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토디토 님의 서재입니다.

초보자마을 잡화점주인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토디토
작품등록일 :
2022.06.18 07:30
최근연재일 :
2022.07.27 23:58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5,070
추천수 :
33
글자수 :
264,787

작성
22.07.07 14:02
조회
52
추천
0
글자
13쪽

훈련은 참되다

DUMMY

“반갑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검술 교관을 맡게 된 현제라고 한다.”


현제의 앞에는 다이크를 비롯해서 급하게 징집된 22명의 마을 주민들이 모여있었다. 현제, 도철과 함께 오크들을 막아섰던 이들 뿐만 아니라 나머지도 마을을 오며가며 마주친 적이 있는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왠지 기분 좋아보이지 않수?”


“옛 생각이 나겠지. 우리 중에 제대로 대사마 직을 수행한 건 현제 뿐이잖냐”


“지도 제대로 혔는디유”


도철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단우는 그가 병사들과 술이나 퍼마시러 다니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자리를 지킨적조차 별로 없는 자신보다는 나은 것이긴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각설하고 바로 실력 점검과 병력 편제로 들어가겠다. 전원 잡화점에서 최하급 포션 한병을 받아온다. 제대로 물약이 담겨있는 포션은 1개 밖에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서둘러라. 늦게 돌아올수록 불이익이 있을거다.”


갑자기 내려진 명령에 일동은 순간 당황했지만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이크가 현제의 말이 끝나자마자 잡화점으로 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간단한 구보 느낌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는 점점 올랐다. 잠시 후에는 모두가 잡화점을 향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었다.




“허억 허억”


어느정도 예상 됐듯이 가장 먼저 포션을 받아온 사람은 다이크였다. 그는 거친 숨을 고르며 포션을 내려놓았다. 마을에서 체력이 좋은편에 속하는 그였지만 근래들어 이런 뜀박질을 해볼일이 없었다. 다이크는 아직 두번째 사람조차 보이지 않은 것을 보고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려 했다.




“으악”


하지만 현제는 그런 다이크를 쉬게 해 줄 생각이 없었다. 다이크는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던 돌멩이를 보며 돌에 맞은 부위를 문질렀다. 돌이 날아온 방향에는 현제가 서 있었다. 현제는 돌을 숨기지도 않고 갈무리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었다.


“불합격”


딱 딱 딱


그 뒤로도 하나 둘 포션병을 얻지 못한 이들이 돌아와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그들을 향해 돌멩이가 날아왔다. 결국 22명이 모두 돌아 왔지만 현제의 돌멩이를 피한 이는 한명도 없었다.


단우는 단체로 머리를 문지르고 있는 일행들 앞으로 한발 나섰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라고는 일주일 뿐이다. 일주일 뒤면 광산 토벌이 진행될거야. 지금 자신들을 돌아보길 바란다. 잡화점을 한번 뛰어갔다 온 것 만으로 숨을 헐떡이질 않나. 가볍게 던진 돌하나를 못피하질 않나.”


병사들은 단우의 말에 한마디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참을 수가 없어? 함께 하고 싶어? 아무런 준비 없는 용기를 객기라고 한다더군”


다이크는 단우의 말이 자신을 콕 집어내는 것만 같아 얼굴이 달아올랐다.


“시간이 없는 만큼 훈련은 죽도록 힘들거다. 방금 같은 뜀박질 따위 훈련이라고 할 수도 없어. 지금이라도 빠지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고 말해. 토벌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단우가 토벌이라고 말했지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병사들 사이에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마을에서 벌어진 참혹한 현장에 분노와 의기를 앞세워 다이크를 따라오긴 했지만 막상 직접 몸을 움직여보니 자신들은 너무나 부족했다. 심지어 그걸 느끼게 한 것은 한 차례의 달리기였다. 하지만 누구하나 손을 들고 앞으로 나서는 이는 없었다. 그들이 느끼는 자신들에 대한 실망 따위보다 영주를 향한 분노가 더욱 컸다.


“저희도 저희가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아가진 않을 겁니다.”


동료들의 눈빛을 확인한 다이크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단우는 병사들이 자신의 생각보다도 굳건한 마음가짐을 가진 것을 확인하고는 조금 마음이 놓였다.


“일주일이다. 일주일 밖에 안되는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훈련을 할 거야. 잠이 부족할 수도 있고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겠지.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래봐야 일주일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일주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버틸 수 있을거야.”


단우는 이 말을 끝으로 돌아서며 현제를 바라보았다. 다시 훈련을 시작할 시간이었다.


“오늘은 오로지 체력훈련만을 진행한다. 훈련 방식은 방금 전과 완전히 동일하다. 잡화점에 가서가장 먼저 포션을 가져오는 것 이것이 오늘의 목표다. 하지만 지금 너희들의 체력으론 제대로된 체력훈련을 한 시간도 유지할 수가 없다. 원래대로라면 매일매일 나눠서 꾸준히 체력을 증진시켜야겠지만 알다시피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현제는 그 말과 함께 다이크가 가져온 포션병을 앞으로 내밀었다.


