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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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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895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2.26 19:05
조회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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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106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와중에 드디어 본선 경기가 시작되었다. 먼저 시작한 경기는 란한의 경기였다. 전 세계에서 알까기라면 나를 빼놓고는 말을 할 수 없다며 한 손가락 튕겨대는 인물들끼리 서로를 바라보며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란한은 선수들의 이런 야만스러운 모습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귀여운 것들. 오늘도 즐겁게 먹어주지."


손가락을 풀며 릴랙스를 하는 란한의 시선을 문득 잡아끄는 인물이 있었다.


"음, 저자는 B조 예선을 통과하고 올라온······."


반질반질한 머리를 한 것이, 분명 스님이지만 입에 문 담배나 X자로 칼자국이 난 마빡 등을 통해 유추해 보았을 때, 스님이라기보다는 머리 민 조폭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서는 보이지 않는 이상한 기류를 흘리는 사람이란 것을 란한은 느낄 수 있었다.


"호오! 흥미진진한데? 한 마리 조용한 야수를 보는 듯하군. 저자야말로 내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겠어. 흐음······."


란한은 조용히 턱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의 등장은 즐거움을 주는 법이지. 무척 흥미롭군. 재미있는 경기가 되겠어."


란한이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하는 동안 본선이 시작되었다. 네 개의 조에서 총 여덟 명의 선수가 올라왔기에 란한은 침착하게 새로운 대진표를 뽑아 들었다. 일곱 명의 적 중 누구와 붙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었다.


인생은 뽀록이라는, 운으로 먹고사는 이들이 모여든 만큼, 예선을 치르고 나서도 본선 진출자들끼리 다시 대진표를 뒤섞어 예상할 수 없는 경기 순서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오오! 드디어 각 선수가 대진표를 뽑아 들었습니다!"


사회자가 몹시 흥분한 듯 미친 듯이 외쳐대자 흥분한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을 향해 열광의 함성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첫 번째 경기! 오옷! 지난 BIOC 금메달리스트인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의 자이언트 데빌! 그리고 아쉽게 은메달을 차지했던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의 미스터리 블루 선수입니다!"


관중들의 환호를 들으며 란한은 알을 까기 위해 경기장 위로 올라섰다. 인연이 질긴 것인지 게임 속에서까지 알까기를 했던 데다, 본선 첫 경기에서부터 자신의 희생양이 되어주기 위해 올라온, 가면도 쓰지 않은 고향 동포를 바라보며 란한은 비릿한 조소를 흘렸다.


"흥, 데빌! 이번에야말로······."


"쌉!"


"허엇! 자식! 감히 내 말을 끊다니, 이런 버르장머리······!"


"쌉!"


"이익··· 뭉개버릴······!"


"쌉!"


"아악!"


미스터리 블루는 다혈질인가. 그는 란한을 향해 강력한 자기표현을 통한 기선제압을 해보려고 노력해 보았으나 란한의 철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인하여 리플렉스를 당하고 말았다.


이미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씩씩거리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미스터리 블루를 보며 란한은 마음껏 비웃었다.


"선빵은 미스터리 블루 선수입니다. 그럼, 경기 시작!"


심판의 말이 끝나자마자 미스터리 블루는 손가락을 있는 힘껏 뒤로 뺐다가는 알을 향해 돌진시켰다.


"하압! 붐머 스매······."


"쌉!"


탕탕······!


"헛!"


과연!

란한의 심리적 견제기에 의해 미스터리 블루가 자신의 필살기 붐머 스매시를 날리는 도중 힘의 완급 조절에 실패해 버리고 말았다.


자석으로 만들어진 알은 주인으로부터 힘을 제대로 부여받지 못한 채 판 위를 힘겹게 미끄러지면서 란한의 진형에 살짝 부딪히며 맑은 금속음을 내고는 멈춰서고 말았다.


"아아··· 이, 이런!"


"어리석은 놈. 네가 2인자로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겠냐?"


"아아! 내,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히히!"


란한은 승자의 아량으로 마음껏 패자를 비웃어대며, 있는 힘껏 알을 뿌렸다.


콰아아앙!


엄청난 굉음이 터져 나왔고, 판 위로 금속들이 긁히는 소리와 함께 금속 조각들이 커다란 먼지구름을 형성하며 판 위를 덮어버렸다. 심판은 손으로 부채질하며 결과를 보기 위해 안력을 돋우었다.


"아, 아니······!"


"불꽃수다! 와아! 불꽃샷 통키의 재림이다!"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에, 관중뿐 아니라 해설진마저도 흥분해버렸다.


