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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4
최근연재일 :
2023.11.12 20:3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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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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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수 :
187,767

작성
23.07.1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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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사교회(1)

DUMMY

"멀쩡하게 들어와서 다행이네."

'어떻게 그렇게 아무 일도 없다는 양 오는 것이냐?"

"베이가 백작님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그저 말썽을 부리는 산적이 있었을 뿐입니다."

'역시 너였구나. 치졸하기가 짝이 없는 것이 떠올랐다.'

"뒷 처리는 내가 하도록 하지. 아무 걱정하지 말게나."

'그냥 조용히 들어가시게나.'

"그러면 염치 불구하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네가 싼 똥을 스스로 치우겠다니 그것참 감사하네.'


이번에 여러 인접 영지의 습격이 있었지만(다만 고블린이 처리를 했기에 일행들은 모르고 있다.), 같은 자작의 영주가 이러한 일을 홀로 벌였을리는 없다.


"치사한 건 지금도 여전하구먼."


자신의 작위를 바대하며 대리 영주를 하며 있겠다고 나서는 모습이 가히 꼴보기가 싫었다. 다행이도 후작도 비슷한 마음인지 역정을 내보여 그것에 실패하였지만 말이다.


후작으로서는 자신의 휘하의 인물이 너무 뛰어나지를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욕심만 뛰어난 천치는 더욱이 싫고 말이다.


백작은 그 중 후자에 속하는 인물이다. 덕분에 일을 그르치는 것이 여러번이며 후작의 신임을 잃은지가 오래다.


'뭐 덕분에 작위에 오르는 것이 예상보다는 수월하게 넘어갔지.'


노발대발하는 후작에게 다른 제안을 건넬 야망 넘치는 멍청이는 더 없었고, 순탄하게 이어받게 되었다.


'그렇다고 아직까지 꿍해 있을지는 몰랐지만 말이야.'


'아직 경쟁자도 아닌 녀석을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행동을 취했을 줄이야. 속이 좁은 것도 정도가 있지.'


붙잡은 녀석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자신의 바로 옆 영지의 프리실케 자작이 벌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럴리가 없다.


그가 한 것은 맞기는 할 터이나 누군가와의 합의점이 있었기 때문에 실행했을 것이다. 내가 영지를 불린 것에 위협감을 느끼거나 그럴 위인은 되지 못한다.


프리실케 자작은 야망도 없고 능력도 없는 자신과는 다른 분류의 인간이다. 그런 사람이 움직인 이유는 무언가 얻을 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누군가의 도구가 되어 움직인다고 도구가 진짜 잘못이 없을까? 그럴리가. 도구에게도 잘못은 있다. 애장품이라 해도 그저 시간이 흘러 마모되며 망가진 것이라 해도 화는 나는 게 사람이다.


'분수에 맞게 살고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다시 같은 의뢰가 프리실케 영주에게 들어간다고 해도 이제는 듣지 않을 것이다. 일에 성공할 확률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가만히 둘 수는 없다.


이미 선은 넘었고 이제 멈추지 못하는 질주만이 남을 뿐이다.


아둔하고 멍청한 작자...


"덴하르트 하인리히 자작이 입장하십니다!"


입구에 위치해 있고 있는 이가 자신을 보더니 문을 살며시 열으면서 나의 입장을 알린다.


일찍 온 탓인지 많은 인원으로 채워지지 않은 사교회다.


"이번에..."

"그러니까... 예전에..."


아무래도 최근에 있던 화두라 그런지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많다. 몇몇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를 하지만 말이다.


가령 희대의 폐륜아라던지. 피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잔혹한 성정을 지녔다든가. 뭐 그런 소문 말이다. 어느정도 맞는 소문이라는 것이 조금 뼈 아프다.


"하인리히 자작 어서오게나."

"프리실케 자작님이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무슨 낯짝으로 이곳으로 온 것이오?'

"하하. 내가 오지 못 하는 이유는 없지 않은가. 자작하고 친하게 지내려고 왔지."

'잘못 될 경우 또한 생각하고 왔다네. 여기 오길 참 잘했지 무엇인가.'


