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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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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709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3.02.05 05:35
조회
38
추천
0
글자
6쪽

29화

DUMMY

다행히 그 일을 맡았던 선배가

혜성이 원하는 담당자를 보내겠다는 전화를

미리 해 두어서

세희가 전화를 하더라고 거부당하지는 않았다.


까다롭게

신참만을 원하는 것이

내심 못마땅하기는 했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욕심으로는 신참에게 넘길수 없는 인터뷰였다.


“세희씨, 실수하지 말고 잘해!

솔직히 이런 인터뷰는 신참이 할 것은 아니라는 거 잘 알지?”


쌀쌀맞게 인계하는 선배의 말이

조금 비수처럼 꽂혔지만,

맡은 일의 긴장감 때문에 오래가지 않았다.


세희는 크게 심호흡을 한 후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잡지사 행복한 여자의 한세희입니다.”


세희는 수화기를 통해서

전달되는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다.


전화기를 잡고있는

오른손의 떨림을

진정시키려는 생각뿐이라

목소리까지 신경쓰지 못했다.


“녜, 노혜성입니다. 연락을 받았습니다. 인터뷰를 하신다고....”


사진의 느낌처럼 수화기를 타고 오는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래서 세희는 더욱 긴장이 되었다.


“녜,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언제 약속을 잡으면 될까요?

시간과 장소를 알려 주신다면 찾아 뵙겠습니다.”


세희가 말을 마치자

약속시간과 장소.

그날 보자는 간단한 인사를 남기고는

먼저 전화를 끊어 버렸다.


알겠다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할 틈도 주지 않았다.


뚝하고 끊기면서

이어지는 뚜우하는 소리만이

세희귀에 맴돌았다.


마치 문을 막고 있는

거인을 향해서

문을 통과시켜 달라고

애원을 해야하는

작은 소인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어

더더욱 떨리고 겁이 났다.


‘긴장해야겠군. 이 남자 아주 거만할 것 같은데.....’


기사에 쓸 사진 역시

그들이 제공하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세희 혼자 인터뷰를 해야한다.


어느 하나 자연스러운 구석은 없는 인터뷰다.


“오늘이지?”


결전의 날에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 떠는

전쟁터 군인의 얼굴로

약속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세희에게

기영이 표정을 살피면서 물었다.


“예, 선배님.”


기영이 내려놓은

커피의 향과 온기가

세희의 긴장된 마음을

조금 풀어주는 듯했다.


“긴장하지 말고 해.

소문에는 쌀쌀맞다고 하는데 뭐,

너를 잡아 먹기야 하겠냐?”


긴장을 풀어줄 양으로

농담을 하려는 것이었다면

그의 의도는

세희의 무표정에 무참히 밟혀 버렸다.


“예.고맙습니다.”


목소리와 얼굴에 영혼이 없어 보였다.


그녀의 겁먹은 긴장감이

고스란히 그에게로 전달되어 초조함이 들었다.


“내가 따라 가 줄까?”


세희가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이런 말을 뱉을 정도로는 아니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 나와 버렸다.


“예? 선배님이요?

그 사람이 싫어해서 사진기자도 안 데려가는 거 잘 아시잖아요.”


사실 지금까지

기영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이라는 단어가

그녀를 기영에게 집중시켰다.


시선을 그에게 꽃았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러니까. 나는 그냥 따라만 가준다고.

다른 자리에서 보기만 할게.

그럼 혼자보다는 낫지 않겠냐?”


되도록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빨리 얼버무려한 한다는 생각뿐이다.


“그래주신다면 저야 .....”


기영을 바라보고 있는

세희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고,

기영은

죽음의 문턱을 넘고 있는 세희에게

응급 심폐 소생술로

생명을 다시 찾게 해준 은인이 되었다.


“나가기 전에 장소랑 시간 내 핸드폰에 찍어.”


세희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같이 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기영은 나름 조심을 해야 한다.

인터뷰가 잘못되면 안되니까.


“.....”


“걱정마, 모르게 잘 할 테니까”


그렇게 기영은 무심함으로 포장을 하고,

자신의 책상으로 갔다.


그제야 주위를 둘러본 세희는

자신들이 한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영의 말대로

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기영이의 제안으로 기운이 났다.

기영의 핸드폰으로

장소와 시간을 문자로 전송하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응원군이 생겼다는

안도감과

기영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마음에

작은 설렘까지섞여 있었다.


약속은 오후 2시 30분이고,

혜성이 알려준 곳은

도시 외곽에 주소를 둔

전통찻집이었다.


세희는 차가 없다.

가보지 않았던 장소다.


모든 것들이 다 어려운 인터뷰라는 생각에

작은 한숨이

자신도 모르게 새어 나왔다.


도심의 화려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도 많은데

변두리의 찻집이라니

것도 전통찻집이라니...


소문대로 특이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인식시켜 주었다.


긴장한 탓에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위에서 신물이 올라와

그녀의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약속 시간보다

삼십분정도 일찍 도착했다.


직접 운전했다면

초행길이라 헤맸을 것이다.


하지만 택시는 정확한 길로

빠른 시간에

그녀를 약속시간에 데려주었다.


기다리는 것이

예의라 생각하기에 서둘러 출발했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그녀의 시선에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풍경이 들어왔다.


정면으로 강이 흐르고 있고

건너편 산의 부드러운 곡선이

칼날같은 긴장감을

느슨하게 만들어 주었다.


주위의 산들과 나무들은

단풍으로 형형색색을 이루고 있었고,


색들이 황혼의 태양빛을 받아서

어디 신비로운 곳에 온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그런 풍경이 세희를 잠시 잡아 두었다.


장소를 이곳으로 잡아주어

오히려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이런 풍경이라면

꺼이 올만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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