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523
추천수 :
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20.01.07 08:22
조회
385
추천
6
글자
10쪽

마법도시 아케인 -1-

DUMMY

30화. 마법도시 아케인 -1-



마법 생명체들의 발자국을 따라가자 해가 저물 때쯤에는 숲을 벗어날 수 있었다. 거기서부터는 추적이 더 쉬워졌다. 범인들은 흑마법을 매우 믿고 있는지 평원에 난 마차 바퀴 자국을 지우지 않았다.


‘멀리도 갔다.’


마차 바퀴 자국은 닷새 거리에 걸쳐 이어져 있었다. 일행은 추적과 야영을 반복하며 그 거리를 사흘로 좁혔다.


사흘을 걷자 평원이 끝나고 다시 울창한 숲이 나왔다. 숲에 들어가자 흔적이 점점 사라지다 끊겼다.


“큰일이야. 흔적이 끊겼어.”


“좋게 생각하자. 마법도시가 근처에 있어 흔적을 지운 거리고.”


하지만 흔적이 사라지자 추적은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날씨도 흐려졌다. 조금 있자 하늘에서 무거운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안되겠다. 야영 준비부터 하자.”



“이제 좀 살 것 같네.”


일행은 온 몸이 홀딱 젖고 나서야 야영할 동굴을 찾아냈다. 불을 피우고 옷과 몸을 말리자 추위가 좀 가셨다. 넷은 불가에 앉아 늦은 저녁을 먹었다.


“오늘도 불침번을 서야 해. 순서는 그대로 할까?”


“응.”


불침번 순서는 엘리스가 첫 번째, 미네르바가 두 번째, 류연이 세 번째, 텐시가 마지막이었다. 엘리스는 검을 챙겨 동굴의 입구 쪽으로 갔다.



세 번째 순번은 수면 시간이 조금 짧게 느껴진다. 불침번을 서고 다시 잠든 류연은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셋 다 뭐 하고 있어?”


엘리스와 텐시, 미네르바는 동굴 입구에 모여 있었다.


“루엔. 저기 봐.”


“뭔데?”


엘리스의 손가락 끝이 향한 북쪽 하늘에는 무지개가 여러 개 생겨 있었다.


“예쁘지?”


“그러네.”


‘잠깐만.’


무지개는 물방울에 빛이 반사, 굴절되며 생긴다. 어릴 적 과학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상기시킨 류연은 손가락을 튕겼다.


“마법도시는 저기 있어. 얼른 밥 먹고 가보자.”


“엥?”


“그게 무슨 소리야?”


류연은 셋에게 무지개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엘리스와 텐시는 고개를 갸우뚱했고 미네르바만이 어렵게 류연의 설명을 알아들었다.


“나중에 다시 설명해 줄게.”


일행은 무지개가 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퉁.”


걸어가던 류연은 투명한 장막에 부딪혔다. 류연은 몸에 힘을 실어 장막을 밀어 보았다. 그러나 주변 풍경이 살짝 일렁이기만 할 뿐 더 나아갈 수 없었다.


“에잇.”


몸이 계속 밀려나자 짜증이 난 텐시는 검을 뽑아 휘둘렀다.


“꺅.”


예기를 느낀 미네르바는 순간적으로 몸을 틀었다. 미네르바 뒤의 나무에 칼자국이 생겼다.


“미, 미안.”


“반사 마법 문양이야. 어느 수준 이상은 반사 못 해.”


류연의 검에 검강이 맺혔다. 검강이 서린 검을 장막에 대고 지그시 누르자 스파크가 튀었다. 그렇게 잠시 씨름하고 있자 날이 쑥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장막은 복구되려 했다. 류연은 장막에서 검을 빼지 않고 계속해 힘을 줬다. 검이 박힌 곳 주변 풍경이 완전히 일그러졌다.


“뭐하는 짓이냐!!!”


그제야 한 사내가 장막을 통과해 밖으로 나왔다.


“아. 실례했습니다.”


류연은 검을 등 뒤로 슬쩍 숨겼다. 마법사로 보이는 사내는 화가 단단히 난 듯 했다.


“이곳에 온 목적이 뭐냐!!!”


“납치된 엘프들을 찾으러 왔습니다. 혹시 아는 게 있으십니까?”


“모른다. 돌아가라.”


갑작스런 정색. 즉 거짓말이었다.


“그럼 제가 직접 마법도시에 방문해 그녀들의 행방을 알아봐도 괜찮겠습니까?”


“아케인에 무단 입국하려던 놈들이다. 처단하라.”


사내가 명령하자 용병 셋과 마법 생명체 둘, 스톤 골렘 네 기가 장막을 통과해 밖으로 나왔다. 일행은 재빨리 전형을 갖추었다.


‘골치 아프게 됐네.’


