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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651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0.06.15 19:05
조회
151
추천
3
글자
8쪽

4화

DUMMY

지금까지는 힘들기는 했어도 그들을 인도해주는 민기가 있었기에 몸의 힘듬만 극복하기만 해도 되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들이 겁나는지 그녀들이 불안한 시선으로 민기를 보았다.


“저는 안갑니다. 저는 다시 병실로 돌아가서 여러분을 위해서 최대한 시간을 벌어야 하고 당신들이 없어진 것을 보고 해야 합니다.

그렇게 그들을 방해 해야 합니다. 그러니 그동안 멀리 도망가세요. 그리고 안전하게 아이를 낳으시기를 바랍니다. 어서 가세요.”


그렇게 몸을 돌리고 되도록 빨리 돌아가려던 민기가 다시 뒤를 돌아서 한번더 노파심에 그녀들을 쳐다 보고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절대로 그들이 당신들을 찾게 하면 안 됩니다. 아이들은 더 더욱 안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그렇게 민기와 헤어진 그녀들은 민기가 건네준 작은 가방을 들고서, 또 다시 어둠을 뚫고서 한사람이 겨우 걸을 정도의 좁은 들길을.

잘 보이지도 않는 밤에.

그것도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견디며 걸어가야 했다.


그녀들이 지금 걸어가고 있는 외길 주변에는 여름에 많은 곡식들을 키웠던 대지가 펼쳐져 있다.

지금은 모든 열매들을 인간들에게 다 뺏겨 버린 황량함을 품은채로 겨울 바람에 오로시 주름진 모습으로 다음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들의 아이를 지키려는 엄마들의 외로운 걸음을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대지가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처럼 허전함을 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들을 향해서 불어대는 바람을 향해서 부탁을 하였는지 차에 도착하는 내내 바람이 그녀들을 크게 괴롭히지는 않았다.


민기가 미리 준비해둔 가방에서 휴대용 손전등과 차 키가 들어 있었다.

이제는 세희가 미영을 뒤에서 살짝이나마 부축하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 길은 부피가 늘어난 산모 둘이 걸어가기에는 폭이 좁았다.


자신들의 손에서 작은 빛줄기를 내는 손전등 하나만이 그녀들의 유일한 희망처럼 보였다.

얼마를 가자 정말이지 포장도로가 나왔고, 그 곳에는 작은 경차가 하나가 그녀들의 눈에 들어 왔다.

포장도로라고는 하지만, 차가 다니는 길은 아니었고, 사람의 왕래역시 없는 개인 사유지였기에 민기가 차를 미리 세워 두었어도 그녀들이 사용할때까지 그 자리에 변함없이 세워져 있는 상태였다.


이제는 정말이지 벗어났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인지 그녀들은 차를 발견하고는 서로를 껴안고서 눈물을 흘렸다.

키로 문을 열고, 그래도 몸이 조금이라도 가벼운 세희가 운전석으로 몸을 밀어 넣었고, 미영은 뒷자석으로 어렵게 자신의 몸을 거의 눕다시피한 자세로 넣었다.


세희는 시동을 걸은 다음 히트를 최대한 높게 돌려 틀어 차를 데우려 했다.

차가 얼마동안 그 곳에 서 있었는지 차안은 세희가 최대한으로 돌려 놓은 히트 수치에도 쉽사리 온기를 뿜어내지 않았지만, 밖의 바람은 일단 막아진 상태라 그것만으로도 따뜻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하였다.


차안으로 미지근한 바람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그녀들은 서로서로의 땀이 송글 송글 맺혀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아무에게 들키지 않고 움직여야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정신없이 걸었던 탓에 자신들에게 온몸으로 부딪혀 오던 나무들의 흔적들을 알지 못했다.


실내등 속에서 보이는 서로의 얼굴에는 하늘의 별똥별이 그린 자욱같은 작은 핏자국이 사선으로 몇줄씩 나 있었다.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민기의 도움으로 탈출을 하기는 했지만, 이제 그녀들은 막막하기만 했다.


