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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 님의 서재입니다.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민창
그림/삽화
제이지
작품등록일 :
2021.06.25 09:12
최근연재일 :
2021.10.06 13:05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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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34
추천수 :
892
글자수 :
532,633

작성
21.10.0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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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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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이대로 끝인가

DUMMY

개방과 동시에 룩시온 원소의 순수한 힘이 그대로 발산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얕은 지식이지만 주동화가 알고 있는 선에서 핵융합을 위해서는,


"하지만 핵융합은... 엄청난 고온에서 가능한 거잖아."

"맞아. 인위적으로 중심핵을 융합시키려면 초고온이 필요하겠지."


범예는 주동화의 말에 동의하였지만,


"하지만 한 번이라도 개방이 발현된 사람에겐, 필요가 없어."


최민의처럼 어릴 때 개방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작동시킬 수 있었다.


활소 개방은 무제한의 에너지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강력한 것이 맞지만,


의식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범예의 말처럼 시민들을 공격할 수도 있었다.


"범예의 말이 맞아. 시민들을 위험하게 할 수는 없어."


주동화는 최민의의 개방을 반대하고서 천국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사정은 알았어. 우리를 도와주지 못해도 괜찮아."


전쟁을 막으려고 노력해준 세 사람을 원망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긴 우리가 사는 땅이니까 우리가 지켜야지."


주동화는 다시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하단우도 부채를 빼 들고 지상으로 향했다.



***



주동화와 하단우가 천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도, 백규빈과 하명호는 쉬지 않고 싸우고 있었다.


하늘에서 날아오는 레이저를 전자기 방어막으로 막고, 천국인 보병을 검으로 상대했다.


권채선도 상황은 같았다. 불사의 몸이지만 천국인의 공격보다 치유 속도가 더뎌 몸이 너덜너덜해졌다. 그러나 신경 쓰지 않고 맞섰다.


임제온과 피스메이커 요원들도 함께였다. 이미 광화문에 피스메이커 본사의 전 병력이 모였고, 해외지사에도 협력을 요청해 지원군이 오는 중이었다.


국군은 말할 것도 없이 일선에서 천국인을 상대하는 중이었다.


전국의 부대에서 군인들이 광화문으로 모여들고 있고 이미 민간에도 소집 명령이 떨어졌다. 회사와 집에 있던 예비군까지 전부 뛰어나왔다.


경찰력도 전부 동원되었다. 군인들이 천국인과 싸우고, 경찰은 시민들을 보호했다.


사상 초유의 전시 상황에 국가 전체가 모든 병력을 동원하고 있었지만, 천국인을 상대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총과 도검, 경찰봉만을 들고 룩시온을 가진 천국인에 맞서고 있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사상자가 수도 없이 발생하였다. 룩시온의 막대한 힘 앞에 군인과 경찰, 시민들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쓰러져 갔다.


주동화는 다시 전투에 합류해 천국인들을 상대했다. 바람과 전기를 사용하여 공격했으나 천국군들은 모두 갑옷과 방어막을 장착하여 몇 번을 때려야 겨우 쓰러뜨릴 수가 있었다.


천국군의 압도적인 우세로 광화문 앞은 완전히 천국군 세력에 정복되었고, 이어서 천국군은 둘로 나뉘어 종로와 세종대로를 따라 진군하기 시작했다.


"진군을 막아!!"


권채선이 무전으로 피스메이커 전 요원에게 소리쳤다.


명령이 떨어지자 피스메이커 전투기가 광화문에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려는 천국군을 향해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했다.


공군 전투기와 틸엘 전투기도 합세하여 천국인들을 공격했다. 세 마리의 신수는 천국의 비행체를 막았다.


진군이 저항에 부딪히자 천국군은 격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5대 강성의 사령관들은 지체를 용납하지 않았다.


"공격하라! 저들은 우리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발해성의 사령관이 목청 높여 외쳤다. 푸른 갑옷의 발해성 병사들은 용맹하게 싸우며 앞으로 나아갔다.


바로 그 때 발해 사령관 앞에, 날카로운 칼날이 번뜩이며 나타났다.


"네가 우두머리로구나."


하단우가 발해성 사령관에게 검을 겨누며 말했다.


그것과 동시에 화북성 사령관은 백규빈이, 화림성은 하명호가, 양청성 쪽은 임제온이 막아섰다.


그리고 주동화는 고려성의 황태자와 마주했다.


천국 병력 전체를 상대하다간 승산이 없었으므로, 이들은 천국 5대 강성의 수장을 상대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나마 천국인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반신 셋과 주동화, 의수를 장착한 임제온. 이 다섯 명이 다섯 성의 사령관들을 한 명씩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긴말 필요 없이 일대일 결투가 시작되었다.


서점 건물에서 하단우가, 우체국 쪽에서 백규빈이, 보험공사 건물에서 하명호가 싸웠다. 임제온은 대형 전광판 쪽이고, 주동화는 신문사 근방에서 싸움이 붙었다.


