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40,271
추천수 :
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0.07.17 20:23
조회
333
추천
6
글자
7쪽

31.지하세계

DUMMY

순진하던 자말란들이 너무 급격하게 야수처럼 변하고 있었다.

오크와 맞먹는 자말란 전사들의 숫자만 삼천 이상.

저들이 모두 적이 된다면 살아서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쿠룩. 모두 조용. 오늘의 전쟁은 여기서 마친다.”

세 집단의 카셀이 모두 분지안에 모습을 드러내고는 빛나는 지팡이를 들고 같은 말을 하자 자말란들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용광로처럼 들끓던 관객들이 한순간 조용해지니 뭔가 압도되는 느낌.

제노는 섬짓함을 느꼈다.

이들은 수평적인 관계로 서로 평등하다고 했지만 아니었다.

너무나도 명확한 수직적인 관계

카셀의 명령에 한몸처럼 움직일 수만명의 자말란들이 상상되자 소름이 돋았다.

“치치쿠나. 저 지팡이는 뭐냐?”

“쿠룩. 크라툽카님의 유물이다. 신앞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며 신 앞에서 우리는 모두 하찮은 존재다.”

제노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못했다.

작게 속삭였지만 주변 관객들은 제노의 목소리를 들었고 조용히 하라고 노려보며 무언의 압박을 주었기 때문.

그들의 표정은 싸늘했다.

마치 신에게 불경을 저질렀다고 야단치는 모습.

카셀들의 조용히 하라는 명령이 없었다면 제노에게 폭력을 행사 했으리라.

전쟁겸 축제는 이렇게 카셀들의 중재로 끝이났다.



도시 중앙의 20층 건물

크라툽카의 제단.

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안에 세종족이 모여 있었다.

인간, 오크, 고블린.

검은 머리에 파란눈 잘생긴 외모에 30대 기사 마이우스가 말문을 열었다.

“지상에서 봤더라면 그냥 죽여 버렸을 텐데. 아쉽군. 일단은 참아야지.”

오크와 고블린을 지칭한 말.

역시 검은 머리에 파란눈 예쁜 얼굴에 20대 여자 샤브린이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이야. 덜 떨어진 몬스터들 같으니라구. 어디 감히 건방지게 인간들과 같은 방에서 웃고 떠들어? 노예도 되지 못하는 것들이.”

말을 하면서도 그들이 눈은 제노를 향해 있었다.

분명 인간인데 오크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제노의 모습은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처음 이 방에서 놈을 보았을 때 얼마나 놀랐었던가?

같은 인간을 만났다는 반가움 보다는 자신들 외에 또다른 인간의 존재에 경계의 마음이 치솟았다.

욕심이 커서 거짓말을 잘해 믿을 수 없는 동물.

이곳 지하세계에서 보물을 얻어갈려면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한 녀석.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평범하다.’

같은 사람끼리 대화를 나눠야지.

그런데도 먼저 인사를 건내지 않다니, 제대로 된 교육을 못받은 놈이 분명하다.

그래서 제노를 자극하기위해 더 심한말을 했다.

“오빠. 저 인간놈이 오크말만 하는가 봐요. 우리 말에 전혀 반응이 없네.”

“그런가? 딱 봐도 미천한 놈의 자식이다. 우리가 신경쓸 놈이 아닌 거지.”

“오빠. 몇 년전 학술지에 오크들 손에 자란 인간 아이란 이야기가 실렸었는데 저놈도 그런가봐. 완전 짐승같아. 깔깔깔깔”

샤브린의 말에 인간들이 폭소를 터트렸다.

제노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된 과장된 웃음.

“췩. 제노야 인간들이 너를 보여 웃는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

“뭐 별 내용없어. 내 욕하고 너희들은 지상이었다면 벌써 죽였을 거라네.”

“췩. 뭣이라? 이런 건방진 인간들이.”

갑자기 오크들이 일어서서 자신들을 노려보자 움찔 놀란 인간들이 경계 태세를 취했다.

오크와 고블린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

이것은 분명 오크 사이에 앉은 인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너. 이녀석 사람말을 알아 듣는구나.”

“그래. 당연하지. 나도 사람인데 말을 못할까봐?”

“오크말을 하는 인간이라 재밌는 녀석일세. 설마 몬스터 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 아이템이라도 가지고 있나?”

“그것이 왜 궁금해? 욕심나?”

“정말 있나? 나에게 팔아라. 얼마면 되겠나?”

“내 머리가 아이템이다. 멍청아.”

멍청이 소릴 들은 마이우스는 가만히 있는데 뒤쪽에 있던

사람들이 발끈해서 달려들려고 했다.

이에 오크들이 험악하게 인상을 찌푸리자 팽팽한 대치 상황이 되었다.

“어린 녀석이 예의가 없구나. 그렇게 함부로 입 놀리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수가 있어.”

“흐이구. 무서워라.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그럼 날 욕한 사람을 보고 멍청이라고 말도 못해? 아저씨들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제노의 가시 돋친 말에 샤브린이 대응했다.

