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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의 서재입니다.

광인이 되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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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4
최근연재일 :
2023.11.12 20: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228
추천수 :
18
글자수 :
187,767

작성
23.10.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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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스콰이어(4)

DUMMY

"그 네이션...?"

"편하게 말 놔. 뭘 격식을 차리고 그래."


카이렌 남작은 칼이 부러져서 뭐라 할 줄 알았으나 쯧쯧 혀를 차더니 니가 그러면 그렇지라는 표정과 함께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그리고 한동안 함께할 파트러라면서 네이션 병사를 붙여주었다.


"뭔가 이상하네...."

"쯧. 이런 어리버리가 내 상사가 될지도 모른다니."


부르르 몸서리 치는 네이션.


"근데 왜 우리는 또 산을 오르는 거지?"

"거기에 산이 있으니까?"

"??"


숲이 위험한 상태가 아닌가?


"나 죽을 뻔 했다니까?"

"살아돌아왔지? 그리고 내가 함께 가고 있지."

"음...."


뭐라 반박을 하고 싶으나 뭣 모르는 사람이 봐도 육안으로 자신이 네이션에게 질 것같다. 그러니 약자는 입을 다물어야.


"대련만 해도 충분하지 않아?"


해가 떠오르고 나서부터 간단한 체력훈련 후 대련을 마치고 다시 산행이라니.... 무슨 철인적인 훈련강도란 말인가.


"놉. 넌 지금 일개 병사만도 못하자나."


자신을 가리키며 묻는 그이지만, 편성의 특수성을 생각하자면 아니기도 하다.


"....끙."

"무시당하고 사는게 좋다면야. 가만히 있어도 좋지."


아무런 발전이 없다면 종자에서 끝날 수 있는 커리어다. 스콰이어라는 것이 주는 의미가 상당히 크고 그만큼 많은 서포트가 드는 만큼 돈도 많이 든다.


그러니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버려지는 일도 있는 법이다. 물론 평민으로서는 몇 안되는 신분상승 제도로서 이 기회를 버릴 사람은 없긴하다.


"다들 원하는 일이야.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지마."


3소대뿐 아니라 기사의 직속 소대원들은 하나같이 바라는 일이다. 지금 일하는 것도 매우 만족도가 높은 편이긴 하나 올라갈 수 있는 법이 떡하니 놓여있으니 이것 하나만 보고 개인 훈련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그래도 약간 고집적인 이 종교쟁이가 입이 무겁다는 것은 알기에 털어놓는 것이긴하다.


"하아.... 나도 정신이 없어서."


아직 네이션에게 말을 놓는 것도 참으로 어색한 일이다. 네이션은 딱히 그것에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흠. 마냥 좋은 일이라고는 할 수 없지."

"방금전 말이라는 상당히 대비되는 ㅁ...."

"여긴 기사가 많으니까 더구나 땅도 더 넓어졌으니까. 평민 기사를 더 뽑는 방법도 있겠지만, 글쎄 귀족이 더 많아질지도 모르지."

"그건 골치아프네."


2소대 준남작 기사가 어떠한 환경에 처했는지는 안다. 처음부터 성격이 모난 사람이라는 것은 알지만서도 다른 기사에게서 받는 견제가 심하다.


아직까지 천방지축으로 구는 것은 그것의 영향이 아주 없지 않을 것이다. 그의 앞에서 남작이라던가. 아니면 귀족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무언가를 말하면 발작을 일으키니 말이다.


사나이라면 남자라면! 뭐 이런 상남자 컨셉을 이어가시니. 그게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일수도?


"평민기사라.... 많아지면 좋겠네."


갑자기 낙하산 마냥 내려온 그가 다른 이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나 그것이 과히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그러니 차라리 다른 평민 스콰이어가 나와서 같이 기사가 되는 길까지 간다면 그러한 눈총을 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안 물어보는 거야?"

"무엇을?"

"아니. 갑자기 막내가 스콰이어가 됐다고 하면 의심스럽지 않아?"

".... 그럴 순 없지."


그렇게 잠시간의 적막이 흐르고 난뒤.


"우리는 군인이야."

"예. 그렇죠?"

"반말로 하라니까. 어쨋든 군인이야.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계속 업으로 이어나가야해."

"그건 좀...."


무언가 이상하게만 들린다. 그가 생각하는 군인은 목숨을 잃게 될 수 있는 만큼 다른 집보다 부유하고 흥청망청 유흥에 돈을 쓰며 하여튼 어느정도 자유도 있어 보인다.


농사를 하거나 이런 것은 아무래도 고되고 시간을 많이 써야한다. 항상 풍년일 수는 없으니 악착같이 살아야 할때도 있고, 불안정하다 생각한다.


"입대는 마음대로지만 그 반대는 어려워. 너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욱이."

"왜 그렇죠? 딱히 막는 분위기는 아니자나요."


그렇다. 언제든 원하면 그만둘 수도 있다.


