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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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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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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92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3.0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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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11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양 선수 입장합니다. 한국에서 온 악마, 네임리스 데빌! 그리고 일본에서 온 목욕탕 주인, 스트리트 파이터 혼다! 둘의 대결 시작합니다!"


심판의 소개가 있고 난 뒤 시랄과 혼다는 판의 정중앙에서 마주한 채 서로의 눈을 노려보았다.


"후후후후, 애송이. 척 보니 백수로구나. 빼빼 마른 몸집에 운동 부족으로 인해 툭 튀어나온 아랫배. 백수들의 전형적인 몸매로구나."


혼다의 날카로운 관찰에 시랄은 코웃음을 쳤다.


"내 아랫배가 나온 것은 댁의 배 전체가 부풀어 오른 것과 비교할 수 없지 않겠나? 목욕탕 주인이라는 자리에 등이 따듯하다 보니 운동을 안 해서 배가 나온 것인가? 하하하하."


시랄의 조롱에 혼다는 발끈했다.


"무, 무슨 소리! 내 몸은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어디를 봐서 등 따습게 놀고먹는 인물로 보이느냐! 나는 목욕탕 주인이면서 동시에 때밀이이기도 하단 말이다! 보여주지! 등 한번 내밀어 봐라!"


혼다의 도발에 시랄은 얼떨결에 티셔츠를 벗고는 등을 내밀었다. 혼다는 시랄을 판 위에 앉히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호오, 그것은 한국제 이태리타월이 아닌가!"


시랄의 놀라움에 혼다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글로벌 시대가 아닌가. 그 어느 타월을 찾아봐도 이것만 한 것은 없더군. 한국의 타월이 세계 최고임은 두말할 나위 없지."


시랄은 혼다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오노 고이즈미 같은 짝퉁 정신병자 스타일의 쇄국주의 망발론자가 있는가 하면 세계화의 대세에 맞추어 선진 기술을 받아들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혼다 같은 일본인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랄은 혼다에게 편안하게 등을 맡겼다. 적어도 개방적인 마인드에 직업 정신이 투철한 양반이 비열한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간다! 훗훗훗훗훗훗훗훗··· 백열장!"


혼다는 주머니에서 작은 물병을 꺼내더니 살짝 시랄의 등에 바르고는 백열장을 시전했다.


와다다다다다다!!


녹색의 타월을 낀 그의 손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곧 시랄의 모든 등 부위를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오오오오오오! 놀랍습니다! 혼다의 백열장! 원리는 때밀이 기술이었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야차수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자신의 직장에서 사용하는 행동을 판치기의 기술로 승화시키다니요! 정말 대단한 사나이입니다.


게다가 저 꼼꼼함! 등 부위에 안 미는 곳이 없군요. 근육의 결을 따라 움직이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시랄 군, 정말 시원하겠군요."


해설위원의 말마따나 시랄은 오랜만에 천국을 경험하고 있었다.


“흐아아아앙”


혼다의 손놀림에 따라 녹색의 타월이 시랄의 등 피부를 자극하여 오랜만에 혈액순환을 가속화시켰기 때문이다.


"이게 마지막이다! 하압! 백열장 극!"


혼다의 새로운 필살기인 듯, 백열장을 펼칠 때 생성되었던 잔상들이 점점 하나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열 개도 넘었던 잔상들이 다섯 개, 세 개로 줄어들더니 이윽고 한 개의 손 형상이 되었다. 그때였다, 혼다의 손에서 강렬한 빛이 터진 것은!


"아아아아아아아······."


시랄의 두 눈이 뒤집히며 바닥으로 축 늘어져 버렸다. 당황한 관중들이 벌떡 일어서며 사태의 추이를 살펴보기 시작하였고, 어찌 된 상황인지 살펴보기 위해 의료진이 출동했다. 하지만 혼다만이 어깨를 으쓱이며 타월을 탁탁 털고는 곱게 접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아무 이상 없는데요? 잠들었어요. 어찌 된 일인지······."


한 의료진의 말에 혼다만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나의 마지막 기술인 '백열장 극'은 때를 다 밀고 난 후에 근육 뭉친 곳을 강하게 자극해 마사지를 해주는 것에서 나온 기술입니다. 아마 시원해서 잠든 게 아닐까요?"


그렇다. 시랄은 잠든 것이다. 혼다는 단순한 때밀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때밀이뿐만 아니라, 스포츠마사지, 경락마사지 등을 공부한 고레벨의 전문 때밀이였다.


