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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4
최근연재일 :
2023.11.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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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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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수 :
187,767

작성
23.10.0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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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사교회(4)

DUMMY

"절요?"

"...."


마땅치않은 표정을 하고 있는 카이렌 남작이다. 그리고 필립은 이 상황이 얼떨떨하기만 하다.


"하아..."

'이런 버러지를 곁에 두라니...'


마음에 안들지만 어쩔수야 있겠는가. 자신의 주군이 바라는 바가 아닌가.


"이렇게 된 거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예!"


그렇게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 시작되었다.


"뛰어!"


카이렌 남작이 그를 잡고 처음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기본이나 기초를 말이다.


"기사의 종자라 불리기 부끄럽지 않아야할터다!"


대충 가르칠 것이라 생각한 필립이었지만, 이런 구석에서는 고질적인 귀족적 면모가 튀어나오며, 그 희망을 부서준다.


"후욱...훅..."

'젠장! 젠장! 젠장!"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신적 고통을 받지 못한다면 육체적 고통이 가해지는 것이다.


"이젠 벌레라고 부르지도 못하겠군."


연병장을 뛰는 그를 보며 나지막히 한숨과 함꼐 내뱉은 말이다. 아직도 심정이 어지그럽기가 그지 없다.


간간히 들려오는 쇳덩어리 소리가 귀를 어지럽힌다.


"달려!"

"후욱.."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지x이야.'


풀플레이트를 입은 것은 아니나 사슬갑옷 그러니까 체인메일까지는 입고 달리고 있다. 다행히 투구는 쓰지 않았으나 쇠사슬이 머리를 감싸고 있으니 이도 불편하다.


투구를 써서 대머리가 되는 것보다는 좋다고 생각하며 머리를 비우며 달리려하면 저 고상하신 남작님께서 자꾸 정신을 일깨워주시니 죽을 맛이다.


"으아아악!"

"조용히 달리도록!"


이와 보시다시피 돌아가는 길에 덴하르트 하인리히 자작을 기습하려는 녀석들은 없었다. 일단 주범인 둘이 상황이 굉장히 여의치 않았고 서로 적대하게 생겼으니 손잡을 일이 없었다.


일단 프리실케 자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자신의 아들 목을 베어 후작에게 바치는 것으로 노여움을 달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일련의 사건 중에 자신의 아내 또한 죽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둘이 아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든 감싸안고 돌았던 터라. 대충은 아내가 자신을 죽이려 들려고 하고 정신이 나간 것 같기도 하여 죽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진실이 어떠하든 말이다.


홀튼 베이가 백작은 이번 일로 많은 것을 손에서 놓게 되었다고 한다. 겉으로 보아서 무엇을 놓아둔건지는 몰라도 그의 심경이 굉장히 좋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다.


상벌이 확실한 홀튼 베이가 백작이 광증이 도는 것은 아닌가 할 정도의 조증을 보이고 있으니 프리실케 자작과 화해할 일은 없어 보인다. 자작이 자신의 아들과 아내를 잃게 되었어도 말이다.


우리의 하인리히 자작은 이에 대한 소식을 듣자마자 더 없이 웃긴 일은 없다는 듯 폭소를 날렸다고 한다.


"아가."

"예. 아버지."


그리고 영애와 후작의 일이다.


"별일 없지?"

"예. 그럼요."


무미건조한 대화를 나누며 더없는 가족식사를 이어간다.


"사교회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흐음... 너가 좋아하니 다행이구나."


엘라이아 체르바라는 그게 진심이라는 듯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드리우고 있다.


호른 남작이 죽고 홀튼 베이가 백작과 프르실케 자작은 앞으로 몇년은 조용할 것이니 하인리히 자작의 행보가 참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어린 녀석이 벌써부터 발톱을 뽑아드는 것인가."


그래봤자 자신의 아랫사람이며 하찮은 녀석이다. 녀석이 자신에게 날붙이를 들이밀 날은 그가 죽을때까지도 그 후세까지도 불가능하리라.


후작은 자작이 불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그가 보이던 광기가 여지없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인간성을 버리면 짐승일 뿐이야. 냉철한 것과는 별개의 일이지."


그것은 인간보다는 짐승에 가까운 것이다. 그리 확신한다.


"하이에나는 그에 걸맞은 환경에 있어야지. 별미인 시체 조각만을 건네주마."


그래도 후작으로서는 그를 내칠 생각은 없다.


알아서 썩아가는 곳을 도려내 주는 편안한 도구를 일찍이 버릴 일은 없다.


