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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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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곰
작품등록일 :
2020.05.20 11:51
최근연재일 :
2020.06.19 18:2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3,861
추천수 :
959
글자수 :
167,524

작성
20.06.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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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10쪽

21. 제 자체가 육수인데요

DUMMY

밤 11시. 늦은 시각이었다.

거진은 인덕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인덕은 괜찮다며 안 그래도 와야 할 일이 있었는데 잘됐다고 말했다.


“오셔야 할 일이 뭔데요?”


거진이 묻자 인덕은 그냥 웃었다.


“그건 좀 있다 얘기하고, 왜 보자고 했어요?”


사실, 인덕은 오늘 몹시 피곤했다.


공식 회의는 저녁 먹기 전에 끝났지만, 지은이 가고 난 뒤 아유무는 인덕에게 좀 남으라고 하고선 얘기를 이어갔다.


“타이거그룹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게 뭔 줄 알아?”


말하는 아유무의 표정에 분노가 서렸다.


“용병?”


인덕의 대답에 아유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정도가 아닌 것 같아. 내가 그래서 오늘 한국지부장을 일부러 부른 건데······, 타이거그룹은 인던을 아예 폐쇄시킬 계획인 것 같아.”


인덕은 아유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인던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길드가 맡아서 해왔고, 인던이 방대해지면서 길드에서 대처하기가 좀 힘든 건 사실이지만, 길드아카데미에서 계속 인원이 충원되고 있고, 정말 급할 때는 용병이라도 부르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인던 자체를 폐쇄시킬 계획이라니?

그게 가능하기는 한가?


아유무에게 무슨 증거라도 있냐고 물었지만 아유무는 그걸 잡기 위해 지금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저녁 같이 먹자는 아유무의 말에 약속이 있다고 나왔는데 마침, 거진에게서 한 번 와달라고 연락이 온 거였다.


“오늘 처음으로 길드아카데미에 갔다 왔어요.”


거진이 들떠서 말하자,

인덕은 자신이 처음 길드아카데미를 들어갔던 때를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좋았어요?”


인덕이 부축이자 거진은 신나서 말했다.


길드 아카데미에 가서 라면만 끓여주고 왔는데 오늘 총 43점을 올릴 수 있었다.


낮에 표범 같은 수진에게 쫓겨 도망칠 때 들렸던 딩딩딩 종소리의 정체는 점수알림 소리였다.


[라면끓이기로 감동을 주어 공감도가 1상승하였습니다.]

[라면끓이기로 감동을 주어 공감도가 1상승하였습니다.]

[라면끓이기로 감동을 주어 공감도가 1상승하였습니다.]

[라면끓이기로 감동을 주어 공감도가 1상승하였습니다.]

[라면끓이기로 감동을 주어 공감도가 1상승하였습니다.]

[라면끓이기로 감동을 주어 공감도가 1상승하였습니다.]

.......


무려 26점.


그뿐만이 아니었다.


[라면끓이기로 한번에 10명 이상을 감동시켜 라면끓이기 2레벨이 되었습니다.

[라면끓이기 2Lv. : 당신의 라면은 마음에 불꽃을 피웁니다.]


그 외에 한수진의 스킨십으로 5점을 획득해 수진에 대한 애정도가 5 올라갔고,

매력도가 12 상승했다.

하루에 총 43점의 점수 획득.


“그런데 저녁에 또 와달라고 주문이 왔어요. 그래서 이번엔 사장님이 직접 가겠다고 해서 갔는데······”


돌아온 이주경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다.


옷은 뜯기고 머리는 산발이 되었고, 입술도 터지고 코피도 터지고 눈탱이는 밤탱이가 되어 있었다.


독기 서린 눈빛으로 이주경이 물었다.


“도대체, 넌, 낮에, 거기서, 뭘 했길래? 왜 사람들이 내가 끓여준 라면을 잘 처먹고, 미쳐 날뛰며, 날 공격한 거냐고? 왜 내가 얻어터진 이유를 너한테 물어야 하냐고!!!”


거진은 조용히 주방으로 들어가 라면을 끓였다.

물이 끓기 전에 손을 한번 담갔다가 꺼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거진이 끓인 라면을 먹어본 이주경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음식 장사만 10년 째.

성공해보겠다고 미친 듯이 맛본 음식만 1000가지가 넘었다.

