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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토디토 님의 서재입니다.

초보자마을 잡화점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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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디토
작품등록일 :
2022.06.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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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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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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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훈련은 참되다-5

DUMMY

“어··· 밥은 먹었니?”


끄덕


“먹었구나··· 교회는 지낼만 하고?”


끄덕


“그래··· 지낼 만 하구나”


단우는 눈 앞의 예쁘장한 아이를 바라보며 살면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단우는 문을 열기도 전부터 셀레나를 데리고 잡화점 앞에서 기다리던 레이첼을 떠올렸다.


“교구에 좀 다녀와야겠어요”


“아르단을 가겠다고? 지금? 토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무슨소릴 하는거야.”


알트란에서 레이첼이 몸을 담고 있는 에우메니스 교단의 교구라 하면 수도인 아르단에 있는 것이 가장 유명했다. 알트란에 있는 교단 중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르단에 있는 대교구 또한 굉장히 영향력이 있었다.


하지만 아르단이라면 쿠란에서 가는데만 사흘은 족히 걸렸다. 그것도 단우처럼 쉬지 않고 이동할만한 체력을 가진 경우에나 해당하는 말이지 레이첼 같은 사제들이 다녀오려면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 터였다.


실제로 레이첼이 한번 아르단에 갔다 오려면 보름정도의 일정을 잡았다. 아르단에서 해야할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동에 걸리는 일들이 많았다.


“당신이 아르단으로 가버리면 우리는 사제 한명으로 토벌을 진행해야 돼. 그도 에우메니스 교단이긴 하지만 수련중인 사제에 불과한데다 토벌경험이라곤 없어.”


“토벌 경험은 저도 없어요. 그리고 토벌이 무슨 사제 두명이서 간단하게 해치울 수 있는 일인 줄 알았어요? 토벌대를 치료하기 위한 인원을 제외하고도 사제가 최소 다섯은 있어야 해요.”


단우는 토벌에 사제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단우의 계획으로는 페이튼과 레이첼이 한 개 대를 담당해서 안정만 시켜준다면 그만이었다. 그 이상으로 어떤 사제의 역할이 필요한 지 전혀 알지 못했다.


레이첼의 말대로 토벌에는 꽤나 많은 수의 사제가 필요했다. 단우의 생각 대로 치유마법을 담당할 사제들을 제외하고도 던전을 정화해 몬스터가 더 이상 던전에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물론 정화된 던전은 교단의 세력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단에서 이에 필요한 사제들을 아낌없이 지원하는 편이었다. 이 때문에 던전을 공략하는 토벌대에게 교단의 공적치도 주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쿠란 마을은 그 정도의 사제를 단독으로 지원할만한 크기가 아니었다. 아니 말이 교회지 사실 사제라고는 레이첼 하나뿐이었다.


“그럼 사제들을 요청하기 위해 교구를 가겠다는 거야?”


“가는 김에 사제들을 충원해오긴 하겠지만 그것때문만은 아니에요. 이번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몬스터의 습격으로 다른 교단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요. 특히 이번 습격으로 완전히 무너져버린 마을에 교회를 두고 있던 교단들은 더욱요. 아마도 신탁을 받은 것이겠죠”


“에우메니스 교단도 그것 때문에 바빠졌다는 건가?”


“아뇨. 조금 달라요. 저희는 오히려 별다른 신탁이 없었거든요. 그게 여신님의 뜻이라면 그대로 따르는 것이 옳겠지만...”


레이첼이 말끝을 흐렸지만 단우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지 알 것만 같았다. 교단은 자신들이 믿고 따르는 여신의 뜻에 반하는 일일지라도 자신들의 세력이 줄어드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가만히 있으라는 신탁이 내려온 것이라면 모를까 신탁을 내리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뜻을 표현했다면 그들은 더더욱 거칠 것이 없었다.


