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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40,266
추천수 :
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0.07.20 19:05
조회
301
추천
5
글자
7쪽

33.지하세계

DUMMY

“걱정마. 복귀 때 몇 마리 데리고 가면 되니까”

자신들을 향한 모욕적인 말에도 인간의 뒤를 따르는 자말란들은 그저 묵묵히 걷기만 했다.

이런 자말란들의 무반응에 기고만장해진 인간들의 행동은 더욱더 거칠어지고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듣고 있는 제노의 인상이 찌뿌려질 정도.

‘놈들. 아주 제 무덤을 파는구나.’

모든 이들이 빠져 나가고 방에는 제노와 제이미만 남겨졌다.

자말란들이 열외를 시킨 것이다.


건물 밖으로 나간 인간, 오크, 고블린의 앞에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각 종족의 앞에 만명씩 길게 늘어 서 있는 자말란. 그 줄 가운데를 비워 걸어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놨다.

마치 개선 장군을 축하하는 시민들 같은 모습.

이런 광경을 목격하고 가장 먼저 움직인 사람은 마이우스였다.

“크크크. 정말 마음에 들어. 이곳에서 눌러 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야. 간이든 쓸개든 모두 내어 줄 모양새이지 않나?”

“호호호. 오빠. 이들이 우리에게 쏟는 정성을 보면 더 많은 보물을 뜯어 내어도 충분할 것 같아.”

“그럼 그럼. 당연하지.”

마이우스는 자말란이 만든 길을 걸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큰 키의 자말란들이 못 마땅 했던 것.

시야가 제한되고 마치 방벽 같은 느낌이어서 죄수가 된 기분이 들었다.

이에 목소리에 내공을 실어 외친 마이우스.

“모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그러자 도미노처럼 마이우스의 명을 받드는 자말란들.

자신의 한 마디에 만명의 자말란이 무릎을 꿇는 모습은 마이우스에게 처음 겪어보는 전율을 선사했다.

너무나 기분이 좋아 고개를 들고 멈춰서서 짜릿한 느낌을 만끽하고는 다시 이동하는 마이우스.

그는 마치 신이 된 기분이었다.

“크하하하하. 그래. 내가 마이우스다. 감히 누가 내 명령을 거부하겠나.”

인간들은 아주 거만하게 이동을 했다.

걷는 도중 괜히 자말란들의 머리를 툭툭 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런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고블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이우스의 흉내를 내어 자말란들의 허리를 숙이게 하고는 걸어가는 고블린들.

다만 오크들만은 달랐다.

그들은 그냥 묵묵히 걷기만 했다.

“췩. 지쿱스. 우리도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췩. 움보고. 왜 그런가? 전사를 대하는 자말란들의 예우를 쓰레기로 만들고 싶은가? 인간들처럼 하고 싶나?”

“췩. 아니다. 지쿱스. 자랑스러운 오크 전사가 얍삽한 인간들을 닮아서는 안될 일이지.”

“췩. 바로 그거다. 오크 전사의 긍지를 잊지 말아라.”

이렇게 자말란들이 만든 길 사이를 걸어가는 세 종족을 내려다 보며 제노는 미소를 지었다.

오크들이 아주 현명한 판단을 내렸기에 나온 표정.

지쿱스를 믿었기에 아무런 충고도 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잘 판단하고 있다.

이대로만 잘 한다면 지하세계를 무사히 빠져 나갈 수 있으리라.

멀리 도시 건물 사이로 늘어서 있는 자말란 행렬 속으로 걸어가는 인간, 고블린, 오크들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자 제노는 발걸음을 옮겼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양옆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자말란들을 보며 정복자가 된 기분을 만끽했다.

한껏 숙여진 자말란들의 뒤통수를 내려다 보며 실컷 비웃음을 흘렸다.

“크크크크. 정말 멍청한 종족이지 않나. 만명이 넘는 숫자와 거대한 덩치, 강인한 전투력이 있으면서도 넷 밖에 안되는 우리에게 굴복하다니. 나같았으면 나가 죽었겠다.”

