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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의 서재입니다.

광인이 되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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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4
최근연재일 :
2023.11.12 20:3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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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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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수 :
187,767

작성
23.07.1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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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석화(5)

DUMMY

막내가 자꾸 앞으로 튀어 나가려 한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주의를 주었지만


"야!"


이미 붙잡기엔 늦어버렸다.


"xx! 젠장!"


그를 도우려 가려해도 이제는 역부족이다. 그저 살아남아 오기를 바랄 수 밖에.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귓가에 내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두근거리는 심장은 이제 뇌와 함께 공명을 하는 것 같다.


몸은 전율감에 휩싸이고 기분은 날아갈듯이 좋다.


"죽어라!"


내 상태가 지금 어떠한지는 모르겠으나 날 두려워하는 모습이 더욱 날뛰고 싶은 기분이 든다.


푸슉


분명 몸을 그 어느때보다 더 가볍게 움직이고 있다고 하지만 한계는 있는 법이다. 애초에 그의 능력의 향상이 아닌 신경계의 착각일 뿐이니까. 그렇지만 그것이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죽어!!"


죽으라는 말을 다양하게 하면서 야차처럼 돌진하는 녀석이다. 제 몸을 돌보지 않고 나서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허..."


숨 하나 쉴 짧은 순간에 주위를 본 폰은 필립이 난리를 치는 모습을 보고는 기가 질리고 있다. 차마 말릴 생각도 들지 않을 만큼.


'내가 뭐 잘못하지는 않았겠지?'


미친개한테 물리는 것은 약도 없다지하는 실없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죽인다!죽여라!

"하하하하!"


그에게서 벗어나려하는 움직임으로 인해 더욱이 빠르게 해체되는 적진이다.


"와라!"


마석의 영향일까 아니면 그가 원래 그러한 것일까.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희미한 연기가 그에게 흡수되고 있다. 그가 죽인 시체 하나당 굉장히 적은 양이 말이다. 대체로 비슷한 양이 흘러 나오나.


"이런 또라이를 봤나!"


자신의 동료들이 믿음직스럽지 못 했는지 나서는 놈이다. 다른 녀석보다 노련한 감이 보인다. 입은 장비의 소매와 발목이 헤지고 손에 든 칼도 관리가 잘 되었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애송이가!"


나이도 어려 보이는 녀석이 날뛰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죽어!"


우리의 필립은 그런 것은 신경 쓰이도 않고 저돌적으로 달려갈 뿐이다.


필립이 달려오며 내려친 공격을 가볍게 흘려낸다.


"이런 녀석한테 물러나? 미친 새끼들!"


"죽어! 죽어!"


연달아 공세를 멈추지 않는 녀석을 비웃으며 가볍게 마주쳐 준다.


"실력의 차이를 보여주지!"


검과 검이 맞다는 순간 잡아채거나 부딪히고 난 뒤의 힘으로 휘두르고, 발로 차고 주먹을 휘두르고 어깨로 치고 그야말로 농락당하는 필립이다.


"죽어!"


그러나 이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이지라도 사라진 것일까. 자신이 인간이 아닌 짐승이 되어버린 듯 그저 본능에 따른 행동을 반복할 뿐이다.


-죽여라! 죽인다! 없애라!


몸 전체가 북이라도 된 듯이 울리는 느낌이다. 분명히 흥분해서 움직이고 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머리는 차분해진다.


그렇다면 어째서 필립은 무모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일까.


가볍게는 우군이 이기고 있는 상태이며, 다른 것으로는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지금 이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 기분이 좋은 것도 있다.


무언가 처음 어떠한 것을 깨닭았을 때의 느낌. 세상 전부를 손 아귀에 쥔 기분이다. 거기에 더해 폭력성을 펼치고 싶다는 느낌까지 너무 좋다.


화가 나도 스트레스가 쌓여도 울분이 터져도 발산할 곳이 없던 이다. 시골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란 지겨워지기 마련이다. 또한 그러한 것들에 그렇게 관심이 일지가 않는다.


새로운 것들은 나이가 들수록 경험하기가 더욱이 불가능 해진다. 그가 징병을 당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 여러가지를 배웠던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배울때 느꼈던 것은 자신이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물론 평상시 단련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으므로 배우는 것은 뒤로 치고 몸이 먼저 딸려가기가 우선이었지만 말이다.


결로도 이탈하고 맞히고자 하는 것에도 뒤틀렸으나 그것은 경험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저 육신의 부족만이 채워진다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틈이었다.


