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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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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901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2.16 19:05
조회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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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96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턱시도가면은 급히 귓말을 때렸다.


[누님들! 어디 계셔요? 살려주셔요. 지금 두 악적하고 두 용이 의기투합해서 저를 죽이려 하고 있어요. 도와주셔요!]


급한 와중에도 무척 겸손한 귓말을 보내는 턱시도가면에게 곧 답말이 전해졌다.


[알았어. 잠만 기다려. 1분만 기다리면 돼. 우리 위에 있어. 저번에 망가진 러브러브 스매시 머신 잔해 모으는 중이야. 곧 갈게.]


[네, 빨리 와주셔요. 저 죽으려 그래요.]


턱시도가면이 이를 악물고 신법을 구사하자 지존과 본좌는 추격을 포기했다.


"젠장, 잽싸기는"


"그러게 말이야. 도망치는 것 하나는 일품이군. 우리와 레벨은 별로 차이 안 나는 것 같은데. 아닌가? 우리가 레벨이 더 높은 것 같지?"


"그런 것 같아. 저놈도 보아하니 템발이야. 귀고리에 목걸이, 팔찌에 반지··· 아템으로 도배했잖아. 쳇, 돈이 있으면 뭐 해? 공급이 안 되는데. 우린 언제 저런 거 구하나 몰라."


지존과 본좌가 투덜거리자 두 마리의 용이 다가와 위로해 주었다.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열심히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가는 대가가 있을 겁니다."


"맞아요. 저런 올 스텟 업 아이템이 드물기는 해도 가끔 떨어진다니까요?"


용들의 위안에 지존과 본좌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참, 그러고 보니 두 분과는 아직 끝을 못 봤군요. 어쩌죠? 마저 싸울까요?"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용의 말에 지존과 본좌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미 목격했듯이, 넓은 곳에서 두 용이 얼마나 위력적으로 잘 싸우는지를 실감해 버린 지존과 본좌였다. 차라리 지금은 살짝 넘어가고 좁은 곳에서 다른 유저들과 같이 힘을 합쳐 싸우는 것이 훨씬 이득이란 것을 깨달아 버렸다.


"아닙니다. 두 분 용들과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고, 같이 싸우기도 했더니 별로 싸울 맘은 없군요. 뭐, 그냥 천천히 하죠. 날이 오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의무도 아니잖아요?"


"하하, 맞습니다. 여태 같이 싸웠는데 갑자기 마주 싸우려니 흥이 안 나는군요."


지존과 본좌의 말에 두 용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죠. 일주일간은 굴이 활짝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오세요. 저희는 항상 고객을 향해 열려··· 꾸엑!"


말을 하던 용이 갑자기 바닥을 구르며 쓰러져 버렸다. 모두들 당혹스러워 주위를 살펴보았다.


"저기다!"


지존이 어느 한 지점을 가리켰다. 동굴 위의 언덕에는 원조세라가 타고 있는 석궁탱크와 함께 수많은 유저가 포진해 있었다.


"호호호호호호호! 이 악의 종자들! 이곳에서 다시 보게 되는구나! 이번에야말로 네놈들을 죽여버리겠다!"


"하하하하하하! 지원군이 온 이상 네놈들도 이젠 죽을 수밖에 없다! 각오해라!"


"동생들의 복수가 이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이야! 네놈들을 시작으로 빙궁마저 뭉개버리겠다!"


세일러 시리즈였다. 예의 오리지널 다섯 마리는 물론 턱시도가면이 합세한 넵튠, 우라노스, 새턴, 플루토 등 모두 모여 있었다. 물론 이들을 따르는 어마어마한 수의 유저들과 함께.


지존과 본좌는 자신들을 둘러싼 악의 무리를 둘러보며 이를 악물었다. 아무리 봐도 퇴로가 없었다. 로그아웃하더라도 세일러 일당들이 자신들을 무사히 남겨둘 리 없다.


아마도 '언젠가는 로그인하겠지'라는 일념으로 끈질기게 로그아웃한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 뻔하다.


"젠장, 일이 어렵게 됐군요."


용 역시 이를 악물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런 용의 모습을 보며 본좌가 한마디 했다.


"이렇게 된 이상 잠시 동맹이라도 맺을까요?"


용은 벙 뜬 표정으로 본좌를 바라보았다.


"에이, 이 상황에서 농······."


용은 말을 마저 할 수가 없었다. 본좌의 표정이 너무도 진지했기 때문이다. 용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브레스도 세 번 다 쓴 이상 자신은 이곳에 뼈를 묻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하지만 한 달밖에 못 살 인생, 두 달을 살고 나니 사는 게 좋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뇌리를 강타했다.


