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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4
최근연재일 :
2023.11.12 20:3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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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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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수 :
187,767

작성
23.10.1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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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물 토벌(2)

DUMMY

"기상! 기상! 기상!"


아직 검푸른 하늘이 덩치 큰 사내의 뒤에 있어 참으로 위협적이라


으악!


심장 마비가 올 것 같은 모습에 깜작 놀라 일어났다.


"어서 일어나게. 해가 중천에 떴어!"

'제가 보기에는 이제 뜨려는 찰나인 듯 싶은데요.'

"예...."


참으로 깊게 잠긴 목소리가 나온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일어난 느낌이 아니라 몸이 물 먹은 솜마냥 무겁다.


"그런데 이른 아침부터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눈에 붙은 눈꼽을 떼어내며 물어본다.


"아침 운동이 최고지 않은가? 밥 먹기 전에 뛰고 오자고."


그렇게 얼굴이라도 닦고 가고 싶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끌고 나가는 다이크 준남작이다.


아직 차갑고 시린 바람이 정신을 바짝들게 만든다.


"역시 혼자 뛰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이 함께 달리는 게 좋아 그렇지 않나?"

"그렇게. 나쁘거나 하지는 않네요."


이건 빈말로 하는 말은 아니다. 물론 일어나서 뛰기 전까지의 과정이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만큼 싫긴 하지만, 뛸 때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그거 아나?"

"예?"

"난 사실 일어난지는 꽤 됐네. 자네도 더 일찍 일어나야 할 필요성이 있어."

"아니. 그렇게 일찍 일어나면 잠은 대체 얼마나 주무시는 겁니까?"

"흠.... 나같은 경우에는 3 시간은 자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사람이 3 시간만 자고 사는가.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힘들지 않습니까?"

"그다지?"

"체력이 정말 강철로 되어 있나 봅니다."

"자네도 알지 않은가?"

"무엇을 말입니까?"

"기사는 마나 호흡 때문에 남들 보다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네. 그리고 어떤 공능인지 모르겠으나 잠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게 되고 말이야."

"마나 호흡이요?"


마나 호흡? 그게 무슨 말인가? 그런건 마법사나 하는 것이 아닌가? 대충 세상 구성 중 모든 곳에 마나가 미약하게나마 존재하는 것은 안다.


"기사가 되는 법은 두 가지가 존재해. 어느덧 갑자기 오러를 발현하는 것과 마나 호흡으로 쌓아 올려 오러를 불러 일으키는 것."

"그렇군요...."

"지금까지 뭘 배운거야? 하긴 귀족이 평민에게 뭘 자세히 알려줄 리는 없지."


카이렌 남작은 딱히 그가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어차피 마나 호흡 방법에 대해서도 말해줄 여지는 없기에 말을 안 한 것뿐이다.


"뭐 나도 마나 호흡에 관해선 알려줄 수는 없네. 안타깝게도 주군에게서 배운 것이라 말이야."


그에 대한 맹세를 했기에 또한 그가 믿고 따르는 주군이기에 평민이었던 자신을 직접 등용한 사람이었기에 그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덧붙여 말한다.


"그러면 오러를 발현하게 되는 것에 대한 얘기는 해줄 수 있나요?"

"그건 나도 잘 몰라. 그것에 어떠한 규칙이 있는지. 무슨 법칙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 아무래도 타고나거나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제가 기사가 되는 건 무리겠네요...."

"흠. 내가 괜한 말을 꺼냈어."


괜히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을 건드려서 기분만 나쁘게 만든 것은 아닐까. 참으로 오랜만에 미안하다는 감정을 갖는 다이크 준남작이다.


"그래도 나처럼 주군이 거둬들일지도 모르는 일이지. 주군이 인재를 좋아하는 것은 자네도 알지?"

"그럼요. 다른 곳에서는 능력이 있어도 신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들었지만,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런 벽에 마주쳐 좌절했다는 이야기는 최소한 이 곳에서는 들은 적이 없네요."

"그러니까 자네도 계속 노력해 보라고. 내가 보기엔 상당히 가능성 있어 보이니까."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저 사람은 왜 내게 호의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인지.


"그래도 아직 약한 걸요. 제가 왜 스콰이어가 된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기에 솔직히 말했다. 아직 자신이 많이 모자르다고 말이다.


"내가 카이렌 남작을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야. 그렇지만 난 그의 능력만큼은 믿고 있네."


차마 자신의 입으로 얘기하지만, 상당히 불쾌한 듯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아무튼 스콰이어가 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 전에 자네 병사가 된지 얼마 안 됐지?"

"예. 제가 막내이니까요. 아니. 막내였죠."