세상에 내로라하는 식당은 다 찾아다녔다.

······.

그런데, 이런 맛은 없었다.


세상에 없는 맛.


이런 걸 어떻게 라면에서 느낄 수 있는 건지······.


하마터면 주경은 거진을 끌어안을 뻔했다.


“이게 뭐야?”


이주경은 콧물과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거진을 쳐다봤다.


“맛없어요?”


이주경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개새끼씨발놈아, 이렇게 맛있는 라면은 난생 처음 먹어본다. 답답했던 속이 확 풀리면서 아까 맞았던 것도 하나도 안 억울하고, 심지어 너도 멋있게 보여! 내가 라면 육수만 10년을 끓였는데, 내 육수는 니 거에 비하면 그냥 걸레 빤 물이야. 이 사기꾼 새끼야! 제발, 레시피 좀 알려주면 안 되겠니?”


주경은 무릎까지 꿇었다.


“사실, 나 니가 처음부터 보통 사람이 아닌 걸 알았어. 근데, 난 누구 빽으로 들어오고 그러는 거 정말 싫어하거든. 솔직히 너 혼자 와서 알바 자리 좀 달라고 했으면 내가 쌍수를 들어 환영했겠지. 어쨌건······, 이제 그런 건 다 필요 없고, 제에발 레시피 좀 알려주라, 응? 으응?”


거진은 난처했다.


‘제 자체가 육수인데요······.’


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거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레시피 같은 건 없습니다. 그냥 제 손맛이죠. 제 스페셜 스킬이 ‘라면끓이기’여서요.”


코를 팽 풀면서 주경은 당차게 일어섰다.

그리고 선언했다.


“임진! 너 오늘부터 부사장이야!”


“네? 부사장요?”


거진이 놀라서 물었다.


“그러니까, 넌 오늘부터 내 동업자야. 5 대 5! 우리 라면전문 체인점을 여는 거야.”


체, 체인점이라니요?!


······


오늘 거진이 인덕에게 고민이 있다고 부른 이유가 비로 이거였다.


“어째야 할까요?”


“글쎄요. 돈을 벌 좋은 기회인 것도 같고······.”


인덕은 뭐가 좋은지 싱글거리면서 그런 건 고민거리가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보다, 그 라면 맛있는 게 스페셜 스킬 때문이라고요?”


믿지 못하겠다는 듯 인덕이 웃자,

거진이 일어나 라면을 끓였다.


하나는 자신의 손을 담갔던 라면이고,

다른 하나는 고무장갑을 끼고 끓인 라면을 대령했다.


“둘 중 하나에 제 스킬을 가한 라면이 있어요. 그 라면 밑에 스티커를 붙여놨어요. 드시고 뭐가 더 맛있는지 골라보세요”


인덕이 두어 젓가락 먹어보더니, 왼쪽 파란 그릇을 가리켰다.


“이게 훨씬 맛있네.”


거진이 라면 밑바닥을 들어 보여줬다.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와!! 신기하네?”


하면서 인덕은 파란그릇의 라면을 다 먹었다.


“음. 이 라면을 먹고 났더니, 뭔가 세상을 잘못 살았단 생각이 갑자기 들어요.”


그렇게 말하는 인덕의 표정이 어두웠다.


“아니 뭐 그 정도까지······.?”


'라면끓이기 2Lv.는 마음에 불꽃을 피운다고 했는데······.'


거진이 그릇을 치우며 말했다.


“그 정도까지가 아니고 그 정도 이상이에요. 신기해요.”


딩!


[임거진님에 대한 송인덕님의 호감도가 1상승했습니다.]

[라면끓이기로 감동을 주어 공감도가 1상승하였습니다.]


거진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인덕은 핸드백을 열고 화장을 고쳤다.


그 모습을 이층 난간에 묶인 채 다 보고 있던 알밤, 아니 지은은 애간장이 탔다.

거진이 설거지를 마치고 인덕 맞은편에 앉았다.


“자, 그럼 이제 제 고민은 다 말씀드렸고, 어떡하면 좋을까요?”


그때,


“망! 망!”


난간에 묶여 있던 알밤이 짖었다.


“망망망!”


거진이 잊고 있었다는 듯 알밤을 꺼내 품에 안았다.


“믕므응······.”


