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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669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2.10.23 05:57
조회
75
추천
2
글자
5쪽

15화

DUMMY

아이가 작은 침대 위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자지르지게 울었다.


아이가 우는 울음에 반응하는 것은 미영이 아니었다.


얼굴도 모르는 여자가

자신의 딸아이를 안고 우유를 먹이면서

다정한 미소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아이는 지금 자신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는 여자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그녀의 손길에 조용히 우유를 먹였다.


그리고, 그녀의 품에서 다시 잠이 들었다.


여자는 아이의 옷을 갈아 입히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매일 목욕을 시켜주었다.

그것들은 모두 보고 있는 미영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그런 광경을 보고만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엄마라고 나설 수도 없이 그저 보기만 할뿐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유리 너머로 아이와 여자의 행동을 바라보고만 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눈물을 흘리는 것 말고는 없었다.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고, 아이를 부를 소리도 입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어디선가 익숙한 병원 냄새가 났고, 얼굴도 없는 검은 형체가 그녀를 향해서 뛰어 오는 모습이 보였다.


도망가야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온 힘을 다해서 뛰었다. 그러다 무언가에 걸려서는 넘어졌고, 검은 형체의 걸음이 느려졌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검은 형체가 사냥감이 더 이상 도망 갈수 없다는 것을 알고 여유를 부리는 사냥꾼 처럼 넘어져 공포에 떨고 있는 그녀를 향해서 비열한 웃음소리를 냈다.


“안돼! 저리가!”


발버둥치면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검은 형체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서서히 그녀를 향해서 다가왔다.


미영은 더욱 더 큰소리로 발악을 하듯이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떴다.


미영의 눈에 들어온 공간에는 자신을 쫓았던 어둠의 형체도 없다. 여러날을 바라보기만 하였던 아이의 모습과 아이를 돌보던 여자의 모습도 없다.


그녀는 이불이 덮혀진채로 누군가의 방으로 보이는 곳에 누워 있었고, 그 방의 물건들은 익숙한 것들이 하나도 없었다.


아무리 둘러 보아도 자신이 있는 곳은 세희와 그녀가 같이 살던 방은 아닌 듯 했다.

꿈에서 쫓긴탓인지 그녀의 몸에는 흔근하게 땀이 베어 있었다.


눈은 떴지만, 일어나지는 않았고, 그저 눈으로만 주위를 스캔하듯이 훑어보았다.


옷걸이에 걸려 있는 것은 전부다 남자의 옷들이다. 검은 점퍼와 검은색 츄리링 바지. 초록색과 오렌지 색이 섞여 있는 운동복하나.


벽면에는 숫자만 씌여 있는 나무 테두리의 작은 둥근 벽걸이 시계와 컴퓨터가 놓여 있는 책상과 의자. 그리고 누워 있던 그녀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는 작은 전기 난로.


따뜻하고 아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이 방에 유일하게 바깥의 빛을 허락한 작은 창에는 초록색의 암막 커튼이 쳐져 있기는 했지만, 밖의 시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사이가 벌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나타난 거리의 시간은 낮인 듯 보였다.


얼마를 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배의 통증은 사라지고 없었다. 가슴도 부피가 줄어들어 있었고, 통증도 이제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흘렀던 흔적은 딱딱하게 굳어 하나의 무늬를 가슴께에 만들었다.


모든 것들을 한 꺼번에 이해 할 수는 없었기에 그대로 미영은 누워 있었다. 잠은 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일어나고 싶지는 않았다.


단지 자신이 꿈속에서 보았던 딸아이의 얼굴을 기억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몇날을 바라본 것 같았는데 이렇게 눈을 뜬 뒤에는 아이의 얼굴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눈물이 흘렀다.


아이가 미치도록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인지 가슴이 또 다시 뿌우하고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가슴을 부여 잡고 미영은 어딘지로 모르는 방에 누워서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가슴으로 아이의 체온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는 간절함이 뼈속까지 파고 드는 것 같았다.


조금씩 커지면서 찌릿한 가슴이 아이를 버린 미영에게 여전히 벌을 주고 있었다.


“일어 났어요? 배 고프지 않아요?”


분명히 본 것 같은 남자의 얼굴이기는 한데 확실히 어디에서 보았는지 알 수가 없었던 미영은 갑작스러운 남자의 출현에 놀라서는 엉거주춤 일어나 자신의 머리칼을 정리라도 하듯이 손으로 여러번 쓸어내었다.


“여기는 어디예요? 제가 얼마나 잤나요?”


밥상같은 것을 들고 들어오는 남자를 향해서 그녀는 그렇게 물었다.


“ 궁금한 것은 천천히 하고 우선 밥을 좀 먹읍시다. 아가씨는 3일 낮밤을 꼬박 잠만 잤어요. 그러니 배가 무지하게 고플겁니다.”


뻐근한 가슴을 미영은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감싸면서 일어났다.


“또 통증이 있으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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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3 20.06.07 153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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