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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토디토 님의 서재입니다.

초보자마을 잡화점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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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디토
작품등록일 :
2022.06.18 07:30
최근연재일 :
2022.07.2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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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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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광부가 되다-8

DUMMY

“그러니까 이 붉은 빛을 띄는 액체가 최하급 독약이란 거에요?”


“그래 꽤 진하게 만들었는데 최하급 밖에 안 나오더라”


모니카의 질문은 그런 뜻이 아니었지만 단우는 비상을 최대한 많이 우렸는데도 최하급 밖에 되지 않는 등급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아마 사장님 용독술 레벨이 너무 낮아서 그럴거에요. 제조하는 방법에 따라 그대로 독성이 결정되면 다들 극독만 들고 다닐 테니까”


모니카의 말대로 로디니아는 현실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세상을 구현해낸 만큼 게임을 게임답게 하기위한 장치들이 많았다. 전에 단우가 고전했던 마갑이 그랬고 지금 독약의 등급 또한 그랬다.


“그보다 이건 좀 잘 안 팔릴 것 같은데요?”


“왜? 제조법만 다르지 효능은 기존 거랑 똑같아”


“아니죠. 하나가 더 다르잖아요”


단우는 아무리 독약을 바라봐도 모니카가 무슨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모니카는 아무리 시간을 줘도 단우가 차이를 알아 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걸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색깔이요. 이런 애매한 색깔로는 사람들이 이게 독약인지도 못 알아볼걸요?”


“독은 원래 못 알아보면 못 알아볼수록 좋은 거 아니야?”

“그건··· 그렇긴 하네요.”


모니카는 생각보다 단우의 말이 너무나 합리적이어서 잠시 할말을 잊었으나 이내 자신의 의견을 좀 더 자세하게 피력했다.


“그렇긴 한데 우리가 독약을 몰래 독살하라고 판매하는게 아니잖아요. 몬스터 상대하는 무기에 바를 용도로 판매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사람들이 ‘아 이건 독약이다. 강력한 독약이야’ 라고 떠오르게 하는게 좋다 이 말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데”


모니카는 잡화점 구석에서 한참을 뒤적이더니 웬 염료 하나를 찾아냈다. 아직 아무도 사 가는 걸 본적은 없었지만 단우의 잡화점은 포션 이외에도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모니카는 포션병을 뚜껑을 열고서는 손에 든 염료를 붓기 시작했다. 염료가 섞이면 섞일수록 독약은 진한 녹색 빛으로 변해갔다.


“역시 독약은 녹색이죠”


“독약이 왜 녹색이야? 보라색이면 모를까”


“보라색요? 보라색도 좀 독스러운 색이긴 한데 그래도 독하면 녹색이 제일 대표적이니까”


근래의 게임에서 독이 녹색으로 표현되는 것은 과거에 비소가 다량으로 섞여 있었던 녹색 염료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었지만 단우가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하지만 모니카도 그 사실을 알고 녹색 염료를 가져온 것은 아니었기에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지는 못했다.


“저도 잘 모르지만 요즘 사람들은 녹색 포션 병 하면 바로 독약을 떠올려요. 병에 해골 문양까지 그려 주면 더 완벽하죠.”

단우는 아직도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장사에 있어서는 자신보다 월등한 능력을 보여주는 모니카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염료를 약간만 첨가해도 녹색이 만들어졌기에 염료 가격에 부담을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제조법은 원가가 얼마나 돼요?”


녹색으로 변한 독약병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던 모니카가 단우에게 가장 중요한 점을 물었다. 애초에 [용독술]이 제시하는 제조법을 무시하고 다른 방식으로 독을 제조하게 된 이유가 원가절감이었다.


“원가라··· 이게 내가 던전에서 직접 캐 온거라 가격을 매기기가 애매한데”


“정말 던전을 가셨던 거에요? 원재료를 던전에서 얻어야 하는거면 생각보다 원가가 높아질 수도 있겠는데요. 사장님 혼자 던전을 왔다갔다 하는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모니카의 말대로였다. 심지어 람멜스 광산은 쿠란 마을에서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던전이었다. 이번에야 자신이 직접 다녀왔지만 매번 이런 식으로 재료를 구해올 수는 없었다.