"자네 이야기는 나도 알고 있어. 호른 남작하고 싸울때 눈에 띄였지. 난 누가 지원이라도 보낸줄 알았어."


징집병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던 이였다. 별거 아닌 인간들끼리 첫 격돌이지만 그것이 전장의 기세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 필립이다.


"난 그때 그자는 죽었다고 생각했어. 사실 전장에서 눈에 띈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야."


필립은 요상한 표정을 지었다. 살아남기 위해 한 행위가 사실은 자신을 죽이는 행위였다니!


"어쨋든 아마 카이렌 남작이 자네를 병사로 잡아가지 않았으면 내가 데려갔을 걸세."


내가 애초에 병사가 되는 것은 확정이었을까?


"자네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네. 자신감을 가져."


무식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미안하게 느껴질 만큼 좋은 사람처럼 생각된다.


"아직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야. 하하하"

"뭐 열심히 해보죠."


자신의 몸이 벌써 상당히 좋아졌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고 있다. 그런 성취감이 직접적으로 느껴지다보니 이런 생활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카이렌 남작도 이제는 자신을 그렇게 괴롭히지도 않고 뭐 딱히 나에게 해를 가하는 인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땡볕 아래에서 하루종일 잡초를 뽑는 다거나 식물이 잘 자라게 솎아주거나 뭐 그런 노동이 아니라서 편하기도 하다.


허리가 아파오거나 밭 걱정할 필요도 없고 여러모로 좋다.


"열심히 해봐야하나...."


독기가 차츰 줄어드는 시기였다. 뭔가 더 이상 자극되는 것들이 없고 같은 일상의 반복이 지루해지려는 찰나였다.


그를 칭찬하고 잘하고 있다하는 인간이 없었기에 힘이 더욱 나는 모양이다.


"밥이나 먹자고."

"허...."


고기 고기 고기. 풀떼기라고는 눈 씻고 쳐다봐도 존재하지를 않는다.


아니. 흔히 가니쉬라고 하는 것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메인이 풀인 요리가 없다.


"아니. 매번 이렇게 드십니까?"

"아니. 자네가 온다고 특별히 준비해 봤지. 어때 맘에 드나?"

"상당히 좋네요."


고기 요리가 아예 안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나오는 것은 처음본다.


우물우물 으음?


"@##."

"뭐라고?"

"이거 뭔가.... 좀. 다른 고기입니까?"


그가 못 먹어 본 고기인가?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다른데 말이다. 뭔가 익숙하면서도 이상한 느낌이다.


"아하. 야생동물 고기는 처음 먹어보나?"

"아뇨. 먹기는 해봤죠."


이제서야 기억이 난다. 가끔 산에서 내려온 동물이나, 흉작때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숲을 누비던 때를.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조금. 익숙하지가 않네요."


사람이 사육하는 녀석과 다르게 더 즐기고 노릿한 냄새가 난다.


씹고 삼키는 것도 약간 거부감이 느껴진다.


"앞으로 자주 먹을 텐데 뭘."


고기를 많이 먹게되는 날이 오면 거의 확실하게 야생동물을 잡아 먹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동물 좀 잡아본 적 있는 병사들이 특별한 날이 온다 싶으면 모여서 잡아오곤 한다.


"이번에 사슴도 잡았네. 내가 말이지."


식탁 중앙에 있는 커다란 녀석이 사슴이었던 모양이다. 어떻게 통으로 구웠는지 모르겠으나 전체적으로 잘 익었는지 군침이 돋게 생겼다.


"대단하네요. 어떻게 잡으셨습니까?"


짐승 사냥도 잘하는 모양이다. 경계심이 높은 사슴을 잡은 것을 보면 말이다.


"도끼로 잡았지!"


그의 등에 대검과 함께 메달린 커다란 도끼가 눈에 들어온다.


"그 등에 메달고 있는?"

"이걸 힘껏 던져서 맞췄지. 그것도 한 번에!"


맞자마자 그대로 쓰러지던 사슴을 보았어야 했다며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도끼라고 불러야할지 의문이 들정도의 커다란 도끼다. 할버드나 그런게 아니고 그냥 진짜 무지막지하게 큰 도끼다.


'그냥 봐도 들고 있기도 힘들 것 같은 저것을 집어 던졌다고?'


심지어 야생 사슴이 사람이 가까이 올 동안 도망치지도 않을 것은 아니고 멀리서 맞추었다는 것인데. 저게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대단하십니다."

"하하하"


만족스럽게 웃으며 사슴 다리 하나를 통째로 들고 먹는 다이크 준남작이다.


