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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 님의 서재입니다.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민창
그림/삽화
제이지
작품등록일 :
2021.06.25 09:12
최근연재일 :
2021.10.06 13:05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1,118
추천수 :
892
글자수 :
532,633

작성
21.09.09 13:05
조회
219
추천
4
글자
11쪽

비공식 대담 (2)

DUMMY

그때 주동화가 룩시온 모드로 불길을 모두 잡았다. 이에 범예가 못마땅한 표정이 되었다.


"저 자만 빼고. 저 자는 신기하게 활소를 쓰더군."


그리고서 다시 권채선을 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활소를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던데. 내 말이 틀린가?"


권채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저 애가 돌연변이지."

"그건 아니지. 활소는 과학이다. 돌연변이처럼 우연히 발생하는 게 아니라고."


범예는 활소, 즉 룩시온이 과학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채선이 물었다.


"활소가 과학이라고 했나?"

"그래. 우리나라는 너희보다 훨씬 발달한 과학 기술을 갖고 있어. 저번에 너희 무인 전투기를 봤는데 아주 형편없더군."

"그 무인기에 놀라서 도망친 게 누구였더라?"

"성가셔서 피했을 뿐이다."


그리고서 범예는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가 그동안 정찰해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너희 한국은, 절대로 천국을 이길 수 없어."

"그걸 보지도 않고 믿을 수는 없지."


이에 범예는 미간을 찌푸리며 권채선에게로 걸어왔다.


"천국을 두 눈으로 직접 보셔야겠다, 이건가?"


그리고는 순식간에 허리에서 검을 꺼내 권채선의 배를 찔렀다.


"요원님!"

"누나! 안 돼!!"


주동화와 범헌이 동시에 소리쳤다.


"으읍..."


권채선이 앞으로 고꾸라졌고, 범예는 조용히 말했다.


"내가 그럴 만큼 한가하지가 않아서 말이지."


그리고서 권채선의 배에 꽂힌 검을 천천히 빼냈다.


"우리는 정찰을 끝냈고, 천국으로 돌아가서 결과를 공유할 것이다. 그러면 천국의 모든 성이 연합하여 이곳을 점령하러 오겠지."


그리고는 피가 묻은 검을 다시 칼집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 전에 목숨을 보전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너희가 살길은 무조건 항복뿐이니."


범예는 바닥에 쓰러진 권채선을 뒤로 하고, 주동화에게 말했다.


"시간 끌지 말고 빨리 대통령한테 안내해."

"이게 무슨 짓이야!"


주동화가 소리치자 범예는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도 저 꼴 나고 싶지 않으면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것이다."

"무슨 꼴?"


그때 범예의 뒤에서 권채선의 목소리가 들렸다.


범예는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았고, 그곳에는 권채선이 멀쩡히 서 있었다.


범예는 아까 검으로 찔렀던 권채선의 복부를 확인하며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분명히 검이 관통했는데?!"


그리고는 달려가서 다시 한번 검으로 권채선의 허리를 베어냈다.


그러자 권채선은 잠시 비틀거렸으나 이내 꼿꼿이 몸을 세웠다.


그리고 칼을 맞은 적이 없는 사람처럼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나라를 지배할 생각이라면 협상은 집어치우는 게 나아."

"뭐?"

"나라를 내놓으라는데 어느 미친 한국인이 가져가세요 하고 넘겨주겠어."

"그렇게 되면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


범예의 말에 권채선이 피식 웃었다.


"그럼 전쟁 해야지."

"그런 건 나라의 지존이 결정해야지.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권채선은 딱딱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이 나라의 지존보다 위에 있는 사람이다."

"지존 위에 무엇이 있지?"


이에 권채선은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시간이 있지."


권채선의 수신호와 함께, 하늘 위로 무인기 두 기가 날아왔다.


북악산 전투 때 나타났던 공격형 드론과 달리, 전투기의 형태를 확실히 갖춘 무인기였다.


두 기 모두 검은색이지만 한 기에는 몸체에 P라는 알파벳이 보였다.


"저런 거 띄워도 국방부에서 뭐라고 안 하나?"


주동화가 이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레이젯의 전투기 개발이 극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전투기 급의 무인기를 레이젯에서도 개발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레이젯은 대외적으로 비행기 부품 제조 공장이니, 일반 비행기가 아닌 전투기를 만들었다간 나라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 승인이고 뭐고, 천국인을 제압하는 게 먼저다.


주동화는 레이젯 무인기를 불렀다. 그러자 피스메이커 무인기와 대등한 크기의 흰색 드론이 날아왔다.