용병들은 별 거 없었다. 귀찮은 건 마법 생명체와 스톤 골렘이었다. 이들은 신체의 일부를 잃어도 내부의 핵이 파괴되기 전까진 쓰러지지 않는다.


“엘리스는 용병 둘을, 미네르바는 용병 대장을 맡아. 텐시는 적절히 전투를 보조하고. 나는 마법 생명체와 골렘을 맡을게.”


이번 전투는 엘리스와 텐시가 인간을 상대로 치르는 첫 실전이었다. 류연은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둘을 믿기로 했다.


류연은 달려 나가 마법 생명체 하나의 목을 날렸다. 핵이 머리 부분에 있었는지 마법 생명체는 즉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미네르바는 가진 검술을 발휘해 용병 대장을 밀어붙였다. 용병 대장은 미네르바와 같은 소드 엑스퍼트였지만 수련이 부족했다. 용병 대장은 미네르바의 공격에 뒤로 계속 밀려났다.


소드 엑스퍼트는 아니라 해도 용병 둘은 건장한 성인이었다. 조그마한 엘리스는 그들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텐시는 가끔씩 엘리스의 전투를 보조하며 마법사를 노렸다. 방금 전에도 텐시는 단검을 던져 거의 완성된 파이어 볼을 취소시켰다.


“망할 애새끼가.”


마법이 취소되자 마법사는 용병들에게 역정을 냈다. 엘리스를 상대하던 용병 중 한명이 옆으로 빠져 텐시를 가로막았다.


“비켜!!!”


텐시는 쌍검을 휘둘러 용병을 떼어냈다.


“파이어 볼.”


그동안 다시 주문을 외운 마법사는 텐시를 향해 파이어 볼을 날렸다.


“텐시. 위험해!!! 운디네!!!”


찔러오는 용병 대장의 검을 피한 미네르바는 물의 정령 운디네를 파이어 볼과 텐시 사이에 소환했다.


“치이익-.”


운디네에 가로막힌 파이어 볼이 사라지며 주변에 수증기가 짙게 끼었다.


“하압-.”


왼손의 쉐도우 리프를 역수로 고쳐 쥔 텐시는 수증기 속에서 튀어나와 뒤로 물러나는 마법사의 목을 베었다.


엘리스와 미네르바의 전투도 곧 끝이 났다. 그러나 류연은 전투의 종료를 선언하지 않았다.


“도와줄까?”


“아니. 셋이서 상대해 보라고.”


류연이 이탈하자 남은 마법 생명체와 스톤 골렘은 셋을 공격해왔다. 미네르바는 검기를 끌어올려 스톤 골렘의 팔을 잘라냈다.


“검기는 사용하지 말고.”


검기 없이 적들의 강인한 동체를 베어내려면 검에 힘을 제대로 실어야 했다. 엘리스, 텐시, 미네르바는 힙겹게 마법 생명체와 골렘을 쓰러뜨렸다.



“문지기를 없앴는데 왜 못 들어가?”


“그럴 땐.”


죽은 마법사와 용병들의 옷 속을 뒤지자 마법 문양이 음각된 토큰이 나왔다. 류연은 토큰을 일행에게 나눠주었다.


“엘리스. 왜 그래?”


“쟤. 피 보면 저러잖아.”


“텐시 그만. 내가 말할게.”


주변에는 혈향이 가득했다. 엘리스는 손톱이 파고드는 것도 모른 채 오른 쪽 팔목을 꽉 쥐고 있었다.


“마족의 본능 때문이야. 아직 미숙해서 그래. 지금 엄청 잘 참고 있는 거야.”


“저런. 피를 좀 씻기면 나아질까?”


“응.”


미네르바는 운디네를 다시 소환했다. 운디네가 훑고 지나가자 엘리스는 말끔해졌다.


“잘 참았어.”


류연은 손목을 걷었다. 팔뚝에 이빨이 박혔다. 어느 정도 엘리스의 이성이 돌아오자 류연은 팔을 뺐다.


“내가···. 사람을···. 죽였어.”


“적이잖아. 망설이진 않았어?”


“응···.”


류연은 엘리스와 텐시에게 절대 망설이지 말라고 거듭 가르쳤었다. 그것을 숙지한 엘리스는 최후의 순간에 지체 없이 검을 휘둘렀다.


류연은 첫 살인에 머리가 복잡할 엘리스를 달래주고 싶었지만 여기서 시간을 더 지체할 수 없었다.


“엘리스. 나중에 이야기하자.”


토큰을 몸에 지니자 장막은 더 이상 일행을 가로막지 않았다. 넷은 장막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갔다.


**


장막 안은 밖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마법도시 아케인은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구불구불한 길과 난립해 있는 건물의 집합체였다.


넷은 아케인의 분위기만큼이나 칙칙한 공기에 마른기침을 했다.


“답답한데 후드 벗으면 안 돼?”