매일 열두 시간 이상을 꾸부정한 자세로 뒹굴뒹굴하고, 남은 시간은 게임을 하느라 시트에 누운 채로 보내다 보니 시랄의 등 근육이 정상일 리가 없었다. 그런 것을 혼다 같은 전문가가 자극했으니······.


하지만 세상은 냉혹하다.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시랄이었기에, 심판들이 카운트다운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혼다는 자신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기에 얼떨떨한 표정이었고, 어쨌든 승부를 내야 하는 심판들도 편한 마음은 아니었다.


그때였다. 멀리 관중석에서 뛰쳐나온 한 사내. 바로 란한이다. 란한은 어느덧 카운트다운 7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시랄을 붙잡고서는 귀에다 대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바아아아아아아아아압! 공짜! 바아아아아아아아아압!"


꿈틀.


하지만 더 이상의 변화는 없다. 란한의 이마에 내 천 자가 새겨졌다. 어느덧 카운트다운 4. 란한은 급해졌다. 란한은 조금 더 강한 수를 쓰기로 결정했다.


'여기가 어디지?'


한편, 시랄은 자신만의 의식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사방이, 아니, 위아래를 비롯한 모든 공간이 깜깜해 방향감각조차 없는 공간 속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발버둥 치면 발버둥 칠수록 더욱 깊게 빠져드는 듯한 느낌밖에 없었다. 게다가 빠져드는 느낌이 들면 들수록 몸도 마음도 더 노곤해지는 듯했기에 시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시랄이 허우적대기를 포기하고 있을 때! 멀리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시랄은 그쪽을 향해 온몸을 꿈틀댔다. 그리고··· 자신의 귀청을 때리는 강력한 일갈. 그리고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대야에 수북이 담겨 있는 밥. 얼마나 따끈따끈해 보이는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형상. 시랄은 허우적대며 그쪽으로 움직이려 애를 썼다. 하지만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밥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 보였다.


그 순간! 시랄의 귓가를 때리는 엄청난 소리!


"오노와 나예리가 네 밥 뺏어간다! 먹고 있다!"


시랄은 무의식중에 보았다. 자신도 못 건드리고 있는 밥공기를 어디선가 나타난 오노 고이즈미와 나예리가 마구 퍼먹고 있는 것을!


"안 돼애애애애애애애!"


시랄은 모든 게 느리게 흘러간다고 느꼈다.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나도 못 먹어본 밥을 연놈들이 먼저 손을 대다니! 죽일 것들! 용서할 수 없다!


시랄의 몸이 격하게 꿈틀대자 카운트다운을 하던 심판조차 숫자 세기를 멈추고는 시랄을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고오오오오오오오!


시랄의 몸을 중심으로 격렬한 암흑의 기운이 뿜어나와 경기장을 뒤덮었다.


"아앗! 무, 무슨 일이죠? 야차수 해설위원님, 어찌 된 일일까요? 갑자기 몸에서 광채와 함께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해설위원이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혹스러운 듯 야차수를 불러보았지만 야차수에게서는 답변이 없었다.


"야, 야차수 해설위원님? 위원님······?"


야차수의 눈앞에 손바닥을 휙휙 내저어보기도 하고, 뒤통수를 때려보기도 했지만 두 눈을 부릅뜬 야차수는 부들부들 떨며 공포에 질린 모습만을 보일 뿐이다.


"가, 각성했다··· 아, 악마가··· 부, 부활했다··· 로, 로드 나, 나이트매어······."


야차수의 반쯤 벌어져 침이 흐르는 입에서 나온 말. 이 말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는지······.


"이, 이럴 수가··· 봉인이 깨졌단 말인가!"


란한조차 시랄의 상태를 보고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자신이 저지르긴 했지만, 오노와 나예리가 밥을 뺏어간다는 것이 봉인마저 깨버릴 정도의 위력을 보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란한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고오오오······.


전신이 황금빛 광채로 물든 채 카운트다운 1을 남겨놓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시랄은 전신을 타고 흐르는 황금빛 기류를 갈무리하며 감았던 두 눈을 살포시 떴다.


파아아앙!


"으악!"


"헛!"


갑작스런 기류의 폭발에 주위의 선수와 심판뿐 아니라 멀리서 지켜보던 관중들마저 충격을 받은 듯, 내상을 입고는 모두들 입가에 선혈을 흘린다.


"으으, 가공할 힘이다. 단지 눈을 떴을 뿐인데······."


혼다마저 내상을 입고는 목욕가운을 단단히 여미며 시랄을 노려보았다. 시랄의 감겼던 눈꺼풀이 떠진 채 황금빛 눈동자가 모든 욕망, 시기, 질투의 사기를 내뿜으며 혼다를 마주 보았다.


