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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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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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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0.06.2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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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1.붉은 돌

DUMMY

제노는 탐색기의 역할을 향상시키기 위해 흑마력의 성질을 바꿔가며 시험을 했다.

공격성을 없애고 아주 부드러운 성질만 남기자 일 미터 가까이 협곡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직진만 하던 흑마력을 암석의 결을 따라 곡선으로 침투 시키자 2미터 가까이 탐색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흑마력에 파장을 가미해 진동시켰더니 3미터까지 보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흑마력의 활용 능력이 엄청나게 발전하게 되었지만 붉은 돌을 찾지 못해 기쁘지 않았다.

손바닥을 벽에 대고 1시간을 수색하며 돌아다녔지만 발견되지 않는 붉은돌.

다른 방법을 찾아내려 머리를 굴리던 그 때 뭔가 희미한 느낌이 왔다.

협곡 깊은 안쪽에서 아주 미약하게 빛을 본 기분.

제노는 그 방향으로 땅을 파 들어갔다.

흑마력을 드릴처럼 꼬아 회전시키자 단단한 바위벽에 금세 구멍이 뚫려졌다.

목표물과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빛은 더 선명해졌다.

“됐다. 제대로 찾았어.”

명확한 확신대로 붉은 돌을 캐 내었다.

“파르누스님 보세요. 이정도면 어떻습니까?”

-너의 표정을 보니 직감하고 있구나. 안돼. 크기도 너무 작고 손상이 많이 되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하는 답변에 제노는 심각해졌다. 지금 능력으로는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분명 붉은 돌은 3미터보다 더 깊이 있을 것이다. 파르누스의 느긋한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꽈드득. 망할 영감 한번을 쉽게 넘어가는 적이 없어. 이번엔 또 나를 얼마나 몰아 붙일려고 그러는 거야?.’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강재로 재워둔 알렉스의 모습이 보인다. 고블린의 비약을 얻기 위해 떠난 뒤로는 쭉 저 상태다.

그마저도 몸이 점점더 투명해져 가는 상태로 보면 아마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나보다.

다시 마음이 조급해진다.

의미 없음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고 벽에 달라 붙어 탐색을 계속한다.

고블린의 비약으로 개방시킨 영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어 활용해 봤지만 아예 탐색 자체가 되지 않는다.

아까운 시간만 계속 흘러간다.

생각나는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해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단 한가지 방법만 빼고.

‘흑마력과 영기를 결합시킨다.’

처음 해보는 시도라 어떤 위험이 있을지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시간만 많다면 소량의 기운으로 천천히 느긋하게 실험을 진행할 텐데 지금 그런 여유가 없다.

몸 사릴 때가 아니다. 한번에 모든 걸 건다.

흑마력과 영기를 나란히 붙였다.

머리에 지끈거리는 두통이 왔다.

좋지 않은 징조.

멈출려면 여기서 그만 두어야 한다.

‘멈출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어.’

다급한 제노의 마음을 모르는지 흑마력과 영기는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았다.

하지만 이런 때를 대비해 생각해둔 방법이 있었다.

두 힘을 밧줄처럼 꼬아 버리는 것.

길게 뽑아낸 흑마력과 영기의 줄을 한번에 꼬아 내려갔다.

후웁.

머리에 엄청난 통증이 왔다.

칼로 뇌를 도려내는 아픔.

‘끄아악···... 기다려 알렉스. 반드시 구해줄게’

눈에 빨갛게 실핏줄이 터지고 얼굴은 폭발할 듯 벌겋게 달아 올랐다.

혈압의 급상승에 의한 현상.

고혈압으로 뇌의 혈관이 터진다면 뇌출혈로 병신이 되거나 죽게 될 것이다.

어울리지 않는 두 기운을 강제로 묶는 방법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너무 심한 고통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몸이 보내오는 위험신호.

이대로 작업을 계속한다면 죽을지도 모르는데도 제노는 흑마력과 영기의 결합을 멈추지 않았다.

퍽 하며 코피가 흘러 내렸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라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시야가 벌겋게 변하며 흐려졌다.

이미 한계 상황은 진작에 넘어섰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끝까지 가보자.’

이런 포기하지 않는 집념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격렬하게 서로를 밀어내던 두 기운이 어느순간 얌전히 하나의 밧줄처럼 합쳐졌다.

죽을만큼 아프던 느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헉헉헉헉.

한동안 울리는 거친 숨소리.

흑마력과 영기의 결합이 얼마나 힘겨운 작업이었는지 알려주는 소리.

“이렇게 까지 했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죽어버릴 거야.”

