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672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3.01.29 07:00
조회
40
추천
0
글자
7쪽

28화

DUMMY

오늘 하루도 정신차리고 열심히 일하라는 의도로

잠깐 닦달하다가 그만둘 생각으로 시작한

의도와는 다르게 자꾸 길어지고 있는 대화에

짜증이 나서 편집장의 말투가 귀찮아 하는 억양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여전히 같은 자세를 고집하고 있었고,

아마도 그 자세가 이제는 그에게 한계임을 알리는 듯

커다란 배가 살짝씩 움직였다.


“예.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사무실의 신입이 해야 한다고 하네요.”


여자 선배의 시선은 편집장을 정면으로 향했고 목소리는 다시 힘을 얻어갔다.

어디까지나 일이 진척이 안되고 있는 것은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시선이다.


“신입이라..... 취향한번 별나구먼. 초짜를 원한다고? 왜?”


의외라는 표정으로 편집장은 세희를 보았다.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는지 훨씬 부드러워 보였다.


이런 작은 잡지사의 가장 큰 약점은 자금이다.

돈이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그의 짜증이 풀린 모양이다.


편집장의 잔소리를 듣고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두 손만 만지작거리면서

분위기를 견디고 있던 세희에게로 모아졌고,

그녀는 그런 시선들이 난처 했다.


인터뷰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한번도 해 보지 않은 신삥을 보내는것도

이렇게 작은 잡지사에서는 모험이었다.


세희는 선배들과 편집장의 시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고,

그러는 사이에 사무실에는

편집장과 인터뷰건을 말한 선배만 남고는

다들 하루의 일들을 처리하러 나갔다.


문제가 세희에게 넘겨졌다는 안도감이

이 공간을 벗어나도 된다는

무언의 허락으로 받아들여진 모양이었다.


“세희씨! 여기서 일한지가 얼마나 되었지?”


편집장은 다 식은 커피를 한모금 마시면서

그 불편한 자세를 포기하고

자신의 푹신한 의자에 몸을 밀어 넣으면서 말했다.


“예?”


편집장의 말을 못들어서가 아니라

그가 말하려는 의도를 알 수 없었기에

세희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듯이 되 물었다.


완전히 일어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앉은 것도 아닌

엉거주춤하게 엉덩이만 살짝 든채로

그를 보았다.


“일한지 얼마나 되었냐고.”


배가 당기는지 커피를 책상위에 놓고는

두 손을 양 옆구리에 대고는

허리를 좌우로 눌러 가며 흔들기를 반복하면서 물었다.


“겨울이면 1년이 되어 갑니다.”


세희는 완전히 일어선 자세로 편집장과 여자 선배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그래? 1년이라...”


잘 들리지 않는 소리로 중얼거렸다.

오뚜기의 흔들림같은 동작은 멈추었다.


“좋아! 한 번 해 보자. 세희씨. 잠깐 이쪽으로 와봐.”


편집장의 책상으로 쭈삣거리면서 다가가는세희는

자신의 골치 아픈 일거리가 세희에게 넘어가서 후련하다는 마음과

이런 중요한 인터뷰를

채 일년도 안된 신입에게 본의 아니게 건네 주어야 하는 씁쓸함에

표정이 묘하게 바뀌어 가던

여자 선배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그날 세희는 사무실에서 잡일을 맡은 아르바이트생 같은 일과에

종지부를 찍고 기자가 되었다.


편집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그 건을 담당하던 선배로부터 자료를 넘겨 받을때까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멍하기만 했다.


“선배님, 제가 정말 잘해 낼 수 있을까요?”


받은 자료들을 안고서 세희는 선배에게 두려운 마음으로 물었다.

일을 맡기는 선배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세희씨 너무 걱정하지마. 틈틈이 도와 줄게.”


그녀의 말은 거짓말이었고,

문제가 해결이 되어서 시원한 기분이 한차례 지나고 나자,

이제는 쓸데 없는 질투심이 여자 선배를 흔들고 있었다.


그녀는 세희에게 건네준 일이 잘 되기를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

아마도 세희가 큰 실수를 해

잡지사에는 미안한 일이지만,

인터뷰건이 틀어지고, 신입이 할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른 동료들과 잔소리쟁이 편집장이 인정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었다.


