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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8
최근연재일 :
2019.04.28 05:48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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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5,971

작성
19.04.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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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09. 부산 사태(1)

DUMMY

오늘은 토요일. 무려 동아리 MT 날이다.

1박 2일로 계획된 이번 여행은 동아리의 신입생 끼리 어색함을 풀고 선배들과 말을 트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신입생은 아니지만 동아리 부원으로서 초대받았다.

그것은 내가 이현서와의 대련에서 인정 받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물론 아직 2~3학년들의 시선은 아니꼽지만...

이현서가 인정했는데 어쩌겠는가. 암 그렇고 말고.


여행의 목적지는 부산.

해운대 근처의 펜션에서 1박 2일간 놀면서 친목을 다질거라고 한다.

서울 부산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지만 포탈을 이용하면 3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런 고로 나는 지금 서울 포탈 통관소에 왔다.

신입생부터 시작해서 2~3학년까지 약 30명이 모여있기에 금방 찾아 섞어들어갈 수 있었다.


이현서도 그 사이에 있었다.

나에게 직접 오라고 말한 만큼 올 줄 알았지만 막상 보니까 새삼 신기했다.

이현서는 이러한 단체 활동에 매번 불참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매번 불참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시간이 되자 동아리 회장이 앞으로 나왔다.

전에 보았던 큰 덩치의 3학년이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검심]의 회장 김선혁입니다. 이번 동아리 MT에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이제 포탈을 통해 부산으로 넘어가 예약해둔 펜션에 갈 것입니다."


와아. 누군가가 환호했다.

그럴 만도 한게 방학에도 훈련을 하는 영웅사관학교 특성 상 이렇게 여행을 다니며 놀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입생이야 들어온지 2주정도 밖에 안되었으니 다같이 놀아본 기회가 얼마 없을 것이고..


"그 전에, 저희 [검심]의 지도교수님이시자 영웅사관학교의 총괄 학장을 막고 계신 김제열 교수님이 저희를 배웅하기 위해 오셨습니다. 먼 길을 와주신 지도교수님께서 한 말씀 하신다고 하니 환영해주세요."


김제열 교수? 꽤나 유명하신 교수님이다.

1세대이자 최초의 상급 영웅 중 한명으로 권능 [열람]을 통해 괴수를 분석하여 상대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사람이다.

지금은 은퇴하시고 교수를 맡고 있지만 아직도 현역에서 활발하게 연구할 만큼 적극적인 분이기도 하다.


"안녕하세요. [검심]의 지도교수인 김제열이라고 합니다. 이전까지는 바쁜 관계로 제가 맡고 있는 동아리에 신경 쓰지 못했는데 이번에 동아리 MT를 간다길래 배웅 차 잠깐 들려봤습니다."


단정한 회색머리와 정장에 어울리는 중후한 목소리가 울러퍼졌다.

김제열 교수는 헛기침과 함께 말을 이어나갔다.


"[검심]은 [검우회]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에 생긴 동아리입니다. 하지만 주류 동아리인 [검우회]와 달리 [검심]은 소수 정예를 표방하고 있지요. 그런 만큼 부원끼리의 친밀감도 남다를 것입니다."


동아리의 규모에 따라 메이저(주류) 동아리 마이너(비주류) 동아리로 구분하고는 한다.

확실히 [검심]은 학년 당 7~8명 정도로 동아리가 큰 편은 아니었다.


"지금은 검을 놓았지만 현역 때는 한창 검을 사용했던 만큼 기꺼이 [검심]의 지도교수를 하기로 해 벌써 4년째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간 자율에 맡겼지만 내심 신경을 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고된 훈련 중에 가는 첫 여행인 만큼 별 탈 없이 놀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학교 생활 중 몇 없는 여행이 될테니까요. 그럼 잘 놀다 오십시오."


짝짝짝. 박수와 함께 교수님이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굳이 배웅을 위해 이런 곳 까지 행차를 했어야 했나...


그 때 김제열 교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박수를 치며 계속해서 마주봤지만 그것은 실수였다.

순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얼얼한 기운이 머리 전체로 퍼져나갔다.


<눈을 피해라! 저건 마나의 이능이다.>


이능..?


세르비아의 말에 따라 곧바로 눈을 깔아버렸다.

