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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귀찮게 좀 하지 마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휴학생P
작품등록일 :
2020.05.14 19:41
최근연재일 :
2022.05.17 09:05
연재수 :
1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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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3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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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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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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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6. 분기점 (1)

안녕하세요~




DUMMY

바닥에서 수십 자루의 얼음의 창들이 솟아올라 그대로 프리드가 있던 곳까지 향했다. 이미 낌새를 눈치 채고 뒤로 빠졌기에 망정이지 끔찍한 꼴을 당할 뻔했다.


‘휴우... 조금만 늦었어도 송송송 뚫렸겠네.’


아마 기도가 아닌 폐를 이용해서 다이렉트로 숨을 쉬게 되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이거 진짜 장난 아니네. 이런 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면서 여태껏 바람만 가지고 논 거였어?”


“보다시피? 정상적인 힘은 아니라서 말이지. 조금만 오래 사용해도 주변은 물론 몸에까지 무리가 와. 원래 정도가 과하면 없는 것보다 못한 법이지.”


그는 단지 주먹을 쥐락펴락 했을 뿐인데도 주위의 대기가 급변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럼에도 무서운 것은 그가 아직 전력의 반도 꺼내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에게서 항상 느껴지는 여분의 여유가 그 사실을 일깨워줬다.


하지만 프리드는 위축되지 않았다.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은 아니었다.


‘내가 만났던 것들은 이거보다 훨씬 괴물 같은 놈들이었는데 뭘...’


새삼 이제 와서 놀라는 것도 우스웠다. 오펜의 마나의 영향이었을까? 그들의 전장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병장기의 모양을 흉내 낸 얼음 조형을 날리던 오펜도 어느 순간부터는 굉장히 원시적인 형태의 얼음 조각들만 날리고 있었다.


펑! 퍼엉!


날아오는 크고 작은 얼음 덩어리들은 생각보다 더 거슬렸다. 일일이 검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기에 접근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가세할게요.”


“아니, 기다려.”


보다 못한 로레인이 나서려고 했으나 프리드가 그녀를 말렸다.


“네가 끼면 저 뒤에 꼬맹이들은 가만히 있겠냐? 특히 저 가운데 놈 보이지? 쟤는 아무리 뜯어봐도 위험한 냄새가 나거든.”


팔짱을 끼고 오펜하임과 자신이 싸우는 걸 그저 관망하는 금발의 애송이. 다른 둘과 달리 별다르게 특정 지을 무장은 없었지만 묘하게 신경이 쓰일 정도로 위화감을 풍겼다.


‘특히 저 회색 눈동자.’


“이봐! 지금 어디에 한눈을 파는 거야!”


그가 마침내 바람의 힘까지 사용하기 시작했다. 바람 길을 타기 시작한 냉기는 그대로 얼음의 폭풍이 되었다. 프리드가 전부 막아내기에는 한층 더 까다로워졌고 서서히 직접적인 타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아, 씨. 따거라. 슬슬 열 받네.”


푹.


그가 새벽을 발치에 꽂아두고 본격적으로 마나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오펜은 어느새 얼음으로 이루어진 검을 조형해 검을 마주하고 있었다.


“결국 내 주위의 공간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으면 적어도 이 폭풍은 제압할 수 있는 거잖아.”


“글쎄. 원하는 대로 흘러갈 수 있을까?”


프리드를 충분히 감쌀 크기의 공간이 붉은 공간이 생겨나더니 그를 감쌌다. 그의 생각이 맞다면 바람이 그의 몸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만 없게 배제하면 되는 부분이었다. 허나 그걸 반증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보라고. 네가 하는 생각을 나라고 못했을까?”


대기 중의 미세한 수분들까지 통제할 수는 없었다. 그는 미세한 물방울들까지 얼려서 얼음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프리드를 중심으로 맹렬하게 회전하는 빙설의 폭풍이 전개됐다.


“자, 어때? 여기까지는 예상했어? 내 기대에 더 부흥해보라고. 겨우 이 정도 수로 무릎을 꿇는다면 재미없어!”


녹지 않는 얼음의 조각들은 그 자체로 무수한 흉기가 된다.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버텨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잘한 상처만 늘고 있었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경화의 마나도 바득바득 긁었다. 이 폭풍이 언제까지고 계속 될 수는 없겠지.’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그때였다. 냉기의 폭풍 속에서 프리드의 팔뚝에 조용히 감겨있던 팔목 보호대가 강렬한 냉기를 뿜어대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또 왜!”