"조, 좋습니다. 파티를 맺도록 하지요. 근데 그런 게 가능합니까?"


유통기한이 한 달인지라 세상 경험이 일천한 빙룡이 본좌에게 되물었다. 그런 용을 보며 본좌는 싱긋 웃어주었다.


"하하, 가능합니다. 예전에 저희는 두더지 떼와도 파티를 맺은 적이 있거든요. 보스몹인 님과도 가능할 겁니다."


"좋습니다. 파티를 허락합니다."


갑자기 지존과 본좌, 빙룡 사이에 파티창이 떴다. 셋은 서로의 이름을 클릭하며 파티를 맺으려 했다. 그때였다.


"쿠, 쿨럭! 저를 빼놓으면 섭하죠. 아직 죽은 것도 아닌데."


탱크에서 발사한 러브러브 스매시 석궁에 당한 용이 뒤통수를 부여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어느새 파티창에는 새로운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두 마리의 용과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뜨거운 눈빛을 날리며 서로의 이름을 클릭했다.


한편, 파티가 결성되는 것을 알 리 없는 세일러문의 유저들은 의기양양했다. 자신들이 일단 수적으로 엄청나게 압도적이라는 사실에 안도했고, 두 마리의 용을 잡았을 때 챙길 어마어마한 양의 경험치와 아이템을 상상하며 침을 흘렸다. 물론 개중에는 지존과 본좌를 킬할 생각에 전의를 불태우는 사람도 있었다.


"여기 아이템이 있으니, 이거라도 먹으면서 잠시 쉬세요. 일단 시간을 끌어볼 테니까요."


본좌는 인벤토리에서 단약 한 박스를 꺼내어 쓰러졌던 용에게 주었다.


"아, 아이템을··· 감사합니다. 빨리 회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용은 본좌가 준 단약들을 꿀떡 삼키고는 뒤로 물러섰다.


"저놈들이 뭐 하는 거지? 서로 뭘 쿵닥거리는 거야?"


플루토가 이상하다는 듯이 묻자 턱시도가면이 단약을 씹으며 입을 열었다.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저놈들 사이에 뭔가가 있는 모양이에요. 아까도 저놈들끼리는 서로 공격을 안 하고 치사하게 저만 물고 늘어지더라고요. 유저와 몹이 내통하기라도 했나 보죠. 흥!"


턱시도가면의 말에 나머지 세일러들이 코웃음을 쳤다.


"흥, 웃기는 꼴값들이군. 몹하고 유저가 파티라도 맺겠다는 거야, 뭐야? 그나저나 저놈들 언제 공격할 거예요? 승자의 여유를 지금부터 미리 부리는 것도 좋지만 저는 저놈들부터 먼저 죽이고 싶단 말이에요!"


아직도 어정쩡한 자세로 엉덩이를 붙잡고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마스를 보며 모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호호, 여유를 가지렴. 우리는 럭셔리한 세일러 요정들 아니니? 항상 품위와 여유를 유지해야 해. 저런 놈팽이 따위에게 한번 당했더라도 언제나 고귀한 모습을 잃으면 안 되는 거야. 항상 침착하게······."


넵튠이 마스에게 상류사회의 예법을 지도하는 동안 분지 밑에 있던 두 마리 용과 지존, 본좌는 작전회의에 들어간 상태였다.


"자, 좋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아직 빙룡1님과 빙룡2님은 기력이··· 아! 저희가 편의상 '빙룡1'님과 '빙룡2'님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괜찮으시겠죠?"


본좌의 말에 두 마리의 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본좌는 계속 작전 프레젠테이션을 이어갔다.


"좋습니다. 아직 빙룡1님과 빙룡2님의 기력이 차지 않아 브레스를 뿜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다수와 싸우는 데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남아 있습니다. 저희가 기본적으로 소지하고 있던 단약들을 제외한 나머지 예비 단약들을 모두 두 분에게 드렸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기력과 체력이 max 게이지까지 오를 겁니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거죠. 브레스를 세 번까지는 안 되어도 최대한 모으면 한 번에서 두 번은 더 쓰실 수 있을 겁니다."


본좌의 말에 용 두 마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특성상 기력이 모일 때마다 브레스를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력 게이지가 다 채워져야 브레스를 세 번 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행히 브레스 두 방은 새벽 일찍 쐈기에 그 뒤로 조금씩 게이지가 차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마지막 브레스를 아까 썼기 때문에 기력이 많이 깎였죠. 하지만 두 분이 주신 단약들로 기력이 점차 차고 있습니다. 자연적인 기력회복치에 약발이 합쳐진 결과 한 시간 정도 뒤면 빙룡2의 기력이 다 차게 될 것 같습니다."


