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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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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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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086

작성
24.02.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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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5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BIOC.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는 맞는데··· 앞에 B가 있다. 바로 'Back street'를 의미하는 B다. 바로 뒷골목 올림픽. 전 세계의 놀이꾼(!)들이 참가하여 겨루는 순수한 한마당. 그것이 바로 BIOC이다. 지금 BIOC 한국지부에서는 갑자기 날아든 두 장의 카드 때문에 소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게 어찌 된 것인가! 이게 왜 여기 있는 거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지만은 뭐가 하지만이야! 왜, 왜 이 카드가 지금에······."


"어, 어쩌죠? 이미 엔트리는 짜였는데··· 판을 깨야 하나요?"


"그래야··· 겠지. 여태껏 카드를 무시한 예는 없었으니까."


"마지막 선수만 안타깝게 됐군요."


"어쩔 수 없지. 운이 없었던 게지. 이 바닥이 그렇지 않나. 운 없으면 땡인 거."


"진리죠."


와일드카드의 등장. 뒷골목 올림픽에 진출하는 국가의 엔트리 멤버가 완성된 마당에 갑자기 날아온 두 장의 와일드카드. 모든 계통을 무시한 채 올림픽에 참가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두 장의 협박 아닌 협박문에 의해 한국지부에서는 난리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와일드카드를 제출하려면 좀 일찍 낼 것이지······. 하필 엔트리 구성이 다 되어서 라스베이거스로 출발만 하면 되는 이런 순간에 보내올 줄이야 누가 상상했겠나.


그것은 그렇고, 도대체 누가 와일드카드를 냈단 말인가. 두 장의 와일드카드. 한 장은 판치기 판이고 또 한 장은 알까기에 배치되어 있다. 이쯤 되면 뻔하지 않은가! 바로 그들이다.


"국내에서 와일드카드를 갖고 있는 자들은 오직 그들뿐! 그들이 다시 돌아온 것인가."


한숨을 내뱉는 지부장의 독백을 뒤로하고 모든 엔트리 구성 예선전과 본선전을 낙하산으로 뛰어넘은 채 여유 있게 라스베이거스로 떠나는 사나이들은 란한과 시랄뿐이다. 아니, '데빌 브라더스'뿐이다.


2000년 제27회 시드니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을 때, 라스베이거스의 뒷골목에서는 한국의 닭싸움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쾌거가 있었다. 하지만 아무렴 한국 선수 둘이 알까기와 판치기 경기에서 금메달을 휩쓸 줄 그 누가 알았으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닭싸움에서는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한국의 데빌 브라더스가 그 누구도 선점하지 못했던 알까기와 판치기 계에 돌풍을 일으킬 줄 그 누가 알았으랴!


그리고··· 그들이 돌아왔다. 2004년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처럼, 태릉선수촌 뒷골목의 BIOC 합숙훈련소에도 들어오지 않았던 그들이, 이렇게 와일드카드로 돌아올 줄이야! 과연··· 라스베이거스의 밤은 뜨거울 것인가.


"지금부터 국가별 선수단 입장이 있겠습니다!"


"와아아아아······."


수많은 사람들이 둘러싼 이곳. 라스베이거스 엠지엠카지노의 뒷골목에 붙어 있는 조그마하··· 지는 않은, 꽤 규모가 되는 거대한 공동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특이한 것이라면, 모두들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 가면들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선수들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발견할 수 있었다. 수많은 국가별 선수단이 입장하는 가운데 한국의 선수단 중 유일하게 유니폼을 입지 않고, 몇 달은 빨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츄리닝 위로 악마 가면을 뒤집어쓴 채 나타난 두 명의 사내를!


"저, 저들은······!"


"다시 참가했군."


"이번엔 안 오는 줄 알았는데."


"흥미진진하겠군."


"후비고······."


워낙 많은 종목이 있는지라 모두가 기억해 주지는 않았지만, 두 악마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몇 되나 보다. 둘을 기억하고 있는 자들은, 아마도 둘의 화려하고 열정적인 경기에 강렬한 인상을 받는 사람들이리라. 그리고······.


"저 사람이군. 일본 대표 중에 두 개 경기에 동시 출전하는 미친놈이 있다던데, 그놈이 저놈인가 봐."


"음, 과연 덩치가 산만 하군."


"무척 많이 먹게 생겼어."


"무척 많이 싸게 생겼는걸."


"시식코너에서 안 받아줄지도 모르겠는걸. 그렇담 백수의 수치지."


일본 대표선수 중 채치수 군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두 개의 종목에 참가한 오만방자한 놈. 그게 채치수다.


"후후, 채치수, 반갑다. 이렇게 보게 되다니."


"일본으로 귀화해서라도 우리와 싸우고 싶었던 것이냐?"


