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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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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곰
작품등록일 :
2020.05.20 11:51
최근연재일 :
2020.06.19 18:2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3,863
추천수 :
959
글자수 :
167,524

작성
20.06.15 20:04
조회
264
추천
21
글자
9쪽

22. 마음에 불꽃을 피웁니다

DUMMY

“아얏!”


인덕의 손등에 빨간 이빨 자국이 선명했다.


“안 다치셨어요?”


거진이 인덕을 손을 잡고 살펴보았다.

그 정도 부상은 인덕에게 머리카락 하나 빠지는 일 정도도 아니었지만, 거진이 소독을 하네, 연고를 바르네 하면서 신경 써주는 게 좋아 그냥 가만히 두었다.


“으르르르, 왈! 왈!”


알밤은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인덕에게 계속 적대감을 드러냈다.


“얘가 질투하나 봐요?”


인덕은 알밤을 쓰다듬는 척하며, 졸음을 쫓아주는 정도의 1Lv.짜리 전기충격을 살짝 가했다.


“꺙!”


알밤이 놀라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인덕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다시 받았다.


*


리클라이너 소파에 누워 있던 지은이 튕기듯 소파에서 떨어졌다.


“아, 씨발! 이 년을 콱!?”


씩씩거리던 지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올인원 가죽전투복을 입었다.


“이년이 어디서 끼를 처부리고 있어!?”


옷을 입고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것도 싫어 바로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주차장 가서 오토바이에 오르는 데까지 4분이 채 안 걸렸다.


부아아앙!!!!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지은의 머릿속에 인덕과 거진의 키스씬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부앙!!!


키스에 이어 이층 계단을 오르는 두 사람······.


*


그러나 식당의 현실은 지은의 상상과는 딴판이었다.


인덕이 오늘 왠지 뜨거워진 가슴을 주체 못하고 도발한 것까진 사실이었다.

알밤이 방해만 하지 않았다면, 무슨 짓을 저질렀을지 몰랐다.

알밤을 살짝 지져주고 나서야 인덕은 새삼 자신의 자제력이 이것밖에 안되나 싶었다.


거진은 갑자기 시름시름해진 알밤이 걱정돼 병원을 가야 할지 말지 안절부절못했다.


‘사실을 알려줘, 말아······?’


인덕이 보기에 알밤은 보통의 강아지가 아니었다.

소환수와 일반 동물은 모양은 같지만, 내용이 전혀 달랐다.

그 정도 구분은 사제인 인덕에게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거진 옆에 펫을 붙일 사람은, 지은밖에 없었다.


······


인덕은 거진에게 그냥 말을 안 하기로 했다.


지은의 펫이 맞다면 지은의 성격상 바로 나타날 것이고, 그렇다면 그때까지 덮어주는 것이 말해주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일단 이곳을 나가는 게 맞겠단 생각에 인덕은 동물병원에 가자고 했고,

두 사람은 식당문을 잠그고 문을 나섰다.


인덕과 거진이 어두운 골목을 내려오는데,

앞에서 걸어오던 벙거지에 개량한복을 입은 남자가 강아지를 안고 가는 거진을 스쳐 지나갔다.


벙거지 모자를 눌러쓴 남자는 사극이었다.

거진을 만나러 왔음에도 그가 아는 척을 하지 않은 것은 옆에 있는 인덕 때문이었다.


‘음······.’


그는 올라가던 길을 마저 올라갔다.

그가 이주경의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차원이동 전문기사인 사극은 다른 기사들과는 달리 교통사고를 일으켜 차원이동시키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도 처음 차원이동 전문기사를 시작했을 때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차원이동을 시켰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운전이 익숙지 않은 데다 사람을 친다는 것이 너무 끔찍해 다른 방식을 찾다가, 여러 단계를 거쳐 지금은 컴퓨터 게임 속으로 사람을 차원이동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의 좋은 점은 그가 들어간 컴퓨터 게임 속으로 로그인하면, 관리자 모드로 접속되어 자신이 차원이동시킨 사람의 현재 위치나 상황을 다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당사자를 직접 만나기 위해선 본인 역시 게임 속으로 들어와야 했다.

그래서 오늘 들어온 것인데, 그 옆에 송인덕이 있어 잠시 기다리기로 한 것이었다.


차원이동기사의 가장 중요한 룰의 하나는 세계의 질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송인덕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거나 행여나 기억되게 해선 절대 안 되었다.

그녀가 차원이동을 할 사람이 아닌 이상.


*


동물병원에 간 인덕은 아무 이상이 없다는 수의사에게 굳이 돈을 주고 알밤을 하루 맡겼다.


“하룻밤 입원하고 나면 괜찮을 거예요.”


거진을 안심시킨 후 인덕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러면서 갑자기,


“우리 집 갈래요?”

하고 말했다.


자신이 말을 하고도 왜 이런 말을 갑자기 한 건지 알 수 없어 인덕은 입을 막고 말았다.


인덕의 이상한 행동은 아까 거진이 준 라면을 먹은 뒤부터였다.

