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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귀찮게 좀 하지 마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휴학생P
작품등록일 :
2020.05.14 19:41
최근연재일 :
2022.05.17 09:05
연재수 :
1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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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358
글자수 :
1,034,157

작성
20.09.1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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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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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7쪽

106. 2막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DUMMY

“이건 단지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해. 곧 대륙을 향해 다가올 커다란 변화의 전주곡! 보아라! 블렌하임! 이 힘이 바로 제국이다. 인정하겠다. 나는 널 이길 수 없어. 하지만 시간을 끄는 정도라면? 얼마든지 가능하지! 그분의 선택을 받은 그 아이야말로 다가올 대륙일통 대제국의 주인이 될 것이다.”


광기, 그것은 광기였다. 신념과 야망이라는 그늘에 보기 좋게 숨은 맹목적인 광기. 클래스 7. 인간으로 이룰 수 있는 지고의 경지. 그 광대한 마나가 광기를 잔뜩 머금고 있었다.


“들어라! 황금의 시대가 막을 내리기 직전에! 대륙 전역에 암운이 드리웠을 때! 그때에도 블레임과 울티마의 성벽은 굳건하게 버텨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기사도를 지키고 약자를 보호하며 용기 있는 자에게는 경의를 표하며 결코 비겁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가 검을 들어 올리자 우윳빛이 창연하게 도는 순수한 마나의 아지랑이가 검에 맺혔다. 태생적으로 부여받은 마나를 포기하고 검에 삶을 기댄 이들만이 얻을 자격이 주어지는 진정한 의미의 검사들의 전유물. 대륙은 그것을 검의 마나라고 칭한다.


새하얀 마나가 맹렬하게 회전하는 검을 바로세우며 그가 선언했다. 강철로 만들어진 방패와도 같이 굳건한 그의 기사도에서 나오는 순수한 검의 의지.


“검을 들어라! 내가, 나의 검이 그대들과 함께 하겠다!”


“적어도 ‘이번 세대’에서는 그를, 그의 검을 꺾고 그 위의 경지로 나아갈 인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건 너나 나는 물론이고 여행자라는 이질적인 존재들도 모두 포함해서 생각한 결과야.”


마스커레이드 후작이 그 누구에게도 드러낸 적이 없었던 미드레이 공작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마스커레이드 스스로가 가진 자신의 검에 대해 가진 자부심을 바로 옆에서 봤기에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게럴드는 지금 그가 하는 말의 무게가 가늠이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였다.


“블렌하임 대공께서 항상 왕도 바깥으로 출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뭐였는지 아나? 왕도의 최고전력, 아니, 대륙 최강의 전쟁병기가 왕도를 비우고? 바로 미드레이 공작의 존재 그 자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가 왕도에 항시 머물렀기에 가능할 수 있던 일이었지.”


“상당한 고평가로군요.”


“글쎄, 내 평가가 후한지 박한지는 머지않아 알게 될 테지.”





◎◎◎◎◎





팔마스 강역 남부. 그 가운데에서도 남부 팔만과 마주한 남부 대평야의 어느 언저리 지역. 평원의 짐승들이 자유로이 뛰어놀고 토착의 유목민족들이 살아가는 그곳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변화는 시작되고 있었다.


쿵! 쿠궁! 쿠구구구궁!


무거운 적막만이 내려앉아있던 허허벌판에 그 크기를 한눈에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돌기둥들이 지하로부터 솟아오르며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쿵! 쿵!


그 끝이 언제쯤 올까 싶던 그 순간, 돌기둥들이 솟아오르는 게 멈췄고 결과적으로 수백, 아니 수천 개에 달하는 석주(石柱)들이 벽을 이뤄 하나의 거대한 건축물을 축조하고 있었다.


물론 이 무식하리만치 압도적인 거대함을 보고 어떻게 건축물이라고 생각하겠냐만은... 어떠한 굴곡도 존재하지 않았던 거대한 평야에 갑자기 등장한 거대한 석재건축물.


