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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ㅇ

아, 귀찮게 좀 하지 마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휴학생P
작품등록일 :
2020.05.14 19:41
최근연재일 :
2022.05.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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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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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0. 카약스 공방전 (4)

안녕하세요~




DUMMY

“그래봤자 단체의 강함이잖아. 개인의 압도적인 강함. 그 앞에서 집단이란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 별로 내키지도 않는 녀석들과 정상에 올라봤자 무슨 기쁨이 존재할까? 내가 그 압도적인 개인이 될 수 없다면 하다못해 내가 좋은 이들과 함께하는 게 그나마 맞지 않겠어?”


“하? 개인의 압도적인 강함?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거냐?”


“아직 말 안 끝났어. 가장 큰 이유가 하나 있다. 난 나보다 약한 녀석의 아래에 굳이 있고 싶은 마음은 전에도, 지금도 없거든.”


그는 완고한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카니발도 더 이상의 설득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그의 스태프를 꺼내들었다.


“좋아. 역시 남자가 줏대가 있어야지. 넌 여전하다. 그때와 전혀 변하지 않았어.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 손수 정신을 차리게 해주마!”


“또 무기를 바꿨군. 본인의 실력의 절대치를 올릴 생각을 해야지. 네 정체가 무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건 여전한가 봐? 이러면 또 애꿎은 아래 친구들만 고생이지.”


카니발이 뭐 어떻게 나오든 알랭의 스탠스는 확고했다.


“시답잖은 도발은 이제 무시하겠다. 이렇게 된 거, 강제성을 띄어서라도 널 데려갈 것이다. 윈드 서클! 윈드 서클! 윈드 서클! 윈드 서클!”


윈드 서클(Wind Circle).

마나를 공급받으면 소멸되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바람을 뿜는 작은 바람의 구를 형성시키는 보조 계열의 마법이었다. 이는 마법사가 바람 계통의 마법을 사용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물론 없다고 딱히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4개? 내가 기대치를 너무 낮게 잡았던 건가? 너도 성장이라는 걸 하기는 하나보군? 퇴화나 안 했으면 다행이라고 봤는데 말이야.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3개가 한계였을 텐데.”


정말 전과 달리 알랭의 도발을 무시하는 법을 익힌 것인지 알랭이 무어라 말하든 4개의 구 중심에서 선 그는 스펠을 영창하고 마법을 이미지화하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쾌속의 바람은 검의 그것과도 같은 성질을 지니지. 윈드 커터!”


알 수 없는 언어의 글리프로 된 선창 이후에 짧은 시동구를 외면 주문을 발동한다. 카니발의 주위로 무형의 칼날이 매섭게 형성되었다.


“내가 왜 네가 서클을 띄우고 마법을 발동시키는 그 순간까지 멀쩡하게 두 눈 다 뜨고 구경만 했을까? 내가 병신도 아니고 대對마법사전에 경험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어때? 이쯤 되니 너도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


알랭이 걸친 검은 중갑과 회색의 검에 미약한 빛이 서려있었다.


“그딴 거 내가 알 게 뭐야!”


그저 알랭이 시간을 끌려고 하는 소리라고 생각한 게 그의 실책이었다.


“이제부터는 부족한 네 실력을 탓해라! 이런 상황을 자초한 건 네놈이니 팔 하나까지는 원망하지 말라고!”


윈드 서클의 효과로 한껏 매서워진 바람의 거대한 칼날들이 그의 주변에 3개나 떠올라 있었다.


“아무리 ‘견고’의 흑기사라도 이 정도라면 고생 꽤나 하게 될 거야. 아니지. 변방에서 찌그러져 있었으니 실력의 퇴보도 생각해봐야지. 안 그런가?”


매서운 바람의 칼날이 그에게 쇄도해 들어갔다. 알랭은 품속으로 재빨리 손을 집어넣어 무언가를 꺼내 던졌다. 카니발이 시전한 마법은 그만의 방식인 것인지 독특한 궤도로 알랭을 향해 날아왔고 알랭이 던진 무언가에 그대로 충돌했다.


마법은 그대로 소멸되어 버렸다.


“무슨?”


“너도 향상심이라는 게 있다면 조금이라도 똑똑해져라. 카니발. 그 독특한 습관이 처음은 도움이 될지 몰라도 익숙해지면 상대방도 대응하기 쉽다는 걸 알아야지.”


“이건 말도 안 돼!”


알랭의 무장은 아무리 살펴도 우직한 전사였다. 자신은 바보가 아니었다. 설령 외부에서 제 3자가 마법에 간섭을 넣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그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었다.


“디스펠이냐? 하지만 검사인 네가...? 어떻게? 그 사이에 마검사라도 된 거냐? 아니지. 마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 하지만 어떻게? 캐스팅하는 도중이라면 모를까... 이미 시전이 끝난 마법에 간섭을?”