호출된 무인기 세 기가 천국인을 견제하며 공터의 하늘을 맴돌았다.


그것을 본 최민의가 범예와 범헌에게 말했다.


"전하, 무인 전투기입니다.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괜찮아. 어차피 눈속임을 쓰면 우리를 찾지 못해."


그리고서 범예는 바로 모습을 감추었다. 뒤이어 최민의와 범헌도 사라졌다.


천국인 세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주동화는 룩시온 모드를 켰다.


그리고 범예의 뒤를 따라갔다.


범예는 높은 하늘로 솟아올랐고, 주동화가 그 뒤를 쫓자 주동화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피스메이커의 P 무인기가 움직였다.


그리고 주동화가 무전기에 말했다.


"범헌, 2시 방향!"


무전이 끝나기가 무섭게 레이젯 드론이 2시 방향으로 날아갔다.


드론은 시야에 없는 범헌을 정확하게 쫓아갔다.


모습을 감춘 천국인들을 룩시온 모드로 볼 수 있는 주동화가 드론의 눈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지상에 남아있던 최민의가 권채선을 낚아채 하늘로 올라갔다.


주동화가 미처 무전기로 최민의의 위치를 알려주지 못한 사이에 발생한 일이었다.


그리고 최민의는 눈 깜짝할 사이에 주동화 앞으로 날아왔다.


"무인기 전부 착륙시켜. 안 그러면 이 여자 죽어."

"나는 안 죽어. 신경 쓰지 말고 계획대로 해."


권채선이 말했지만 이 높이에서 추락하면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었다.


계획대로라면 지금 주동화의 신호에 따라, 무인기에서 천국인 셋을 향해 일제히 탄환을 발사해야 했다.


그러나 권채선이 붙잡히면서 상황이 좋지 않게 되었다.


범예는 이미 주동화에게 검을 겨누고 있고, 범헌도 이쪽을 공격 가능한 상태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을 볼 수 있는 것도, 하늘을 날 수 있는 것도 주동화 뿐이다.


하지만,


"뒤!!"


주동화가 무전기에 대고 소리쳤다.


그 순간, 임이섭이 하늘로 솟아올라 권채선의 뒤쪽을 의수로 공격했다.


임이섭이 권채선은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권채선을 기준으로 방향을 알려준 것이다.


초합금 의수에 정통으로 부딪힌 최민의가 튕겨나가며 권채선을 놓쳤고, 주동화는 떨어지는 권채선을 받아냈다.


그리고나서 주동화는 드론 조종사들에게 무전을 했다.


"최민의 3시, 범예 1시, 범헌 5시."


주동화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세 기의 무인기에서 동시에 기관포가 발사되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정확히 천국인을 겨냥한 탄환이 쏟아졌고, 천국인들이 탄환을 피하는 동안 주동화는 권채선을 지상에 옮겨두었다.


그리고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 범예를 공격했다.


공터의 모래로 모래바람을 일으켜 범예의 시야를 막고, 땅에 떨어진 무인기 탄환을 날려 보냈다.


범예는 그에게 떨어지는 무인기 탄환과, 주동화가 날려 보낸 탄환을 피하는 데 급급하여 공격을 시도할 여유조차 없었다.


"최민의 4시! 방금 범헌 3시 방향으로 틀었습니다!"


주동화는 범예를 공격하면서, 최민의와 범헌의 위치도 수시로 보고했다.


임이섭은 공중에서 최민의를 맡았다.


의수에 장착된 제트엔진은 임이섭을 공중에서 자유롭게 만들어 주었다. 임이섭은 최민의를 따라 이동하며 권총을 발사했다.


그리고 지상에서 권채선은 범헌을 향해 저격총을 겨누었다.


대형 라이플은 정확하게 범헌을 향해 탄환을 쏘아보냈다.


한 발, 두 발. 빠르지는 않지만 흔들림 없는 묵직한 탄환이 범헌을 향해 솟구쳤다.


쏟아지는 무인기의 탄환을 가까스로 피하고 있는 범헌에게, 지상에서 발사되는 총알까지 피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세 번의 저격으로, 범헌이 허벅지에 총알을 맞고 바닥으로 추락했다.


권채선은 추락한 범헌에게 달려가 특수 결박 장치로 포박했고, 하늘에서 그것을 본 범예는 범헌에게로 내려왔다.


범예를 뒤따라 날아온 주동화는 주위에 널린 무인기 탄환을 조각내 모조리 범예에게 쏟아부었다.