그 모습이 몬스터처럼 보인다.


'저게 진짜 나와 같은 사람인가?'


다이크 준남작만 저렇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상관인 카이렌 남작도 가능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역시 기사라는 것은 사람을 초월해야지 가능한 것인가?


"역시 기사들은 뭔가 다른가 봅니다."

"자네도 그렇게 되겠지!"


그 소리에 2소대 인원들이 빤히 쳐다본다.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게 부담스럽던 필립은 겸양 어린 말을 내뱉는다.


"자신감을 가지래도."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밥 먹고 대련하겠는가? 아니면 오후에?"

"아하하. 오후에 하겠습니다."


목구멍에 고기가 끼일뻔 했다. 체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고기가 이제 맛있게 느껴질때 쯤 다시금 노릿한 내음이 코를 찔러온다. 덕분에 필립은 그렇게 많은 양의 식사를 하지는 못 했다.


"필립!"

"어. 좋은 아침이야."


이제 막 몸을 풀던 중에 바이셔가 찾아왔다.


"대련 한 판?"

"자네까지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에헤이. 우리 기사님이 그렇게 자랑을 하시니까. 궁금해서 그렇지."

"내가 저번에 말햇지 않은가."


그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얘기했것만, 그새 잊어먹은 것인지. 아니면 믿지 않는 것인지 그에게 대련을 하자고 한다.


"아무튼!"


그가 가검을 내게 던져준다. 원래는 병사끼리는 가검을 주로 사용한다. 실력이 비슷하거나 한 경우에는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실제로 쓰는 검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에휴...."


전혀 물러서지 않는 모습에 한숨이 멈추지가 않는다.


"내가 아니여도 다들 관심이 많다고."


다들 힐긋 쳐다보는 모습이 그게 맞긴한 모양이다.


"하...."


한 순간에 진지한 눈을 하며 집중하는 바이셔 병사다.


"잘 부탁해."

"나야말로."


2소대 인원답게 덩치가 있는 편인 바이셔다.


쾅!


역시나 용력이 강하다. 그리고 둔중해보이는 몸에 비해 민첩하고 말이다.


"살살 부탁 한다고!"

"그럴 순 없지."


공방의 형식은 역시나 필립이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중간 중간 의외의 모습을 보이며 간간히 반격을 가하기도 한다.


"금방 이길 것 같은데 잘 버티네!"

"흡. 그게! 무슨 소리!"


생각보다 싱거울 것 같은 대련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쓰러질듯 쓰러지지 않는 필립이 재밌다.


"뭔가 새롭네."


자신의 동료들과는 다른 스타일의 전투가 흥미로운 그이다.


다른 소대와 모의전투 할 때의 긴박감까지는 없지만, 이것도 나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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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악의 재림 23.11.12 5 0 11쪽
36 마물 토벌(6) 23.10.16 7 0 11쪽
35 마물 토벌(5) 23.10.15 9 1 11쪽
34 흑마법사(2) 23.10.14 11 0 11쪽
33 마물 토벌(4) 23.10.13 11 0 11쪽
32 흑마법사(1) 23.10.12 11 0 11쪽
31 마물 토벌(3) 23.10.11 12 0 11쪽
» 마물 토벌(2) 23.10.10 11 0 11쪽
29 마물 토벌(1) 23.10.09 10 0 11쪽
28 스콰이어(4) 23.10.09 10 0 11쪽
27 스콰이어(3) 23.10.08 12 0 12쪽
26 스콰이어(2) 23.10.08 14 0 11쪽
25 스콰이어(1) 23.10.06 17 0 12쪽
24 사교회(4) 23.10.05 15 0 11쪽
23 사교회(3) 23.10.04 16 0 11쪽
22 사교회(2) 23.08.03 18 1 11쪽
21 사교회(1) 23.07.15 23 0 11쪽
20 마석화(5) 23.07.13 30 0 11쪽
19 마석화(4) 23.07.11 24 0 11쪽
18 마석화(3) 23.07.09 27 0 12쪽
17 마석화(2) 23.07.06 29 1 11쪽
16 마석화(1) 23.07.04 31 0 11쪽
15 마물과 기생충(4) 23.07.03 28 1 11쪽
14 마물과 기생충(3) 23.07.01 25 1 12쪽
13 마물과 기생충(2) 23.06.30 27 0 11쪽
12 마물과 기생충(1) 23.06.29 32 0 11쪽
11 벌레(5) 23.06.28 38 1 12쪽
10 벌레(4) 23.06.27 34 1 11쪽
9 벌레(3) 23.06.26 40 1 11쪽
8 벌레(2) 23.06.25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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