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915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3.01 19:05
조회
38
추천
1
글자
13쪽

110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엄청난 굉음과 함께 란한의 진형이 일부 파괴되며 세 개의 알이 바둑판 밖으로 튀어 나갔다. 오노의 알은 모든 힘을 다했는지,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으윽, 이게 내 한계인가······. 대단하다, 란한. 너를 이길 수 없는 것인가!"


오노는 침음성을 흘리며 결국 무릎 꿇고 말았다.


"으음, 대단하다. 내게 내상을 입힐 정도라니······."


지존이라고 해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모든 힘을 다 쏟아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해 버린 오노를 보며, 란한은 상대의 전의를 인정해 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넌 이미 모든 힘을 다했다. 내 공격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보여주마! 제로의 영역에 발을 디딘 위대한 전사를 위한 내 마지막 공격을! 넌 충분히 나의 공격을 받을 자격이 있다!”


주위의 공기가 란한을 중심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니, 란한의 손가락 끝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파앗!


어느 한순간, 란한의 손가락 끝에서 맑고 밝은 빛이 터져 나왔다.


"보아라! 그리고 받아보아라! 이것이 나의 모든 것, '소울 플레임'이다! 하압! 내 영혼의 불꽃이 알과 함께하니, 앞을 가로막은 것··· 모두 소멸하리라!"


피잉!


란한의 바둑알 하나가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이미 무너져 버린 오노의 진영 가운데로 스며들었다. 오노에게는 이미 란한의 공격을 막을 여력이 없었다.


그렇게, 경기의 승패가 갈렸다.


***


"축하한다. 이번에도 금메달이구나."


"후후, 상금이면 당분간 밥값 걱정은 하지 않겠군. 이제 너의 경기만 남은 것인가?"


"그래. 판치기도 어느새 준결승이야. 이번 녀석만 깨면 결승전이지."


"잘 하라구. 집세가 달린 문제야."


란한이 시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하늘을 쳐다보았다. 오늘따라 라스베이거스의 태양이 더욱 뜨겁다. 소울 플레임의 영혼을 불태우던 강렬한 빛처럼.


"씨파··· 시력 잃겠다."


맨눈으로 왜 해를 보니, 란한아!


"하압!"


크게 지른 기합과 함께 상대의 몸이 공중으로 솟구친다. 저 높이, 멀리 있는 천장의 눈부시게 밝은 조명 때문인지 눈이 부셔 상대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조차 없다.


"고공낙인찍기!"


콰아아앙!


어느새 내려온 것인가! 높게 날아올랐던 상대의 몸이 급속히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경기장 한가운데로 찍어 내려왔다. 게다가 그의 손바닥 전체는 판 위에 올려져 있었으니······.


"아앗! 한 개가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의 엄청난 공격에도 불구하고 넘어가지 않은 하나의 자석 동전. 그 동전 때문에 고공낙인찍기라는 기술을 발휘한 상대는 몸을 휘청이며 분노로 이를 악물었다.


"아해야, 아직 부족한 듯하구나."


상대의 고공낙인찍기에 대해 잘 구경했다는 듯 우람한, 아니, 꽤 비대해 보이는 사내가 손을 앞으로 뻗더니 엄청나게 빠르게 내지르기 시작했다.


"훗훗훗훗훗훗훗!"


거대한 몸집에서 나오는 속도라고는 믿을 수 없는 빠르기. 손을 수십 개로 나누어 잔상과 실체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속도로 내지르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직 놀라기에는 이르다. 손바닥 잔상이 점점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아닌가! 하얀 빛무리에 둘러싸인 듯한 거대한 손의 형상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손이 동전이 놓인 판 위를 강타했다.


“아앗!”


“떴다!”


모두의 시선이 동전을 따라 움직였다.

 동전들이 일제히 하늘로 솟구쳤다.


"한 놈, 두시기, 석 삼, 너구리··· 앗! 원빵! 원빵입니다!"


“와아아아아!”


사회자의 원빵 선언에 따라 수많은 관중이 일제히 열광하기 시작했다.


"승리자는 일본의 혼다 선수! 결승 진출입니다!"


사회자의 선언에 따라, 혼다는 씨익 웃으며 자신 앞에 있는 상대에게 조소를 퍼부었다.


"후후, 당신도 이제 BIOC를 은퇴할 때가 되지 않았나? ABCD경기에서 판치기로 종목을 바꾸어 준결승전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 하지만 아직 진정한 프로급은 아닌 듯싶군. 어쨌든 멋진 기술이었다, 고공낙인찍기! 이 승부가 ABCD였다면 나 역시 큰일 날 뻔했군."


혼다의 말에 패배한 선수는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후후. 역시 강하군. 혼다의 '백열장'은 역시 명불허전이야. 게다가 4년 전에는 없던 기술 같은데··· 대단하군. 과연 결승에 올라갈 자격이 있어. 자네 같은 멋진 선수와 경기를 치를 수 있어 내게는 행운이었다. 그럼 다음 경기에서도 멋진 모습 보여주게나."