알밤이 거진의 얼굴을, 입술을 핥았다.

거진은 알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신의 집 리클라이너 의자에 몸을 누인 지은은 마치 거진의 손길을 직접 받는 듯 몽롱한 기운에 취했다.


‘이대로 잠들었으면 좋겠다.’


거진의 품에 안긴 알밤은 스멀스멀 잠이 들려고 했다.


그러나 인덕과 거진의 대화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체인점 열자고 하면 여세요. 좋은 능력은 십분 활용해서 돈도 벌고 레벨업도 해야죠.”


“그래도 될까요?”


인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가방에서 책을 하나 꺼냈다.


“거진씨, 일단 돈 많이 버세요. 학비도 내야 하고 나중에 좋은 장비도 사고, 돈이 많이 필요해요. 그리고 이건 거진씨가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해서 가져온 건데······."


가죽 표지의 꽤나 오래돼 보이는 고서였다.


"이거 보면서 공부도 부지런히 하세요. 마법사는 마나를 끌어 모아서 주문을 걸고 온 우주에 퍼져 있는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어야 해요. 결국 마나를 얼마나 빨리 많이 모을 수 있느냐가 훌륭한 마법사가 되느냐의 갈림길이에요. 마나를 끌어 모으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는데······”


인덕은 거진에게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설명했다.

첫 번째는 선천적인 능력, 두 번째는 노력, 세 번째는 포션이었다.

선천적인 능력은 마법사의 피를 이어받는 것, 노력에 의한 마법사는 오랜 세월과 좋은 스승, 그리고 전설급 무기를 소지하는 것. 포션은 선천적이든 노력형이든 상관없이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마나 수급 관리를 할 수 있기에 반드시 공부해야 하고 만들 수도 있어야 했다.


“전 그럼 노력형에 속하는 건가요?”


거진이 묻자 인덕이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형 마법사의 경우는 자신의 신체를 마나공장처럼 만들어, 우주의 흩어져 있는 마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해요.”

“신체단련으로 마나를 생산할 수 있단 거죠?”

“그렇죠. 부단한 노력과 훈련. 그런데 그걸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거진의 눈이 반짝였다.


“그게 뭔데요?”


인덕이 거진의 눈을 응시했다.


“마나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자와의 연애죠.”


거진은 ‘연애’라는 말에 한숨을 푹 내쉬고 말았다.


“제가 제일 못하는 게, 연애라······.”


인덕의 손이 거진의 손등을 덮었다.


“내가 도와줄 게요.”


인덕과 거진의 눈빛이 만나 허공에서 ‘지직지직’ 스파크가 일었다.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알밤의 눈에는 보였다.

어쩌면 알밤의 눈빛에서 전기가 일어났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거진의 품에서 폴짝 내려온 알밤은 거진의 손등을 덮고 있는 인덕의 손을 ‘앙!’ 물었다.


작가의말

벌써 금요일이네요.


마감은 다가오는데, 글 쓸 시간은 부족하고.... 


완성까지는 아니어도 공모전 요강에는 맞추려 합니다. 


선작, 추천, 댓글은 저에게 산소호흡기입니다.    


많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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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3. 달밤에 쌩쇼 +16 20.06.16 241 25 10쪽
24 22. 마음에 불꽃을 피웁니다 +20 20.06.15 264 21 9쪽
» 21. 제 자체가 육수인데요 +34 20.06.12 378 35 10쪽
22 20. 생명의 은인한테 뽀뽀도 못하나요? +41 20.06.11 450 28 15쪽
21 20. 생명의 은인한테 뽀뽀도 못하나요? +12 20.06.11 289 22 15쪽
20 19. MSG 없는 세상 +63 20.06.10 468 36 14쪽
19 18. 당신의 라면은 맛있습니다. +62 20.06.09 387 44 17쪽
18 17. 넌 디졌어! +61 20.06.08 398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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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 이리와요, 주인님! +43 20.06.04 433 35 17쪽
15 14. 과연 도덕관이나 윤리관이 있기나 한 건지 +31 20.06.03 421 3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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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 ‘만지면 뿜뿜’ 스킬이 개방되었습니다 +32 20.05.30 486 29 15쪽
12 11. 너, 왜 잘 생겼어? +28 20.05.28 485 3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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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 이놈의 분노조절장애...! +22 20.05.26 497 3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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