그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마법이 날아가다 허공에서 소멸해버렸으니까. 자문자답은 그의 습관 중 하나였다.


그의 상식 속에서 이미 캐스팅이 완료되어 형체를 갖춘 마법을 이리도 완벽하게 흩어버리는 마병은 존재하지 않았다.


“정말 개수를 늘릴 생각이었다면 제대로 대처가 불가능할 정도로 확실하게 늘리던가. 위력도 어중간하고 수도 솔직히 허접해.”


“마법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는 녀석이 말이야 쉽지.”


“그렇다면 대인전에서는 마법에 간단한 비틀림을 거는 것은 기본이 아닌가? 다른 원소였다면 모를까 바람의 마나를 가진 녀석이 바람 마법의 가장 큰 약점도 모르는 거야? 이건 어떻게 반박할 거지?”


“이이익! 에어 밤(air bomb)!”


그의 노골적인 무시에 카니발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름을 느꼈다. 그의 캐스팅에 알랭의 우측 허공에서 공기가 터져나갔다.


텅!


“봐. 늘 정해진 대로야. 싱겁잖아.”


흥분한 나머지 알랭의 마나도 잊어버리고 만 것일까? 몸 전체에 타격이 오지 않는다면 일부의 충격 정도는 그가 가진 견고의 마나를 뚫어낼 재간이 없었다.


“넌 미달이야. 내 흥미를 끌기에 네가 가진 개인의 힘은 함량미달이다.”


“약점? 내 마법에 약점이 있다고?”


그는 클래스 4의 마법사였다. 여행자 출신 마법사 중에서는 나름 이름만 들어도 알 수준의 명성을 갖고 있었다. 일단은 선구자였으니까. 하지만 그는 본래 대인전에는 능숙하지 못했다. 페르세우스는 애초에 몬스터 토벌이나 던전 발굴을 주로 하는 길드였으니까.


바람 마법의 가장 큰 약점은 하나의 중심축을 갖고 맹렬히 회전한다는 마법의 특성 그 자체였다. 마땅히 정해진 형태도 없는 바람이 그 중심까지 잃게 된다면 시전된 마법은 어떻게 될까? 결집력은 그대로 사라져버리고 공기 중으로 흩어져버린다.


알랭이 던진 것은 대단한 마병도, 고도의 기술력이 응집된 기물도 아니었다. 그저 반경 2cm 정도의 작은 쇠구슬들이었다.


그저 작기만 한 그 쇠구슬들에 그의 마나를 실어 견고함과 관통력을 늘린 뒤, 한순간에 마법의 축을 흩어버린다. 혹여 마법의 수가 십 단위를 넘어가거나 궤도에 조금의 특이점이라도 줬다면 아마 이리도 쉽게 파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얼이 완전히 나가 있는 카니발을 앞에 두고 알랭이 재차 품에서 쇠구슬을 꺼내들었다. 손에서 몇 개의 쇠구슬을 굴리던 알랭이 그대로 그것들을 집어던졌다. 손을 떠난 그것들은 그대로 카니발의 옆을 스쳐지나가 바람의 구를 꿰뚫었다.


“어쩌지? 이제 3개밖에 안 남았군. 괴물 사냥꾼. 괴물들을 무찌르던 신화 속 영웅의 모습을 내게도 좀 보여 달라고. 페르세우스.”





◎◎◎◎◎





“스테이터스라는 거 참 웃기지 않아요? 나 여기 오기 전에는...” 


“시끄러워! 이거나 먹어라!”


말이 끊기자 그녀의 이마에 십자형의 혈관이 올라왔다. 그러고는 어깨에 걸치고 있던 무언가(?)를 가볍게(?) 휙 휘둘렀다. 그녀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경고했다.


“경고했어요. 앞으로는 내 말, 끊어 먹지 마세요.”


“아... 넵.”


“원래 아파서 거의 침대에 누워서 살았거든요? 이렇게 움직이는 건 꿈도 못 꿨어요.”


성인 남성도 힘들 수준의 완력을 발휘하는 지금의 모습과는 상반된 과거였다.


“그런데 고작 숫자가 몇 개 오른다고 이렇게 힘이 말도 안 되게 세지는 거 있죠?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궁금해졌어요.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더 올라갈 수 있을까? 그러니까 정중하게 요청할게요. 제 상대를 좀 해주실래요?”


따듯한 봄날의 노오란 개나리가 떠오는 머리색의 그녀는 웨인. 길드 ‘화란’의 리더였다. 그녀가 이 세계에 와서 가장 처음 사용했고, 또 애용했던 무기는 지금과는 다르게 가느다란 레이피어였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딱히 주무장이라고 말하면서 사용하는 건 따로 없었지만.