“2,000년 전 아테네의 뒷골목에서 판치기가 시작되었을 때, 그곳의 알까기를 지배했던 신화적인 알까기 영웅 통키의 불꽃수가 다시 재현되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고대의 문헌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알까기의 최종판이 오늘 이곳, 라스베이거스의 뒷골목에서 다시 재현되었습니다.”


“고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저 불꽃 마크가 바로 불꽃수에 의한 흔적입니다. 단 한 개의 알에 의해 만들어진 커다란 불꽃 마크! 그리고 산산이 파훼 되어 더 이상 진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 없게 된 상대방의 진형!”


“맙소사, 한 번에 다섯 개의 알이 판밖으로 나가 있습니다. 데빌의 알은 그 엄청난 힘을 쏟아내고서는 굳건히 미스터리 블루 선수의 진영 한복판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TV 앵커가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멘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란한의 한 수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 누구도 이겨낼 수 없는, 모든 알 위에 군림하는 최고의 한 수, 불꽃수. 2,000년 전의 통키가 다시 돌아온다고 하여도 지금의 란한에게는 안 될 정도로 강력한 한 수.


란한은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몹시 거만하고 교만한 표정으로 미스터리 블루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으윽··· 그,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지 마!"


미스터리 블루는 란한의 눈빛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온갖 추악한 정신세계를 보고야 말았다. 자신을 경멸하는 란한의 눈빛도 눈빛이지만 그 속에는 스스로를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교만의 극치까지 곁들여 있어 더 이상 봐줄 수 없는, 꼴불견이 아닐 수 없는 눈빛이었다.


'이, 인간의 눈빛이 아니야. 저, 저놈은··· 폐인 그 자체다!'


미스터리 블루는 란한의 눈빛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읽고 말았다. 그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이번 경기를 결코 이길 수 없으리라는 것을. 상대가 너무 강하고, 나쁜 놈이라는 것을.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정신세계의 소유자라는 것을.


미스터리 블루가 두려운 눈으로 벌벌 떨고 있을 무렵. 란한을 쏘아보는 네 개의 눈알이 있었으니······.


"무척 흥미로운 놈이군. 음, 불꽃수라 했나? 정말 대단하군. 인간의 기술이 아니야. 으음··· 하지만 나 역시 약하지 않지. 저놈이 2,000년 전의 기술을 쓴다면 나 역시 2,000년 역사··· 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오래된 소림의 무학을 익히지 않았던가! 내 탄지신공을 이용한 알까기라면 한번 해볼 만한 상대겠어. 후후!"


머리를 박박 민··· 처음부터 란한에게 스님이 아닐 것이라는 예측하게 만든 자의 정체는··· 아쉽게도 스님이었다.


중국에서, 그것도 소림사에서 온 선수. '메이드 인 소림사'라는 엄청난 자부심이 느껴지는 신공 '탄지신공'을 알까기에 접목시킨, 그의 이름은 바로 '동북공'이었다. '라스베이거스도 원래는 중국 땅이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온 그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또 한 명, 오노 고이즈미. 그는 자신의 손가락 끝을 바라보았다. 손등에만 있어야 할 커다란 파리채 모양의 자국이 손가락 끝마다 새겨져 있었다.


"시랄이 놈이 만든 파리수의 단점과 부족분을 난 보강했다. 수많은 시련을 통해 난 여기까지 올라섰다. 난 강하다. 난 강하다! 란한이 놈부터 꺾어 내 위대함을 증명해 보이겠다. 나예리에게 내가 얼마나 멋진 남자인지 다시 확인시켜 주겠다!"


뜨거운 눈길로 관중석을 바라보는 오노 고이즈미.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선글라스를 쓰고 경기를 구경하는 나예리가 있었다. 나예리의 선글라스 안으로 약간 검게 멍든 듯한 자국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노 고이즈미는 왠지 어제 꼬집힌 목덜미가 다시 부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마따나, 경기는 열광적인 환호 속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란한의 경기가 끝난 후,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계속 이어졌고, 관중석에 앉은 사람들은 예선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열광적인 응원을 하며 각자가 원하는 선수에게 응원을 퍼부었다.


"이 새끼! 너 제대로 못 쳐? 너한테 걸었단 말이야!"


"지면 죽어!"


"우와아아아! 상대의 손가락을 꺾어버려!"


물론 경기가 경기이다 보니 백수들끼리의 내기가 빠질 수 없는 법. 당연히 자신의 피 같은 돈을 건 선수를 응원하면서 은근히 협박도 겸하는 놈들도 보인다.


"다음 경기는 중국의 동북공 선수와 러시아의 시파노무스키 선수입니다."