“사정은 알겠지만 그렇게 되면 토벌 일정까지 돌아오질 못할 텐데 사제를 데려온들 무슨 소용이겠어. 토벌일정을 미루기라도 해야하는건가”


“아까부터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르단까지 갔다 오는게 아니에요. 레데일 교구에 다녀올거에요. 레데일이라면 이 근방에서 파견가능한 사제가 가장 많고 아르단 대교구와 왕래도 잦으니까요”


그제서야 단우는 조금 안심했다. 레데일이라면 버나튼에서 하루 정도만 더 가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의 마을 이었다. 레이첼과 사제들이라 하더라도 토벌이 시작되기 전에 충분히 쿠란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휴··· 말을 똑바로 해야할 거 아냐. 놀랬잖아. 근데 그거 말해주려고 이 새벽부터 여기까지 온 거야? 그냥 알아서 다녀오면 될 것을”


“자기가 오해해 놓고 왜 나한테 난리에요. 그보다 다녀올 동안 셀레나를 좀 맡아주세요”


단우는 그제서야 레이첼의 뒤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셀레나에게 시선이 닿았다. 레이첼은 이번 레데일까지의 여정이 빠듯하게 이루어 질 것이라 예상해서 어린 셀레나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뭐? 내··· 내가 셀레나를 어떻게 봐. 잠깐 돌봐줄 만한 곳은 많잖아. 밥값이 필요한거면 내가 도와줄게. 나는 아이를 상대해 본 적이 없단 말야.”


“이 조그마한 아이가 먹어봐야 얼마나 먹는다고 밥값 타령이에요. 그게 아니라···”


레이첼은 뒷말을 하려다 셀레나를 잠깐 처다보고는 굳어진 표정으로 단우에게 가까이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이 아이··· 일단은 그 날 죽은 걸로 했어요. 영주가 셀레나를 탐내고 있다는 거 알고 있죠? 혹시 모를 상황에서 지켜줄 사람이 필요해요. 교육관은 아무래도 눈에 띄니까 당신이 좀 지켜줘요. 부탁할게요”


단우는 그제서야 레이첼이 셀레나를 자신들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깨달았다. 잊고 있었지만 셀레나는 영주에게 노예로 끌려가던 것을 자신이 구해준 아이였다.


이제는 부모까지 일어버린 셀레나가 살아있다는 것을 영주가 알게 되면 어떻게 나올지는 뻔한 이야기였다.


“여러모로 처낼 명분이 넘쳐나는 자식이네”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아직 말도 못 구해서 급하거든요. 셀레나 잘 지내고 있을 수 있지?”


끄덕


레이첼은 자신을 향해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셀레나를 보고는 그대로 돌아서지 못하고 셀레나를 한 번 안아주었다. 저녁에 셀레나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긴 했지만 그런 설명보다는 아직 사람의 온기가 더욱 도움이 될 나이였다.


어미를 잃은 지 얼마 되지않아 조금이나마 기댈 사람이라곤 자신 밖에 없을 아이가 아무래도 걱정이 되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올 테니 걱정 마. 딱 네 밤 만 자고 일어나면 돌아올게”


“버나튼에서 마차를 구하는게 낫지 않아? 여기서 버나튼 까지는 길이 좋지 않아서 걸어가는 게 더 빠를 텐데”


단우의 말대로 쿠란에 버나튼 까지는 길이 나 있기는 하지만 잘 정비되어있는 것이 아니라서 마차가 다니기 어려웠다. 바퀴가 상하지 않을 만한 속도로 가려면 되려 걷는 것 보다 한참이 느렸다.


“누가 마차를 타고간데요. 그럴 만한 일정이었으면 셀레나도 데려갔죠”


“그럼 말을 뭐하러 구해”


“뭐하러 구하긴요. 타고 가려 그러죠”


“말 탈 줄 알아?”


“교구에서 어지간히 불러대야죠. 한 번 배워놓으니까 별로 어렵지도 않던데요 뭘”


레이첼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말과의 교감도 필요할 뿐 아니라 체력도 어지간히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사제계열 일지라도 그만큼 레이첼의 레벨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단우는 때마침 창고에서 돌아오는 에녹을 불렀다.


“에녹 미안한데 말 좀 다시 데려와 줄래? 내 말 타고 갔다 와. 저번에 보니 체력이 좋더라고”


“말이 있었어요?”


“버나튼 영주한테서 받았어”


레이첼은 에녹이 데려온 말을 살펴보더니 금새 말을 쓰다듬으며 단우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죠?”


