 새로운 시도랍시고 불닭볶음면에 게맛살을 토핑으로 얹어보았다.

토핑이라도 다르게 하면 새로운 음식을 먹는 기분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는데...


내 앞에는 이 모든일의 원흉이라고 할 수 있는 세르비아가 누구보다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래.. 너라도 맛있게 먹으면 되었지.


문득 아까 까먹고 물어보지 못한게 떠올랐다.

나는 세르비아를 향해 말했다.


"세르비아. 마나의 힘과 피의 힘은 상극이지 않아? 그때 염력이 왜 풀린거지?"


"....... 피의 이능이 마나의 이능을 지우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어? 당연히 그런거 아니였어?"


"아니다. 피의 힘이 더 강력하기 때문이지. 이 몸의 피는 진조의 피이므로 거의 모든 마나를 상쇄시키며 압도한다. 당연히 마나의 이능은 멸쇄(滅碎)되어버리고 말지."


"그럼 끊긴 이유는 이현서의 마나의 이능이 더 강력했기 때문이라고?"


"그렇지."


우물우물. 게맛살을 삼켜버린 세르비아가 포크를 나를 향해 치켜세우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몸의 이능을 빌려쓴다지만 매개체는 네놈의 피이다. 그 정도 이능수치를 무력화시키려면 어림도 없다. 당연히 염력이 끊길 수 밖에 없지."


"....................."


"그리고 애초에 지금 네놈의 힘으로는 왠만한 이능수치를 압도하긴 무리이다. 네 놈의 처지를 생각해라."


"....... 알고 있어."


인간인 나의 피로는 하급 영웅정도의 힘 밖에 못 이끌어낸다.

권능을 온전한 수준까지 이끌어 낼 수 없는 것이다.

세르비아의 힘을 빌려 쓰는 것도 온전치 않고...


다시금 먹는 것에 집중하는 세르비아를 뒤로하고 나는 다 먹은 접시를 치우며 먼저 자리를 떴다.


"어디 가느냐."


"수련하러."


세르비아는 포크를 흔들며 나를 배웅해줬다. 아니 잠깐...


"세르비아. 너도 빨리 먹고 와. 오늘은 봐주기로 했잖아."


"으음. 혼자 하고 있으라고. 금방 가겠다."


아무래도 먹는게 길어질 것 같아서 먼저 나왔다.

오늘도 적당히 검을 하나 골라잡아 수련장으로 향했다.


-----------------------------------------------------------------


세르비아를 뒤로하고 나는 이 아파트의 꼭대기 층(지금 층의 위)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나의 수련을 위해 개조된 수련장이다.


학교의 부대시설(훈련장 등)을 쓰지 못하고 집에서 통학하는 나로서는 수련을 위한 공간이 필요했다.

또한 힘을 쓰고 날뛰어도 무너지지 않으며 남들의 시선 없이 마음껏 피의 이능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세르비아의 재력과 능력으로 불가능한 것은 없었다.

이 빌라를 통채로 구매한 뒤 세르비아는 이곳에 강력한 결계를 만들었다.

남들의 시선과 힘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한 조치였다.


매일 밤 수업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면 왠만하면 항상 이곳으로 향한다.

세르비아의 힘을 빌려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부단한 수련이 필요하다.

세르비아는 오직 이능을 빌려주기 때문에 능력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연습이 필요하다.


세르비아의 이능을 빌려쓰기 위해 받아들인 것이 두가지 있다.

첫번째로는 벰파이어의 피를 받아들였으며 두번째로는 주인으로서의 계약을 받아들였다.


세르비아의 주인이자 유일하게 힘을 계승한 권속이라는 말이 그런 뜻이다.

피를 받아들임으로써 세르비아의 권속이 되었으며, 주인으로서의 계약을 받아들임으로써 세르비아의 이능을 빌려쓴다.

주인이자 권속이라고 하면 이상하게 느껴지겠지만 그런 의미이다.


그런 세르비아의 이능을 받아들이면서 바뀐 것이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아마 잠일 것이다.


불멸, 불로, 불사인 세르비아의 이능을 받아들인 한 나는 잠을 자지 않는다.

이전에 한 번 세르비아에게 잠을 자지 않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잔다는 것이 죽음을 미리 체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지."


"뭐?"


"네놈은 자면서 사고를 할 수 있나? 꿈 속에서 의지를 갖고 행동할 수 있나?"


"아니.."


"잠이란 그런 것이다. 무의식의 발현(發現). 어떠한 의지도 개입되지 못하는 무(無)의 상태이지. 필멸자는 이런 잠을 통해 미리 죽음을 학습하고 익숙하게 만든다. 반면 불멸, 불로, 불사인 이 몸은 죽음을 미리 학습할 필요가 없는거다. 당연히 잠도 자지 않지."


"그럼 이 힘을 받아들인 한 나는 이제 평생 못 자는거야?"