사회자의 선수 소개 후, 두 선수가 거대한 매그네틱플랫 위로 올라섰다. 둘의 몸 주위로 퍼지는 패기가 엄청난 듯,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둘을 지켜보았다.


"후후, 잘 부탁한다, 대머리. 난 10년간 시베리아에서 곰을 상대로 알까기를 연마해 왔지. 내 손가락 한 방이면 곰의 마빡도 깨진다 이거야. 하하하하! 나한테 혼나고 싶지 않거든 집에 가서 발모제나 바르고 와라. 하하하하!"


시파노무스키가 심리전으로 견제를 올리자 동북공은 차분히 웃으며 소매에서 무언가를 꺼내 머리에 뒤집어썼다.


"후후, 하이모와 함께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지."


맙소사! 동북공이 머리에 뒤집어쓴 것은 가발이었다. 동북공은 가발에 붙어 있는 모발의 감촉을 느끼듯 가발을 한번 쓰다듬으며 온몸을 부르르 떨어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시베리아 땅도 원래는 중국 땅이었다는 것 아나?"


"미친놈이군!"


시파노무스키는 상대방의 정신세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경기 도중 가발을 뒤집어쓰는 것은 그렇다 쳐도, 시베리아가 중국 땅이라니!


물론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백수이셨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느라 제대로 된 공부는 한 적이 없었지만, 시베리아가 중국 땅이라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미, 미친놈! 시베리아가 중국 땅이면 라스베이거스는 러시아 땅이냐?"


시파노무시키의 빈정거림에도 불구하고 동북공의 표정은 진지했다.


"멍청한 놈! 시베리아는 원래 중국 땅이었다! 라스베이거스 역시 중국 땅이었다는 상식조차 모르나? 학교에서 역사교과서는 읽어봤느냐?"


"헙!"


학교에서 역사교과서를 읽어본 기억이 아쉽게도 없는 시파노무스키로서는 대답해 줄 수 있는 성질의 물음이 아니었다. 라스베이거스가 중국 땅이었다는 것은 처음 듣지만 어쨌든 더 대화하다가는 가방끈이 짧다는 것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진 자신이 먼저 심리전에 말려들 것만 같았다. 시파노무스키는 먼저 선공을 취하기로 했다.


"에잇! 말이 필요 없다! 이거나 먹어라!"


콰앙!


N극과 S극이 서로를 당기는 힘조차 무시하며 거대한 바둑알이 지면을 이탈해 동북공의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그 결과, 동북공의 알 두 개가 날아가 버리며 그 자리에는 시파노무스키의 바둑알이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서 버렸다.


"으음······."


동북공은 자신의 진형을 보고는 침음성을 흘렸다.


"너 따위에게 두 개나 되는 돌을 잃다니······. 내 무서움을 보여주마. 하압!"


동북공은 짜증이 난다는 듯, 손가락을 꼿꼿이 세우고는 그대로 바둑알을 밀듯이 움직였다.


푸슛!


이상한 파공음이 들리며 가만히 바둑판에 붙어 있던 동북공의 바둑알 하나가 엄청난 속도로 시파노무스키의 진형을 가르고 지나가 버렸다.


따악!


경쾌한 소리 하나와 함께 시파노무스키가 뒤로 넘어가 버렸다.

바둑알로 만들어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위력에 당황한 해설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 질렀다.


“아아! 어떻게 된 일입니까? 동북공 선수의 알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 시파노무스키 선수의 진형을 파괴하고서는 시파노무스키 선수의 마빡에 박혔습니다! 시파노무스키 선수가 충격으로 기절했기에 잠시 경기 중단됩니다. 지금 의료진이 나와 시파노무스키 선수의 상태를 검사 중입니다.”


“경기 사상 처음 있는 불상사입니다. 어떻게 한 것일까요, 동북공 선수······? 가만히 바둑알에 손가락을 댄 것뿐인데 바둑알이 로켓처럼 튀어 나가며 상대의 바둑알을 부숴버렸습니다. 튕긴 것이 아니라 부수고 지나갔습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랄과 란한마저도 놀랄 정도의 공격이었다.


"엄청나다. 저런 공격은 처음 보는군."


"그래, 엄청나. 하지만 왠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어."


"어디지?"


"글쎄.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위협적임엔 틀림이 없군.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어."


란한의 말에 시랄은 가만히 란한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괜찮아. 너에게는 불꽃수가 있고, 또 비밀리에 준비한 그게 있잖아. 네 힘을 믿으라고."


시랄의 응원에 란한은 비로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천하의 란한에게 조차 이런 엄청난 긴장감을 준 동북공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시랄과 란한은 동북공이란 사내의 기술에 놀라워하며 슬슬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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