백규빈이 장검으로 화북성 사령관의 어깨를 내리치며 결투의 시작을 알렸고, 하명호는 장창을 던져 화림성 사령관의 등을 명중시켰다.


임제온은 양청성 사령관의 주위를 돌며 탄환을 쏘아 견제했다. 주동화는 소용돌이를 일으켜 고려성 황태자의 손발을 묶었다.


하단우는 발해성 사령관의 목을 겨누었던 장검을 순식간에 쌍검으로 바꾸어 사령관의 양팔을 그었다.


두 개의 칼날은 갑옷을 뚫고 들어가 상처를 냈고, 하단우의 공격에 사령관은 잠시 당황했으나 바로 칼을 세워 하단우를 밀어냈다.


그리고서 무서운 기세로 하단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는 검을 휘두르고, 다른 손으로는 전기를 일으키며 위협했다.


심지어 전기를 검에 흐르게 하여 동시 공격까지 시전했다. 사령관의 자리는 누구나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발해성 사령관은 자리에 걸맞은 힘을 갖고 있었다.


반면 하단우는 나이에 비해 우수한 요력을 가진 반신이지만, 뛰어난 전사는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다. 하단우는 전쟁을 겪어본 일도, 전쟁을 대비하여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적도 없다.


그로 인한 격차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가령 체내의 근육을 강화하여 근력을 조절하는 것은 반신인 하단우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강화의 정도에서 천지 차이가 났다.


하단우가 주먹으로 사령관의 명치를 치면 사령관은 꿈쩍도 하지 않겠지만, 사령관이 하단우를 주먹으로 치면,


"아아아아악!!"


하단우는 사령관의 주먹 끝에서 나가떨어지듯 허공에 붕 떴다.


그리고 서점 건물에 정통으로 부딪히며 추락했다.


하단우가 건물 벽에 부딪히면서 건물 중앙에 균열이 크게 생겼고, 그것을 시작으로 건물의 상단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백규빈이 화북성 사령관과의 전투 중에 서점으로 요력을 쏘아서 건물의 붕괴를 막았다.


하명호도 화림성 사령관을 상대하면서 하단우가 있는 곳으로 치유결계를 날려 보냈다.


그나마 사령관들과 호각으로 싸울 수 있는 게 숙련된 반신인 백규빈과 하명호인데, 두 사람이 전투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단우!!"


주동화도 그 모습을 보았지만 그의 상황은 남을 구하러 갈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고려성 황태자가 주동화가 만든 소용돌이를 너무나도 쉽게 풀어버리며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되도 않는 재주는 나에게 통하지 않으니 비키거라."


황태자가 차분한 목소리로, 하지만 위압감 있는 눈빛으로 말했다.


"인명 피해는 최소화하고 싶구나. 내 동생들도 그것을 원하고 있고."


주동화는 황태자 범웅을 노려보았다.


아까 범예와 최민의가 나누었던 대화에서, 주동화는 고려성의 태자가 여기에 왔다는 것을 알아챘었다.


그때 범예는 태자를 오빠라고 칭했고, 방금 말한 ‘내 동생들’이라는 말로 미루어 봤을 때 이 사람이 태자일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범예보다 강하거나 최소 비슷한 힘을 가졌을 확률이 높다.


주동화는 그가 범예를 상대로 일대일로 붙어서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신들이 이 전쟁에서 이길지라도, 이 땅을 손에 넣을 수는 없을 거야."


그래서 주동화는 범웅이 전쟁을 포기하도록 설득을 시도했다.


식민 지배를 당하고서 이 땅의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설령 전쟁에서 패배한다고 해도, 시민들은 끊임없이 저항하고 복종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침묵하는 반신 또한 억압을 용납할 리 없으며 대항에 가담할 게 분명하다.


그렇게 두 번째 전쟁,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천국인들이 떠나갈 때까지 전쟁은 계속 되리라.


"그럴 수도 있겠지."


범웅은 주동화의 말에 동의하는 듯 대꾸했지만,


"하지만 예상되는 모든 가능성을 염려한다면, 이 세상에 전쟁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호하게 대답한 범웅은, 주동화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범웅의 눈동자가 밑을 향한 순간, 그 방향을 따라 주동화의 몸이 땅바닥에 처박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주동화는 온몸이 콘크리트에 정통으로 부딪치며 나동그라졌다.


그렇게 신문사 앞 도로에 쓰러진 채, 길 건너 전광판에 임제온이 처박히는 것을 보았다.


룩시온과 결합한 그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했는데, 임제온이 상대가 가능할 리가 없다.


머릿속이 시끄럽게 울리는 아비규환 속에서 주동화는 전쟁의 참극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의 비명 소리, 전투기 엔진 소리, 총소리와 폭탄 터지는 소리.


서점 건물은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백규빈이 요력으로 붕괴를 막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균열이 번져 나가고 있다.


서점 밑에 쓰러진 하단우는 피투성이가 된 상태에서도 어떻게든 정신을 붙들고서 주작을 불러들이지 않고 있었다.


그가 의식을 잃는 순간 주작이 사라지고, 그렇게 되면 지상에 천국 비행체의 레이저가 고스란히 꽂히게 된다.


