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민창 님의 서재입니다.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민창
그림/삽화
제이지
작품등록일 :
2021.06.25 09:12
최근연재일 :
2021.10.06 13:05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1,131
추천수 :
892
글자수 :
532,633

작성
21.09.16 13:05
조회
225
추천
4
글자
11쪽

개방

DUMMY

최민의는 손과 발을 묶고 있는 결박 장치를 거칠게 부숴버렸다.


심지어 아까는 결박 장치를 하고서도 하단우의 목을 졸랐다.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결박이었다.


최민의는 가까운 곳에 서 있는 권채선에게로 접근했고, 주동화가 재빨리 날아가 최민의에게 질풍을 날렸다.


그러나 바람은 최민의를 전혀 괴롭히지 못하고 힘없이 사그라들었다.


주동화의 정신에너지는 최민의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아예 상대가 되지 않는다.


주동화는 최민의에게 바람을 날려 보낸 순간,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있는 기분까지 들었다.


최민의는 자신을 공격한 주동화에게 달려들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찰나의 순간에 바로 코앞으로 날아와 있었다.


일단 상공으로 대피한 주동화는 최민의를 가까스로 피해다니며 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퍼부었다.


무인기 탄환 잔해는 물론이거니와 물을 만들어 뿌리고, 모래 폭풍까지 일으켰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주동화에게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니.


그뿐만 아니라 최민의는 빠른 속도로 상처가 치유되고 있기까지 했다.


주작에게 당해 화상을 입었던 피부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표정은 활력이 넘쳐 보이기까지 했다.


할 수 있는 공격을 전부 시도하고 나서, 주동화는 하단우의 검을 떠올렸다. 검술은 해본 적 없지만 지금은 뭐라도 필요했다.


하단우의 검을 끌어 올리려고 손을 뻗었을 때, 지상에 남아있던 범예가 결박 장치를 풀어낸 것을 보았다.


최민의를 상대하느라 신경 쓰지 못하는 동안 풀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범예와 최민의를 둘 다 상대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다. 두 사람이 함께 공격을 해 오면 답이 없다.


그런데,


"날아오지 않는다고?"


범예는 이미 결박 장치를 다 풀어버린 상태였다. 그런데도 참전하지 않고 지상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당장 날아와 최민의를 도와 공격하면, 주동화는 두 사람을 상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고, 주동화를 제압하면 권채선과 임제온을 상대하는 건 천국인에게는 일도 아닐 텐데.


그러나 범예는 주동화에게 날아오지도, 지상에 남은 권채선과 임제온을 공격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시선은 최민의에게로 향해 있었다. 범예는 불안한 눈빛으로 최민의와 최대한 거리를 두려 하고 있었다.


최민의의 시선에 잡히지 않도록. 마치 최민의를 경계하는 것처럼.


‘지금 민의 눈에 뵈는 게 없거든.’


주동화는 범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눈에 뵈는 게 없다. 그렇다면 설마,


"적군이고 아군이고 가리지 않고 죽이려 드는 건가."


그렇게 주동화가 범예의 움직임을 신경 쓰는 동안, 등 뒤로 날아온 최민의가 주동화에게 손을 뻗었다.


최민의에게 목을 붙잡힌 주동화는 짧은 탄식을 뱉었다.


"아."


벗어나려 해보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단단히 목을 틀어쥔 손아귀는 점점 목을 조여왔다.


목에서부터 견딜 수 없는 뜨거움이 느껴졌다. 주동화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아아아아아아악!!"


목이 타들어 가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순간, 임제온의 의수가 눈앞을 치고 들어왔다.


그러자 최민의는 주동화를 내팽개치고 임제온의 의수를 움켜쥐었다.


"주임님!!"


주동화의 외침과 동시에, 임제온의 의수는 찰흙처럼 녹아내렸다.


뜨겁게 녹아내린 의수는 임이섭의 어깨에 닿아 작열하는 고통을 주었다.


"으아아아아!!"


임제온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땅으로 추락했고, 최민의는 집요하게 임제온을 쫓아 내려갔다.


지상으로 내려간 최민의는 쓰러진 임제온을 향해 손을 올렸다. 이미 의식을 잃은 임제온의 숨통을 완전히 끊으려는 것이다.


주동화는 허겁지겁 날아가 최민의를 몸으로 쳐서 밀어냈다.


"주임님!!"


주동화가 불렀지만 임제온은 눈을 뜨지 못했다.


최민의는 여전히 피처럼 붉은 눈을 하고서 표정 변화도 없이 주동화를 향해 달려들었다.