제노는 벽에다가 손을 대고 기운을 넓게 퍼트렸다.

됐다.

느낌이 달랐다.

합쳐진 기운은 거침없이 전진했다.

엄청난 효과.

협곡 내부 20미터 안까지 조사가 되었다.

결국 적당한 크기의 붉은 돌을 발견했고 굴을 파 들어갔다.

탐색 범위를 조절해가며 돌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지만 그 오차가 30센티는 되었기에 마지막 작업은 스켈레톤 두더쥐에게 맡겨야 했다.

조심스럽게 바위를 갉아 내어 마침내 원하는 바를 이루어 내었다.

수평으로 19미터 즈음에 있는 붉은 돌을 가까스로 캐내고 나자 제노는 너무 지쳐 버렸다.

“헉헉헉. 파르누스님. 여기 있습니다. 돌.”

-정말 너는 보는 재미가 있어. 언제나 아슬아슬하게 성공하는구나. 시간이 없으니 빨리 다음 작업을 시작하자.

“··· 후··· 파르누스님이 해 주면 안됩니까?”

-내가 왜? 지금껏 알렉스를 살려둔 것만 해도 내 할 일은 충분히 했다. 그런데 뭘 더 바라나?

“그렇지요. 맞습니다. 제가 해야지요.”

방법은 파르누스가 모두 알려 주었기에 제노는 지시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었지만 자꾸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를 할 뻔했다.

한번의 실수가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상황.

깜빡 졸다 깬 아찔한 시간도 있었다.

그렇게 힘겹게 붉은 돌을 다듬고 그 위에 마법진과 결계를 설치해 알렉스가 살 집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젠 알렉스가 잠에서 깨지 않았다.

의식이 없는 귀신을 강제적으로 돌에 집어 넣어 버리면 그 장소에 속박됨과 더불어 붉은 돌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그럼 알렉스는 소멸 될 밖에.

알렉스를 깨워 어떻게든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말.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군.

“파르누스님 괜찮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알렉스의 소멸 시간이 점점 다가오자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제노가 그 감정을 파르누스에게 풀었다.

-이놈. 말투가 건방지구나. 죽고 싶으냐?

“..다른 방법이 있죠? 네? 장난하지 말고 빨리 알렉스를 깨워 주세요.”

다시 애원해 보는 제노.

-그래. 낄낄낄. 장난이었다. 일어나라 영혼아.

그 말 한마디에 정신을 차린 알렉스.

“···이렇게 간단한···.”

다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속을 태우는 파르누스의 장난에 제노는 또한번 목까지 올라온 짜증을 참아야 했다.

필요한 것은 마음의 안정.

그리고는 알렉스와 계약을 맺고 돌에 안착을 시켰다.

붉은 돌이 밝게 빛나더니 잠시후 멀쩡한 모습의 알렉스가 나타났다.

아니 이전보다 더 선명해 보였다.

=아아.. 고맙다. 제노. 내 말이 들리냐? 우와!! 너랑 처음 말을 나눈다고 생각하니 괜히 설렌다.

“설마. 알렉스. 당신이야? 우와. 이런 목소리 였어?”

=그래. 제노. 그냥 소멸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너를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구나. 크흐흑. 눈물을 흘리고 싶은 마음이야.

“그만해 훌쩍. 죽다 살아난 사람··· 아니 귀신이 무슨 훌쩍··· 눈물이야.”

=하하하. 녀석. 설마 우냐?

“아니야. 안 울어. 훌쩍.. 크흐흥.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크흐흐흥.. 당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 크흐흥. 무서웠어.”

그동안의 힘겨움에 감정이 북받친 제노는 참지 못하고 대성통곡을 했다.

구슬 같은 눈물이 땅에 툭 툭 떨어졌다.

알렉스는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자신이 오늘만큼은 싫었다.

=제노.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날 살려줘서. 덕분에 너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어.

-제노. 너 분명 알렉스를 위해 목숨은 걸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방금전 또 그 말을 지키지 않았어.

“··· 다른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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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사신의 태동 20.07.01 561 8 9쪽
» 21.붉은 돌 20.06.29 540 7 8쪽
20 20.붉은 돌 20.06.27 546 8 8쪽
19 19.고블린의 비약 20.06.26 563 9 9쪽
18 18.고블린의 비약 20.06.24 574 8 7쪽
17 17.고블린의 비약 20.06.22 655 7 8쪽
16 16.성장 20.06.20 669 10 8쪽
15 15.대결 20.06.19 687 10 7쪽
14 14.대결 20.06.17 736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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