“흐응. 아직 스물도 안되어 보이는데 꽤나 당돌한 녀석이네. 꼬마야 우리 기사단이 안 무섭니? 여기는 인간의 법도 미치지 않는 지역이야. 너 같은 이름도 모를 소년 하나 죽인다 해도 누구 하나 알지 못하는 곳이지.”

“으이구 아줌마 나이 많아서 좋겠어. 나 같이 큰 꼬마를 봤어?”

“뭐.. 뭣? 아줌마? 야. 내가 어딜봐서 아줌마야? 당장 이리와서 사과해.”

“싫은데. 내가 왜?”

얇밉게 깐족거리는 제노에게 말로는 안되니 직접 실력행사를 하기 위해 기운을 끌어 올린 인간들.

쿠오오오오

대기가 요동치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의 개방에 의한 현상.

살기를 일점에 모아 앞으로 내쏘았다.

눈앞의 건방진 꼬마녀석을 겁주기에는 안성맞춤이리라.

평범한 녀석이라면 쫄아서 오줌을 눌지도 모른다.

그런 우서운 모습을 상상하며 바라보는데 의외로 꼬마놈이 잘 견딘다.

그리고 오크들이 거센 투기를 드러내자 인간들의 기운은 중간에서 막혀 제노에게 도달하지 못하게 되었다.

“겁쟁이 녀석. 오크 뒤에 숨어서 말만 하는 놈이 시건방은.”

“쿠하하하하하. 나 엄청 쎄. 못 믿겠으면 한번 붙어볼까?”

“피식. 됐다. 여기서 너에게 더 이상 정신력을 소모하고 싶지 않다.”

“뭐 그렇다면 나도 좋아. 대신 내 욕은 하지 말아야 해.”

어느정도 분위기가 진정되자 자말란들이 타이밍 좋게 방으로 들어왔다.

‘어딘가에서 우릴 지켜보다가 왔다.’

아마도 세 종족끼리 싸움이 벌어지길 바랬나보다. 그렇지 않다면 분지에서의 축제가 끝나고 이곳에 세 종족만 모아 놓을 이유가 없다.

미처 숨기지 못한 적개심이 느껴졌다.

인간, 오크, 고블린들은 자말란들의 변화를 모르니 눈치를 채지 못하고 영웅으로 행세 할려고 했다.

“이봐. 오쿠토 뭐야? 왜 이렇게 늦었어? 우리가 너희들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싸웠는지 몰라?”

마이우스가 화를 내며 자말란을 몰아 붙였다.

“쿠룩. 미안하다. 많이 불편했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라. 음식이나 물을 더 가지고 올까?”

인간 말을 유창하게 하는 자말란 오쿠토. 그는 마이우스의 화가 당연하다는 듯이 저자세로 일관했다.

의자에 앉아 손가락만 까딱거리며 명령을 내리는 마이우스.

커다란 덩치를 구부정하게 만들어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자말란.

마치 주인과 노예의 관계처럼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음의 사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3 43.마지막 시험. 20.08.12 221 3 8쪽
42 42.마지막 시험. 20.08.10 226 4 7쪽
41 41.마지막 시험. 20.08.03 233 2 8쪽
40 40.마지막 시험. 20.08.02 237 4 8쪽
39 39.마지막 시험. 20.07.31 252 5 8쪽
38 38.마지막 시험. 20.07.29 262 5 7쪽
37 37.마지막 시험. 20.07.27 270 4 7쪽
36 36.마지막 시험. +2 20.07.25 308 5 7쪽
35 35.지하세계 20.07.24 298 4 8쪽
34 34.지하세계 +2 20.07.22 301 3 8쪽
33 33.지하세계 20.07.20 302 5 7쪽
32 32.지하세계 20.07.18 312 5 7쪽
» 31.지하세계 20.07.17 334 6 7쪽
30 30.지하세계 20.07.15 355 3 9쪽
29 29.지하세계 20.07.13 401 5 8쪽
28 28.지하세계 20.07.11 408 5 8쪽
27 27.슬픔의 계곡 20.07.10 424 8 7쪽
26 26.슬픔의 계곡 20.07.08 458 6 7쪽
25 25.슬픔의 계곡 20.07.06 487 8 7쪽
24 24.사신의 태동 20.07.04 510 8 7쪽
23 23.사신의 태동 20.07.03 523 8 7쪽
22 22.사신의 태동 20.07.01 561 8 9쪽
21 21.붉은 돌 20.06.29 540 7 8쪽
20 20.붉은 돌 20.06.27 546 8 8쪽
19 19.고블린의 비약 20.06.26 564 9 9쪽
18 18.고블린의 비약 20.06.24 574 8 7쪽
17 17.고블린의 비약 20.06.22 656 7 8쪽
16 16.성장 20.06.20 671 10 8쪽
15 15.대결 20.06.19 688 10 7쪽
14 14.대결 20.06.17 736 1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