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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애로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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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곰
작품등록일 :
2020.05.20 11:51
최근연재일 :
2020.06.19 18:2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3,848
추천수 :
959
글자수 :
167,524

작성
20.05.21 16:04
조회
571
추천
25
글자
11쪽

7. 처음이거든요

DUMMY

'하이고, 놀래라!'


흠칫 놀라며, 지은은 얼른 손을 위로 뻗쳐 기지개를 켰다.


“아함, 졸리다.”

“저······, 아직 할 말이 좀 있어서요."


거진은 지은의 당황한 표정과 손을 보며 쎄한 기운의 정체를 알아버렸다.

그리고 그에 대한 동물적 예감이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는 것을 알았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면 분명히 자신을 죽였을 거라는 확신이 들자,

거진은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러나 침착해야 했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이······.


"왜?"


지은은 '왜'밖에 모르는 여자 같았다.


"아까, 내가 맘에 안 드냐고 물으셨을 때요.”

“어.”

“네 라고 한 거, 거짓말이에요.”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거진은 속마음은 비장미가 흘러넘쳤다.


'살아야 한다!'


지은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기울였다.


“응?”

“마음에 안 든다고 한 거, 거짓말이라고요.”


어떻게든 이 위기를 모면해야만 한다.

꽉 움켜쥔 거진의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살기 위한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최선이다...'


“그럼 맘에 든다는 거야?"


지은이 확인차 물었다.


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은의 눈빛이 갑자기 빛난다 싶더니,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긴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일단 기절은 안 시켜도 되겠구나 싶어서였다. 그제야 지은은 긴장을 풀었다.


“너 이 새끼, 밀당의 고수냐?”

“밀당 같은 거 모르고요. 제가 우리 아버지한테는 새끼 맞지만 누나한텐 동생쯤 되잖아요? 그러니 새끼란 말은 좀······.”

“그래, 알았어. 동생새끼야. 하하. 어서 들어와.”

“근데, 저······. 그건 절대 안할 거예요.”


'그래도 만약 해야 한다면······. 강제로 당하는 건 연애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도발해야 한다. 도발!'


“그거?

“네.”

“알았어. 나도 더 이상 너한테 집적대지 않을 테니까 그냥 잠만 자.”

“진짜예요?”

“누나 못 믿어? 천하의 4대광마 소지은을?”


지은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말하고 나서 보니 양아치가 ‘오빠 믿지?’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었다.


“내가 있잖아. 레벨이 99인데 1레벨만 올리면 A랭크가 된단 말이야. 그래서 내가 요새 좀 다급해서 너한테 오버했어. 그런데 원래 내가 되게 굉장히 까다롭고, 남자따위 정말 개똥만큼도 안 여기는데 아, 니가 그렇단 얘긴 아니고, 사실······. 난 그냥, 그냥 닥치고 섹······. 아, 씨발!”


변명이랍시고 하다 보니 더 꼬인 나머지 결국 욕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왜요?”


거진이 물었다.


“뭐가?”


의아한 지은.


“왜 잠만 자는데요?”


거진의 도발적인 질문에 지은이 당황했다.


“뭐래는 거야?”


지은은 거진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제가 그건, 꼭 하고 싶은 사람하고 할 건데요. 만약······.”


“만약 뭐?”


지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누나가 원하시면 손 정도는 잡아도 되지 않을까······.”


거진은 내심 속으로 흐뭇해하고 있었다.


'역시 도발이 먹혔다!'


덥석!

지은은 먹이를 낚아챈 독수리처럼 거진을 포획했다.


‘이 새끼! 더 이상 널 가만두지 않겠어!’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거진의 두툼한 입술을 덮쳤다.


"누가 키스하래요?"


거진은 입을 꽉 다물고 있었지만, 지은의 혀는 꼭 다물어진 이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다.

그러나 매끄러운 사기질의 옥수수는 철벽처럼 버텼다.


‘요놈 봐라?’


지은은 자연스럽게 한 손으로 거진의 뒷머릴 잡고, 다른 한 손은 거진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탱탱한 엉덩이 근육을 꽉 움켜쥐는 순간, 거진의 입은 저절로 벌어질 터였다.


둥, 둥, 둥.


지은의 심장에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더 이상의 앙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작심한 지은의 손이 거진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아!”


소리와 함께 거진의 입이 벌어졌다.

그 사이, 지은의 혀가 물결처럼 벌어진 이 사이를 파고들었다.

이제 남은 건 설왕설래의 뜨거운 순간 뿐!