그러자 머릿속을 헤집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무슨 일이야?>


<아무래도 권능을 사용한 것 같은데.... 이 몸의 피의 이능이 권능의 행사를 거부하면서 생긴 일이다. 아마 저쪽도 타격이 어느정도 있을것이야.>


다시금 조심히 눈을 올려 김제열 교수가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교수는 떠난 상태였다. 방금 그건 도대체 뭐였지?


<나를 공격한건가?>


<그렇다기 보다는 네놈의 정보를 보려고 하는 느낌이더군. 이 몸의 적안(赤眼)과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나.>


[열람]!


그는 내게 [열람]의 권능을 시도했다.

타인의 이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권능을 내게 시도한 것이다.

피의 이능에 의해 무위로 돌아갔지만 실패했다는 것에 대해 그가 더 잘 알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나에게 시도한거지?'


애초에 이곳까지 온 이유가 이런 것이었나?

근데 나에게 쓸 이유라도? 피의 이능에 대해 알고 있는것인가?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쉽사리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아마 부산에 있는 내내 이것으로 골치 아파 질듯 했다.


---------------------------------------


김제열 교수는 살짝 띵한 머리를 붙잡고 학교로 이동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권능이 실패했을 때의 부작용이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수도 없이 많이 [열람]의 권능을 사용해 왔고 실패한 경험도 다수 있었다.

하지만 상급 영웅에 오른 뒤로는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그것은 실패하는 조건이 단순했기 때문이었다.


"이능의 격(格)이 나보다 높을 것....."


단순히 말하면 자신보다 이능 수치가 높은 대상에 한해서는 [열람]의 권능이 발휘되지 않는다.

오직 자신보다 낮은 격(格)에 대해서만 권능이 발휘가 된다.


"나보다 이능 수치가 높다고..?"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아무리 생도 중 높다고 하는 '김상우'도 2천 초반대.

김상우보다 빨리 개안해서 죽을 힘을 다해 수련했다 치더라도 3천의 벽은 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재혁의 경우에는 이능 수치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상 생도 수준에서 그가 권능을 발휘못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실제로 김상우나 이현서 같은 최상위 수준의 생도도 다 시도해 본 일이다.

당연히 실패한 일은 없었다.


문득. 김제열 교수에게 하나의 가설이 떠올랐다.

지금껏 관측된적이 없었지만 항상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을 품어왔던 가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권능이 실패한 것도 이해가 간다.


"재능..."


[권능]을 무효화 시키는 재능.

혹은 마나의 이능을 무(無)로 돌리는 재능.

충분히 그러한 재능이 존재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혹시 그러한 재능을 숨겨 왔던 것인가.."


그것 말고는 설명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필시 그는 지금껏 재능을 숨겨왔던 것이다.


이 가설을 세우자 이능 수치가 0에 가깝게 측정된 것도 이해가 된다.

마나의 이능을 무(無)로 돌릴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돌아오면 따로 면담이라도 해봐야 겠군."


우선 가설을 보고서로 작성할 생각을 하면서 김제열 교수는 아픈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


해운대에 도착하여 해변에서 놀고, 수영도 하고, 밤에는 게임도 하다보니 순식간에 일요일 새벽이 되어있었다.

물론 나는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왠만하면 노는 무리에서 빠져있기도 했고 그것보다도 [열람]에 대한 생각에 깊게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열람]에 대해 알려진 바로는 사용 주기(쿨타임)이 상당히 길다는 것이다.

굳이 그런 디메리트를 감수하고서라도 나에게 쓰려고 했다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쨌든 벌어진 일.

웃어넘기고 싶지만 권능이 실패로 돌아갔으니 시전자에게도 타격이 갔을것이다.

문제는 그에 대한 변명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는 점이었다.


'미친 척 하고 다 밝혀볼까..'


물론 그 전에 세르비아가 막아서겠지만.

최악의 경우 김제열 교수님을 죽여버릴 수도 있다.

당연히 그것만큼은 피해야한다...


모두들 잠자는 새벽.

유난히 밝은 보름달이 눈에 띄어 잠깐 밖에 나왔다.

약간 쌀쌀한 공기를 쐬니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어디가"


히익.


놀란 가슴을 붙잡고 뒤돌아보자 그저께 대련했던 차림 그대로의 이현서가 서있었다.