"돌아가면? 누가 환영해주지?"

"가족이나 친구가?"

"친구? 가족? 몇 년을 못 봤는데?"

"그래도..."

"너 같으면 피냄새 나는 사람을 집 안에 들일 수 있겠어?"

'흠....'


자신이 바이셔 호이트를 죽인 날이 생각이 든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그만두었지. 왜 그랬을까?


"거봐. 말 못하지? 그리고 설령 반겨준다한들 너가 뭘 할 수 있을까?"

"뭐 그냥 원래 하던거나 하겠죠. 농사라던가."

"지금에야 그런생각이 쉽게 들겠지. 하지만 칼질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사람 죽이는 것에 무덤덤해지기 시작하면 그 전의 상식은 이미 사라지고 없어."


이 시대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그 증상 중 하나.


"그래도 어릴적부터 보았ㄷ"

"너도 얼마 안 남았어. 그러나 선택의 여지는 없지."

"그 말을 들으니 관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요?"

"못해. 스콰이어자나. 기사의 종자라고."

"예?"

"넌 노예나 다름없어. 기사의 노예지."

"에에에?!"


기사의 종자라는 것이 그리 좋은 것만 있는 법이 있을리가 있나. 잠시동안 인권이 박탈당한 상태로 봐야 올바르다.


기사가 종자의 목숨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게 된다. 그러한 특권을 가지게 되는 거다.


"기사가 그리 쉬워보였어?"

"어지러운 머리에 더욱 어지러운 상황을 던져주시네."

"어차피 얼마 안돼서 알게 될 사실이야."

"친절도 하셔라."

"천만에."


이게 무슨 재밌는 유머라도 된다는 듯이 킬킬거리며 웃는 네이션 병사다. 그에게 이러한 면도 있다는 것이.


"오늘은 아무것도 없네요."

"말하면 씨가 된다는 말이 있지."

"에이. 그게 무슨...."


취이익


자신을 불렀냐는 듯 노랗고 커다란 송곳니를 내보이는 오크다.


"맞지?"


끄응


"일단 내가 상대하는 거나 보고 배우고 있어."

"그러죠."


후웅후웅


어느새 빼어든 검을 오른쪽으로 반원 왼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나아간다. 그는 나와 다르게 풀 무장을 하고 있는 상태다. 평소 전투가 있을때처럼 도끼나 방패, 칼, 창 기타 등을 무겁게 착용 중이라는 말이다.


"나도 저렇게 되려나?"


생각해보면 카이렌 남작은 자잘한 것은 들지 않고 검만 두개를 들고 다닌다. 활이라도 드는 것이 좋아보이건만, 그저 칼 하나를 믿고 무용을 뽐낸다.


"모르겠다."


다른 기사 귀족도 뭐 이렇게 주렁주렁 차고 다니는 것은 보지 못했다. 우리 소대가 다른 소대 보다 더 많은 것을 들고 다니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지만, 그건 많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험이다.


오크의 위협적인 도끼질에 금방이라도 부러질듯한 검이지만, 몇 번을 부딪치더라도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갸갸갹


"쓰읍. 나도 나서야겠는데."


하필이면 좋지 않은 타이밍에 고블린까지 등장하였다.


"뒤는 제가 맡겠습니다."

"어!"


오크와 싸우는 것이 바쁜지 대충 대답하는 네이션이다.


"저것들은 나랑 원수를 졌나?"


어찌 보는 빈도수가 참 많다고 생각되어지는 녀석들이다.


갸갸갹


"저번마냥 얻어맞고 시작할수는 없지!"


부우웅


허리춤에 메달린 손도끼를 빠르게 던진다.


"이 개같은 xxx!"


제일 앞에 달려오는 녀석이 다리에 도끼가 박히고 멈추었지만 뒤이어 달려오는 몬스터들.


"내가 만만하지 이것들아!"


어찌 나만 보면 기세등등한 것들이 참으로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긴 리치 차이로 댕겅 목이 잘려 나간다.


'침착하자. 침착.'


저번처럼 모지리 같은 일은 없어야지. 아무리 당황했다고 해도 참 멍청하게 당했었다.


체구가 작고 빠른 녀석들이긴 하지만 침착만 하면 잡기 편한 고블린이다.


무장 상태가 안 좋은 것도 아니고 기습을 당하지도 않았다.


'이런데 맞아죽을 뻔할 수는 없지.'


베고 찌르고 발로 걷어차고 일련의 동작들이 저번처럼 둔하지가 않다.


후아~


"들어와."


필립은 참았던 숨을 몰아쉰다.


갸갸갸갹


좀 수가 많아 보였던 고블린이었지만, 고작 5마리가 죽었을 뿐인데 도망가는 녀석들이다.


짝짝짝


"오. 이제 막내라고 할 수는 없겠어."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했건만, 그새 네이션이 검을 집어넣고 박수를 치고 있다.