“절대 안 돼. 우린 지금 불법입국자 신분이야. 답답해도 조금만 참어.”


류연은 일단 중앙 광장으로 가 보기로 했다. 중앙 광장 주변에는 잡동사니를 파는 노점이 잔뜩 있었다.


“우와. 신기하다.”


엘리스와 텐시는 노점의 잡동사니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류연의 눈에 공고가 들어왔다.


“미네르바. 어서 텐시 업어.”


“왜?”


류연은 턱짓으로 공고를 가리켰다. 공고에는 이미 일행의 초상화가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었다. 류연과 미네르바는 엘리스와 텐시를 업고 재빨리 중앙 광장을 벗어났다.



일행이 오늘 하루 아케인을 돌아다니며 얻은 대략적인 정보는 이러했다.


아케인은 구성원은 마법사, 용병, 시민 세 부류였다. 그들은 옷의 무늬를 통해 서로를 구분한다.


아케인은 현재 동부지구대 서부지구로 내전 중이었다. 전력 차는 8대 2로 동부지구의 우세였다.


“답은 나왔네. 좋던 싫던 우린 서부지구로 가야 해.”


아쉬운 쪽에 가야 외지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게다가 아까 상대한 마법사와 용병은 동부지구 소속이었다. 류연은 서부지구의 한 식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네 명?”


“그렇소이다.”


노년의 주인은 가장 구석자리를 내 주었다. 식당 안은 제법 넓었지만 저녁 시간임에도 한산했다. 식사를 주문하자 푸짐한 한 상이 나왔다. 엘리스와 텐시는 입맛을 다시며 수저를 들었다.


“내가 뭐 조심하라 했지?”


“독.” “엘리스 엉덩이.”


“그것도 조심해야 하지만. 독을 조심하라 그랬지?”


“루엔 미워.”


“미안해.”


엘리스는 잠버릇이 안 좋은 편이었다. 류연은 몇 번이나 엘리스의 엉덩이에 깔려 잠에서 깨야 했다.


각설하고, 둘은 류연이 선물한 은제 식기를 음식에 가져다 댔다. 은제 식기의 색깔은 변하지 않았다. 독이 들지 않았단 뜻이었다.


“먹자 이제.”


음식을 입에 가져가려 할 때, 식당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식당 안으로 용병들이 들어왔다.


“집행부에서 나왔다. 여기에 불법입국자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모두 나와서 토큰을 제시하라. 불응할 시 즉결 심판하겠다.”


다른 손님들은 차례로 토큰을 제시했다. 반면 넷은 묵묵히 식사를 계속했다. 집행관은 성큼성큼 걸어 다가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 개의 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삽화 추가 공지 23.02.24 209 0 -
241 신규 작품 연재 공지 24.02.17 51 1 1쪽
240 작품 후기 23.08.12 123 6 2쪽
239 용어 23.08.10 169 3 6쪽
238 여행 -1- +2 23.08.09 112 5 4쪽
237 천년 제국을 위한 대계 -1- 23.04.16 162 4 8쪽
236 도망친 곳에 낙원은 있을까? -1- 23.04.09 137 2 9쪽
235 새로운 시작 -1- 23.04.05 141 3 12쪽
234 고향 -1- 23.03.31 145 4 11쪽
233 네오 로렌시아 -2- 23.03.26 140 4 11쪽
232 네오 로렌시아 -1- 23.03.19 147 4 11쪽
231 유리를 소개합니다 -1- 23.03.12 176 3 9쪽
230 달의 이면 : 또 다른 결말 -2- 23.03.05 164 5 11쪽
229 달의 이면 : 또 다른 결말 -1- 23.02.26 180 3 10쪽
228 에필로그 : 새벽의 경계 23.02.24 167 2 3쪽
227 밤의 끝자락 -1- 23.02.19 189 4 8쪽
226 마왕 강림 -1- 23.02.12 182 3 8쪽
225 마지막 한 걸음 -1- 23.02.05 174 3 9쪽
224 운명의 갈림길 -2- 23.01.29 185 3 9쪽
223 운명의 갈림길 -1- 23.01.22 189 4 9쪽
222 조금 이른 출발 -1- 23.01.17 213 3 9쪽
221 영혼을 베는 낫 -1- 23.01.11 204 4 9쪽
220 이차원으로부터의 귀환 -1- 23.01.06 197 4 9쪽
219 프롤로그 : 새벽의 경계 22.12.31 201 4 2쪽
218 로인 외전 : 로인은 못말려 22.12.20 204 4 7쪽
217 에필로그 : 로렌시아 제국전기 22.12.20 226 3 3쪽
216 종전 -3- 22.12.11 213 4 11쪽
215 종전 -2- 22.12.11 207 3 12쪽
214 종전 -1- 22.12.04 211 4 12쪽
213 로렌 탈환전 -3- 22.12.04 208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