“세희씨, 잘해 보라구. 그 사람 요즘 뜨는 핫한 사람이니까 나름 까다롭게 굴수도 있을거야, 그러니 마음 다잡아 먹고 프로처럼 행동해. 알았지?”


이제 모든 것은 세희 몫이 되었다.


만약에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것은 온전히 세희의 능력 탓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신삥들이 딱지 떼는 것을 바라보는 선배들의 방식인지도 모른다.


자료에는 그의 사진도 있었다.

사진 속에서 깔끔한 수트 차림의 차가운 얼굴을 대하는 순간에

아주 스마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잘생긴 외모에 사진만으로도 그에게 끌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가 근무를 하는 곳은 신개발 약품을 만들어서 급성장한 연구단지로

그는 그곳의 총 책임자였다.

그런 사회적인 지휘와 능력에 더해

세련된 외모와 깔끔한 매너가 충분히

여성 독자들의 관심을 끌만했다.


그는 여러 곳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잘 응해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너, 그 문제의 인터뷰건 맡았다며?”


세희의 일에는 별 관심도 보이지 않던 기영이

감을 잡지 못한채 자료들만 뒤적이는 세희에게

아는체를 했다.


“예”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 내가 도울수 있는 것들은 다 도와줄게”


기영은 이번에는 세희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나름 진지하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


“.....”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로 말하는 기영을 세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몰라 쳐다보기만 했다.


“다른 뜻은 없어, 그건은 중요한 일이잖아. 우리 잡지사에서는. 그래서 그래”


세희의 무슨 의민가하는 시선에 기영은 조금 당황스러운 투로 말했다.


“아, 예. 고맙습니다. 선배님.‘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일의 무게 때문인지

세희 역시 기영의 말을 온전히 받아들였고, 고마워했다.

지금 그녀에게 기영의 마음을 살피려는 여유는 없어 보였다.


어떤 마음이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세희의 시선은 다시 자료로 향했고,

기영이 그런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자료에 노혜성이라는 남자는 어디 하나 나무랄데가 없는 외모와 매너를 가졌다.

명성높은 유전자 연구단지의 실질적 경영인이라는 사실 말고는

신비에 싸여 있는 사람이다.


알려진 학력은 하버드 대학의 경영학 석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

현재의 일을 맡기전까지는 미국에서 살았다는 것 말고는

외모의 스마트함 뿐이다.


친구는 몇 명이고,

사는 곳은 어디이며,

취미와 연애관 모든 것들이 알려져 있지 않아

인터뷰하고자하는 곳이 많지만 성공한 곳은 없어서

여전히 미지의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와의 인터뷰를 싣는 것은 잡지사측에서는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잡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솔직히 이런 작은 잡지사가 인터뷰하는 스케일의 사람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너무나 떨리는 세희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생령을 품은 아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28화 23.01.29 40 0 7쪽
26 27화 23.01.22 46 0 6쪽
25 26화 23.01.15 47 1 7쪽
24 25화 23.01.07 48 0 8쪽
23 24 화 22.12.31 59 1 4쪽
22 23화 22.12.18 65 1 5쪽
21 22화 22.12.11 64 1 6쪽
20 20화 22.11.27 65 1 6쪽
19 19화 22.11.20 67 1 11쪽
18 18화 22.11.13 72 1 8쪽
17 17화 22.11.06 67 1 8쪽
16 16화 22.10.30 72 2 8쪽
15 15화 +1 22.10.23 76 2 5쪽
14 14화 +2 21.03.21 104 1 10쪽
13 13화 +1 21.03.07 94 1 9쪽
12 12화 +2 21.02.28 94 1 8쪽
11 11화 +1 21.02.21 100 2 7쪽
10 10화 +1 21.02.15 95 1 9쪽
9 9화 +1 20.07.26 113 1 12쪽
8 8화 +1 20.07.12 111 2 10쪽
7 7화 +1 20.07.08 121 2 9쪽
6 6화 +1 20.06.28 133 3 7쪽
5 5화 +1 20.06.21 135 2 9쪽
4 4화 +2 20.06.15 153 3 8쪽
3 3화 +3 20.06.07 153 3 8쪽
2 2화 +2 20.05.31 185 4 8쪽
1 1화 +5 20.05.17 387 9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