더구나 이번에 죽은 호른 남작처럼 아무런 쓸모도 없던 녀석이 죽으니 앓던 이가 빠진것 마냥 좋기만 하다.


그가 그어놓은 선은 어디까지일까.


"다시 또 볼일이 있기를."


그와 같은 시간대에 영애는 철 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덕분에 죽어나간 이들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뭐 아랫사람의 고충을 알아줘야 할 필요가 없는 위치이긴 하다.


영애의 감정이 치기어린 것인지. 아니면 첫사랑이라 생각하는 것인지는 아직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에에 엣 킁...


'누가 내 얘기를 하나?'


나오려다가 만 재채기에 별 생각을 다해본다.


"하아..."


온몸이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수고하셨어요."


자신의 시중을 드는 하녀다. 일과의 끝에만 도와주는 역활을 해주는 하녀다. 자신을 도우기 전까지는 일반적인 하녀일을 하고 있다.


"고생이 많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 상태로 뭐라고 해봤자 변하는 것은 없을 뿐더러 자신만 이상한 소문이 돌수가 있으니 입 방정은 조심해야한다.


"저도 돈 받고 하는 일인데요. 괜찮아요."


갑옷은 혼자 입기도 벗기도 힘든터라 하녀가 붙어준 것이다. 입는 것이야 어떻게든 낑낑거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가벼운 도움을 받으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그 역순은 더욱이 불가능하다.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제인이라고 부르세요."


제인은 서툰 손놀림으로 낑낑거리며 갑옷을 풀어주고 있다.


'답답하고 불편하네.'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은 감사한 일이나 이렇게 지척에서 사람이 있으니 불편하다.


제인이라는 하녀의 살내음과 숨결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고 불쾌할 뿐이다.


그 냄새가 역겨운 것은 아니나 단지 누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불편해서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필립이 딱히 여자와 접점이 많지는 않다고는 하나 그가 쑥맥인 것은 아니다. 영애를 안기전에도 여자 경험이 없지는 않았다.


딱히 로맨틱한 연애 생활은 없었지만 말이다.


"자주 보게 되겠네요."

"아마 별일 없다면 그렇겠죠?"


제인은 고개를 갸웃하며 그에게 그리 답한다. 아직 어른이라 하기에는 어리고 어리다고 하기엔 어른같은 여자다.


"편하게 대하세요."

"예. 그래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에 약간 불그스름해진 제인이다. 그 모습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제는 제가 해도 됩니다. 오늘은 목욕 준비만 도와주시고 가셔도 됩니다."


뭐 필립이야 별 생각은 없어보인다. 지금은 누가 시중을 들어주는 것이 어색하고 답답해서 혼자 있고 싶은 필립이다.


"...칫. 네엥~"


새침하게 나가는 제인이다.


"잘못들었나?"


칫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지만, 잘못들었겠거니 생각하며 하체의 갑옷을 푼다.


갑옷을 풀고 상체의 옷까지 벗어던져 상체의 땀이 번지르르한 것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제 개고생에서 조금 벗어나려나하고 생각했는데. 아니지. 막내 생활이 끝나서 다행인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하체의 갑옷을 해체한다.


"젠장!"


쿵!


"아우 더워라."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고 봐야하나 마이너스가 가득이라고 봐야하나 변화한 자신의 환경이 어떠한 것에 처해있는지. 미지의 땅에 발을 밟은 기분이다.


지금 당장으로서는 마이너스가 가득이라 생각되지만 말이다. 막내생활에 이제 조금 적응되어서 편해지고 있었는데 말이다.


"사무업무를 안도와서 다행인거로 봐야하나."


말이 씨가 될라 헛기침하며 그렇진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갸웃거리는 녀석이다.


"이제 일거리를 좀 더 넘겨줘도 좋겠네."


하찮은 벌레 녀석을 오래 데리고 있게된 것 같아서 기분이 더러웠지만, 넘길 일거리를 생각하자니 그렇게까지 나쁠 것까지야...


"아니야. 그래도 그런 버러지를 데리고 있는 건 별로군."


그가 필립에 대한 평가가 참을 박한 것에 비해 넘길 일거리는 최대한 넘기려고 생각하고 있는 카이렌 남작이다.


딱히 사무적 능력이 뛰어난 녀석이 보이지 않아 자신이 직접 일처리를 하던 남작이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녀석들도 있지만 이녀석들은 일에 대한 책임감도 없고 센스도 없다. 그나마 벌레가 글을 안다하니 조금 써먹으니 남들보다는 나아보여 지금껏 등용하고 있던 것이다.


"이런 것 하나 넘기는 것 정도야. 상관없지만..."