"후후, 그러지."


목욕가운을 펄럭이며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혼다를 보며 사람들은 열광했다. 관중들의 열광 소리를 들어보자.


"우와, 저 양반은 직업도 있대."


"정말? 난 그냥 골목에서 싸움질하는 싸움꾼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이런, 이렇게 정보가 부족해서야······. 저 양반이 옷은 목욕가운 하나밖에 없어 보여도 명색이 목욕탕 주인이래."


직업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자영업씩이나! 목욕탕 주인이라는 말에 주위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백수가 우글거리고 가끔 거지에 광인, 사이비 종교집단의 회원들이 주류를 차지하는 이들이 모임에서, 멀쩡히 자기 직업을 갖고 생활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직업이 있는 혼다에 대해 더욱 열광하기 시작했다.


"우와! 어쩐지, 저 통통한 살을 볼 때 무언가 잘 먹고 다닐 구석이 있다 생각은 했지만······."


"정말 대단하군. 점원도 아니고 주인이라니··· 엄청난데?"


"나도 직업이 있어서 잘 먹으면 저런 몸집이 될까?"


한 사람의 말에 주위 사람이 달려들며 구박한다.


"예끼, 이 사람아! 멀쩡한 회사 말아먹을 일 있나? 자네가 취직을 하다니······. 제발 지금처럼, 한결같이 생활해 주는 게 전 인류를 위한 복일세."


"하, 하, 그런가?"


혼다.

과거 골목에서 싸움꾼으로 유명했던 그는 백열장 하나로 길거리 싸움질에서 목숨을 연명했다. 그러던 그는 조금씩 돈을 모으고 저축해, 지금의 목욕탕 주인의 자리에까지 올라선 것이다.


자신의 목욕탕을 홍보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 한복판에까지 목욕가운만 입고 상반신을 드러낸 채 움직이는 그의 열정이 정말 뜨겁다.


하지만! 그의 열정이 결승에서 시랄과 만나고 나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시랄의 준결승전 경기.


"하압! G스톤 개방! 헬 앤드 헤븐!"


자신은 외계에서 왔다며 국적을 드러내지 않은 '가오'라는 한 신인 선수의 등장은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가슴에 붙어 있는 녹색의 돌이 번쩍일 때마다 그의 두 손에서는 빛이 뿜어나왔고, 그의 빛나는 손이 판 위를 어루만질 때마다 동전들이 일제히 튀어 올라 뒤집혔기 때문이다.


몇몇 꼼꼼한 심판들이 가슴의 돌이 혹시 파워업 장치가 아닐까 싶어 조사도 해보았지만, 결국 코스프레용 장식품으로 밝혀짐으로써 그가 당당히 실력으로 준결승까지 진출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는 시랄. 제로의 영역에 들어선 지 오래된 선수다. 오노 고이즈미라도 있었다면 그나마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졌겠지만, 란한과의 대결로 실신해 버려 판치기 본선에는 참가도 못 한 채 기권을 해버렸다.


물론 전의를 불사르면서 나가겠다며 누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지만, 의사가 모든 체력이 소진되었다며 더 경기를 치르면 잠재 생명력까지 빼앗긴다고 말했기에 어쩔 수 없이 기권을 선언하고 말았다. 아직 신혼이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시랄은 가오라는 한 루키의 기술을 제로의 영역 개방이라는 얍쌉한 방법으로 방해했다. 여태껏 잘만 넘어가던 동전들이 시랄의 앞에서만은 꿈쩍도 안 하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가오는 필살기인 헬 앤드 헤븐까지 펼쳐보았지만, 시랄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후후후후후후, 자네의 운도 여기까지인 모양이군. 이제 내 차례다! 진정한 강자의 힘을 보여주지! 보아라! 내가 왜 파이널리스트로 불리는지! 하압!"


시랄의 몸이 공중으로 솟구친다. 점점 높이 치솟는 그의 몸 주위로 아지랑이 같은 것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아지랑이들이 점점 형체를 잡아가며 거대한 손 모양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오오······!"


가오는 믿을 수가 없었다. 상대의 몸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손바닥 형태로 변하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 가오 역시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시랄의 경지를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아아, 그렇다. 저자는 정말 대단하다. 나와는 차원이 다르다. 손이 곧 나이고 내가 곧 손이니 그 경계가 없다. 아아! 저자는 지금 신수합일(身手合一)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로구나!"


가오는 짧은 순간이나마 감탄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필살! 헤이 베이베!"


시랄의 기합과 함께 거대한 손 모양의 기운이 판 위로 살포시 내려앉았다. 강한 위력으로 판을 치는 것이 아니다. 가볍게 어루만지듯 판 위를 쓰다듬는 듯한 모습. 가오는 다시 한번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아! 저자는 이미 물아일체의 경지에 올랐구나! 그렇다면 신수합일은 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인가! 저자의 경지는 도대체 어디까지란 말인가! 으음, '헤이 베이베'라는 기술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나가는 레이디를 한번 쓰윽 쓰다듬는 듯한 저 형상!”