“호호호. 그러게 말이야. 오빠. 바보들인가 봐.”

“이제 행렬의 끝이 보이는구나. 꽤 시간이 걸렸어.”

“그런데 저녀석들은 무장을 하고 서있네. 무슨 일이지?”

“정말이네. 이봐. 너희들. 건방지구나. 우리에게 예의를 보여야지. 어서 무릎을 꿇어.”

기고만장해진 마이우스가 명령조로 말을했다.

하지 말았어햐 할 말.

자말란들은 절대로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지 못한다는 착각을 했기에 저지른 실수.

“쿠룩. 그동안 잘 즐겼나? 이젠 우리가 너희들의 자격을 시험 하겠다. 준비해라.”

“!!!아니. 이것들이 미쳤나? 우리 몰라. 우린 너희들을 해방시키려고 온 영웅들이야. 바깥 세상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

“쿠룩. 그래서 시험한다. 영웅들이 거쳐야 할 시험이다. 너희들이 받은 보물의 질과 양을 따져볼 때 100명의 자말란 병사들이 투입될 것이다.”

“!!!아니야. 뭔가 잘못됐어. 우리는 영웅이란 말이야. 너희들 우리에게 이러면 안돼. 배신이야. 배반이야. 자말란은 착하잖아. 장난이지? 그렇지?”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마이우스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자말란 병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은 지금 만명의 적군에게 포위된 상황.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이란 말이다.

“쿠룩. 무기를 사용해도 좋다. 준비해라.”

“이봐. 뭔가 오해가 있는가 봐. 보물들 모두 돌려줄게. 그리고 너희들에게 거칠게 말 한 것도 사과할게. 그러니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목숨이 달린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자 마이우스가 저자세를 취하며 빌었지만 소용없었다.

“쿠룩. 공격”

절도 있는 동작. 엄정한 군기.

자말란 병사의 무시무시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인간들도 자신들의 무기를 빼들고 검술을 펼쳤지만 역부족.

사방에서 날아오는 창과 검에 인간들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도 못하고 기가 꺽여 패배했다.

그 후로 일방적인 구타가 이어졌다.

퍽.

퍽.

퍽.

퍽.

한참이나 이어진 타격소리.

그중 자말란들에게 가장 못되게 굴었던 마이우스가 가장 심하게 맞았는데 얼마나 많이 맞았으면 온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정신을 잃고 숨이 가늘어진 모습이 아주 위충한 상태로 보였다.

“쿠룩. 너희들에게 배운 방식대로 했을 뿐이다. 상대방을 업신 여기고 잔인하게 짓 밟고 배신을 아무렇지 않게 하지. 이제 우리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 바깥 세계로 나간다면 절대 인간은 믿지 않을 것이다. 인간과 타협은 없다. 노예처럼 짓밟을 뿐이다.”

자말란의 말을 들으며 정신을 잃지 않은 세명의 인간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깨달았다.

기가 꺽인 세명의 사람은 어떠한 반론도 재기하지 못했다.

괜히 잘못 말했다가 다시 맞을까봐 겁이 났기 때문.

상황은 고블린들도 마찬가지.

자말란들에게 일방적인 구타를 당하고는 모두 축 늘어져 있었다.

주술공격으로 조금은 버텼지만 숫자로 밀고 들어오는 자말란 병사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인간과 고블린이 죄인처럼 끌려 가는 시간. 오크는 멀쩡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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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지하세계 20.07.17 333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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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사신의 태동 20.07.03 523 8 7쪽
22 22.사신의 태동 20.07.01 561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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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붉은 돌 20.06.27 546 8 8쪽
19 19.고블린의 비약 20.06.26 564 9 9쪽
18 18.고블린의 비약 20.06.24 574 8 7쪽
17 17.고블린의 비약 20.06.22 655 7 8쪽
16 16.성장 20.06.20 671 10 8쪽
15 15.대결 20.06.19 688 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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