온몸이 검은색으로 뒤덮인 체육복 차림이라 눈에 띄지 않았나보다.

아니면 생각에 잠겨 못알아챘을 수도 있고.


"아..아무데도?"


"........."


정말로 아무데도 갈 생각이 없었다...

이현서는 나를 빤히 보더니 펜션 난간에 걸터 앉았다.


"안 자?"


"너는요...?"


"네가 나가길래 따라와봤어."


아니.. 대체 왜?


내가 말은 안하자 대화는 중단되었다.

전의 대련하러 갈 때 그 어색했던 기억이 다시금 폴폴 떠올랐다.


보름달이 오른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지려던 찰나.

이현서가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너 말인데.. 왜 실력을 숨기는거야?"


"딱히 숨긴적은.."


아무도 나에게 검을 써보라고 한 적이 없었을 뿐이다.

권능 [염력]이나 더욱 갈고 닦으라는 말 뿐이었지.


"그럼 그 때 그 대련은.. 아니 그 때 그 능력은 뭐였는데?"


"그건..."


위이이이이이이이잉


대화는 끊겼다.

우리는 갑작스레 울려퍼진 소리에 더 이상 말할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결코 이곳에서 들려서는 안될 사이렌 소리였기 때문이다.


치지지직


그리고 그 직후 도시 전체로 울려퍼지는 듯한 방송이 사이렌과 함께 퍼져나왔다.


"시민 여러분들. 실제 상황입니다. 당장 해운대에서 벗어나 최대한 내륙쪽으로 대피해주십시오. 12:51분 포탈이 해운대 상공에서 확인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뭐야..."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이렌 소리가 몇가지 있다.


첫번째로는 경찰차나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

이들은 삐뽀 삐뽀나 삐용 삐용 거리며 짧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꽤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이다.

그만큼 알아보기도 쉬운 사이렌 소리이기도 하다.


두번째로는 위잉. 위잉. 위잉. 거리는 사이렌 소리.

이들은 자연재해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시에 울려퍼지는 사이렌 소리다.

주로 지진이 발생했을 시에 들을 수 있으며 보통 얼마 있지 않아 꺼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위이이이이이잉 울리는 사이렌 소리.

이는 살면서 듣지 않는 편이 좋은 소리이다.


괴수가 마나 방벽 내부의 도시 안에 들어왔다는 소리.


영웅이 도달할 때까지 괴수의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다는 소리.


그리고...


지금 울리는 이 사이렌 소리는 우리나라의 14번째 상급괴수가 현재 해운대에 강림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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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023. 체육대회(5) +3 19.04.22 223 5 10쪽
22 022. 체육대회(4) 19.04.21 220 5 10쪽
21 021. 체육대회(3) +2 19.04.19 223 3 10쪽
20 020. 체육대회(2) 19.04.18 228 5 10쪽
19 019. 체육대회(1) +1 19.04.17 274 6 11쪽
18 018. 수습(5) - 1부 完 +2 19.04.14 272 6 10쪽
17 017. 수습(4) +3 19.04.13 275 3 10쪽
16 016. 수습(3) +1 19.04.12 278 3 11쪽
15 015. 수습(2) 19.04.11 293 5 11쪽
14 014. 수습(1) 19.04.10 307 7 11쪽
13 013. 부산 사태(5) +1 19.04.09 303 7 11쪽
12 012. 부산 사태(4) 19.04.09 337 7 11쪽
11 011. 부산 사태(3) +1 19.04.08 330 7 10쪽
10 010. 부산 사태(2) +1 19.04.07 357 8 10쪽
» 009. 부산 사태(1) +1 19.04.06 370 6 11쪽
8 008. 동아리(2) 19.04.05 380 9 11쪽
7 007. 동아리(1) +1 19.04.04 369 9 11쪽
6 006. 실기시험(2) +1 19.04.03 397 8 11쪽
5 005. 실기시험(1) +1 19.04.02 469 7 12쪽
4 004. 서포터(2) +2 19.04.01 551 9 12쪽
3 003. 서포터(1) 19.04.01 617 7 11쪽
2 002. 시작 19.04.01 813 9 11쪽
1 001. Prologue +3 19.04.01 1,058 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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