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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의 서재입니다.

광인이 되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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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4
최근연재일 :
2023.11.12 20: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210
추천수 :
18
글자수 :
187,767

작성
23.10.0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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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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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사교회(3)

DUMMY

"허허허. 이번에는 즐거운 일이 많아서 좋아."

"참으로 그러합니다. 주인님."


무시와 멸시를 받던 때와는 다른 상황이 우스운 하인리히 자작이다.


"벌레같은 새끼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집사다. 참 이렇게 보자면 어울리는 한쌍이 아니지 않을 수가 없다.


"그건 그렇고 즐거운 일도 있다지."

"예."


필립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와중에...


"둘이 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집사는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한다.


"스콰이어 시켜."

"누구 밑으로 가게 하면 되겠습니까?"

"흠... 지금 누구 밑에 있는거지? 카이렌 남작이 맞는가?"

"맞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그에게 맡길 생각이었으니 잘된 일이지."

"흠..."


이번에는 그의 생각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모양으로 보이는 집사다.


"자네 생각은 다른가 봐?"

"아... 죄송합니다."

"궁금한데 말해보게."


자작이 집사가 반대하는 것에 화를 내기는 커녕 호기심을 가지며 물어본다.


"카이렌 남작이나 필립이나 찝찝한 녀석들 아닙니까? 그래서인지 둘이 붙여두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렇기에 둘이 두는 거야. 하나가 문제가 생기면 둘이 같이 문제가 생기는 거지."

"그렇게...볼 수도 있겠죠."


뭔가 체한 것 처럼 먹먹한 느낌이지만 집사는 자신의 직감을 끝내 외면한다. 오래 살아온 만큼 무시하지 못할 느낌이지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큰 상황은 벌어지지 않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직감보다 주인을 믿기 때문이다.


"오늘은 안보이시네."


이제 사교회의 마지막 날인 만큼 그녀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영애는 보이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여지껏 한가하게 있던 것도 이상한 일이기는 했다. 무려 후작의 따님이시니까.


첫 사교회인 만큼 다들 눈치 보는 것도 있었고, 자작의 행보가 심상치 않았던 것도 컸을 것이다. 먼 얘기보다 자신들과 가까운 이야기가 그들에게 다가왔을 터이다.


...


필립은 조용하게 지내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은 이였지만,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별 일 없는 것이 더 좋지."


뭐 그것도 잠시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녀석이었다. 그다지 정감이 가는 스타일은 아닌 녀석이다.


"야!"

'귀족이 누군가를 찾는 모양이네. 시끄럽네.'


"악!"


술에 잔뜩 취한 귀족이 그의 종아리를 걷어찬다.


"안들리냐!"


얼마나 취했는지 꼬부랑거리는 말투와 냄새가 가히 좋지 않다.


"무슨 일이십니까?"


전혀 기분나쁜 티를 내지 않으며 미소로 맞이하는 필립이다.


"너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맞냐?"

"무슨 소리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둔하여 그러한데. 현명하신 귀족님이 가르침을 주시면 감사겠습니다."

"혀가 기름을 바른 듯 아주 능청스럽네. 그렇게 여자를 꼬시고 다니는 거냐?"

"공자께서 무언가를 잘 못 아시는 모양입니다."

"그래? 공작 영애랑 그렇고 그런 사이 아니야?"

"아닙니다. 그럴리가 없잖습니까. 하하하."


세상에나 그런 일이 있기는 하였다.


"싱거워라."


저 멀리 있던 같이 취해있던 동료들에게 가며 자신을 가르키며 뭐라하는 모습이 대충 짐작이 간다.


"그거 참 아쉽구려."


실없는 소리가 옆에서 들려온다.


"누구십니까?"

"아. 저도 똑같은 입장입니다. 그냥 자리 지키고 있는 사람이죠. 뭐."


자신과 같은 병사거나 뭐 이곳의 하인일지도 모르겠지만, 뭐 같은 입장이라는 것은 알겠다.


"근데 뭐가 아쉽다는 겁니까?"

"귀족이랑 뭐 평민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다. 뭐 그런 재미난 얘기죠."


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범하게 이야기하는 형씨다. 모가지가 두개인가?


"이런거 좋아하는 아줌마가 여기저기 떠벌리길래 나는 또 무슨 일인가 했네."


뭐 그러면 그렇지하는 표정을 지으며 뭔가 스스로 납득한 모양이다.


"그런 얘기가 좀 퍼졌나 봅니다."

"퍼진 정도가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그런 것 치고는 나에게 말을 거는 이가 그리 많지는 않은 듯 한데...