“이름? 그런 건 못들었는데··· 다녀오면서 당신이 지어줘”


단우는 에녹을 바라봤지만 에녹도 이름을 모르는 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고마워요. 그럼 다녀올게요”


레이첼이 말을 받아들고 입구로 향하자 단우는 잡화점으로 들어가는 에녹과 셀레나를 보며 작게 말했다.


“어휴··· 일주일은 사료 걱정 안해도 되겠네”


며칠 간 말을 돌보며 느낀 점은 하나였다. 던컨에게 받은 말은 밥을 너무 많이 처먹었다.




끼이이이익 딸랑


“어··· 어서오세요!!”


단우는 셀레나와의 숨막히는 상황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소리가 너무나 고마웠다. 지금 들어오는 손님에게는 무조건 2할을 깎아주겠다고 다짐했다.


“물품은 준비 됐나요?”


위기의 순간 단우를 구원한 이는 다름아닌 테드였다. 단우는 독약을 받으러 온 테드를 발견하고는 조금 전의 다짐은 머리에서 지웠다. 잔금의 2할이면 10골드가 넘는 돈이었다.


“창고에 1000개 준비되어있습니다. 개수부터 세아려 보시겠어요?”


“아닙니다. 창고는 어디 있나요 마차를 미리 옮겨 놔야해서요”


“에녹 창고 좀 안내해드려”


“밖에 마부가 기다리고 있으니 데리고 가주시면 됩니다.”


단우가 창고를 안내해주기 위해 에녹을 부르자 테드는 밖에서 기다리는 마부에게 상황을 알려주었다. 한번에 1000개나 되는 독약을 구매할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테드는 꽤나 능력있는 상인인 듯 했다.


“잔금은 63골드 되겠습니다.”


“여깄습니다.”


“손님 이건 70골드 인데요. 지난번에 계약금을 7골드를 먼저 주셔서 63골드만 주시면 됩니다.”


에녹이 잡화점을 나서고 단우가 잔금을 요구하자 테드는 미리 준비해왔는지 금화가 들어있는 자루를 내려놓았다. 하지만 자루 안에는 지난 번 미리 지불한 계약금을 포함한 금액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단우는 7골드를 꺼내어 돌려주려고 했다.


단우는 능력있는 상인이라고 생각했던 테드가 이런 기본적인 것을 놓쳤다는 것이 조금 의아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테드의 대답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1000개 더 준비해주세요”


“네?”


“이번에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서요. 일주일 뒤까지 준비해주세요”


단우는 갑작스런 추가 주문에 잠시 당황했다. 이 정도의 수량을 구매해 가는 것은 분명 자신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 판매를 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초기물량을 판매해보고 어느정도 수요가 있는지는 확인하고 추가주문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아직 팔아보지도 않으셨는데 이렇게 많은 양을 또 주문하시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뭐 세세한 이유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건 무조건 팔린다는 상인의 분석이랄까요? 이미 밤바그 독약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것도 마음에 들구요”


단우는 자세한 이야기를 피하려는 테드를 보고는 자신이 약간 무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보면 상인에게 영업비밀을 묻는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기왕 이렇게 되버린김에 단우는 자신의 궁금증을 모두 풀어버리기로 했다.


“하지만 최하급 독약을 필요로 할 만한 마을들이 많이 무너진 걸로 알고 있는데요”


“오히려 그래서 더욱 많은 수요가 생길 겁니다.”


단우는 테드의 대답을 듣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테드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레이첼이 말한 교단의 움직임과 테드의 말이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명확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크들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이 있을지도 모른다.


“계약금은 없는걸로 하고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단우는 테드의 말을 정확히 이해했지만 굳이 자루에서 7골드를 꺼내어 테드에게 돌려주었다. 자신의 무례함에 대한 사죄라거나 대량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에 대한 서비스 따위는 아니었다.


“일주일 뒤에 잡화점에 오시면 가져가실 수 있도록 수량은 1000개 넉넉히 준비해 두겠습니다.”


“무슨일이 있나 보군요”


달리 이상한 점이 있는 말은 아니었지만 테드는 단우의 표정에서 무언가를 느꼈는지 그 의미를 물었지만 단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테드는 자신이 했던 대답을 그대로 따라하는 단우에게 작게 미소지어 보이고는 잡화점을 나섰다. 단우는 잡화점을 떠나는 테드에게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일주일 뒤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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