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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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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8
최근연재일 :
2019.04.28 05:48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813
추천수 :
165
글자수 :
125,971

작성
19.04.25 23:22
조회
205
추천
3
글자
10쪽

025. 윤선호(2)

DUMMY

"무슨 일이야!"


그 장소에 있던 생도들.

경기를 주시하고 있던 교관 및 관계자들.

모든 광경을 모니터로 보고 있던 관중들.

모두가 놀랄 수 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안전이 보장된 인공필드 안에서 생도 한명이 복부에 피를 흘린 채 쓰러졌기 때문이다.

8대 8 대항전을 비롯한 모든 실기평가가 인공필드에서 치러진지 약 20년.

그 오랜 햇수중 최초로 사상(死傷)에 가까운 부상을 인공필드 내에서 입게 된 것이다.


"응급과로 돌려!"


이진현 교관의 다급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관계자가 이재혁의 리콜(Recall)을 조작했다.

인공필드에서 만의 하나, 누군가 다치는 일이 일어났을 때 역소환 되는 장소의 좌표는 병원으로 설정되어 있다.

관계자는 서둘러 이재혁의 슈트를 파악해 전송되는 좌표를 입력했고 이재혁의 신형(身形)을 응급과의 어느 침대 위로 이송시켰다.


슈욱


이재혁이 역소환 되어 인공필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하지만 바닥에 고여있는 피웅덩이는 방금전 까지의 일이 허상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뒤에서 검을 겨누던 포워드도, 활을 잡고 서 있던 김시영도 모두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모두들 충격을 받아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장 충격받은 듯한 모습의 생도는 그들이 아니었다.

아직도 올라오는 화약의 연기를 들이마시며 검은색 총을 들고 있는.

허나 팔에 힘이 없는지 축 늘어뜨린 채 겨우 총신을 쥐고 있는 수준에 불과한.

이 모든 일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주범인인 윤선호.

그가 가장 충격받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덜그랑.


차가운 금속이 땅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직후 윤선호가 떨리는 손을 얼굴에 갖다대면서 충격에 휩싸인 듯한 표정을 지었다.

딱딱 거리며 움직이는 치아나 심하게 진동하는 온몸이 무언가 잘못된 상황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어딘가 추운 곳에 온 사람 마냥 심하게 떨리는 입술이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소리를 내었다.


"으으.. 으아아아... 뭐.. 뭐야.. 아니야.. 난 아니야.."


이제는 고여있는 핏물만이 남아있는 곳을 바라보며 윤선호가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질렀다.

그러고는 힘이 빠진 다리가 더 이상 그를 지지해주지 못했는지 엉덩방아를 찧으며 털석 주저앉아 버렸다.

차갑고 딱딱한 시멘트 바닥 위로 그의 떨리는 두 다리가 놓였다.


"아니.. 아니야.."


계속해서 온몸을 떠는 와중에 고개는 하염없이 좌에서 우로, 또 우에서 좌로.

세차게 흔들리며 상황을 부정했다.

마치 귀신에 씌인듯 흔들리는 고개가 더더욱 모든 사람들의 충격을 자아내고 있었다.


파앗.


수많은 드론을 통해 인공필드를 보여주던 영상들이 일제히 꺼졌다.

하지만 이미 이 모든 충격적인 광경은 생(生)으로 관중들에게 전달된 이후였다.

파장은 일었고 웅성거림은 격하게 전파되고 있었다.

그리고 걷잡을 수 없어진 파도처럼 순식간에 모두를 타고 퍼지기 시작했다.


"잠시 인공필드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에 경기를 중단하고 이후의 일정은 모두 취소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누군가 총을 쐈고.

누군가 총에 맞았다.

총에 맞은 자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피가 웅덩이를 이룰 정도로 위급한 상처였다.

총을 쏜 자는 격하게 충격을 받은 듯 했으며.

그는 사태를 부정하며 주저앉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대략적으로 파악한 요지였다.

이에 영웅사관학교에 대단히 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다.

지금껏 단 한번도 사고 없이 일어났던 외부 행사이다.