"잘모르겠군요,"

"워낙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아줌마라 뭐... 영애는 보셨습니까?"

"나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의 얼굴을 유심히 보는 형씨다.


"그런 일 없다니까요."

"아무렴요."

"하아. 신분 차이도 정도껏 나야지 이 정도면 뭐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 아닙니까."

"뭐 그렇긴 하겠죠."


대충 그와 실 없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혼자 있는 것 보다는 시간도 잘가고, 아가씨가 아니라 아저씨와 대화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게 무슨 짓이죠?!"


그러던 와중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영애?"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대충 짐작은 가는 일이다. 이 일로 자신에게도 피해가 올 것인지 잠시 고민했지만, 자신이 고민해 봐야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영애에게 무례하게 굴다니 어떤 멍청이인지 불쌍하게 됬군.'


실질적인 지배자의 심기를 거슬렸으니 조만간 조용히 처리될 것이 분명하다. 주제도 모르고 눈치도 없는 녀석이겠지. 이런 일이 없더라도 처리될 사회의 쓰레기가 분명하리라.


"이 일 잊지 않겠어요!"


영애는 분개하며 자리를 뜨고야 만다. 아무래도 구설수에 오르는 것보다는 저런 단호한 대처가 좋을 것이다.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들...?지는 않네.'


필립은 그냥 하룻밤 해프닝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유약하다고만 생각되던 영애도 역시나 후작의 딸이라는 것일까. 멀리서도 느껴지는 카리스마다.


단순히 나와 있던 일은 그녀에게 있어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리라...


"어떻게 저런 작자가 있을 수 있죠?!"

"진정하시지요."

"죄송하지만 자리를 비워주실 수 있겠나요?"


그녀의 수발을 드는 메이드가 그에게 정중하게 나가달라고 하였다.


"끄응..."


베이가 백작은 얼굴을 붉히지만 뭐라하지는 못하고 침음성을 삼키며 나간다.


"버러지같은 녀석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야."


험악해진 얼굴로 자리를 벅차고 나간다.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녀석은 프리실케 자작의 아들이다. 하인리히 백작의 습격을 도모하던 녀석의 아들이지만, 이것은 가벼이 넘어갈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는 이에 대해 이미 심정이 뒤틀린 상태다.


'연달아 사고만 치는 녀석같으니 그 아비에 그 아들이야!'


이번에 후작에게 눈도장을 찍기는 커녕 문전박대만 당하게 생겼다. 하필 자신이 주최하고 있는 와중에 벌어지다니 운이 없어도 이렇게 없다니...


"후우... 이 정도면 될까요?"

"그럼요. 아가씨. 정말 화가 난 줄 알고 간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백작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누는 대화이다.


"그래도 무례한 사람이었어요."

"분명 프리실케 자작의 아들로 기억하는데. 역시 망나니라는 소문이 맞았네요."

"과연 추잡한 소문에 어울리는 사람이었네요."

"그러니까요."


그렇게 한없이 그의 아들을 까대며 시간을 보내는 그녀들이다.


"자작!"

"ㅔ? 무슨 일..."


쿵!


"자네하고는 다시 볼 일은 없을 것 같네. 지금 당장 나가주길 바란다."


성난 황소마냥 프리실케 자작에게 성큼 걸어가며, 기어코 그의 안면을 주먹으로 치는 백작이다. 일종의 쇼맨십인지 진짜 화가 난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게 무슨..."


자작은 어리둥절하며 상황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버지!"


그러나 그것도 잠시 창백하게 질리며 다가온 자신의 아들을 보아하니 무언가 큰 사고를 친 모양이다.


'무슨 사고를 쳤기에 이런 난리가...'


그래도 수습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을 벌렸으리라 짐작하는 자작이다. 아들이 아무리 금쪽이라고 해도 미친 짓을 하지는 않았으리라.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그것이..."


우물쭈물하는 아들이 답답해진다. 얻어 맞은 볼을 감싸며


"후우... 내 인내심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 같구나."

"이번 사교모임에서 도는 소문이 있사온데..."


그렇게 긴 설명을 마치며 하는 말이.


"그걸 영애에게 그대로 고하는 바람에..."


!!!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부르르 떠는 자작이다. 자신의 아들이 무슨 짓을 벌인 것인지 인지하기가 싫었다.


"세상에..."

"아버지..."


자작은 천장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그 아들은 아버지를 바라보며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바라는 일은 아닐 것이다. 후작에 비해 그가 가진 것은 쥐뿔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하물며 그가 가지고 있는 명성과 권력 등 모두 그에게서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기생충과 같은 그가 해결할수 없는 일을 찰나의 순간에 저지르고 만 아들을 그가 보호할 리가 없다.