지상과는 달리 지하에서의 변화는 끝난 것이 아닌지 고요한 지상과는 대조적으로 지하에서는 계속해서 굉음이 들려왔다.





◎◎◎◎◎





거대한 공동, 크기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그 칠흑 속에서 희미한 실루엣이 아른거렸다. 결코 좁다고 할 수 없는 너비였기에 그 공간을 가득 채운 존재감은 숨이 턱 막힐 정도였다.


“아아...”


이내 공동의 어둠에 모습을 드러낸 맑고 깊은 2개의 안광. 그리고 울려 퍼지는 소름이 끼치도록 낮고 무거운 음성. 그 거체를 중심으로 수십, 수백을 넘는 작은 안광들이 번뜩였다.


“아아,,, 또 돌아와버린 건가. 이 지긋지긋한 세계에...”


“....님, ...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운 냄새가 나는 공간이구나. 기운을 추슬러라.”






◎◎◎◎◎






“기다리느라 목이 두 번 정도 빠진 것 같아. 죽는 줄 알았어.”


“퍽이나.”


오랜 공백의 기간을 격한 두 사내가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재회했다. 머리 위로 크고 작은 섬광들이 교차하고 금속성의 무기들이 충돌하는 이 난잡함 속에서도 그들이 있는 그 작은 공간만큼은 고요함이라는 호수에 푹 잠긴 느낌이었다.


“답지 않게 뒤에는 뭘 또 그리 줄줄 달고 다니시나? 보육원이야? 못 본 새에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크게 겪은 거야?”


시원한 푸른 머리의 사내, 오펜하임의 뒤에는 탁하게 내려앉은 금발에 자신을 느긋하게 노려보는 회색 눈빛의 소년, 비슷한 또래에 자신의 몸보다 큰 스태프를 꼭 안고 있는 소녀, 마찬가지로 거대한 방패를 든 한 소년, 이렇게 세 명이나 되는 소년, 소녀가 위치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흥미야. 어려 보여도 나름 쓸만한 녀석들이라고. 네 얘기를 조금 해줬더니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말이지.”


오펜하임도 마주한 프리드의 뒤편을 바라봤다. 여전히라고 해야 할까? 오히려 의외라고 해야 할까? 여전히 단 한 명뿐이었다. 로레인. 그녀가 가벼운 미소를 머금고 그에게 목례를 넘겼다.


“또 멋진 검을 얻었구나. 그 밤하늘 같던 검도 질투가 날 지경이었는데 지난 시간동안 또 무슨 재미있는 여행을 한 거야?”


그가 프리드의 왼쪽 허리춤에 위치한 백색의 롱소드. 정복자(Conqueror)를 본 것일까?


“검도 안 쓰는 녀석이... 빈말을 할 거면 컨셉이라도 확실하게 잡아.”


“워워. 정말 궁금해서 그래.”


“그냥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 확실한 건 기대해도 좋다는 점이야.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으니까.”


오펜하임이 씨익 웃었다.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피부에 느껴지는 감각. 전투를 눈앞에 둔 이 고양감.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에는 아직 이르지. 안 그래?”


“그런 애 같은 표정을 짓고 내게 무슨 대답을 바라는 거야?”


“훗, 굳이 말해서 뭐하겠어?”


스틸러스의 후미진 골목길. 처음 만났던 그때부터 오펜하임의 손에는 거의 한 몸으로 여겨질 정도로 검은색 일색의 제식 장갑이 착용되어 있었다.


“그럼 제대로 한번 가보자.”


그가 장갑을 벗어던졌다.




제 글이 여러분에게 어떤 방향으로라도 영향을 끼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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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3. 낙수 (3) +2 21.01.12 91 2 12쪽
123 122. 낙수 (2) +2 21.01.05 98 2 12쪽
122 121. 낙수 (1) +2 20.12.29 9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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