주동화는 하단우의 검을 들고 공격을 막아 보았지만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최민의는 전보다 속도도, 힘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결국 주동화는 최민의에게 다시 목을 붙잡히고 말았다.


도저히 저항할 수가 없는 막강한 힘이다.


주동화는 룩시온 모드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의식이 흐려졌고, 주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 떠 있는 범예의 겁에 질린 표정.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땅에 쓰러져 있는 임제온과 하단우의 처참한 모습.


그리고 곧 그도 저렇게 될 것이었다.


‘퍼-엉!’


그때 머리를 울리는 소음이 귀를 스쳤다.


"정신 차려, 주동화."


권채선의 목소리가 들렸다. 권채선이 최민의에게 라이플을 발사한 것이다.


이에 최민의는 붙잡고 있던 주동화의 목을 내팽개치고 권채선에게로 달려들었다.


하늘로 날아 도망칠 수도 없는 권채선은 최민의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비명도 지르지 않고 몸이 불타는 고통을 버텼다.


"요원님!!"

"나는 죽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


권채선이 주동화에게 안심하라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곧 후두가 타버려서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주동화는 권채선이 가진 불사의 능력을 보았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권채선은 죽지 않을 뿐이지 고통은 그대로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임제온이 기를 쓰고 권채선을 보호하려 하는 것일 테고.


또 룩시온은 미지의 원소이다. 룩시온에 대해서도 불사의 능력이 통할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권채선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제 남은 것은 주동화 뿐이다.


"어떻게... 어떻게 하면 되지?"


최민의와 일대일로 싸워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검술도, 힘도, 정신에너지도 상대가 안 된다.


그 대단한 범예가 멀찍이 도망쳐 있을 정도면 말 다 한 것이다.


문득 최민의의 시선을 범예에게로 돌리는 방법을 떠올렸지만, 범예는 전기장을 뚫고 도망치면 그만이다.


주동화는 허공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최민의를 보고 있는 범예를 올려다보았다.


자기 동생은 일찌감치 대피시켰지만 본인은 최민의를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저러고 있을 것일 테고.


그리고,


"전투기..."


범예의 머리 위로, 빈 하늘을 활공하는 전투기들이 주동화의 눈에 들어왔다.


무전이 모두 끊겨 사령탑을 잃고 공터 주위를 맴돌고 있는 전투기들.


전투기는 몇 번이나 전기장을 뚫으려는 시도를 했는지, 군데군데 타버린 흔적들이 보였다.


바로 머리 위 하늘에 있는데, 전투기는 그들을 전혀 돕지 못하고 있었다.


피스메이커 것만 일곱 기, 레이젯 무인기 한 기를 더하면 무려 여덟 기의 전투기다.


심지어 어느새 공군 전투기까지 합세해 열 기가 넘는 전투기가 상공에 있었다.


저 전투기들만 있으면 해결되는데. 전부 총공격을 쏟아부으면 아무리 최민의라도 어쩌지 못할 텐데.


하지만 전투기는 이곳의 상황을 볼 수가 없다. 최민의의 위치를 알려 줄 통신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눈속임 장막을 없애야 돼..."


범예가 설치한 눈속임 장막을 없애는 것. 그 방법밖에 없다.


주동화는 장막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에 시선을 집중했다.


원자들을 이동시키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아까 몇 번이나 시도해본 것이니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메타물질로 장막을 만든 것은 아니다.


임제온에게 배운 덕분에 주동화는 메타물질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었다. 전자를 음의 방향으로 굴절시킬 수 있는 물질이다.


만약 메타물질이라면 결국엔 물질이고, 원소들이 일반적인 결합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룩시온 컨트롤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정신에너지를 가해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니 이 눈속임 장막은, 지구의 과학자들이 설계한 메타물질의 형태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방식으로 빛을 굴절시켜서 눈속임을 해냈다는 말인가.


그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도 권채선은 최민의에게 갈가리 찢기고 있었다.


빨리 답을 찾아야 한다.


주동화는 장막을 올려다보며 모든 가능한 방법을 생각했다.


빛을 굴절 시킬 수 있는 방법. 대체 뭘로 반사를 시켜서 전자기파의 방향을 바꾸었을까.


그때, 장막에 강력하게 흐르던 전류가 떠올랐다.


"직접 굴절시킨 거야."


범예는 어떤 물질로 전자의 굴절을 바꾼 것이 아니라, 전자 자체의 이동 방향을 제어한 것이다.


결국 원자 단위보다 더 작은 단위, 전자에 영향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전자를 움직여야 한다. 원자 속에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그것을.