벌써 검 손질을 마쳤나?


"언제 잡으셨습니까?"

"너가 고블린과 맞붙기 시작할때?"

"와. 그럼 좀 도와주시지."

"그러면 여기 온 보람이 없자나."

"제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신은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정도의 시련을 가져다 주시지."

"세상에...."


품 안에서 성경을 꺼내며 뭔가를 읽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네이션 병사.


'그래도 아직 멀었나 보네.'


네이션 병사가 오크 하나 잡는 시간을 보라. 여전히 자신이 나약한 축에 속한다는 사실을 깨닭는 필립이다.


이제는 그도 오크 하나 정도는 잡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지만, 그처럼 빠르게는 잡기가 힘들다.


끄르륵


"흠. 마무리를 지어도 될까?"

"? 굳이?"

"찝찝한건 싫어해서 말이죠."

"마음대로."


오크의 목줄기를 끊어놓으며 상쾌한 기분이 느껴진다.


'흐음.'


간질거리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한 느낌이 들어온다.


"이제 가자."

"검 좀 닦고 갑시다."

"먼저 간다."

"에라이!"


촤르르륵


검에 새겨진 혈조를 타고 쳐내지는 핏방울들. 그 뒤 대충 꺼낸 기름이 조금 먹은 천조각에 닦아낸뒤 집어 넣는다.


"아씨...."


아직 빠르게 걸어가면서 검집에 검을 집어넣는 것은 어려워서


그그그극


그 주변만 애꿎게 긁어낸다.


"검 망가진다."


그때 맞춰 들어가는 검.


"됐다!"

"그럼 빨리 와!"


어느새 더 멀어진 네이션이다.


"같이 좀 가자!"


그 뒤 몇 번을 다시 수십번을 산을 타고 올랐다. 3번을 오르면 1번을 만나는 정도로 딱 우리가 상대할 만큼만 몬스터가 출몰했다.


자주 만나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닌터라 보고를 할 정도는 아니였다.


항상 같은 루트를 타고 오르던 것도 아니라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필립. 이번에 2소대에서 임무를 나가는 것은 알지?"

"잘모르겠습니다."


맨날 하는 것이라고는 훈련밖에 없는데 무엇을 알겠는가. 인간보다 몬스터나 짐승을 더 많이 보는 상태인데.


"하아.... 이런 멍청이. 몬스터 조사차 나가는 겸 토벌이 있을 것이다."


어찌 그렇게 아둔하냐는 눈빛으로 쳐다봐서 기분이 나쁘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저보고 같이 나가라는?"

"그렇지."

"그렇지만 소대가 다르지 않습니까?"

"자원해서 나가면 되지. 내가 직접 말해두었네. 명목상 종자로서 해야할 일을 배우러 가는 것이니 다이크를 보좌해가면 되네. 뭐 특별히 더 해줄 말은 있지만 알지?"

"...."


안가면 안됩니까?라던지 그 불길한 말은 무엇이냐고 여쭙고 싶다만 꾹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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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악의 재림 23.11.12 5 0 11쪽
36 마물 토벌(6) 23.10.16 7 0 11쪽
35 마물 토벌(5) 23.10.15 9 1 11쪽
34 흑마법사(2) 23.10.14 11 0 11쪽
33 마물 토벌(4) 23.10.13 11 0 11쪽
32 흑마법사(1) 23.10.12 11 0 11쪽
31 마물 토벌(3) 23.10.11 12 0 11쪽
30 마물 토벌(2) 23.10.10 10 0 11쪽
29 마물 토벌(1) 23.10.09 10 0 11쪽
» 스콰이어(4) 23.10.09 10 0 11쪽
27 스콰이어(3) 23.10.08 12 0 12쪽
26 스콰이어(2) 23.10.08 14 0 11쪽
25 스콰이어(1) 23.10.06 17 0 12쪽
24 사교회(4) 23.10.05 14 0 11쪽
23 사교회(3) 23.10.04 16 0 11쪽
22 사교회(2) 23.08.03 18 1 11쪽
21 사교회(1) 23.07.15 23 0 11쪽
20 마석화(5) 23.07.13 30 0 11쪽
19 마석화(4) 23.07.11 24 0 11쪽
18 마석화(3) 23.07.09 27 0 12쪽
17 마석화(2) 23.07.06 29 1 11쪽
16 마석화(1) 23.07.04 31 0 11쪽
15 마물과 기생충(4) 23.07.03 28 1 11쪽
14 마물과 기생충(3) 23.07.01 25 1 12쪽
13 마물과 기생충(2) 23.06.30 27 0 11쪽
12 마물과 기생충(1) 23.06.29 32 0 11쪽
11 벌레(5) 23.06.28 38 1 12쪽
10 벌레(4) 23.06.27 34 1 11쪽
9 벌레(3) 23.06.26 40 1 11쪽
8 벌레(2) 23.06.25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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