범예는 태풍처럼 몰아치는 금속 세례를 온몸으로 받아냈고,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탄환 조각이 온몸에 박혀 파인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범예는 자신의 손발에 결박 장치를 채우려고 하는 주동화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동생, 내 동생 상처만 치료하게 해 줘!"


범헌의 상처는 심각했다. 커다란 라이플 탄환이 허벅지를 관통하여 뚫고 나갔기 때문이다.


범헌은 괴롭게 신음하고 있었고, 범예는 출혈량을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하지만 룩시온을 갖고 있으면 상처 치유가 가능하다. 그것을 알고 있는 주동화가 범예에게 물었다.


"스스로 치유할 수 있지 않아?"

"못 해. 헌이는 활소를 이용한 의술을 익히지 못했다."


이에 주동화는 범예가 범헌을 치료할 수 있도록 잠시 포박을 중단했다.


범예는 곧장 범헌의 상처를 치유했고, 위급한 상황을 넘긴 뒤에 주동화는 범예의 손발을 묶었다.


범헌과 범예가 모두 붙잡히자 최민의도 저항을 포기하고 내려왔다.


천국인 셋을 모두 포박한 뒤, 권채선이 그들의 앞에 서서 말했다.


"하던 이야기를 계속해 볼까?"

"나에게 이런 짓을 하고도 네가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느냐?"


범예가 이를 악물고 소리쳤지만 권채선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직접 내 눈으로 봐야겠어. 천국이라는 나라를."

"천국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너는 내 백성들에게 갈가리 찢어지게 될 것이야."


저주를 퍼붓는 범예에게 권채선이 말했다.


"직접 가 봐야 결정을 할 수 있겠지. 속국이 될지, 무역을 할지, 아니면, 정복을 할지."


이에 범예가 웃음을 터뜨렸다.


"천국을 정복한다고? 너희와 같이 미개한 문명이?"

"지금 그 미개한 문명인에게 붙잡혀 있는 건 누구지?"


권채선의 말에 범예는 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린 고작 세 명뿐이었어. 전투기를 동원해서 이겨놓고 자만하지 마라."

"그래. 그러니까 내가 말하잖아. 그 잘난 너희 나라를 직접 가보겠다니까?"


그때 범헌이 입을 열었다.


"천국에 가려면 차원문이 열리는 걸 기다려야 돼."

"차원문?"

"차원문을 여는 데 동력이 많이 소모되므로 한 달에 한 번만 열 수가 있다."


차원문이란, 이들의 나라인 천국이 있는 곳과 이곳 대한민국을 연결하는 문일 것이다.


그리고 차원 이동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모양이었다.


차원문이 한 달에 한 번 열린다면, 이들이 광화문에 비를 뿌리기 시작한 지 13일이 지났으니,


"차원문이 다시 열릴 때까지 열이레 남았어."


범헌은 정확하게 남은 날짜를 말했다. 권채선은 범헌에게 다시 확인하여 물었다.


"그럼 17일만 기다리면... 너희 세계로 갈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


범헌의 대답에 권채선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그런데 그 때였다.


우레와 같은 엔진 소리가 나며 하늘에 초대형 전투기가 나타났다.


피스메이커와 레이젯 무인기의 다섯 배는 족히 되어 보이는 크기였다. 심지어 무인기가 아닌 유인 전투기다.


저것은 계획에 없던 전투기였고, 피스메이커 전투기처럼 새카만 색이었다.


"피스메이커 전투기인가요?"


주동화가 물었다. 그리고 전투기를 올려다보던 권채선의 표정이 굳었다.


"맞아. 하지만 나는 부른 적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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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전쟁터 21.10.02 184 4 12쪽
99 문이 열리는 날 21.10.01 185 3 10쪽
98 사탕 한 개 21.09.30 18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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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51구역 (2) 21.09.28 190 3 13쪽
95 51구역 (1) 21.09.27 18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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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잠입 (2) 21.09.24 182 3 11쪽
91 잠입 (1) 21.09.23 197 2 12쪽
90 생물공학정보센터 21.09.22 19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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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미국으로 (1) 21.09.20 20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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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개방 21.09.16 225 4 11쪽
83 전세 역전 21.09.15 226 4 12쪽
82 반은 신, 반은 인간 21.09.14 223 4 11쪽
81 눈속임 장막 21.09.13 227 4 10쪽
80 탑 마스터 21.09.12 220 4 10쪽
79 제온 21.09.11 236 3 12쪽
78 서부지사 21.09.10 226 4 12쪽
» 비공식 대담 (2) 21.09.09 220 4 11쪽
76 비공식 대담 (1) 21.09.08 240 4 12쪽
75 재회 21.09.07 23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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