모두가 보는 와중에, 가장 중요한 반 대항전에서 벌어진 이 일은 분명 큰 파급력을 불어일으킬 일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윤선호가 이 모든 일을 계획한 것이라는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았다.

단지 막연하게 주저앉아 떠는 윤선호의 모습을 보며 그도 이번 일에 휘말린 피해자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


"어떻게 된 일이야!"


불호령과 같은 큰 목소리가 이진현 교관의 입 밖으로 퍼져나왔다.

경기를 중단하고 모두를 역소환한 이진현 교관은 대기실에서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었다.

사건의 현장에 있던 윤선호를 포함한 5명의 생도들.

그들 모두가 이진현 교관 앞에 서있었다.


"제.. 제 총이 아니에요.. 제가 안했다고요!"


이진현의 시선이 총을 쏜 범인인 윤선호에게로 향했다.

이에 흐느끼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윤선호가 소리쳤다.


"네 총이 아니라고?"


"저... 저도 쏘고 나서야 알았어요. 이건 제가 준.. 준비한 총이 아.. 아니에요. 바꿔치기 당했다고요!"


억울한 듯 큰 소리치는 모습에 이진현 교관은 생각에 잠겼다.

분명 주무기는 직접 준비하는 것이긴 하지만 경기 이전에 꼼꼼하게 체크받는다.

인공필드에서 사용되는 모든 주무기는 살상력이 없어야 하기에 이에 대한 확인을 받는 것이다.

확인을 철저히 받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날 리가 없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 때 총이 바뀌었을 수도 있는 노릇이기는 했다.


"외부인.."


영웅사관학교는 특성상 거의 외부와 단절된 채이다.

허나 단 두번 외부인들의 출입을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체육대회와 랭킹전.

그리고 오늘은 그 두 번의 날 중 하나인 체육대회의 날이다.


아무래도 내부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일 그게 아니라면 외부인이 범인이라는 말이 된다.

그리고 범인이 영웅을 반(反)하고 세상을 증오하는 빌런이 아니라고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

거기까지 사건이 확대되고 나면 손쓸 방도도 없이 문제가 복잡해 질 터였다.


우당탕.


아까와 같이 또다시 윤선호가 비틀거리더니 다리에 힘이 풀린 상태로 주저앉았다.

이재혁의 상태도 상태지만 윤선호의 상태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윤선호도 피해자일지도 모르는 일.

이진현 교관은 아파오는 머리를 부여잡고 일단 생도들을 돌려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일단... 알겠다. 아무래도 너도 상태가 안좋아보이니 어디 누워서 쉬어라. 누가 한명 부축해서 얘 양호실로 보내줘라."


옆에 있던 반 친구이자 반 대항전에서의 가드인 이진우가 윤선호의 어깨를 들쳐매더니 밖으로 나갔다.

윤선호는 순순히 팔을 내주어 업혀가는 듯한 모양새로 걸어갔다.

양호실은 본관 건물에 위치했으므로 양호실까지 가기 위해서는 밖을 통해 가야했다.

하지만 행사를 취소하고 사람을 물려서 그런지 밖은 휑했다.


윤선호는 아직도 비틀거리며 몸에 힘을 주지 못했다.

이진우가 거의 끌고가다시피 힘을 주며 데려가는 수준이었다.

이진우는 그런 윤선호의 모습에 평소의 모습과 심한 괴리감을 느꼈다.

언제나 당당하고 냉소적이며 반의 군상(群像) 위에 있는 윤선호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괜찮아.. 너의 잘못이 아니야"


이진우가 진심을 다해서 말했다.

이 일은 외부인 중 누군가의 악의에 의해 일어난 사고일 뿐이다.

윤선호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런 말로 윤선호의 기운을 복돋아주고자 했다.


".....고맙다."


양호실에 도착해 윤선호는 놓여있는 침대 중 하나에 엎어졌다.

양호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혹시라도 혼자 있으면 우울해할까봐 이진우는 윤선호가 누운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미안한데.. 혼자 있고 싶어서 그런데 나가주면 안될까.."


다만 윤선호는 혼자 있기를 원했다.

