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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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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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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0.07.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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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0.지하세계

DUMMY

“어쩐지.”

‘일이 너무 쉽게 풀린다 했어.’

제노는 지금의 상황이 파르누스에 의해 벌어졌음을 직감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들이 지하세계에 내려온 이 시기에 인간과 고블린이 자말란을 찾아왔을 가망성이 없다.

파르누스가 인간과 고블린에게 지하세계의 위치를 알려준 것이다.

아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반드시 큰 위험이 닥치리라.

“망할 영감.”

제노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평온한 일상보다 위험을 즐기는 성격으로 변한 제노.

“쿠룩. 망할? 그거 나쁜말 아니야? 나에게 한 말이야?”

“아니다. 경기나 보자. 오홋. 격돌했다. 역시 오크가 화끈하게 치고 나가는구나.”

분지속의 세 집단은 공격 시점을 가늠하고 있었는데 오크가 먼저 인간이 속한 무리에 약점을 공략하며 찔러 들어갔다.

본능적인 오크들의 움직임에 인간이 속한 자말란들은 오와 열을 맞춰 방진을 짜고는 수비를 해내었다.

이에 고블린들은 두터운 자말란 방벽뒤에 숨어서는 전장에 주술을 걸었다.

인간과 오크의 집단을 광기에 취하게 만드는 주술.

두 무리를 상잔 시키면 자신들이 이기게 된다.

그래서 힘을 아끼지 않고 주술에 힘을 퍼부었다.

효과가 있었는지 오크와 인간의 무리는 서로를 향해 더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싸움은 요상하게 돌아갔다.

본능적이고 변칙적인 움직임의 오크가 이끄는 자말란 무리는 날카롭게 공격하고 뒤로 빠지는 움직임.

이에 맞서는 인간의 무리는 방진을 이용한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적재적소에 병력을 배치하며 선 수비후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는 방식.

그리고 한쪽 옆에서 가만히 있는 고블린 무리.

이런 분지속의 싸움은 구경하는 자말란들에겐 굉장한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매년 한번씩 벌어졌던 축제 같은 전쟁이었지만 언제나 싸움 방식은 똑같았다.

세 집단이 한번에 달려들어 그냥 집단 난전을 펼쳤었다.

인간의 시각으로 말하자면 그냥 동네 패싸움과 같은 수준.

그런데 지금은 뭔가 굉장한 힘이 느껴졌다.

제노는 큰 감동없이 분지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자말란들은 달랐다.

“쿠룩. 우와. 단체로 뭉쳐 저렇게 싸우는 모습은 정말 처음보는구나. 굉장하다.”

“쿠룩. 굉장하긴 하지만 크라툽카님의 말씀에 위배된다. 그분의 말씀에 따르면 집단으로 전쟁을 치르지 말라했다. 그런데 저 모습은 무엇이냐?”

“쿠룩. 맞다. 저 오크와 인간 고블린들이 우리의 순수성을 더럽히고 있다. 쫓아내야 한다.”

“쿠룩. 아니다. 무슨 소리냐? 저들은 크라툽카님이 보낸 영웅들이다. 저들의 행동은 우리가 배우고 따라야 할 모습이다.”

분지속의 싸움을 보며 충격받은 자말란들이 소리를 높여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조용하던 관중석이 기이한 열기로 들끓었다.

자말란들은 전통을 지킬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변화를 맞이 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했다.

전통과 변화.

두가지는 크라툽카님이 지시하신 것.

가치는 똑같다.

그렇다면 자말란들을 해방시킬 영웅들을 따르는 방식이 맞을 것이다.

뚝.

자말란들의 머릿속에서 한가지 전통이 깨어졌다.

사고 방식의 변화.

이제껏 조용히 관전하던 자말란들이 자신이 속한 집단에게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쿠룩. 이겨라. 이겨라.”

“쿠룩. 오크야 힘내라.”

“쿠룩. 인간아 뭐하나. 더 치고 들어가라.”

“쿠룩. 고블린들아. 너희들은 싸움을 하지 않느냐?”

관중석 자말란들의 갑작스런 변화에 제노는 심각한 위화감을 느꼈다.

“!! 흐음. 좋지않아. 공격성이 강해졌어.”

“쿠룩. 맞다. 나도 저런 멋진 싸움은 처음본다.”

자신은 관중들의 변화를 말했지만 치치쿠나는 분지의 싸움을 이야기했다.

말속에 지칭하는 인물은 달랐지만 요지는 하나.

자말란들의 공격성의 상승.

“저 싸움이 멋지게 보인다구?”

“쿠룩. 그렇다. 뭔가 굉장히 웅장하다.”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응원하고 좋아하며 받아들이고 있다.

‘위화감의 정체는 이것이군. 빠른변화.’