“그건 힘들지.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다녀올 데가 있어. 어쩌면 이걸로 우리 잡화점의 운명이 결정 될지도 몰라. 힘든 일이겠지만 포기할 수는 없겠지. 너무 걱정하진 마. 신께서 우릴 보살필테니···”


모니카는 진지한 표정으로 헛소리를 늘어놓으며 잡화점을 빠져나가려는 단우를 멍하니 바라봤다. 아마도 또 다시 자신에게 잡화점을 부탁하는 것이 미안해서 저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덜 불편한 모양이었다.


“됐으니까 그냥 다녀오세요. 일단 돈부터 벌고 보자구요”


“하하··· 오늘도 부탁 좀 할게. 이것만 해결되면 알바도 좀 쓰고 하자구. 조금만 참아”


“괜찮아요. 별로 힘든 일도 아닌데요 뭘. 마감 전에는 오실 거에요?”


“잘 모르겠어. 너무 늦는다 싶으면 그냥 일찍 가게 문 닫고 먼저 들어가”


끼이이익 딸랑


그렇게 단우가 나간 문을 바라보던 모니카는 테이블에 올려진 독약을 치우고는 간단하게 가게를 정리하다가 문득 자신들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리곤 살짝 당황했다.


“누가 보면···. 부부인 줄 알겠는데?”




“자이언트 웜을 처치한 보상을 받으러 왔습니다.”


단우는 버나튼 마을에 와 있었다. 벨라의 설명대로 서쪽 입구에 도착한 그는 처음 와보는 마을의 낯선 풍경에 잠시 걱정했지만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지 않게 한스를 찾아낼 수 있었다.


“아 오전에 다녀가신 모험가 분들이 말씀하셨던 일행분이신가 보군요”


아마도 아침 일찍 케인일행이 보상을 받기 위해 다녀간 모양이었다.


“따라오시죠. 영주님께서 직접 보상을 내려주실 겁니다.”


한스를 따라 성으로 향하는 사이 단우는 버나튼 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다. 쿠란 마을보다 그리 큰 규모의 마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훨씬 많은 모험가들이 버나튼을 이용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몬스터들이 넘쳐나는 브리든 산맥과의 접근성이 쿠란마을 보다는 훨씬 나았기 때문에 초보티를 벗은 모험가들이 모여들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며 걸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단우는 영주의 성에 도착했다. 한스는 안내에 따라 복도에서 잠시 기다리던 단우는 곧이어 영주를 직접 대면할 수 있었다. 단순히 몬스터 하나 처치한 것 치고는 꽤나 후한 처사에 단우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쉽게 얻어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네가 단우인가?”


“저를 아십니까?”


단우는 만나자마자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영주를 보고 당황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한스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전에 들렀던 케인이라는 자가 자네가 올 거라고 언질을 주고 갔네. 자이언트 웜을 처치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더군”


아마도 케인이 오전에 보상을 받아가면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좋게 해주고 간 모양이었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꽤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다 같이 합심해서 이룬 결과일 뿐입니다.”


“겸손하군. 우선 마을의 커다란 골칫덩이를 해결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지. 그 녀석 때문에 폐쇄한 갱도만 몇 개인지 모르겠군.”


“도움을 드릴 수 있었다니 다행입니다.”


“내 말로만 감사를 표할수야 없지. 바라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라면 최대한 제공하겠네.”


단우는 잠시 고개를 들어 영주를 바라보았다. 버나튼의 영주는 꽤 건장한 체격을 가진 중년 남자였다. 영주라고 해서 정해진 외모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편적으로 남들이 생각하는 영주의 이미지보다는 기사가 더 어울릴 만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 어쩌면 젊을 적에는 무술을 읽혔을지도 모른다.


단우는 영주가 풍기는 느낌을 보고는 조금 계획을 바꿨다. 괜히 이런 저런 잡다한 소리를 늘어놓느니 그냥 자신이 바라는 바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만 같았다. 왜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유를 답해줄 수는 없었지만 단우의 직감은 이미 그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람멜스 광산 7구역에 대한 소유권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7구역 전체를 말인가? 자네 뭔가 착각을 하고 있나보군. 람멜스는 버나튼 마을 수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광산일세. 자네가 자이언트 웜 좀 해결해 줬다 한들 그 보상으로 내 줄 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야.”


예상대로 영주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영주는 단우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몬스터 처치에 대한 보상으로 광산의 소유권 요구는 과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였다. 평소에 누군가가 자신에게 그런 요구를 했다면 그 자리에서 쫓아 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필요한 것을 잘 생각해보게. 이번에도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다면 이번 일은 없는 걸로 하겠네. 오전에 다녀간 자네 일행들은 준기사의 직위를 얻는다던가 내 무기창고에서 쓸만한 무기들을 얻는 등의 보상을 받아갔네”


영주는 단우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면서 케인 일행이 받아간 보상에 대해 알려줬다. 어느정도의 보상이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해 준 것이었다. 아마도 브란은 기사등급을 얻어서 돌아간 모양이었다. 하지만 단우는 원래의 요구 이외에는 필요한 것이 없었다.