머리로는 분명히 이해한 검로였고 또한 방패술이었다. 전장에서도 어슬프기 그지 없었지만, 다른 어설픈 녀석들 보다는 한단계 더 앞에 있었다. 그것이 그가 활약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기사나 병사들이 그를 보면서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하다 생각하지만 사실 재능 그 자체는 뛰어나다.


본능의 단위 레벨이 뛰어난 것이 아니다. 그가 일반인 보다 흥분하고 주체하지 못하고 광전사 마냥 날뛰어 다니지만 말이다.


흥분할수록 자신을 다른 사람이 지배라도 하는 듯이 관조한다. 그것이 재능이다.


뜨거운 심장에 차가운 머리.


뜨거운 것이 좀 넘어서서 활활 타오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죽어!"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려도 어느새 몸이 무거워지고 삐걱거려도 목숨을 도외시한채 던지는 것이다.


"이제 끝이다!"


애송이가 흥분하는 것을 보며 즐거워 하던 녀석이다. 그러나 이도 지겨워진 모양이다. 쓰러지지 않는 오뚜기를 보아하자니 기분이 나빠질 뿐이다.


'기묘하기 짝이 없는 녀석이다. 이미 다른 사람이라면 기겁할 법도 하지만 그러한 기색도 없이 달려든다. 자신이 좀비라도 된다고 착각하는 머저리일까?'


그런 멍청한 녀석은 자신이 죽여주는 것이 그를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하며 생을 마감시켜 주려 한다.


낮게 날린 발차기에 반응 하지 못하고 스러지는 몸이다.


그러나 필립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는지 눈을 부릅뜰 뿐이다.


한 발 앞으로 크게 디디며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리친다. 이미 자세가 무너진 애송이는 막을 수 없는 공격이다.


이질적이게도 이 순간은 매우 조용했다. 숨막힐 정도로 정적인 순간이다. 둘 만의 시간만이 따로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사람의 개입도 없었고 그들은 그들만의 싸움을 지속해갔다.


그 누구의 관심도 없던 순간이다.


아주 짧은 찰나. 그저 사람이 세 발짝 정도 걸을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사람의 끝을 고한다.


끄르륵


목에서 쉰 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이는 일부로 내는 것이 아니다. 목에서 역류하는 피가 목구멍을 막으면서 새어나오는 소리다.


물에 의한 질식이라도 당하는 것인지 그런 괴이한 소리를 내며 천천히 쓰러져 간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죽어!"


이미 죽은 것이 확정된 자이지만, 그것에 상관없이 내려지는 폭력이다.


이미 죽어가는 자가 더 고통을 받지 않게 해주는 안식이 아닌 철저히 자기만족을 위한 수단인 것이다.


"하하하!"


이제는 일어서지도 못하는 육체로 연신 찔러 나간다. 이미 숨이 넘어간 시체를 상대로.


'이겼다!'


이제는 사라진 고양감에 승리의 희열감으로 채운 필립은 자신의 트로피를 더럽히는 것을 택했다.


방심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그와 필립의 사이가 어린아이를 대하는 것에 불과했더라도 말이다.


이미 필립의 몸에 익숙해진 녀석은 멍청하게도 자신 마음대로 필립을 재단하고 그에게 맞춘 것이다.


녀석은 이러할 것이다. 그의 경험과 판단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것이다.


오랜 시간 살아온 지혜가 때로는 틀릴 수도 있지만, 고집이 있고 아집이 있는 사람은 고칠 수가 없는 법이다.


또한 자신이 애송이 마냥 굴었던 경험도 없었던 자신감 넘치는 병사는 폐급 병사 따위에게 질 생각은 추후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죽어버리는 것이다. 죽는 그 순간까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아둔하게 말이다.


이미 온힘을 다해 내리치는 순간이다. 이제는 돌이킬 수는 없는 순간이다. 기사라 하더라도 불가능한 일이겠지. 이 일격에 모든 힘을 쏟아부은 것이 패착이다.


적이 자신의 옆을 향해 펄떡이듯이 튀어나가는 것에 한심하게도 어떠한 것도 하지 못한 것이다.


자신의 목이 꿰뚫리는 순간까지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검은 애꿎은 바닥만을 패이도록 자국을 남기고 그 위로 떨어진다.


얼마나 억울한 것인지 눈조차 감지 못하고 죽었다.


"괜찮냐?"


적의 몸 중심에 칼을 꽂고 그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필립에게 제이크가 물어온다.


"...예."


탈력감에 목이 메어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쥐어짜낸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멀쩡하니 다행이야."