“우리는 포션으로 그 시간을 단축한다. 아까 늦게 들어올수록 불이익이 주어질거라 했던 말 기억들 하고있나? 포션은 먼저 들어온 순서대로 나눠 마신다. 늦게 들어올수록 포션을 먹지 못 할 확률이 높아지겠지. 다이크”


현제는 포션병을 다이크에게 건넸다.


“자네부터 마시고 다음 주자에게 넘기도록”


다이크는 포션병을 잠깐 바라보고는 병을 열지도 않은 채 자신의 다음으로 들어온 피터에게 넘겨주었다.


“나는 아직 버틸만 해. 나머지들끼리 나눠마셔”


현제는 흥미로운 눈으로 다이크를 바라봤다. 전부터 느낀거지만 그저 작은 마을의 청년치고는 꽤나 용기 있고 행동력이 강했다. 더구나 가끔 보여주는 모습에서 우두머리의 면모가 느껴지기도 했다.


다이크에게 포션병을 넘겨받은 피터는 자신도 질 수 없다는 듯이 그대로 병을 넘겼다. 그렇게 몇번을 더 병이 열리지 않은 채 넘겨지고 나서야 포션이 사용되기 시작되었고 희한하게도 가장 늦게 들어온 챈들러가 가장 많은 양의 포션을 마실 수 있었다.


챈들러는 순식간에 힘들고 숨차던 것이 사라지자 깜짝 놀랐다. 제대로 된 포션을 마셔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것은 여기있는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최하급 포션에 붙어있는 작은 부과효과에 불과했지만 밝히기도 민망할 정도로 낮은 레벨의 그들에게는 엄청난 효과를 보였다.


“뭐 이것도 나름대로 좋은 분배겠지. 하지만 언제까지 여유를 부릴 수 있을 지는 모르겠군. 다들 다시 한 번 잡화점까지 뛰어갔다 온다. 이번엔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부터 출발한다. 다음 주자는 속으로 열을 세고 출발하도록.”


다이크는 현제가 체력이 모자란 사람들도 순위권을 노릴 수 있는 훈련방식을 취하자 약간은 당황했다. 이대로라면 이번에는 양보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질 포션이 없을 수도 있었다. 남들보다 체력이 좀 좋다고는 하나 그도 훈련을 받거나 한 사람은 아니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체력훈련을 포션없이 버텨낼 재간은 없었다. 하지만 다이크는 이내 잡생각을 지워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현제와 도철이 오크들을 상대하는 것을 지켜본 그였다. 요령 따위 없어도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그들이 자신을 가장 빨리 강하게 만들어줄 거란 것을 믿었다.


“우웩”


“으 나가서 토해요!”


모니카는 단우에게 들은대로 잡화점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에게 포션을 나눠주고 있었다. 포션을 준 횟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잡화점을 들르는 병사들의 몰골이 무너지고 있었다. 이제는 대부분의 병사들이 잡화점에 들어오면서 헛구역질부터 하고 있었다. 전 인원이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포션을 넉넉하게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현제의 훈련방식을 깨달아버린 병사들이 달리기에서 순위권에 들때마다 놓치지 않고 포션을 많이 마셔 버렸기에 이제는 한 번 왕복 할때마다 포션을 마실 수 있는 병사들의 수도 점점 줄어갔다.


“그런데 이런식의 훈련이 효과가 있나?”


“체력을 늘리시려는 거겠죠. 모든 훈련의 기초는 체력이니까요?”


에녹이 모니카에게 체력에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지만 모니카는 시큰둥했다. 모니카가 궁금해 하하는 것 체력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로니디나의 시스템속에서 반복훈련으로 체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었다.


“결국 레벨업 없이는 강해질 수 없을텐데”


분명 특정 행동의 반복으로 능력치가 조금 오를 수 있는 것은 맞았다. 하지만 그것이 레벨업이 가져다 주는 능력치 상승에 비하면 너무나 미미한데다 체력은 힘이나 민첩처럼 눈에 띄게 강함을 느낄 수 있는 능력치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모니카가 유저이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한 부분에 불과했다. 유저들은 모든 능력치를 수치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다. 가장 쉽게 자신의 능력을 파악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고 로디니아를 게임으로 접근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엔피씨들은 상태창 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를 직접 느끼는 것으로 자신의 능력치를 파악하는 편이기에 알고 있었다. 상태창에는 표시되지 않는 능력치들이 있다는 것을. 이런 식의 기초훈련들은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능력 자체를 상승시켜 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능력들이 레벨업을 통한 능력치 상승을 압도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니카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단우도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어차피 지금 당장 병사들이 몬스터를 때려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체력훈련을 병행하는 것이었다.


병사들이 쓰러져 가고 있는곳은 잡화점 뿐이 아니었다. 오히려 검술교육관에서는 비명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딱 딱

“으악”


“이젠 날아오는 걸 알면서도 못 피하면 어쩌자는 거야”




현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헉헉대며 들어오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계속해서 돌을 던져댔다. 이제는 모두가 언제쯤 돌이 날아 올거란 것을 알면서도 돌을 피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빠르게 던지는 것이 아닌데도 피해야겠다 생각할 때 쯤엔 이미 돌을 얻어맞은 뒤였다.