"그런 것은 아니다. 네놈은 아직 인간이므로 필멸자의 삶도 살 수 있다. 말하자면 잠을 원한다면 잘 수 있는 상태가 딱 그대겠군."


"원한다면?"


"자고 싶으면 자라는거다. 다만 네놈이 이 몸의 이능을 받아들인 한 수면에 대한 욕구는 느끼지 않을거다. 굳이 꼭 잠을 잘 필요도 없을테고."


4년전, 이런 대화를 한 이후로 약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자지 않았다.


세르비아의 말대로 잠을 잘 필요조차 느끼지 않았다.

잠을 자지 않아도 몸은 쌩쌩했고 정신은 맑았다.


처음에는 잠을 자려고 노력도 해봤다.

하지만 눈을 감을 때 마다 예전의 기억들이 방파제를 뚫고 들어오는 파도처럼 넘실넘실 흘러 들어왔다.


막을 수 없는 기억의 고통속에서 눈을 감고 있으려면 몸이 계속해서 수렁 속에 빠지는 느낌이 들었기에 결국 잠을 자는 것을 포기했다.


그때 손에 쥔 것이 검이었다.

햇수로 따지면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시간으로 따지면 어마어마할 만큼 매일같이 검을 휘둘렀다.


몸을 혹독하게 단련하고, 그림자를 이용해 감각을 세우고, 무식하리만큼 검을 휘두르고, 세르비아의 이능을 연습하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강해져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치워버릴 정도의 힘이 필요했다.

정말이지 지독하게 노력했다.


[염력(念力)] 생각하는 대로 이룰 수 있다.


[흡혈(吸血)] 주변의 피를 이용해 이능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


[적안(赤眼)] 타인의 이능과 관련된 상태창을 열람 할 수 있다.


[영체(影體)] 그림자를 타고 이동한다.


이외에도 여러 권능이 있지만 세르비아는 이 4개의 힘만을 빌려주었다.

이 모든 것들은 벰파이어의 권능으로 피를 매개로 하지만 어떠한 권능보다 강력하다.


"오늘도 그림자와 싸울 것이냐?"


고개를 돌리자 세르비아가 팔짱을 낀채 내 그림자를 밟고 서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말을 대신했다.

그러자 내 검은 그림자가 꿀렁이더니 세르비아의 옆에 온몸이 새까만 인간의 형체가 나타났다.


이 그림자는 말하자면 나의 클론이다.

나의 대략적인 능력치부터 세르비아의 권능까지 모든 부분에서 나와 비슷한 형체를 상대로 대련하곤 해왔다.


나의 약점을 파악하고 좀 더 나은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이 방법을 쓰고 나서부터 나의 검술은 비약적으로 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검을 꺼내 겨누자 상대도 검은색 형체의 검을 꺼내들었다.

그림자와 싸우는 한 다칠일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림자의 검에 힘이 실리지 않는것은 아니다.


이현서의 화려한 검격을 상상하며 세검을 휘두르자 그림자도 내 검에 반응하며 반격한다.

그렇게 새벽이 다 지나가도록 오늘도 대련이 펼쳐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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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6. 윤선호(3) +1 19.04.26 241 3 10쪽
25 025. 윤선호(2) 19.04.25 205 3 10쪽
24 024. 윤선호(1) +1 19.04.23 223 6 10쪽
23 023. 체육대회(5) +3 19.04.22 223 5 10쪽
22 022. 체육대회(4) 19.04.21 219 5 10쪽
21 021. 체육대회(3) +2 19.04.19 223 3 10쪽
20 020. 체육대회(2) 19.04.18 227 5 10쪽
19 019. 체육대회(1) +1 19.04.17 274 6 11쪽
18 018. 수습(5) - 1부 完 +2 19.04.14 271 6 10쪽
17 017. 수습(4) +3 19.04.13 274 3 10쪽
16 016. 수습(3) +1 19.04.12 277 3 11쪽
15 015. 수습(2) 19.04.11 293 5 11쪽
14 014. 수습(1) 19.04.10 307 7 11쪽
13 013. 부산 사태(5) +1 19.04.09 303 7 11쪽
12 012. 부산 사태(4) 19.04.09 337 7 11쪽
11 011. 부산 사태(3) +1 19.04.08 330 7 10쪽
10 010. 부산 사태(2) +1 19.04.07 356 8 10쪽
9 009. 부산 사태(1) +1 19.04.06 369 6 11쪽
» 008. 동아리(2) 19.04.05 380 9 11쪽
7 007. 동아리(1) +1 19.04.04 368 9 11쪽
6 006. 실기시험(2) +1 19.04.03 397 8 11쪽
5 005. 실기시험(1) +1 19.04.02 468 7 12쪽
4 004. 서포터(2) +2 19.04.01 551 9 12쪽
3 003. 서포터(1) 19.04.01 616 7 11쪽
2 002. 시작 19.04.01 812 9 11쪽
1 001. Prologue +3 19.04.01 1,057 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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