그가 진짜 자신의 종자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가 노예가 아닌 평민이지만 자신은 귀족이다. 그리고 기사가 된다는 것은 반쯤은 귀족이 된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2소대의 다이크 준남작처럼 말이다.


'골치 아픈 것이 하나 더 생겼어.'


준남작만 있어도 상당히 싫었던 그였다. 그런데 하물며 벌레인 녀석이 자신의 종자라니. 스콰이어라니.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레일때 밟아야했는데..."


때를 놓친 그의 잘못이다. 언제든 처리할 기회는 있었지만, 그것을 굳이 선택하지 않았다. 언제든 죽일수 있으니 어떻게든 써먹으려는 생각이 필립을 살린 것이다.


"굴려야지."


굴리다 보면 어떻게든 쓸모가 있겠지. 2소대 다이크 준남작처럼 기사가 될수는 있어도 자신이 없다면 반쪽일 것이다. 그것이 평민의 한계인 것이다.


그리 생각하는 남작이다.


"저건 뭐야?"


전시도 아닌데 멀리서 봐도 번쩍거리는 갑옷을 입은 사내가 연변장을 돌고 있다.


"다이크야?"

"아닙니다. 그 이번에 임명하신 스콰이어입니다."

"누구 밑으로 들어갔었지?"

"3소대 카이렌 남작입니다."

"그래? 흐음..."


자신에게 항의라도 할줄 알았는데 생각외의 일이다. 천성 귀족인 녀석이 이런 일에 반항이 없다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마음에 드는 건가?"

"예?"

"아니. 되었다."


성주는 그가 마음에 들었겠거니 생각한다. 버림패로 생각했건만, 품고 있어도 나쁘지 않으리라.


이미 생각하던 계획과는 벗어나게 되겠지만, 이 또한 즐겁다는 듯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복도를 거니는 하인리히 자작이다.


"예기치 못한 일은 즐거울 뿐이지."

"예."


집사는 알아듣질 못하는 말에 그저 답만을 한다. 하인리히 자작님이 또 뭔가 생각하시는 구나하고 말이다. 그 뒤의 일이 나쁜 일은 없던터라 집사도 주인과 함께 꺼름직한 미소를 짓는다.


카이렌 남작의 귀족적인 성격이 더욱이 꼬여서 받아지는 일이었다.


그가 반대하지 않은 이유는 주군이 바랬기때문이고, 그가 가르치고 있는 이유는 스콰이어가 되었으니 그에 걸맞는 능력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카이렌 남작은 필립이 매우 싫다. 성주의 생각과는 달리 말이다. 성주가 생각하듯이 매우 귀족적인 남작은 성주의 처음 생각과 같이 아니 정확히 일치할 만큼 버림패로 사용할 생각인데 말이다.


이 착각이 얼마나 지나갈지는 모르겠지만, 필립에게는 좋기만 한 일이다. 그 자신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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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마물 토벌(5) 23.10.15 9 1 11쪽
34 흑마법사(2) 23.10.14 11 0 11쪽
33 마물 토벌(4) 23.10.13 11 0 11쪽
32 흑마법사(1) 23.10.12 11 0 11쪽
31 마물 토벌(3) 23.10.11 12 0 11쪽
30 마물 토벌(2) 23.10.10 10 0 11쪽
29 마물 토벌(1) 23.10.09 10 0 11쪽
28 스콰이어(4) 23.10.09 10 0 11쪽
27 스콰이어(3) 23.10.08 12 0 12쪽
26 스콰이어(2) 23.10.08 14 0 11쪽
25 스콰이어(1) 23.10.06 17 0 12쪽
» 사교회(4) 23.10.05 15 0 11쪽
23 사교회(3) 23.10.04 16 0 11쪽
22 사교회(2) 23.08.03 18 1 11쪽
21 사교회(1) 23.07.15 23 0 11쪽
20 마석화(5) 23.07.13 30 0 11쪽
19 마석화(4) 23.07.11 24 0 11쪽
18 마석화(3) 23.07.09 27 0 12쪽
17 마석화(2) 23.07.06 29 1 11쪽
16 마석화(1) 23.07.04 31 0 11쪽
15 마물과 기생충(4) 23.07.03 28 1 11쪽
14 마물과 기생충(3) 23.07.01 25 1 12쪽
13 마물과 기생충(2) 23.06.30 27 0 11쪽
12 마물과 기생충(1) 23.06.29 32 0 11쪽
11 벌레(5) 23.06.28 38 1 12쪽
10 벌레(4) 23.06.27 34 1 11쪽
9 벌레(3) 23.06.26 40 1 11쪽
8 벌레(2) 23.06.25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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