범예가 룩시온으로 전자를 건드려 놓았으니, 원소를 백날 움직이려 해봤자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풍선 속에 물이 아닌 쇳덩이를 채워 놓은 상태에서, 물풍선을 평소처럼 집어 들려 하면 꿈쩍하지 않는 것과 같다.


"전자에 영향력을 줘야 돼."


이렇게 된 이상, 범예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해 놓은 전자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 놓아야 만 했다.


즉, 주동화에게 익숙한 원자의 단위보다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주동화는 정신을 집중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것이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는 먼저 눈속임 장막 주위의 원자들에게 전부 영향을 준 뒤에, 그 안으로 더 들어갔다.


그러자 소용돌이치는 전자들이 느껴졌다.


주동화는 마구잡이로 움직이는 전자들을 하나씩 찾아내며 컨트롤 범위를 늘려나갔다.


"으으... 더럽게 많네."


원자처럼 얌전한 것도 아니고, 미친 듯이 돌아다니는 전자들에 영향력을 주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했다.


주동화는 이를 악물고 정신에너지로 장막을 덮으며 영향력을 뻗어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눈속임 장막 전체를 그의 컨트롤 범위 안에 두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


전자들의 방향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것.


장막 해체는 한꺼번에 끝내야 한다. 범예가 해체를 방해하거나 장막을 복원할 수 없도록.


주동화는 모든 에너지를 집중한 뒤 기합을 넣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주동화의 포효와 동시에, 눈속임 장막이 모두 사라지며 전투기들이 공격 태세를 갖추었다.


드디어 지상의 상황을 인식한 것이다.


주동화는 곧바로 권채선을 붙잡고 있는 최민의에게로 날아가 최민의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렸다.


그러자 최민의는 권채선을 내려놓고 주동화를 따라 날아올랐고, 주동화는 최대한 권채선과 임제온이 있는 곳에서 멀리 벗어났다.


부상자들과 충분히 거리를 둔 다음, 주동화는 무전기에 대고 소리쳤다.


"제 뒤를 공격하세요!!"


명령이 떨어지자, 레이젯 무인기에서부터 시작하여 피스메이커 무인기와 전투기에서 최민의를 향해 폭탄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최민의는 여덟 기의 전투기에서 일제히 발사하는 탄환을 받아내며 주동화를 쫓았다.


폭탄을 맞아 몇 번이나 몸이 기울면서도, 최민의는 끄떡도 없이 붉은 눈동자를 치켜뜨고 주동화를 공격했다.


심지어 주동화를 쫓아가는 가운데 자신을 공격하는 전투기에 광선포까지 쏘았다. 공격은 명중하여 무인기 두 기와 유인 전투기 한 기가 추락했다.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까지 강할 수 있지?"


주동화는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4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완결) 21.10.06 287 6 13쪽
103 살신 21.10.05 200 3 11쪽
102 이대로 끝인가 21.10.04 184 3 13쪽
101 무한한 동력 21.10.03 193 3 12쪽
100 전쟁터 21.10.02 184 4 12쪽
99 문이 열리는 날 21.10.01 185 3 10쪽
98 사탕 한 개 21.09.30 182 4 13쪽
97 옥토 21.09.29 186 3 11쪽
96 51구역 (2) 21.09.28 190 3 13쪽
95 51구역 (1) 21.09.27 184 4 11쪽
94 첫인상 21.09.26 186 3 12쪽
93 작전 계획 21.09.25 197 3 12쪽
92 잠입 (2) 21.09.24 182 3 11쪽
91 잠입 (1) 21.09.23 197 2 12쪽
90 생물공학정보센터 21.09.22 190 3 10쪽
89 미국으로 (2) 21.09.21 205 3 12쪽
88 미국으로 (1) 21.09.20 204 4 12쪽
87 동맹 결렬 21.09.19 204 4 11쪽
86 교역 불가 21.09.18 212 4 13쪽
85 전투가 성립되지 않는 상대 21.09.17 229 4 11쪽
» 개방 21.09.16 226 4 11쪽
83 전세 역전 21.09.15 227 4 12쪽
82 반은 신, 반은 인간 21.09.14 224 4 11쪽
81 눈속임 장막 21.09.13 227 4 10쪽
80 탑 마스터 21.09.12 221 4 10쪽
79 제온 21.09.11 237 3 12쪽
78 서부지사 21.09.10 226 4 12쪽
77 비공식 대담 (2) 21.09.09 220 4 11쪽
76 비공식 대담 (1) 21.09.08 241 4 12쪽
75 재회 21.09.07 236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