그러면 이곳에 있는 시민들이 떼죽음을 당할 것이다.


신수들의 상황도 좋지는 않았다.


천국군 비행체의 맹렬한 공격은 신수 세 마리가 커버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


원반형 비행체를 직접 공격하는 백호와 이무기의 가죽과 비늘은 상처로 가득했고, 주작도 레이저를 막는 것이 고통스러운 듯 괴롭게 울부짖었다.


"이대로 끝인가."


주동화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압도적인 힘의 격차.


지금도 계속해서 차원문으로 천국인 병력이 들어오고 있으니,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져 간다.


어쩌면 이미 늦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대로 한국이 정복당하고, 이어서 다른 나라들도 차례대로 천국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될까.


아버지가 그토록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아버지는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룩시온을 아들의 몸에 결합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한 명 분의 룩시온으로 천국군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주동화는 힘없이 읊조렸다.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그때, 주동화의 앞으로 주작이 추락했다. 쓰러진 주작의 붉은 날개가 눈앞에 있었다.


가까이에 타오르는 불꽃이 있으니 전신이 불에 타듯 뜨거웠지만, 주동화는 두 다리가 부러진 탓에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주작이 쓰러지자 천국의 원반형 비행체들은 맹렬히 주작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주작은 고통스럽게 몸부림쳤고, 주동화는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급히 다리를 치유하고 일어섰다.


그리고 도로 밑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천국의 비행체를 향해 쏘아 올렸다.


다섯 개의 물기둥이 천국의 비행체 다섯 기를 그대로 명중했지만, 곧 천국군이 나서서 물기둥을 가라앉혔다.


어떤 공격을 해도 천국군에게 통하지 않는다.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다.


주동화가 금세 사그라들어 버린 물줄기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을 때, 하단우가 날아와서 추락한 주작의 상태를 살폈다.


지하수가 그렇게 뿜어져 나왔는데도, 주작이 내뿜는 열기는 사그라들지도 않고 여전히 뜨거웠다. 주동화는 몸이 타들어 가는 듯했지만 하단우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괜찮아?"

"나? 아니면 주작?"

"둘 다."

"나는 괜찮아. 하지만 주작은 더 이상 싸우는 게 힘들 것 같아."


천국군 비행체의 레이저 공격을 혼자서 다 받아냈으니, 지금까지 버틴 것이 기적이었다.


그리고 괜찮다고 말하는 하단우의 상태도 말이 아니었다. 이마에 피가 흥건하다. 대충 지혈만 하고 날아온 것 같았다.


그런데도 이렇게 뜨거운 주작 옆에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는 것이 신기하다. 주동화는 땀을 뻘뻘 흘리며 하단우에게 물었다.


"너는 주작이 뜨겁지 않아?"

"주작은 내가 지배한 신수라서 나한테는 해를 가하지 못해."

"좋겠네. 나는 타 죽을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고서 주동화는, 주작을 빤히 바라보았다.


불꽃.


당장이라도 타 죽을 것 같은 열.


꺼지지 않는 엄청난 고온의 에너지.


멍하니 주작을 바라보는 주동화에게 하단우는 면박을 주었다.


"저리 가 있어 그럼."


주동화는 하단우에게 말했다.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이 전쟁에서 이길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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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완결) 21.10.06 287 6 13쪽
103 살신 21.10.05 200 3 11쪽
» 이대로 끝인가 21.10.04 185 3 13쪽
101 무한한 동력 21.10.03 193 3 12쪽
100 전쟁터 21.10.02 184 4 12쪽
99 문이 열리는 날 21.10.01 185 3 10쪽
98 사탕 한 개 21.09.30 182 4 13쪽
97 옥토 21.09.29 187 3 11쪽
96 51구역 (2) 21.09.28 190 3 13쪽
95 51구역 (1) 21.09.27 184 4 11쪽
94 첫인상 21.09.26 186 3 12쪽
93 작전 계획 21.09.25 197 3 12쪽
92 잠입 (2) 21.09.24 182 3 11쪽
91 잠입 (1) 21.09.23 197 2 12쪽
90 생물공학정보센터 21.09.22 190 3 10쪽
89 미국으로 (2) 21.09.21 206 3 12쪽
88 미국으로 (1) 21.09.20 204 4 12쪽
87 동맹 결렬 21.09.19 204 4 11쪽
86 교역 불가 21.09.18 212 4 13쪽
85 전투가 성립되지 않는 상대 21.09.17 229 4 11쪽
84 개방 21.09.16 226 4 11쪽
83 전세 역전 21.09.15 227 4 12쪽
82 반은 신, 반은 인간 21.09.14 224 4 11쪽
81 눈속임 장막 21.09.13 227 4 10쪽
80 탑 마스터 21.09.12 221 4 10쪽
79 제온 21.09.11 237 3 12쪽
78 서부지사 21.09.10 226 4 12쪽
77 비공식 대담 (2) 21.09.09 220 4 11쪽
76 비공식 대담 (1) 21.09.08 241 4 12쪽
75 재회 21.09.07 23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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