란한, 시랄의 말에 고릴라 가면을 쓰고 나온 채치수는 보이지 않는 미소를 흘렸다.


"너희가 몰랐나 본데, 난 원래 일본 사람이었다. 사실 내 본명은 '오노 고이즈미'라고 한다."


채치수의 돌발 발언에 란한과 시랄은 인상을 찌푸렸다. 얼굴에 매우 밀착된 악마상은 둘의 표정을 여과 없이 나타내주었다.


"윽, 재섭서."


"이름부터 해서 너의 모든 게 싫어. 어차피 경기에서 보게 될 테니, 잘 올라와라."


최첨단 악마 가면. 사람의 얼굴 근육에 착 달라붙어 모든 표정을 여과 없이 나타내주는 현대 과학의 산물이다. 두 사람 특유의 띠꺼운 표정에 가차 없는 독설이 합쳐지자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바늘이 되어 오노 고이즈미의 똥꼬를 찔러대는 듯하다. 둘의 견제(?)에 오노 고이즈미는 인상을 찌푸렸다.


"흥, 각오해라! 과거의 친구라고 해서 봐주지 않겠다!"


"그래, 봐주지 마."


"누가 봐주랬나? 가자! 우엑, 재섭서. 덩치하고는··· 무지 먹게 생겼네."


"야! 덩치 가지고 욕하는 건 나쁜 거야!"


"그, 그런가?"


란한이 시랄에게 덩치로는 욕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다들 알리라 믿는다. 덩치 큰 사람 욕하면··· 자신도 욕먹을 테니. 어쨌든, 시랄과 란한의 따돌림에 오노 고이즈미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저 멀리 관중석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나예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예리는 옆의 멋지게 생긴 서양 놈과 대화 중이었다. 되는 게 없다.


"썅······."


올림픽의 시작이다.


경기는 시작되었다.


"건투를 비네."


란한이 시랄의 어깨를 토닥이며 파이팅을 하자 시랄은 코웃음을 쳤다.


"후후. 건투랄 것까지야 있나. 가볍게 먹어주고 오지."


어둡기만 한 대기실을 벗어나 계단 위, 밝은 곳으로 올라가는 시랄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더 육시랄스럽다고 느끼는 란한이다.


"원빵!"


"으윽! 져, 졌습니다."


"후후!"


예선이랄 것도 없다. 너무나 손쉬운 상대. 상대는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꼬맹이일 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되었을 텐데 대학 레벨과 백수 레벨을 어떻게 뛰어넘고 이 자리에 섰는지는 몰라도, 백수의 왕이란 의미로 '사자 등급'에 오른 시랄과 한판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놈인 듯싶다.


역시나 시랄은 가볍게, 아주 가볍게 A조의 모든 선수들을 물리치고, 단독 선수로 나서며 본선에 진출할 티켓을 얻어냈다.


"기술 쓸 필요도 없는 애송이뿐이군. 대회의 수준이 많이 떨어졌어. 실망이군. 나를 흥분시켜줄 자들은 저 녀석들뿐인가? 후후, 앞으로의 시합이 기대되는군."


시랄은 가장 허접한 놈들만 운 좋게 모였다는 천국의 A조의 예선전을 가볍게 짓누르며 본선 진출을 확정해 버리고서는 저 멀리 보이는 다른 조의 예선전을 지켜보았다.


"과연 죽음의 D조라는 것인가? 후후, 내 뒤를 이어 은메달을 땄던 놈과 동메달을 땄던 놈이 모두 들어 있군. 과연······. 게다가 C조 역시 만만치 않군. 후후, 채치수 놈··· 분발하는군. 파리수의 성취가 확실히 올랐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군. 엔젤이 없는 것이 아쉽군. 몇 년 뒤가 볼 만하겠어. 그건 그렇고, 어느새··· 저 양반이 해설자 자격으로 앉아 있는 것이지?"


시랄은 죽음의 D조와 오노 고이즈미가 있는 C조의 경기를 지켜본 후, 해설자로 활약하는 야차수를 보았다. 자신에게서 야차수를 배워 익히며 백수 레벨에서 도박 판치기로 가정을 꾸려나가던 그의 뒷모습을 보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BIOC 판치기 경기의 해설자로 뽑혔는지··· 역시 사람의 앞일은 코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반가운 얼굴들이 많아 좋군. 흥미진진하겠어. 그러나··· 존나 쌉스럽군."


시랄은 응원단을 보았다. 채치수의 경기를 응원하는 듯. 일본의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역대 판치기 경기에 본선 진출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못했던 일본은 오노 고이즈미라는 사나이에게 열광하고 있었다.