그때,


띵동,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놀라서 입을 뗀 지은을 재촉하듯 초인종 벨이 다시 울렸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무시하고 지은이 입술을 대려는데, 거진이 다급하게 지은을 밀치며 말했다.


“저, 처음이거든요.”

“상관없어!”

“양치는 하고 해야죠. 그래도 첫키슨데······.”


‘와, 이 새끼 진짜 찐이네. 지금 머릿속에서 양치가 떠오를 때냐?’


다시 초인종 벨이 울렸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빨리 문 열라고 독촉을 했다.


“누구 왔잖아요?”


거진이 속삭이며 말했다.

지은이 팔을 풀자, 거진은 도망치듯 화장실로 향했다.


지은은 이 중요한 때 감히 누가 와서 지랄발광인지 인터폰 화면으로 확인했다.

케이크와 꽃을 든 3명의 길드장들이 서 있었다.


‘이것들이 지금 이 시간에 왜?’


지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소지, 뭐하냐? 안에 있는 거 다 안다. 문 열어!”


돼지 멱따는 목소리의 미쉐린이 곧 문을 부술 거처럼 두드려댔다.


지은은 거진의 신발을 챙겨 들고,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고 있던 거진을 주방 옆 베란다로 내보냈다.


“미안. 친구들이 왔어. 잠시만 숨어 있어.”


양치하다 말고 거진은 베란다로 쫓겨났다.


지은은 서둘러 잠자리 날개옷 같은 슬립을 벗어버리고 반바지와 티로 갈아입었다.


문을 열자, 송인덕은 케이크를, 로이는 와인을, 미쉐린은 꽃을 한 아름 들고 서 있었다.


“미친.”


내뱉듯 한 마디 툭 던지고는 지은은 세 사람을 식탁으로 안내했다. 그러다 식탁 위에 라면 냄비가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재빨리 치웠다.


“뭐야? 라면? 니가 라면을?”


로이가 놀랍다는 듯 재차 물었다.

자신의 몸 생각을 신앙처럼 하는 지은이 쓰레기나 다름없는 라면을 먹다니?


“신경 끄시고, 웬일로 초대도 없이 들이닥쳐? 송인덕, 너냐?”


송인덕이 온화한 미소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로이를 턱으로 가리켰다.

지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찬장에서 와인잔을 꺼냈다.

말은 안했지만 송인덕은 지은이 화장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어디 가려던 거라고 해도, 지은이 화장을 한다는 건 아주 특별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은은 나갈 채비도 안한 상태였다.

집안을 천천히 둘러보던 송인덕의 시선이 베란다 쪽을 향했다.


S랭크 사제에겐 ‘심안’이라는 특수스킬이 있었다.

보이지 않아도 베란다에 누가 있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심지어 그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레벨인지도 알 수 있었다.


‘흐흠!’


송인덕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불 꺼.”


로이가 생일 케이크 초에 불을 붙였다.


“노래하면 디진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듯 지은은 두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미쉐린은 이미 노래를 틀었고,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 힘차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


칫솔을 든 채로 베란다에 앉아 있던 거진은 갑자기 들려오는 생일축하 노래를 들으며 새삼 내가 여기서 지금 뭐하고 있나 생각했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피시방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일들······.


베란다 창 밖 하늘엔 무심히도 밝은 달이 떠 있었다.


공해가 없어선지 달이 유난히 크게 보였다.


그 달을 보며 거진은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버진 날 찾기나 할까?


‘사람은 다 각자 할 일이 있고, 그걸 깨닫는 게 젊은 놈이 해야 할 가장 큰일이다.’


그래서 아버진 젊은 시절을 쌈박질로 보내셨던 건가요?


거진이 알기에 아버지의 직업은 딱히 없었다.


아버진 정규 직장도 없었고 그러니 출근 시간도 없었는데, 가끔 장기 출장을 간 적은 꽤 있었다.

어쩔 땐 심하게 얻어터진 채 붕대를 감고 나타나기도 했는데, 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일로 그런 건지 말해주지 않았다.

그때 거진은 아버지가 조폭이기 때문에 말도 못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한심하고 제정신 아닌 것 같은 아버지지만 가끔은 제정신 아닌 것 같은데 옳은 소릴 할 때가 있었다.


지금 왜 그 생각이 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거진은 어쩌면 이 세계에 온 것이 저쪽에선 알 수 없었던 자신의 진짜 ‘할 일’을 알기 위함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손가락에 묻은 치약을 스윽 문질렀는데, 갑자기 상태창이 떴다.

갑자기 확 밝아지자, 얼른 방향을 바꿔 상태창을 벽 쪽으로 향했다.