이에 이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잘 쉬라는 말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이진우가 나가자 아무도 없는 양호실에 윤선호 혼자만 남게 되었다.


"......."


고요한 내부.

오직 바람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만이 간간히 울릴 뿐이었다.

윤선호는 일어서서 다시 한번 내부를 확인하고는 아무도 없음을 확신했다.


"크흐흐흐흐흐흐.."


참아보고자 했지만 절로 웃음이 나왔다.

긴장이 풀리면서 자동적으로 나온 웃음이었다.

조금씩 새어나오던 웃음소리는 점점 커졌고 이제는 빈 양호실을 가득 채울정도로 커졌다.


총은 자신이 준비했고 총알도 그를 위해 직접 제작하였다.

이능이 없는 이재혁을 위해 직접 제작한 금속의 탄환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가 모든 일을 계획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외부인 중 누군가 바꿔치기한 총을 쏜 '피해자'일 뿐이다.


이미 모든 관계자를 매수해 놓았다.

증거는 남지 않았으며 사건은 미궁에 빠질 것이다.

외부인 중 누군가가 일으킨 소행에 자신은 휘말린 것이 된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모든 일을 계획한 주범이라고 생각치 못할것이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자신의 잘못이 아니란다.

정말 모두를 완벽하게 속여넘겼다.

공을 들여 한 연기는 값어치에 맞는 결과를 내주었다.

교관이며 생도들 심지어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까지.

어느 누구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과정부터 결말까지 그의 손안에서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허나 이 모든 사태의 진정한 결말은 관중으로부터 비롯되지 않는다는 것을 윤선호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후우.."


한숨마저 곱디 고운 깨끗한 목소리가 모든 고요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화들짝 놀란 윤선호가 침대 등받이로 몸을 붙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어느 누구도 없었다.

그가 아무리 방심하고 있었던들 이정도까지 기척을 못 알아차릴리는 없었다.

숨소리가 난 방향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눈을 감았다 뜨니 어둠 속에서 걸어나오는 듯한 모양새로 누군가가 존재했다.


"누.. 누구야!"


"네놈은 선을 넘었다."


윤선호의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 없었다.

이 타이밍에 어째서 10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그의 앞에 서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리 만무했다.

다만 어딘가 많이 헝클어진 고딕 드레스를 입고 피곤해보이는 붉은 눈을 있는 힘껏 치켜 뜬 10살 정도의 여자아이는 화가 많이 난 얼굴이었다.


작가의말

중간고사에 독감까지 겹쳐서 이틀만에 올립니다...

다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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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2. 체육대회(4) 19.04.21 219 5 10쪽
21 021. 체육대회(3) +2 19.04.19 223 3 10쪽
20 020. 체육대회(2) 19.04.18 228 5 10쪽
19 019. 체육대회(1) +1 19.04.17 274 6 11쪽
18 018. 수습(5) - 1부 完 +2 19.04.14 271 6 10쪽
17 017. 수습(4) +3 19.04.13 274 3 10쪽
16 016. 수습(3) +1 19.04.12 277 3 11쪽
15 015. 수습(2) 19.04.11 293 5 11쪽
14 014. 수습(1) 19.04.10 307 7 11쪽
13 013. 부산 사태(5) +1 19.04.09 303 7 11쪽
12 012. 부산 사태(4) 19.04.09 337 7 11쪽
11 011. 부산 사태(3) +1 19.04.08 330 7 10쪽
10 010. 부산 사태(2) +1 19.04.07 357 8 10쪽
9 009. 부산 사태(1) +1 19.04.06 369 6 11쪽
8 008. 동아리(2) 19.04.05 380 9 11쪽
7 007. 동아리(1) +1 19.04.04 368 9 11쪽
6 006. 실기시험(2) +1 19.04.03 397 8 11쪽
5 005. 실기시험(1) +1 19.04.02 468 7 12쪽
4 004. 서포터(2) +2 19.04.01 551 9 12쪽
3 003. 서포터(1) 19.04.01 617 7 11쪽
2 002. 시작 19.04.01 812 9 11쪽
1 001. Prologue +3 19.04.01 1,057 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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