“오”


현제가 던진 돌에서 처음으로 다른 소리가 들렸다. 현제가 바라보는 방향에는 피터가 서있었다. 그가 얼떨결에 들어올린 팔이 돌을 막아낸 것이었다.


“합격. 자네는 팽배수로 배정되었네. 도철아 팽배 좀 가저오거라”


“정말입니까?”


현제는 아직도 얼떨떨해 하고 있는 피터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우와아아아아”


피터는 더 이상 달리지 않고 병과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기쁨과 처음으로 다이크보다 앞섰다는 성취감에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피해야 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아야야.. 말하는데 던지십니까···”


한발 늦게 들어온 다이크가 억울하다는 듯이 반론을 제기했지만 현제는 대답을 해주기에 앞서 돌을 던져 다이크의 머리를 맞추어 버렸다.


“피하는 것 좋지. 가장 완벽하게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근데 피하지 못할 돌을 피해보겠다고 머리를 몇 대를 얻어맞았는지 기억은 나는가?”


다이크는 횟수를 세아려보려 했지만 이미 너무나 많이 얻어맞아 기억도 제대로 나질 않았다.


“다른 곳은 몰라도 머리, 아니 목 위로는 공격을 허용해서는 안되는 부분이야. 이게 돌이 아니라 화살이었다면 피터는 팔을 못쓰게 되었겠지만 자넨 죽었어.”


다이크는 분한 표정으로 피터를 바라봤지만 현제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에 조용히 다시 달리기를 준비했다. 자신이 좀 더 앞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피터는 마을에서 자신이 경쟁심을 느끼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것은 피터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힘없이 돌아서는 다이크를 바라보는 피터의 모습에도 작게 미소가 보였다.


“옛다.”


피터는 도철이 던진 팽배를 받아들고 나서야 그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손잡이가 달린 지름 1미터 정도의 나무로 된 라운드 쉴드였다.


“감사합니다.”


단우형제가 직접 만든 투박한 나무 방패였지만 피터는 그것만으로도 감격했다. 영주 때문에 기사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깎여 나갔다고는 하나 그래도 젊은 남자들에게 기사란 어느정도 선망의 대상이었다. 멋들어진 모습은 아닐지라도 처음으로 쥐어본 방패는 어느새 전장에서 활약하는 자신을 상상하게 했다.


“저는 이제 무엇을 하면 될까요?”


현제는 이번에도 포션병을 나눠먹고 달릴 준비를 하는 병사들을 바라보다가 피터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뭘 하냐니? 너 그러다 포션 못 마시겠다. 안뛰고 뭐해?”


“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팽배도 들고 뛰란 소리야. 팽배에도 익숙해 져야지”


“제길···.”


피터는 한순간에 손에든 방패가 원망스러워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보자마을 잡화점주인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 린든빌 마을-13 22.07.27 33 0 11쪽
50 린든빌 마을-12 22.07.26 25 0 12쪽
49 린든빌 마을-11 22.07.25 40 0 12쪽
48 린든빌 마을-10 22.07.24 30 0 15쪽
47 린든빌 마을-9 22.07.23 30 0 12쪽
46 린든빌 마을-8 22.07.22 34 0 14쪽
45 린든빌 마을-7 22.07.21 31 0 12쪽
44 린든빌 마을-6 22.07.20 32 0 14쪽
43 린든빌 마을-5 22.07.19 30 0 12쪽
42 린든빌 마을-4 22.07.18 30 0 15쪽
41 린든빌 마을-3 22.07.16 37 0 14쪽
40 린든빈 마을-2 22.07.15 41 0 14쪽
39 린든빌 마을 22.07.14 44 0 13쪽
38 훈련은 참되다-6 22.07.13 40 0 13쪽
37 훈련은 참되다-5 22.07.12 48 0 12쪽
36 훈련은 참되다-4 22.07.11 42 0 13쪽
35 훈련은 참되다-3 22.07.10 49 0 13쪽
34 훈련은 참되다-2 22.07.09 45 0 12쪽
» 훈련은 참되다 22.07.07 53 0 13쪽
32 반란군이 되다-7 22.07.06 51 0 11쪽
31 반란군이 되다-6 22.07.05 49 0 12쪽
30 반란군이 되다-5 22.07.04 54 0 12쪽
29 반란군이 되다-4 22.07.03 53 0 12쪽
28 반란군이 되다-3 22.07.02 60 0 11쪽
27 반란군이 되다-2 22.07.01 58 0 11쪽
26 반란군이 되다 22.06.30 68 0 14쪽
25 광부가 되다-8 22.06.29 77 0 12쪽
24 광부가 되다-7 22.06.28 74 0 12쪽
23 광부가 되다-6 22.06.27 75 0 11쪽
22 광부가 되다-5 22.06.26 75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