안 좋은 기억밖에 없는 세일러복을 입은 응원단부터 기모노를 입고 부채를 들고 웃어대는 이상한 여인네들까지··· 그들의 얼굴을 훑어본 시랄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웩. 면상들 하고는······. 이게 게임이었다면··· 젠장, 특S급 던전이군. 저것들은 아무도 돌파하지 못할 특S급이야. 아니, 듀얼S인가? 치수 녀석 대단하군. 저딴 것들의 응원을 받으면서도 힘을 낼 수 있다니. 녀석의 정신력이 상당히 강해진 듯하군. 으음, 조심해야겠어."


나쁜 놈··· 여인네들의 집단을 던전에 비유하다니······. 어쨌든 시랄은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쾅!


"아아! 져, 졌다."


"후후!"


란한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지난 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녀석과 한 조가 되기는 했지만, 애초부터 수준을 비교할 수 없는 허접이다. 물론 란한과 비교했을 때만 그렇지, 어느 나라 백수 레벨에 나가도 높은 승률을 자랑할 강한 선수다. 상대가 나빴을 뿐이다.


란한은 자신의 바둑알들을 통에 정리해 넣으며 다른 조들의 경기를 보았다. 게임에서도 한판 붙었었던, 맨얼굴의 느끼한 놈을 포함해, 지난번 경기에서 보았던 녀석들이 많이 보였다. 물론 새롭게 등장한 신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채치수, 아니, 오노 고이즈미도 보였다.


"으음, 무시 못 하겠군. 시랄이의 파리수를 알까기에도 적용시켰단 말인가? 대단하군."


과연 오노 고이즈미의 알에는 무서운 공력이 담겨 있었다. 알 하나하나에 엄청난 힘이 담겨 판 위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N극의 알까기 판 위에 붙어 있는 S극의 바둑알들. 움직이는 것도 힘들 텐데, 엄청난 잔상과 함께 상대의 알들에 스핀까지 먹여대면서 유린하는 오노 고이즈미의 모습은 가히 놀라운 것이었다.


란한은 고개를 돌려 관중석을 살펴보았다. 수많은 일본인 응원단들 사이에 섞여 오노 고이즈미를 응원하는 나예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나예리와 뜨거운 눈빛을 나누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수컷 서양인 한 명이 보였다.


"히히."


란한은 슬쩍 주머니에서 폰카를 꺼내 무언가를 찍으며 경기장을 벗어났다. 아름다운 하루였다.


"하하! 지화자!"


"비우고!"


부어라 마셔라 하며 서로의 예선전 통과를 기뻐해 주는 수많은 선수가 모인 술집. 예선에서 떨어진 선수들은 선수들끼리, 올라간 사람들은 올라간 사람들끼리 서로 모여 서로를 위해 잔을 나누는 이곳에 불화의 씨앗이 번지기 시작했다.


"너희는 훈련도 하지 않았나 보지? 아주 둔해 보이더군."


"······."


"······."


오노 고이즈미라 불리는 채치수가 슬쩍, 시랄과 란한의 곁으로 와 견제기를 날리며 불똥을 튀겼지만 시랄과 란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채치수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나란히 앉아 있는 둘의 앞자리로 가서는 계속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나는 파리수를 더욱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너희는 보나 마나 여자 꽁무니나 따라다니며 놀았을 게 뻔하지! 흥, 너희 둘 다 내 앞에 무릎 꿇을 것이다. 각오하는 게 좋을걸."


시랄과 란한은 피식 웃고 말았다. 둘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채치수를 보았다. 시랄이 먼저 입을 열었다.


"파리가 시끄럽군. 후후, 나예리는 잘 있나?"


"감히 나보고 파리라니!"


채치수가 자존심이 상한 듯 으르렁거리자 란한이 슬쩍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며 앨범에 저장된 사진 중 하나를 보여주었다.


"나예리는 잘 있냐고 물었다."


"헉!"


채치수는 당황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부들부들 떨었다. 란한과 시랄 역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채치수에게 한마디 덧붙여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밤이 늦었군."


"남편은 여기 있는데 신부는 이 야심한 시각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흐흐!"


"으으······."


채치수가 오열을 하며 밖으로 뛰어나가자 시랄과 란한도 천천히 걸어 나갔다.


"오노 고이즈미 이름으로 달아놓으쇼. 그 친구가 지갑 가지러 간다며 뛰어나갔소."


"방금 뛰어나가는 것 보지 않았소? 좀만 기다리쇼."


둘을 붙잡는 술집 지배인에게 말하고는 그들은 여유 있게 나가버린다.


"후우, 라스베이거스의 공기는 참 신선하군."


"광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내뱉는 이산화탄소는 언제 들이쉬어도 상쾌해."


"거기에 포토샵의 위력이 덧붙여지면······."


"오늘도 아름다운 밤이군."


포토샵이라··· 채치수, 아니, 오노 고이즈미는 도대체 무슨 사진을 보았을까.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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