시작의 도시, 필라스에서 한스 영감에게 가장 처음 받았던 선물이었다.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이어지는 보호대. 지금까지는 그저 단말기를 가리는 용도만으로도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만 묘하게 푸르스름한 빛을 띄던 그 친구는 지금에 와서는 완전한 흰색이 되어있었다.


‘생각해보니까 이건 바로 차기만 했었네.’


따로 정보를 확인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았다. 막상 여유로워진 뒤에도 굳이 확인할 생각을 못했었다. 지금은 꽤나 급박한 상황이었기에 서둘러서 떠오르는 창을 눈에 담았다.



=================================

냉기의 온상 改


필라스의 대장장이, 한스가 만들어낸 팔목 보호대.

맨들맨들한 재질이 언뜻 파충류의 비늘 같아 보이기도 하다.

냉기 속에 있다면 스스로를 수복할 수 있다.


+ 냉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을 지녔다.

+ 서리 결정 : 반응없음

=================================


“뭐? 냉기를 빨아들여?”


다소 애매한 설명구가 아닐 수 없었는데 더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이제는 뭐라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론 공부보다는 몸으로 직접!





◎◎◎◎◎






“뭐야? 저 녀석들. 뭔데 저렇게 화려하게 싸워?”


“붉은 쪽은 블레임의 그 루키네. 그런데 건너편은 누구지?”


“제국 측의 실력자 같은데?”


그저 넋을 놓고 지켜볼 정도로 눈을 화려하게 만드는 일전이었다. 딱히 남들의 시선을 신경 안 쓰던 오펜하임이었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다.


아직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월등하게 많았을 냉기의 힘. 대결이 길어지자 그를 알아보는 이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 저거 오펜하임이잖아?”


“무슨 개소리야? 오펜하임은 바람이라고. 저건 누가 봐도 얼음이잖아. 서릿발이 여기까지 날리는데.”


“얼법은 쓰레기 아니었어? 굳이 고르라면 불법이잖아.”


“얼법도 솔직히 저 정도면 여행자 최상위일걸.”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었다. 냉기를 너무나도 익숙하게 다루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다. 한켠에서 열심히 싸우던 블레임의 여행자들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맙소사.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진짜 오펜하임이잖아?”


“그런데 왜 저렇게 싸우는지 모르겠네. 저거, 죽이려는 싸움은 아니야.”


살의가 배제되었다는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파괴적인 수의 교환이 이어졌다. 루아리나 벰벨도 어느새 대열에 합류해서 대결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때? 내 감. 아직 죽지 않았지?”


상대가 그 오펜하임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그는 충분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칫, 진짜였네요. 이번에는 인정할게요.”


“...”





◎◎◎◎◎





프리드는 오른팔을 오펜하임이 있는 방향으로 뻗었다. 이러면 뭐라도 하겠지. 라는 심정으로 한 행동이었지만 냉기의 온상은 그대로 오펜하임의 냉기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음?”


휘이이익~!


예상치 못한 전개였지만 그럼에도 그는 이 상황이 마냥 즐거웠다. 자신이 일으켰던 한설의 폭풍이 저 뭔지 모를 것에 빨려 들어가는데도 그저 감탄만 했다. 그의 입장에서 본다면 프리드가 준비를 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설마 내 오른손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그럴 리가. 프리드는 당연히 몰랐다. 그는 오펜의 물음에 당황하며 부정했다. 그것조차도 오펜하임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줬다.


“전혀?”


“하,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구나.”


그는 냉기를 서서히 거둬갔다. 파괴와 수복을 족히 수십 번은 반복했을 냉기의 칼날도 완전히 녹아서 없어졌다.


“이번에는 내 비긴 걸로 가자. 피곤해졌어.”


전장을 팽팽하게 옥죄던 마나가 순식간에 허공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더 하려고 한다면 나도 거부하진 않겠지만 굳이 그럴 이유도, 필요도 없는 것 같아서 말이야.”


오펜하임이 마나를 완전히 갈무리했다. 그는 주머니에 대충 쑤셔둔 장갑을 툭툭 털더니 프리드에게 다가갔다.


“그 살벌한 손으로 악수하려고? 장갑부터 끼지? 벌써부터 추운 것 같은데.”