걸레짝이나 마찬가지로 다쳐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이 큰 치명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동맥이라도 다치거나 상처가 많아 피라도 많이 흘렸으면 벌써 기절하거나 죽었을 것이다. 필립이 저런 모양새가 된 것은 전투가 끝나는 시점까지 남은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립이 쓰러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승패가 확실해 지고 퇴각하려는 이와 끝까지 저항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항복을 받아내는 것에도 절차가 있고 말이다.


딱 보기에 심각해 보이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냥 보기에도 금방 숨이 멎을 것 같은 이들의 치료가 우선이기에 후 순위로 물러난다.


"좀 더 버티고 있어."


제이크는 막내에 대한 이번 사태를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가 지키고 있던 구역과는 거리가 좀 있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끄덕이더 수면이 몰려오려는 것을 참아낸다.


"수고했다."


자신의 수통을 내어주며 위로해준다. 별로 친하지 않는 제이크지만 소속감이라는 것이 필립이라는 막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모양이다.


그것이 필립이 막무가내로 뛰쳐나가는 것으로 인한 부상이었다는 것을 들으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가 걱정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필립이 이번에 잡은 녀석은 적 중에서도 강한 축에 속하는 녀석이었다. 아직 어린 애송이에게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정도도 아니다. 그러나 어째겠는가.


필립은 승리했고 병사는 죽었다.


이것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게도 없겠지만, 필립이 이제는 한 사람의 몫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벌레. 잘도 꿈틀대더구나."


카이렌 남작이 지나치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흘러가듯이 말한다.


바쁜 그 와중에도 필립을 보았던 모양이다. 그가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저 병사1 정도로 치부하고 구분하지 않았겠지만, 사소하지만 눈에는 띄일 정도였다.


그렇기에 칭찬인 듯 칭찬 같지 않은 말을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전혀 생각지 못한 녀석이 짧게나마 두각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나보다. 필립이 근래 많이 좋아졌다고 하나 이정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가 아주 미미하게나마 올라갔다.


그저 가만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벌레에서 꿈틀거릴 정도는 아는 벌레로 그 위상이 상승했다.


필립의 심장의 마석은 이번에 들어온 마력의 일부분을 몸의 수복에 쓰게 되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이미 다친 곳에서 쏟아지는 피로 죽었을 예정이다.


아무리 적이 가지고 논다고 손대중을 두었다고는 하지만, 베이고 찔리는 일이다. 바늘도 아니고 단검도 아니고 검이다. 살상에 치우쳐진 무기다. 인간을 죽이기 위한 간편한 도구.


위험하지 않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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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악의 재림 23.11.12 5 0 11쪽
36 마물 토벌(6) 23.10.16 7 0 11쪽
35 마물 토벌(5) 23.10.15 8 1 11쪽
34 흑마법사(2) 23.10.14 10 0 11쪽
33 마물 토벌(4) 23.10.13 11 0 11쪽
32 흑마법사(1) 23.10.12 11 0 11쪽
31 마물 토벌(3) 23.10.11 12 0 11쪽
30 마물 토벌(2) 23.10.10 10 0 11쪽
29 마물 토벌(1) 23.10.09 10 0 11쪽
28 스콰이어(4) 23.10.09 9 0 11쪽
27 스콰이어(3) 23.10.08 12 0 12쪽
26 스콰이어(2) 23.10.08 14 0 11쪽
25 스콰이어(1) 23.10.06 16 0 12쪽
24 사교회(4) 23.10.05 14 0 11쪽
23 사교회(3) 23.10.04 16 0 11쪽
22 사교회(2) 23.08.03 17 1 11쪽
21 사교회(1) 23.07.15 23 0 11쪽
» 마석화(5) 23.07.13 30 0 11쪽
19 마석화(4) 23.07.11 24 0 11쪽
18 마석화(3) 23.07.09 27 0 12쪽
17 마석화(2) 23.07.06 29 1 11쪽
16 마석화(1) 23.07.04 30 0 11쪽
15 마물과 기생충(4) 23.07.03 27 1 11쪽
14 마물과 기생충(3) 23.07.01 25 1 12쪽
13 마물과 기생충(2) 23.06.30 27 0 11쪽
12 마물과 기생충(1) 23.06.29 32 0 11쪽
11 벌레(5) 23.06.28 38 1 12쪽
10 벌레(4) 23.06.27 34 1 11쪽
9 벌레(3) 23.06.26 40 1 11쪽
8 벌레(2) 23.06.25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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