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민창 님의 서재입니다.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민창
그림/삽화
제이지
작품등록일 :
2021.06.25 09:12
최근연재일 :
2021.10.06 13:05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1,125
추천수 :
892
글자수 :
532,633

작성
21.09.17 13:05
조회
228
추천
4
글자
11쪽

전투가 성립되지 않는 상대

DUMMY

지금 전투기에서 발사하고 있는 폭탄은 집 한 채를 충분히 날려버릴 만한 위력을 가졌다.


그런데 최민의는 그것을 맞아도 쓰러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막아 쳐내기까지 했다.


눈이 붉게 변하기 전과 확실하게 달랐다. 최민의가 걸출한 무장인 건 사실이지만 저 정도는 아니었다.


무인기로 견제가 가능했고, 룩시온과 결합하지 않은 임제온이 일대일로 맞섰으며, 하단우의 주작에 어렵지 않게 제압당했다.


어떻게든 전투가 성립되는 상대였다는 말이다. 강하긴 해도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감각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최민의는,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이건 말도 안 돼!!"


주동화는 바로 뒤까지 따라붙은 최민의를 보며 소리쳤다.


눈속임 장막을 들어내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주동화는 최민의로부터 도망치는 것밖엔 할 수 없었고, 막무가내로 쫓기다 보니 전투기에 최민의의 위치를 알리는 것을 잊었다.


"아아악!!"


그러다 결국 아군이 쏜 폭탄에 맞아서 땅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주동화가 폭탄과 함께 분진 속으로 사라지자,


최민의의 시선은 하늘에 떠 있는 범예에게로 향했다.


이에 범예의 눈빛에 잠시 공포가 스쳤으나, 그는 이내 검을 빼 들고 최민의를 응시했다.


주동화가 추락하면서 전투기들은 공격을 멈추었다. 조종사들의 눈에는 천국인이 보이지 않는다.


고요해진 공터에서, 최민의와 범예만이 서로를 노려보며 대치 중이었다.


먼저 공격에 나선 것은 최민의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범예 앞으로 날아간 최민의는 맨손으로 범예의 검을 쥐었다.


검을 녹여버릴 심산인 듯했지만 범예의 검은 끄떡도 없었다.


"그 정도의 열은 버틸 수 있어. 이건 황실의 검이다."


이렇게 말하고서 범예는 바람을 일으켜 최민의를 밀쳐냈다.


그러자 최민의는 지금까지 칼집에 넣어 두었던 검을 꺼냈다.


지금까지 하단우와 임제온, 권채선, 그리고 주동화를 쓰러뜨릴 때는 검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최민의와 범예의 전투가 시작됐다. 두 사람의 검술과 정신에너지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팽팽했다.


범예는 자신을 공격하는 최민의의 칼날을 막아내면서 최민의에게 말했다.


"민의야, 후회하기 전에 멈춰."


그러나 최민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범예를 노려보기만 했다.


"나를 해치고 나서 어떻게 하려고 그래!!"


범예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소리쳤다.


그리고 그때 즈음, 땅바닥에 추락했던 주동화가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자마자 공중에서 맞붙고 있는 최민의와 범예를 본 그는 이렇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자기들끼리 싸우는 거야...?"


대충 상황 파악을 한 주동화는, 범예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저것이 바로 범예가 ‘개방’이라는 것을 하겠다고 한 최민의를 말렸던 이유였으리라.


적이고 아군이고 눈에 뵈는 것이 없는 상태인 최민의는 결국 범예를 공격하고 만 것이다.


어쨌든 그에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 주동화는 무전기로 무인기 조종사들에게 말했다.


"저를 기준으로 11시 방향 상공에 목표물 있습니다. 공격하세요."


주동화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최민의와 범예에게로 기관포와 폭탄이 쏟아졌다.


그것에 먼저 당한 것은 범예였다.


기관포에 맞은 범예는 지상으로 추락했고, 그 와중에도 최민의는 범예를 따라가며 공격했다.


범예가 떨어진 것을 확인한 주동화는 무인기에 공격 중지를 요청했다.


분진과 함께 땅에 처박힌 범예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최민의는 범예에게로 다가가 검을 겨누었다.


"그만해... 이제 그만해."


범예는 애원하다시피 최민의에게 말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검을 지지하여 몸을 일으켰다.


"제발, 제발 민의야... 정신 차려..."


그리고 그때, 범예의 몸을 두르고 있던 눈속임 장막이 해제되었다.