처음과 달리 점수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애정도] 0 +11

[호감도] 0 +3

[공감도] 0 +41

[매력도] -1 +1

[명예도] 0

힘 20

민 10

체 30

지 15

[스페셜스킬] 라면끓이기 + 2


[알림] New 14개 (알림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알림을 터치하자, 점수와 내역이 시간대별로 떴다.


17 : 45 - 키스로 애정도 6 상승했습니다.

17 : 30 - 스킨십으로 애정도 5 상승했습니다.

17 : 28 - 설득으로 호감도 1, 공감도 1 상승했습니다.

17 : 15 - 매너로 호감도가 1 상승했습니다.

...


‘키스로 애정도 6이 상승했다니?’


거진이 [애정도]를 터치하자 설명과 함께 세부항목이 나타났다.


‘(애정도 - 철저히 사적이어야 하고 본인 40%, 상대 60% 비율로 느낌이 같아야 합니다. 사랑의 감정이 기본이고, ‘존경’의 경지에 이르면 +A효과로 최대 100의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성행위] 0 : (10+A)

[유사성행위] 0 : (Max 9)

[키스] 0 : 6 (5~8)

[스킨십] 0 : 5 (3~5)

[자위] 256 (0 * 점수화되지 않습니다 *)


‘[자위]’ 부분에서 거진은 뜨끔했다.


‘제발 이것 좀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없냐고요!’


꼴 보기 싫어 3점이 늘어난 [호감도]를 얼른 터치했다.


그러자


‘호감도 - 본인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가 느끼는 기분 좋은 정도. 우정, 예의도 해당됩니다.’


[언변력] : +1

[매너] : +1

[센스] : +1


[알림] 창의 시간을 보니, 아마도 매너 점수는 욕실 가운을 여며줄 때였던 것 같았다.


가장 점수가 높았던 [공감도]를 터치하자, 세부사항과 함께 그 내역도 같이 떴다.


‘공감도 - 상대와 마음으로 통하는 ‘진정성’이 느껴져야 합니다.’


[설득력] : +1 (사과를 통해 상대를 각성하게 만듬)

[이해력] : 0

[호응도] : 0

[감동력] : +40 (화장실 청소 + 목욕가운 여며주기 + 사과라면 끓이기 *3단 콤보효과 발동 보너스 100)


오!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수치화되고, 그것으로 레벨업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적어도 사람 감정 갖고 장난질을 못 치겠군.’


[알림] 맨 마지막에 ‘특별이벤트’라는 항목이 떠 있었다.


‘특별이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Yes / No?'


무조건 예스지!


거진이 Yes를 터치하자 ‘딩!’ 하는 소리와 함께 안내문자가 떴다.


‘축하합니다. F랭크 1레벨의 임거진님은 고레벨자와의 만남에서 목숨을 건 초유의 3단콤보 발동으로 감동력 보너스 100을 획득하였습니다. 기연을 얻을 먼 여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여행은 많은 시험과 고통을 수반할 것입니다. 기꺼이 여행을 떠나시겠습니까? 그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자발적노예’입니다.’


‘Yes / No?'


작가의말

코로나 조심들 하시고요.. 


애썼다 한 마디 달아주시면, 힘 얻어 더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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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생명의 은인한테 뽀뽀도 못하나요? +12 20.06.11 288 22 15쪽
20 19. MSG 없는 세상 +63 20.06.10 468 36 14쪽
19 18. 당신의 라면은 맛있습니다. +62 20.06.09 386 44 17쪽
18 17. 넌 디졌어! +61 20.06.08 398 40 13쪽
17 16. 잘 할 수 있어! 멋지게! +74 20.06.06 469 47 12쪽
16 15. 이리와요, 주인님! +43 20.06.04 432 35 17쪽
15 14. 과연 도덕관이나 윤리관이 있기나 한 건지 +31 20.06.03 421 30 14쪽
14 13. 세 명이 다 행복할 수 있는 방법 +23 20.06.03 460 27 14쪽
13 12. ‘만지면 뿜뿜’ 스킬이 개방되었습니다 +32 20.05.30 486 29 15쪽
12 11. 너, 왜 잘 생겼어? +28 20.05.28 485 31 9쪽
11 10. ‘죽음을 초월한 사랑’이 개방되었습니다. +21 20.05.27 490 28 13쪽
10 9. 이놈의 분노조절장애...! +22 20.05.26 496 3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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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처음이거든요 +19 20.05.21 572 25 11쪽
7 6. 누나 못 믿어? +11 20.05.21 541 24 10쪽
6 5. 너, 내가 정말 맘에 안 들어? +9 20.05.20 539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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