숨어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는 하였지만, 그녀들은 그런 상황이 어떤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어떻게 아이를 낳을 것이며 키워야 하는지 그리고 숨어서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하는 그녀들에겐 답이 없었다. 그런 생각들은 지금까지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어디로 가죠?”


그것이 그녀들의 솔직한 기분이었다.

미영이 보다는 산달이 여러달 남아 있어서 배가 아직은 덜 부른 상태여서 운전석에 앉은 세희가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인 미영에게 물었다.


“일단은 의사 선생님이 말했던 것처럼 이 곳에서 멀리 가요.”


세희에게는 미영의 멀리라는 장소가 아주 힘없이 들렸고, 자신들의 처지가 그 멀리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행선지가 없이 바다위를 헤매는 작은 돗단배처럼 처량하게 느껴졌다.


귀소 본능이었을까?


세희가 멀리 간 곳은 그들이 아이를 낳기 위해서 그 의사가 있는 연구단지로 가기 전. 자신들이 열심히 살았던 삶의 시간속 공간이었다.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익숙한 불빛과 익숙한 사람들의 무심한 표정의 걸음. 그리고, 익숙한 거리가 도망을 가야하는 그녀들에게는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미영씨는 어디로 갈 거예요?”


세희가 미영이 원하는 곳이 있으면 그곳으로 데려다 주려는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그녀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같이 가겠다는 생각에서였는지 미영의 마음속 생각을 물었다.


“딱히 어디를 가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세희씨만 괜찮다면 같이 어디든 가고 싶어요. 안될까요? 저 혼자는 겁이 나서...”


“그렇게 말해 줘서 감사해요. 저 역시 미영씨가 가는 곳으로 따라 갈 생각이었거든요.”


역시 그녀들은 혼자서 아이를 낳고 숨어 지내야 하는것에 같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잘됐다. 그럼.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조용한 도시는 어떨까요?”


미영이 조금전보다는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미영씨와 함께 간다면 어느 곳이든 든든할 것 같아요.”


지금 상태로는 각자가 다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을 거의 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의지할 때라고는 서로서로가 전부인 그녀들은 그렇게 당분간 같이 지내기로 합의를 했다.


세희와 미영이 살아보지 않았던 작은 도심 변두리에 그녀둘이 기거할 작은 방을 하나 구해서 서로를 의지하면서 아이를 낳더라도 당분간은 함께 지내기로 했다.


돈은 그녀들이 가지고 있던 것도 있었고, 의사가 마련해준 차에서 얼마간 있어서 그녀들이 당분간 지내기에는 별 탈이 없었다.


그녀들이 정한 도시는 그녀들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쫓기는 사람은 항상 뒤를 습관처럼 돌아보는 것이라, 항상 조심을 하면서 무슨 낌새가 느껴지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을 잊지 않았다.


무거운 몸을 이끌로 재래 시장을 찾아서 그녀들이 필요한 이불이며,이제 곧 태어날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우선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느라 그녀들은 바빴다.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는 그녀들이었기에 사야하는 것도 여러 가지로 많았다.

하지만, 혼자서 살아가는 살림을 꾸리는 것에 익숙한 그녀들에게 그런 것들을 준비하는데 막막하거나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이렇게 방을 구해 둘이서 지낸지 일주일째 되는 날에 미영의 상태가 심상치가 않았다.

아이가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 통증이 간격을 점차로 줄여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동네의 작은 산부인과 의원을 찾아갔다. 그런 작은 지역의 병원에서라면 아이를 낳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찾아 갔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병원은 시설이 부족하여 아이를 받을 수 없다는 말로 혹시나있을지 모르는 출산시 사고를 미리 발뺌하였고, 택시를 타고서라도 빨리 큰병원으로 가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았을뿐 다른 조치를 취해 주지는 않았다.


‘큰 병원에서 아이를 낳게 되면 그들에게 들키겠지? 아마도 제일 먼저 그런 큰 병원부터 조사할거야. 그럼, 나는 다시 그곳으로 끌려 갈지도 모르잖아. 안되겠다. 집으로 가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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