시랄의 손은 판을 거칠게 내려치지 않았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어루만지듯 부드럽게 쓸었을 뿐이다. 그랬음에도 모든 동전이 벌떡 일어나 뒤집어 누웠다.


“게다가 판 위를 마구 쓰다듬는 듯 보이지만 실은 한번 쓰다듬은 곳은 다시는 쓰다듬지 않고 있다! 엄청 섬세하다! 저것은 한번 쓰다듬은 곳은 다시는 쓰다듬지 않고, 항상 새로운 곳을 쓰다듬어 나가겠다는, 치한으로서의 포부마저 갖추고 있는 듯하다. 아아! 저자는 나에게 깨달음을 주려고 한 것인가!”


그럴 리는 없다.

그저 가오의 경지가 높은 편이기에, 깨달음의 편린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일 뿐이다.

경기는 이렇게 끝이 났다.


가오는 시랄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가르침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이름은 '가오 가이거'라고 합니다. 당신께 이것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더욱 성장해서 당신을 찾아가 이겼을 때 돌려받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오가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고 지나갔다.


‘뭐지? 뭐하는 사람이지?’


시랄은 별 시답잖은 이상한 놈이 더위를 먹었나 하고 경각심을 품고 바라볼 뿐이다.


다만 그가 자신의 가슴에서 G스톤을 떼어 자신에게 건네자 활짝 웃으며 덥석 받았을 뿐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비싸 보였기 때문이다. 선물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가오는 알 수 없으리라. 시랄이 G스톤을 받자마자 전당포에 팔아버리리라는 것을. 어차피 나중에 언제고 와도 가오 따위야 제압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에, 자신을 이길 수 없으면 이것도 돌려달란 말 못 하겠지, 하면서 홀가분하게 팔아버리리라는 것을.


시랄은 알 수 없으리라. 가오 가이거가 시랄에게서 받은 가르침을 통해 4년 뒤 '가오 파이거'라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하지만··· 4년 뒤에도 과연 시랄이 경기에 출전할까? 가오는 G스톤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까?


그저 가오의 가슴 부위에 그려져 있는 사자 모양의 문신이 애처롭게 꿈틀댈 뿐이다.


"드디어 기대하시고 기대하시던 판치기 대회 결승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와아아아아!"


사방이 관중석으로 꽉 막힌 자그마한 실내 경기장이 위치한 라스베이거스의 뒷골목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드디어 마지막 경기, 결승전이 아닌가. BIOC의 꽃이자 마지막 경기인 천하제일무도회를 제외하고는 가장 마지막에 열리는 경기이기에 사람들의 열광이 더한 듯하다.


모인 사람들 자체가 스포츠맨십이 있는 사람들인 것도 아니고, 그저 백수나 건달, 광인, 사이비 종교집단 회원들이 주류를 차지하다 보니 마라톤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열심히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았으면 됐지 왜 살 빠지고 힘들게 마라톤 같은 것을 뛰겠나, 하는 생각들이다 보니, 마라톤같이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는 만들어지기 힘들었다.


그나마 복싱이나 이종격투기 마니아들이 있다 보니 직접 참가해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 천하제일무도회라는 격투기 대회가 마지막을 장식할 뿐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제 시랄의 마지막 경기라는 점이다. 시랄의 상대는 바로 혼다. 4년 전만 해도 백열장 하나로 버텨오던 인물이 웬일인지 신기술까지 만들어왔다는 것이 놀라울 뿐, 시랄의 입장에서는 그저 그런 백수 레벨의 플레이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이다 보니 시랄의 가슴도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시랄은 최선을 다하여 관중들에게 쇼맨십을 보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6 115 24.03.06 35 1 14쪽
115 114 24.03.05 31 1 14쪽
114 113 24.03.04 32 1 14쪽
113 112 24.03.03 35 1 14쪽
112 111 24.03.02 36 1 13쪽
» 110 24.03.01 39 1 13쪽
110 109 24.02.29 38 1 15쪽
109 108 24.02.28 40 1 13쪽
108 107 24.02.27 40 1 13쪽
107 106 24.02.26 50 1 13쪽
106 105 24.02.25 57 1 13쪽
105 104 24.02.24 41 1 13쪽
104 103 24.02.23 37 1 13쪽
103 102 +2 24.02.22 36 1 13쪽
102 101 24.02.21 48 2 12쪽
101 100 24.02.20 50 1 12쪽
100 99 24.02.19 40 1 12쪽
99 98 24.02.18 39 1 13쪽
98 97 24.02.17 32 1 14쪽
97 96 24.02.16 40 1 12쪽
96 95 24.02.15 38 2 14쪽
95 94 24.02.14 42 1 12쪽
94 93 24.02.13 39 2 13쪽
93 92 24.02.12 37 1 13쪽
92 91 24.02.11 50 1 12쪽
91 90 24.02.10 34 1 14쪽
90 89 24.02.09 34 1 13쪽
89 88 24.02.08 55 1 12쪽
88 87 24.02.07 42 1 12쪽
87 86 24.02.06 37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