폭탄에 훼손된 눈속임 장막을 복구할 여력이 범예에게 남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범예는 무인기와 전투기 조종사들의 눈에 그대로 노출되어 버렸다. 그러자 당연히,


‘지상의 목표물 확인했습니다.’


주동화에게 무인기 조종사로부터 무전이 왔다. 주동화는 바로 대답했다.


"아직 공격하지 마세요. 상대가 공격 불능 상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틸엘과 피스메이커 조종사들은 주동화의 말을 듣고 공격을 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군은 달랐다.


지상에서 범예의 모습이 나타나자 공군 전투기들이 총공세를 시작한 것이다.


그것을 본 주동화는 사색이 되어 소리쳤다.


"안 돼!!"


겨우 일어섰던 범예는 공군의 공격에 다시 쓰러졌다.


그것을 본 주동화는, 잘못하다간 범예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천국인들은 강하지만, 그들의 몸도 인간의 신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 그들이 지금까지 전투기의 공격에 버텼던 것은, 전투기가 그들의 모습을 보지 못하기에 명중률이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었다.


주동화의 지시에 따라 움직일 뿐 직접 목표물을 겨냥하지 못하니 전투기 무장의 위력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전투기는 범예를 정확히 겨눌 수 있게 되었고, 저렇게 일방적으로 폭탄을 맞으면 아무리 천국인이라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었다.


"최민의는 어떻게 됐지?"


최민의의 눈속임 장막은 아직 해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범예의 곁에 있으니 그도 위험에 노출된 것은 마찬가지다.


주동화는 범예의 옆에 서서, 날아오는 폭탄을 그대로 맞으며 서 있는 최민의를 보았다.


최민의는 미동도 없이 범예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폭탄을 피하지도 않고 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뭐... 뭐 하는 거야?"


주동화는 최민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공군 전투기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주동화가 공군 전투기 앞에 거의 다다랐을 때, 최민의는 들고 있던 검을 떨어뜨렸다.


그렇게 검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최민의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폭탄에 의해 쓰러진 것인지, 스스로의 의지로 광기가 사그라든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최민의는 범예의 곁에서 눈을 감았다.


범예와 최민의가 둘 다 쓰러진 뒤에도 공군 전투기에서는 폭탄을 쏟아댔다.


주동화가 공군 조종사들 앞에서 그만하라는 신호를 한 뒤에야 멈추었다.


그렇게 주위가 잠잠해지자, 범헌이 나타나 범예와 최민의의 곁으로 날아왔다.


그러자 상공의 무인기와 전투기들은 범헌을 경계하며 공격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범헌은 쓰러진 범예와 최민의를 끌어안고 울기만 할 뿐 공격 의지가 없어 보였다.


주동화는 무전을 켜고 말했다.


"목표물 전원 전투 불능 상태. 상황 종료합니다."




***




공터에서 벌어진 전투로 인하여 천국인과 대통령의 대담은 무기한 연기되었다.


최민의의 공격을 막는 데에 공군까지 투입되었기 때문에, 천국은 동맹을 맺을 대상이 아닌 적국의 위치가 된 것이다.


권채선은 피스메이커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부지런히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천국을 무찔러야 할 상대로 인식하기보다, 동맹을 맺고 무역을 해야 하는 상대로 받아들이게끔 프레임을 만들려고 애썼다.


권채선은 쉬지 않고 마스터들과 소통하며 천국에 대한 적개심을 타개하고자 했다.


최민의에게 일방적인 공격을 받은 권채선은 불사의 힘에 기반한 어마어마한 회복력으로 단 하루를 입원했을 뿐이지만, 임제온의 상황은 달랐다.


전신에 화상을 입은 임제온은 하병원 중환자실에서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나마도 하단우가 미리 펼쳐 두었던 치유 결계 덕분에 목숨을 부지한 것이지, 그마저 없었으면 이미 숨이 끊어졌을 것이라고.


한편 하단우의 상태는 임제온보다 약간 나은 정도였다. 의식이 있는 상태이며 일반 병실에서 회복을 하는 중이다.


그리고 주동화의 경우에는,


"그렇다면 그 ‘룩시온’이라는 미지의 원소가 천국이라는 나라에 존재한다는 뜻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주동화씨 본인도 몸속에 갖고 있는 것이란 말이죠?"

"맞습니다."

"어째서 천국의 원소를 손에 넣게 되신 겁니까?"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께서 가져오셨습니다."