그가 내민 손은 선뜻 잡기가 무안할 정도로 진한 냉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아, 실수. 오랜만에 쓰는 힘이라고 했잖아. 역시 익숙하지가 않네.”


그가 머쓱하게 한번 웃고는 장갑을 쓰고 재차 손을 내밀었다. 그제서야 프리드도 그가 내민 손을 붙잡았다.


“역시 많이 강하네. 오펜.”


“그러는 너도. 상상한 거 이상이었어. 특히 마지막의 그 마병은 솔직히 놀랐어. 지금껏 내 냉기가 그렇게 빠른 속도로 잡힌 적은 없었거든.“


뭐, 거듭 말하지만 럭키펀치였다.


“낸들 이런 용도로 쓰이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기연이야. 착하게 살다 얻은 기연.”


이제는 하얗게 새어버린 팔목 보호대를 쓰다듬으며 그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쩌어억.


“어?”


“상당히 과부하 된 상태네요. 멀리서도 한눈에 보여서 설마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확실히 알 것 같아요.”


로레인이었다. 보호대에 달려있던 비늘(?) 모양의 무언가가 그만 갈라져버렸다. 다른 능력도 아닌 자가수복 기능을 가진 마병이었다. 조건부이긴 했으나 냉기에 특히 강한 친구를 냉기만으로 부숴버린 것이다. 여기서 또 오펜하임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쯧, 버티질 못했네. 기껏 용도를 알아냈는데.”


“유감이야. 하하하!”


맥없이 빨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타격이 되었다는 사실에 그도 내심 뿌듯해보였다. 다시 확인해본 냉기의 온상의 설명창에도 부가적인 설명들은 전부 지워져 있었고, 그로 인해 이제 이렇다 할만한 기능도 사라져버렸다.


“그건 그렇고 굳이 안 돌려줘도 되는데. 이거.”


“그냥 그러려니 해. 이제 필요 없어. 나도 내 이름값 좀 키워볼까 하거든.”


프리드의 시선이 저 건너편의 소년을 향했다.


“그래서 쟤네는 뭔데?”


“현장실습이야. 내가 말했잖아. 지금은 구경만 하고 있기는 한데 쟤네 전부 어디에 넣든 1인분은 하는 애들이야.”


오펜하임이 그들에게 다가오라는 눈짓을 보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선생님께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내 얘기를? 이름은?”


“에단입니다. 에단 폴라리스.”


그 꼬맹이들은 여행자가 아니었다. 뭐, 딱히 잘못된 건 아니었지만 그냥 그렇다고.


그때였다. 그들이 여유롭게 말이나 주고받고 있었지만 여기는 전쟁터가 맞았다. 그들을 노리고 발사된 화염의 구가 매섭게 날아들고 있었다. 그 수가 정확히 4개.


“이크. 너무 여유를 부렸나.”


앞서 나간 프리드의 검이 2개의 구를 연달아 베어냈지만 화염구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기에 전부 처리할 수는 없었다.


“와우! 정확히 중심을 베어냈는데요? 에단 형님?”


“어? 야! 뒤에 조심...!”


“인라지.”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소녀가 나지막히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서 매서운 속도로 식물들이 자라나더니 제법 그럴싸한 벽을 만들어냈다.


펑! 펑!


“오, 제법.”


“일반적으로는 대인용 군중제어 마법인데 저런 식으로도 활용하네요.”


“마음 같아서는 감탄하게 두고 싶은데 실은 전할 말이 있어. 물론 이걸 벌써 전할 생각은 없었지만 벌써 만나게 됐으니 어쩔 수 없지.”


“전할 말? 뭔데?”


“이 전쟁은 곧 끝나게 될 거야. 아, 적어도 블레임 만큼은 전장의 범위에서 벗어나게 될 거라는 말이 오히려 맞겠네.”


“그걸 어떻게 알지? 아무리 봐도 아직 한참인데?”


밀고 밀리는 전장의 양상은 아무리 봐도 단기 안에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팔만의 입장에서도 점령지를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기에 총력을 쏟고 있었다.


“그건 이후를 보면 알게 될 거야.”




제 글이 여러분에게 어떤 방향으로라도 영향을 끼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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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5. 낙수 (5) +2 21.01.26 88 2 12쪽
125 124. 낙수 (4) +2 21.01.19 95 2 12쪽
124 123. 낙수 (3) +2 21.01.12 9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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