기기긱


바빠보이는 돌연변이다. 평소에도 바빴지만 지금은 어쩐지 기분이 좋아보이기도 한다.


킁킁

갸가가갸갹


오크와 고블린들이 조악한 무기를 들고서 잔뜩 흥분한 듯 돌연변이의 뒤를 따른다.


둘이 붙여두고 있자니 분쟁만 일어나니 차라리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것에 신경을 쓴 녀석이다. 더구나 이들의 지능은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조화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돌연변이가 없다면 이렇게 붙어다닐 수도 없으리라.


기기긱기기

취익

갸갸갹


이들은 한껏 몰려다니며 마터호른의 숲을 정복하는 행보를 보인다. 심지어 트롤이 나타나면 도망치기 바쁘던 녀석들이 충돌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니 그들을 막을 것이 없었다.


점점 수가 부풀어지니 몬스터 중에서도 약한 녀석들이라도 가히 위협적이다.


돌연변이는 손 끝만 거뭇한 것이 아니라 이제는 팔까지 새까만 색을 띄고 있다. 그리고 오크와 고블린 중에서도 다른 녀석들과 다른 외향을 가진 녀석들도 나타났다.


아직 별다른 변화는 없어 보이지만, 다른 녀석들보다는 조금 더 나은 지능과 주름지지 않은 피부를 지니게 된 녀석들이다.


같은 몬스터를 잡아먹고 죽이다 보니 쌓인 마력이 심장에 쌓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모두가 그러한 것을 보이는 것은 아니니 몇몇만이 마력의 선택을 받은 듯이 보인다.


기기기긱


그들을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리는 돌연변이다. 자신과 같이 변화한 녀석들 덕분인지 이제는 그들끼리 싸우지 않으니 편한 녀석이다.


돌연변이가 의도한 것은 아니나 녀석에게는 기연이라고 해도 좋은 일이 벌어졌다.


몬스터가 무리를 짓더라도 그것은 몇 안되는 종만이 그러하며 부락 단위로 이루어질 수 있으나 그 이상은 불가능한 녀석들이 뭉치게 되었다. 몬스터 로드만이 그러한 일을 벌이고 재앙을 일으켰다고 하지만 그러한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아직 몬스터 로드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에 근접해 나가는 녀석이다. 싹수가 참으로 노란 녀석이다.


기기긱

기기기긱



돌연변이 오크는 취익에서 췩으로 변화한 발음을 보인다. 딱히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나 더러운 느낌이 들지는 않아서 나아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작가의말

코로나 조심하기를 바랍니다. 걸리고도 한참 지났는데도 혀가 맛을 잘못 느끼겠네요. 아무래도 헬스장에서 걸린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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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악의 재림 23.11.12 4 0 11쪽
36 마물 토벌(6) 23.10.16 7 0 11쪽
35 마물 토벌(5) 23.10.15 8 1 11쪽
34 흑마법사(2) 23.10.14 10 0 11쪽
33 마물 토벌(4) 23.10.13 10 0 11쪽
32 흑마법사(1) 23.10.12 10 0 11쪽
31 마물 토벌(3) 23.10.11 11 0 11쪽
30 마물 토벌(2) 23.10.10 10 0 11쪽
29 마물 토벌(1) 23.10.09 10 0 11쪽
28 스콰이어(4) 23.10.09 9 0 11쪽
27 스콰이어(3) 23.10.08 12 0 12쪽
26 스콰이어(2) 23.10.08 13 0 11쪽
25 스콰이어(1) 23.10.06 16 0 12쪽
24 사교회(4) 23.10.05 14 0 11쪽
» 사교회(3) 23.10.04 16 0 11쪽
22 사교회(2) 23.08.03 17 1 11쪽
21 사교회(1) 23.07.15 22 0 11쪽
20 마석화(5) 23.07.13 29 0 11쪽
19 마석화(4) 23.07.11 24 0 11쪽
18 마석화(3) 23.07.09 27 0 12쪽
17 마석화(2) 23.07.06 28 1 11쪽
16 마석화(1) 23.07.04 30 0 11쪽
15 마물과 기생충(4) 23.07.03 27 1 11쪽
14 마물과 기생충(3) 23.07.01 25 1 12쪽
13 마물과 기생충(2) 23.06.30 26 0 11쪽
12 마물과 기생충(1) 23.06.29 32 0 11쪽
11 벌레(5) 23.06.28 38 1 12쪽
10 벌레(4) 23.06.27 33 1 11쪽
9 벌레(3) 23.06.26 39 1 11쪽
8 벌레(2) 23.06.25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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