큰 부상은 없었지만, 밤낮없이 인터뷰에 응하느라 몸이 다 축날 지경이었다.


오늘도 틸엘 회의실에서 공식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으면, 가는 곳마다 기자가 따라붙고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와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들어줘야 했다.


주동화가 룩시온 모드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생중계되면서, 언론의 모든 관심이 주동화에게로 쏠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북악산 전투 때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들키지 않았지만,


이번 평택 전투는 너무나 명백하게 활공한 것이 드러나고 말았다.


"룩시온을 사용하면 하늘을 날 수가 있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어떤 원리로 그게 가능합니까?"

"그것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으로 룩시온은 전 세계에 알려지고 말았고, 주동화는 그 룩시온과 결합한 유일한 지구인으로서 모든 질문을 감내해야 했다.


"틸엘에서 룩시온에 대해 연구하고 있나요?"

"아니요."

"룩스미터와 룩시온이 관련이 있습니까?"

"전혀 관련 없습니다."


이렇게 회사와 연관된 질문까지 나오고,


심지어는 전투기에 대한 것까지 해명을 해야 했다.


"레이젯에서 전투기를 총 몇 기나 보유하고 있습니까?"

"어... 그건 저도 잘..."

"현장에 보니 땅에 추락한 것까지, 민간 전투기가 총 아홉 기가 있었는데요. 모두 틸엘 소유 전투기인가요?"

"그렇습니다..."


거기에 있던 전투기들 중에 레이젯 전투기는 무인기 한 기뿐이었는데. 피스메이커 것까지 전부 레이젯 전투기라고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권채선이 그렇게 기사가 나가도록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피스메이커의 정체가 드러나선 안 되기 때문에, 전투기를 전부 레이젯 소속으로 기사를 내보냈고 그것이 기정사실화 되어 버렸다.


더불어 옥소원과 주동화에게 입막음을 시킨 것은 당연하다.


옥소원의 입장에서는 피스메이커와 척을 져서 좋을 것이 없으니 피스메이커의 전투기까지 싹 다 레이젯 소유라고 인정하였다.


덕분에 주동화는 세 명의 천국인들과 홀로 싸워서 이긴 영웅이 되어버렸다.


피스메이커 권채선과 반신인 하단우의 역할이 컸지만 두 사람 다 대중에게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위치였으므로, 주동화가 모든 공을 떠안은 것이다.


덕분에 모든 미디어는 주동화와 틸엘에게로 집중했고, 룩시온에 대한 관심도 대단했다.


이렇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주동화가 받아내고 있는 사이, 권채선은 계획대로 일을 진행시켜 나갔다.


치료감호소에 도착한 권채선은 범예가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그동안 잘 지냈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4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완결) 21.10.06 287 6 13쪽
103 살신 21.10.05 200 3 11쪽
102 이대로 끝인가 21.10.04 184 3 13쪽
101 무한한 동력 21.10.03 193 3 12쪽
100 전쟁터 21.10.02 184 4 12쪽
99 문이 열리는 날 21.10.01 185 3 10쪽
98 사탕 한 개 21.09.30 182 4 13쪽
97 옥토 21.09.29 186 3 11쪽
96 51구역 (2) 21.09.28 190 3 13쪽
95 51구역 (1) 21.09.27 184 4 11쪽
94 첫인상 21.09.26 186 3 12쪽
93 작전 계획 21.09.25 197 3 12쪽
92 잠입 (2) 21.09.24 182 3 11쪽
91 잠입 (1) 21.09.23 197 2 12쪽
90 생물공학정보센터 21.09.22 190 3 10쪽
89 미국으로 (2) 21.09.21 205 3 12쪽
88 미국으로 (1) 21.09.20 203 4 12쪽
87 동맹 결렬 21.09.19 204 4 11쪽
86 교역 불가 21.09.18 212 4 13쪽
» 전투가 성립되지 않는 상대 21.09.17 229 4 11쪽
84 개방 21.09.16 225 4 11쪽
83 전세 역전 21.09.15 226 4 12쪽
82 반은 신, 반은 인간 21.09.14 224 4 11쪽
81 눈속임 장막 21.09.13 227 4 10쪽
80 탑 마스터 21.09.12 220 4 10쪽
79 제온 21.09.11 236 3 12쪽
78 서부지사 21.09.10 226 4 12쪽
77 비공식 대담 (2) 21.09.09 220 4 11쪽
76 비공식 대담 (1) 21.09.08 240 4 12쪽
75 재회 21.09.07 236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