순수한 이들이 변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내달린다.

그 끝이 타락으로 이어질 가망성이 높다.

조용한 숲에 폭풍이 몰아쳐 나무가 부러지고 꺽이며 산사태가 나는 모습이 자말란의 미래처럼 상상되어졌다.

분지안의 전투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고블린의 얍삽한 저주를 눈치챈 인간과 오크가 연합을 하고는 고블린 무리를 공격했다.

“쿠룩. !! 우와. 두 집단이 한 집단을 합동 공격하다니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저런 나쁜짓을 서슴없이 하다니. 과연 크라툽카님의 영웅들이다.”

“쿠룩. !! 저들이 하는 행동은 우리도 해도 된다. 크라툽카님이 허락한 것이다.”

“쿠룩. !! 모두들 열심히 배우자. 그래야 바깥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다.”

이제 적극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말란 관객들.

제노는 이런 자말란을 보며 더욱 진한 미소를 지었다.

온몸이 짜릿짜릿했다.

뭔가 굉장한 일이 일어나기전의 전조증상 같았다.

‘수만의 광신도를 보는 느낌이야.’

옆에 앉은 치치쿠나도 열광적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변화하기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

‘지금 자말란들은 세상이 뒤집히는 변혁을 맞이하고 있다.’

분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이 자말란에게 자극이 된다는 뜻.

이런 상황에서 인간들이 최악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크들과 연합을 해서 열심히 고블린들을 몰아치더니 갑자기 오크집단의 뒤를 덮친 것이다.

너무나 충격적인 모습에 관객들은 일순 할말을 잊어버렸다.

“!!!!!!! 쿠···.룩..? 설마 배신인가?”

“!!!!!!쿠룩. 우와. 정말 인간은 사악하구나.”

“!!!!!!쿠룩. 우와. 이제 우리도 배신을 해도 되는구나.”

“!!쿠룩. 그럼 누구를 배신하지?”

“!!쿠룩. 저들. 저 영웅들을 배신하자”

“!!!!!!!!!!!!!쿠룩. 오··· 그런.”

“!!!!!!!!!!쿠룩. 굉장하다.”

제노는 옆에서 들리는 자말란들의 외침에 웃음이 나왔다.

“크크크크크크”

자칫하면 이대로 관객들에게 공격받을 수 있는 상황.

이런 자말란들의 변화를 모른채 인간들은 열심히 오크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고블린 집단은 와해 직전이니 오크만 잡으면 자신들이 우승자가 된다.

고슴도치처럼 잔뜩 웅크리고 온갖 주술을 남발했지만 고블린들의 패배는 확실해보였다.

그때 또다시 변화가 생겼다.

고블린과 오크가 연합을 맺은 것.

인간이라는 공동의 적을 이기기위한 자연스러운 선택.

숫자는 연합이 작았지만 조합이 좋았다.

오크가 전방에서 방어를 하고 고블린이 뒤쪽에서 주술을 사용하니 일방적으로 인간에게 유리하던 형세가 어느새 팽팽하게 바뀌었다.

“!!!쿠룩. 오오. 오늘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저렇게 배신자와 손을 잡다니. 대단한 고블린이다.”

“!!!쿠룩. 잘한다. 인간을 처단해라. 그놈들은 정말 나쁜 놈들이다.”

“쿠룩. 오오.!! 가장 약해 보이던 고블린이 힘을 내고 있다. 공격력도 엄청나다. 자말란들이 픽픽 쓰러지고 있다.”

관객들은 욕은 하면서도 아주 흥분해 있었다.

이제껏 보아왔던 대결과는 달리 너무나 재미 있었기 때문.

다른 종족이 끼어들자 경기 자체가 예측이 안되니 결과가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경기에 빠져들어 보게 되었다.

분지 안의 상황은 압권이었다.

삼천에 달하던 전사들이 대부분 쓰러지고 20명만이 서 있었다.

인간 다섯 고블린 다섯 오크 셋 자말란 일곱.

너무나 경기에 몰두한 나머지 체력을 모두 소진한 전사들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래서 서로의 눈치를 보며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

그때 주최측에서 다른 경기처럼 이번에도 전투를 중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쿠룩. 뭐 하는 거냐? 그냥 나둬라. 끝을 봐야지.”

“쿠룩. 맞다. 우승자가 누군지 알아야겠다.”

“쿠룩. 최후의 한명이 서 있을 때까지 싸워라.”

분지가 떠나가라 외쳐대는 관객들.

집단 광분 상태.

마치 폭동이 일어나기전의 분위기.

제노는 자말란 관객들이 아주 공격적으로 변했음을 느꼈다.

‘정말 위험하네. 자칫 잘못하면 지하세계에서 뼈를 묻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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