체력이 많이 날아간 빙룡1은 뒤편에 가서 회복약 한 상자와 기력회복 단약 상자를 계속 씹어먹고 있었다. 그런 빙룡2를 보며 빙룡1과 지존, 본좌는 토의를 계속했다.


"좋습니다. 우리의 히든카드는 빙룡2님입니다. 최대한 빙룡2님에게 적이 다가가지 않도록 주의를 끌어야 합니다. 아셨죠?"


"알겠습니다. 저도 체력회복 단약 약간을 씹고 어느 정도 체력을 채웠습니다. 컨디션이 풀빵은 아니지만 조심해서 싸운다면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지만이라니요?"


빙룡1이 말꼬리를 흐리자 지존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런 지존을 보며 빙룡1이 슬픈 눈으로 입을 열었다.


"휴, 아무리 체력을 채우고 기력을 채운다고 하더라도 저 많은 인원을 전부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빙룡2를 지키며 싸운다면 더 힘들겠죠. 일단 제가 최대한 몸빵을 하겠습니다. 그러다 제가 죽게 되면··· 으음··· 아니, 죽기 직전에 지존님이 저를 마무리 지어주십시오."


빙룡1의 말에 지존은 기겁했다.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존의 얼굴을 초탈한 얼굴로 바라보며 빙룡1이 말을 이었다.


"아까 빙룡2에게서 다 들었습니다. 참룡도를 얻으러 오셨다지요? 제 뱃속에 참룡도가 들어 있습니다. 제가 죽으면 그 도는 누가 차지하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왕 죽을 것 마지막까지 함께 싸우게 될 사람들에게 넘기고 싶군요. 경험치와 기타 아이템들도 함께요. 그래 주시겠습니까?"


빙룡1의 말에 지존과 본좌는 눈시울을 적셨다.


"님의 말씀은 잘 들었습니다. 최후의 사태가 발생하면 그러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미리 죽을 계획을 짜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최대한 적들을 물리치는 방향으로 싸우도록 하지요."


"알겠습니다. 어쨌든 부탁드립니다. 하하······."


지존과 본좌, 빙룡1은 삼각 포지션을 짠 채 빙룡2를 둘러싸고는 전의를 불태웠다. 팀플레이를 위해 포지션을 짜자 세일러문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 귓말로 땅개 쪽에다 도움을 요청했어.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전의를 불태우는 본좌를 향해 지존이 귓말을 때렸다.


[정말? 나는 미처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잘했어. 도와주러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지. 젠장, 여기서 살아나간다면 평생 세일러문들을 괴롭히며 살아줄 테다!]


이를 악물고 한 손에는 검을, 한 손에는 벽력탄을 들고 있는 본좌는 언덕 위에서 석궁을 조준하는 마녀를 노려보았다. 망가진 것을 다 고치지는 못했는지 탱크에는 바퀴가 없다. 그냥 유저들이 석궁 부분만 들고 온 모양이다. 힘 좀 쓰게 생긴 유저 무리가 거대한 석궁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호호호호호호호! 자신에게 해를 끼친 악의 무리에게조차 작전을 짤 기회를 주다니! 이 어찌 고귀하고 순결하지 않을쏘냐? 호호호호호호! 용맹한 세일러문의 전사들이여! 악의 무리에게 사랑과 정의의 힘을 보여주어라!"


"와아아아!"


언덕 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세일러문 소속 유저들이 기합을 지르며 언덕을 타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본좌는 적들이 공격해 오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본좌의 머리가 급속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젠장, 이렇게 된바 남아 있는 모든 벽력구와 암기들을 다 쏟아부어야겠군. 한 놈이라도 더 게임 오버시켜 주겠다!'


본좌는 인벤토리 창을 활성화시켜 놓았다. 아무래도 닫고 있다가 위기 상황에 켜는 것보다는 미리 열어놓고 필요한 것을 꺼내는 것이 빠를 듯해서였다.


한편, 귓말을 들은 빙궁 측에서는 지존과 본좌를 도우러 갈 것인지에 대해 회의가 시작되었다.


***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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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3 24.02.23 37 1 13쪽
103 102 +2 24.02.22 3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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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0 24.02.20 4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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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6 24.02.16 40 1 12쪽
96 95 24.02.15 3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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