거진의 라면끓이기 2Lv.의 효과(마음에 불꽃을 피웁니다)에서 ‘불꽃’은 거진의 라면이 포만감을 주고 있는 동안, 자신의 욕망을 불꽃처럼 드러내게 된다는 뜻이었다.


천하의 인덕에게도 욕망은 있었으며, S랭크의 사제도 포만감은 떨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갑자기 집에 가자는 인덕의 말에 황당해는 거진에게 인덕이 변명을 했다.


“그러니까, 오늘 마법책도 드렸는데, 사실 마법을 배우기 위해 꼭 필요한 훈련이 있거든요. 책 준 김에 오늘 한번 직접 훈련까지 해보는 게 어떨까 해서요.”


말이 안 되는 소리였지만, 이것밖에 할 말이 없었다.


“훈련요?”


거진의 되물음에 그 훈련이란 게 또 다른 이름의 ‘연애’ 아닌가요, 하는 불안함이 내비쳤다.


“다른 오해말고요, 그야말로 훈련이에요. 그냥 쉽게 말하자면 요가 같은 건데, 그게 훈련을 통해야만 몸에 체화돼서 혼자서도 훈련이 가능하거든요. 이론만 가지고는 마나 운용하기가 쉽지 않아서······.”


인덕은 그렇게 말하는 자신이 대견했다.


‘아니 사악한 건가? 어찌 이리 술술 말이 나오는지.’


“아, 네······.”


거진은 안심하면서, 얼른 머리를 굴렸다.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배우는 게 이득이지.’


거진은 길드아카데미에 갔을 때 솔직히 놀랐다.

유명 대학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고 선택받은 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길드아카데미의 학생들은 죄다 10대 아이들로 보였다.

물론 동안인 사람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거진이 본 사람들은 다 어려 보였다.

실제로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고도 바로 아카데미를 지원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그들 중에 누가 마법사를 지원했는지는 모르지만, 한 마디로 부러웠다.


‘어린 나이에 벌써 길드아카데미를 들어갔는데······.’


아무리 마법사가 꿈이라도, 아무나 길드아카데미에 입학된다는 보장은 없었다.

인덕 같은 뛰어난 사제도 마법사에서 두 번이나 떨어져 사제로 전환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25살 동안 솔로로 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누군가에겐 헛소리이지만 누군가에겐 신앙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나 마법사가 될 수 없음에 대한 또 다른 반증이었다.


마법의 재능은 1도 없을 것 같고, 그래서 오직 25살 될 때까지 솔로로 살아온 거진으로썬, 마법사한테 꼭 필요한 훈련을 시켜주겠다는 인덕의 말이 그 무엇보다 달콤한 유혹이었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게다가 이 시대 최고의 미녀사제이자, 자신에게 알바자리까지 소개해준 인덕의 권유를 마다한다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다.


“제가 피곤하게 해드리는 건 아닌가요? 내일부터 하면······? 아, 내일도 어차피 알바해야 하는 구나.”


거진은 좋으면서도 미안했다.


“저도 내일부턴 던전을 돌아야 해서 오늘밖에 시간이 없어요.”


인덕은 시간이 없다는 말로 쐐기를 박았다.


그렇게 두 사람이 인덕의 집으로 향하는 동안······.


*


미친 듯이 오토바이를 달려 식당에 도착한 지은은 닫힌 식당 문 앞에서 웬 벙거지를 쓴 중년남자가 딸기우유에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뭐야, 저 인간은······?’


지은은 매의 눈으로 거진의 숙소인 2층을 살폈다.

사람의 기척이라곤 없었다.


다시 오토바이를 몰고 길을 내려가면서 지은은 동물병원에 있는 펫 알밤을 귀환시키고, 천둥매를 불러냈다.

그리고 거진과 인덕을 찾도록 했다.


굳이 천둥매가 아니어도 어디로 갔을지 대충 짐작은 갔다.

아니나 다를까, 천둥매는 그 둘이 향한 방향이 평창동 인덕의 집임을 알려주었다.


“이년이 오늘 작정했네, 했어!”


지은은 평창동으로 오토바이를 몰면서, 집에서 나와 출발하기를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일 아침 일찍 던전 순찰을 위해선 일찍 자둬야 했지만, 모르면 몰랐지 알고도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참 기이하단 생각을 했다.


인덕은 남자에 대해 그다지 집착하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거진을 원한다면 인덕에게만큼은 양보할 마음도 없지 않았다.

친구로서······.


그런데 왜 이렇게 달려가고 있는지 그 이유를 지은도 명확히 알 수 없었다.


부아아아!


오토바이의 속력 때문에 모든 사물들이 일그러져 보였다.

그 속력만큼이나 분노가 차올랐다.


그 둘이 만약······


지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싫은 장면은 어찌 이리도 선명하게 상상되는지······.


작가의말

이제 남은 건, 공모전 요건에 맞게 30회를 쓰는 것. 


쓰는 일에 충성하겠습니다. 


잊지 않고 추천 댓글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선작 해주셨다 취소하셔야 했던 그 마음마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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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마음에 불꽃을 피웁니다 +20 20.06.15 265 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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