"응? 여기는 어디지?"


시랄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고 생각한 순간, 혼다는 어느새 자신의 목욕탕에 자리 잡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난 분명히 판치기 중이었는데······."


하지만 혼다의 생각은 이어질 수 없었다. 저 멀리 탕 안에서 때밀이를 찾는 손님의 외침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네, 네! 갑니다요. 아무래도 꿈이었나보다. 일이나 하자."


혼다가 문을 열고 욕탕 안으로 들어가자 엄청난 거구의 손님들이 목욕탕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혼다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면서 물기를 밟고는 넘어져 버렸다. 엉덩이 부분이 까져버렸지만 혼다는 의식하지도 못했다. 너무나도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작아 보이는 손님의 몸무게가 족히 300킬로그램은 나갈 것 같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욕탕 안을 꽉 채운 수많은 돼지들의 행진. 게다가 욕실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 보이는 모습까지!


어떤 돼지는 샤워기를 최고 파워로 틀어놓고 빨래를 하고 있었고, 어떤 돼지는 냉탕 안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한번 허우적댈 때마다 아까운 물들이 바닥으로 콸콸 넘쳐흐른다. 온탕이라고 해서 다를 바는 없다. 공기 방울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곳을 깔고 앉아 방귀로 거품을 대체해 버리고 있는 돼지들. 욕실 안의 매캐한 냄새의 근원지는 저곳이었던가.


욕탕 안에 앉아 비누질을 하고 있는 돼지도 있다. 하지만 비누 정도로는 돼지들을 감당할 수 없는지 걸쭉하게 변해 버린 온탕의 물들이 썩은 내를 풍기며 바닥으로 흘러내린다.


혼다의 눈이 부릅떠져 있을 때, 때마침 한증막의 문이 열리며 매캐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몸에 잔뜩 처바른 오일, 손에 들고 있는 달걀.


혼다는 아연실색하며 한증막으로 달려간다. 바닥에 잔뜩 깔린 계란껍데기들··· 맙소사, 얼마나 까먹은 것일까. 하지만 계란껍데기보다 더 혼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기타 오일류를 바르지 마세요'란 친절한 안내판 아래로 걸쭉하게 흐르는 오일이었다. 단순히 오일만 있는 것이 아닌지, 정체를 알 수 없을 만큼 진득해 보이는 것이, 닦아내려면 오래 걸릴 듯하다.


혼다는 두 눈에 살기를 머금고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난장판을 부리는 돼지들. 혼다는 분노의 기운을 손바닥에 모으며 백열장으로 일격을 가해 줄 마음을 먹었다. 그 순간!


"때 안 밀 거야?"


자신을 부르는 손님의 목소리에 혼다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헉!"


벽이다. 거대한 검은 벽······.

저 벽은 때로 쌓인 벽이다. 때 벽이다.


덩치가··· 산만하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눈앞이 캄캄하다. 엄청난 거구의 손님. 척 보기에도 등에 붙어 있는 거무튀튀한 것들의 정체는 때다.


손님이 등을 위주로 빨리 밀어달라는 듯, 등을 혼다에게 향했다. 몸을 돌릴 때 출렁거리는 저 옆구리 살. 그 사이로 깊숙할 것만 같은 접힌 살들의 흔적······.


혼다는 왠지 저 깊은 살의 계곡 속에 손을 넣으면 다시는 빼지 못할 것만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 혼다는 천천히 거대한 살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꿀꺽.


혼다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혼다는 천천히 손에 타월을 낀 채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거대한 벽을 보았다.


"으윽, 끔찍하다. 하지만··· 으음··· 백열장!"


포기를 모르는 남자, 혼다는 온 힘을 다해 백열장을 펼쳤다. 간혹 손이 안 닿는 곳은 점프해서라도 밀어댔다.


뚝. 뚝.

혼다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아무리 벗겨도, 벗겨도 등의 때는 끝을 보이지 않는다. 밀어도, 밀어도 계속 생성되는 검은 국수 가락.


혼다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져 갔다. 기술을 너무 오래 시전하고 있어 게이지가 다 떨어졌던 것이다. 아직 등도 다 못 밀었는데 언제 팔다리를 다 밀꼬······.


혼다는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는 자신의 팔을 부여잡고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런 그의 코에 매캐한 냄새가 흘러 들어왔다.


"음?"


혼다는 급히 냄새의 근원지를 찾았다.


"마, 맙소사!"


저게 뭐야!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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