“제가 바라는 것은 7구역 전체에 대한 소유권이 아닙니다. 제가 한 일이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런 커다란 것을 요청 드리겠습니까. 제가 바라는 것은 오직 7구역의 갱도 중에서 자이언트 웜 때문이 아니라 이미 채굴량이 떨어져 폐광되었던 갱도들입니다.”


“폐쇄된 갱도들이라. 그걸 왜 가지려 하는겐가? 자네 말대로 그 곳들은 채굴량이 떨어져 수익을 바라기는 어려운 곳 들일세”


단우는 조금은 호의적으로 돌아온 영주의 태도의 내심 쾌재를 불렀지만 자신의 목적에 대해 그대로 밝힐 수는 없었다. 홍신석이 영주에게 큰 쓸모가 없을지라도 자신이 원한다면 괜히 욕심을 낼지도 모를 일이었다.


“저는 쿠란마을 사람입니다. 아시다시피 7구역은 람멜스 광산중에서도 특이하게 버나튼보다 쿠란에 더 가까이 위치해 있습니다. 7구역이 폐쇄되고 방치되면서 이미 그곳은 몬스터들의 소굴이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그 근처를 지나는 쿠란마을 주민들의 피해가 상당합니다. 저는 갱도를 관리해서 몬스터들이 발을 들일 수 없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자네 모험가가 아니었군. 그래 그렇다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만”


영주는 쿠란마을 주민이라는 말에서 단우가 모험가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단우는 되는대로 둘러댄 말이었지만 영주로 하여금 쿠란 마을의 주민이라면 실제로 그런 고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폐광된 갱도들이 쿠란마을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줄은 몰랐군. 어차피 우리 입장에서도 폐광에 대한 처리는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


영주는 잠시 폐광에 대해 고민했다. 폐광에 대한 소유권을 넘겼을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상정해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거듭 생각해 봐도 자신이 손해볼 것은 없었다.


“좋네. 그렇게 하지. 7구역에서 채굴을 마치고 방치된 갱도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주겠네.”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단우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는 바로 쿠란 마을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그런 단우를 영주가 잠시 불러 세웠다.


“단우라고 했나? 쿠란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버나튼으로 오게.”


영주는 자이언트 웜을 처치한 능력이나 주민들을 생각하는 마음, 폐광이라지만 영주에게 소유권을 얻어낼 수 있는 배포까지 갖춘 단우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단우는 영주를 위해 일 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가벼운 목례로 대답을 대신한 뒤 영주성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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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린든빌 마을-8 22.07.22 26 0 14쪽
45 린든빌 마을-7 22.07.21 24 0 12쪽
44 린든빌 마을-6 22.07.20 28 0 14쪽
43 린든빌 마을-5 22.07.19 25 0 12쪽
42 린든빌 마을-4 22.07.18 25 0 15쪽
41 린든빌 마을-3 22.07.16 31 0 14쪽
40 린든빈 마을-2 22.07.15 33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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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훈련은 참되다-6 22.07.13 34 0 13쪽
37 훈련은 참되다-5 22.07.12 38 0 12쪽
36 훈련은 참되다-4 22.07.11 38 0 13쪽
35 훈련은 참되다-3 22.07.10 44 0 13쪽
34 훈련은 참되다-2 22.07.09 40 0 12쪽
33 훈련은 참되다 22.07.07 44 0 13쪽
32 반란군이 되다-7 22.07.06 48 0 11쪽
31 반란군이 되다-6 22.07.05 43 0 12쪽
30 반란군이 되다-5 22.07.04 49 0 12쪽
29 반란군이 되다-4 22.07.03 50 0 12쪽
28 반란군이 되다-3 22.07.02 57 0 11쪽
27 반란군이 되다-2 22.07.01 52 0 11쪽
26 반란군이 되다 22.06.30 63 0 14쪽
» 광부가 되다-8 22.06.29 71 0 12쪽
24 광부가 되다-7 22.06.28 67 0 12쪽
23 광부가 되다-6 22.06.27 68 0 11쪽
22 광부가 되다-5 22.06.26 7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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