지금 어깨에 보란 듯이 걸치고 있는 저것도 교전 중에 덩치가 소만한 용병에게서 빼앗은 것이었다. 웨폰 브레이커. 다른 여행자들이 그녀를 부르는 아명이었다. 곱상하게 생긴 외모와는 다르게 전투는 터프한 방향의 프리 스타일을 추구했고 그녀가 잡은 모든 것은 무기가 되었다. 물론 어느 정도 ‘사용’할 줄도 알았고.


“아에리스 언니! 뒤! 조심! 조심요.”


무기술에 있어서는 천부적인 재능이었다. 그런 그녀를 비롯해서 오직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소수 정예의 친목(?)길드. 그것이 화란이었다.




◎◎◎◎◎





그렇게 약 이주일간의 항전 끝에 전선을 로드벨트 요새에서 먼 곳까지 밀어내는 데에 성공했고 그 여세를 몰아서 광산 도시 헤스자까지 연속적으로 탈환하는 것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이제 서부 국경지대까지 남은 큰 건널목은 요새로 불리는 도시 카약스와 브렌디트 자작령이라고 볼 수 있었다.


당장 탈환이 시급한 곳은 요새 도시 카약스. 국경의 브렌디트 자작령이 뚫리게 된다면 가도를 따라 가장 먼저 도달하게 되는 곳이 바로 카약스였다.


그래서 블렌하임이 국가 마법사들과 함께 특별히 신경을 써서 설계했던 곳이기도 했다만... 장시간 지속된 평화는 카약스의 성벽을 무르게 만들었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요새포도 충전의 부재로 정작 실전에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그것이 카약스가 요새도시라는 이름값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뚫린 이유였다.


“그래서 현재 요새포의 상태는? 파악된 부분이 있는가?”


블렌하임이 마법공학을 연구하며 만들어낸 마법공학의 산물. 구동식에 마법을 주입하면 내부의 증폭의 술식이 마법의 위력을 거대한 폭으로 상승시키는 말 그대로 전쟁병기였다.


높은 클래스의 마법사가 구동기를 잡을수록 위력의 상승폭은 곱절 이상으로 늘어나서 공성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환장할 수밖에 없었다.


“색적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 3번의 수색을 더 보냈었습니다. 결과는 아쉽게도 최악입니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블렌하임이 절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골이 저릴 지경이었다.


“젠장, 시어도어? 아니면 토르제인이 직접 출타한 건가?”


그의 입에서 나온 이름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시어도어라면 그 제도의 청탑주를 말하시는 겁니까? 시어도어 그렉타이드?”


그의 말을 경청하던 한 귀족이 크게 놀라며 물었다.


“토르제인은 또 어떻고? 클래스 하락을 겪기는 했지만 아직 그가 클래스 7의 인사들과 견줘도 결코 이름값이 딸리지 않음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데.”


워메이지 토르제인 마일스.

과거 블렌하임이 아직 클래스 8에 오르기 이전의 시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었던 클래스 7의 대마법사였다. 실제로 그도 클래스 8에 오를 뻔했으나 불의의 사고로 현재는 클래스 6에 머무르고 있었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그만의 센스와 특유의 마법식만은 아직도 그를 역사상의 ‘클래스 7’ 중에서도 수위에 꼽히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제 글이 여러분에게 어떤 방향으로라도 영향을 끼쳤기를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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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128. 1월의 층 (1) +1 21.02.16 8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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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126. 분기점 (1) +2 21.02.02 8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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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4. 낙수 (4) +2 21.01.19 96 2 12쪽
124 123. 낙수 (3) +2 21.01.12 91 2 12쪽
123 122. 낙수 (2) +2 21.01.05 98 2 12쪽
122 121. 낙수 (1) +2 20.12.29 94 2 12쪽
121 120. 카약스 공방전 (14) +2 20.12.22 98 2 11쪽
120 119. 카약스 공방전 (13) +1 20.12.15 119 1 13쪽
119 118. 카약스 공방전 (12) +2 20.12.08 87 2 12쪽
118 117. 카약스 공방전 (11) +2 20.12.01 136 2 11쪽
117 116. 카약스 공방전 (10) +2 20.11.24 119 2 12쪽
116 115. 카약스 공방전 (9) +3 20.11.17 107 3 11쪽
115 114. 카약스 공방전 (8) +2 20.11.10 99 2 11쪽
114 113. 카약스 공방전 (7) +1 20.11.03 104 2 11쪽
113 112. 카약스 공방전 (6) +2 20.10.27 98 2 12쪽
112 111. 카약스 공방전 (5) +2 20.10.20 124 2 12쪽
» 110. 카약스 공방전 (4) +2 20.10.13 103 2 12쪽
110 109. 카약스 공방전 (3) +2 20.10.06 115 2 12쪽
109 108. 카약스 공방전 (2) +2 20.09.29 115 2 11쪽
108 107. 카약스 공방전 (1) +3 20.09.22 141 3 13쪽
107 106. 2막 프롤로그 +3 20.09.15 153 3 7쪽
106 105. 비를 긋다 (15) +2 20.09.08 13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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