참으로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것은 잘 하는 인간이다. 어찌 저러할 수가 있을까.


"영지 일이 바쁘신 걸로 아시는데. 공사가 참으로 다난하십니다."

'나는 아직 기분이 매우 나쁘니 자리를 비워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새로 영지를 얻었다지? 여러모로 필요한 것이 많을 것으로 아네.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얘기하게나."

'피해보상이라면 얼마든지 해주겠네. 그냥 넘어가면 좋겠네.'

"그건 제가 해야 일이죠. 말씀은 감사하지만 사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재밌는 일도 일어날 에정이니 사교회를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자네가 그렇다면야."


이후 의미 없는 대화를 서로 나누며 시간이 지나간다.


"이제 기사 복장으로 입고 호위로 나서는 것이 편하지 않겠나?"

"아뇨. 지금 이런식으로 있는 것도 나름 좋은 것 같네요."


젠하우어 남작은 그에게 편히 있어도 좋다고 하지만, 이를 거절하는 카이렌 남작이다.


"옆에서 보는 것보다 멀리서 보아야 보이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흐음. 자네 나름의 생각이 있어 보이니 더는 권유하지 않겠네."

"마음 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허 웃으며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옅은 웃음을 자아낸다.


"너도 따라와라."

"예?"


주위를 돌아보며 정말 자신을 말하는 것이 맞는 지 물어보는 필립.


"눈치 하나만큼은 너가 여기서 제일 좋은 것 같더군."

"그런가요?..."

"그렇지. 안에 들어가 있으면 편할거야. 아마도 말이지."


사교회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경험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괜시리 복잡한 일에 얽히는 것은 성정에 맞지 않는 일이나 어쩌겠는가. 시키면 해야지.


'젠장.'

"예..."

"뭐 가만히만 있으면 문제 될 것은 없을 거야."

"제가 정확히 뭘 하고 있으면 되겠습니까?"

"그냥 사람들 잘 보이는 벽에 붙어서 사람 구경만 하면 되는 일이야. 배고프면 테이블 위에 차려진 거 먹거나 술을 마셔도 좋네. 화장실도 마음대로 가도 되고, 그러나 어떤 소득이 있었으면 좋겠네."

"수상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최대한 기억해 보겠습니다."

"그래. 그거면 되네."


그의 양어깨를 두 번 치며 강렬한 눈빛으로 부담을 준다.


"하아..."

"왜 그래? 뭐가 이리 기가 죽어있어?"

"저런 자리는 불편해서 말이죠."

"뭐가 어때서 그래. 우리에겐 얼마 없는 기회라고 가서 그냥 놀고 온다 생각하고와."

"그래도 뭔가..."

"기사님도 딱히 너한테 바라는 것은 없을걸? 뭐라고 하시진 않을 거야."


칠레는 그의 속도 모르고 대충하고 오라는 말을 건넨다.


'저도 그럴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죠.'

"하하하. 그렇겠죠?"

"그럼. 우리때문에 불편한 거면 신경쓰지말고 잘 놀다가 오라고. 귀족 나리하고 잘 될지 어찌 몰라."

"그건 또 무슨 소리입니까..."


어처구니 없다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영애께서 너에게 축복을 주실지 누가 알겠나. 이런 자리는 그런 일도 빈번한 곳이야. 흐흐흐."

"실없는 소리를 하십니다."


귀족이 문란하게 보내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혈통을 중요시 하지만 사실 딱히 누구의 자식인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결혼을 해야할 나이가 지나서도 처녀나 동정인 것을 우습게 여기는 귀족이다.


덕분에 사생아가 위에 오르는 일들도 없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다.


"좋은 일 생기면 나한테 말 해달라고. 크흐흐"

"일 없습니다~."

'나는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모가지가 날라갈지도 모른다고.'


그 누구보다 귀족같은 카이렌 남작이다. 자신이 툭 튀는 것을 크게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가 내게 관심있는 분야는 최악의 경우 버림패이거나 비수 정도가 될 것이다.


"갔다오겠습니다."

"재밌는 이야기 거리 기대할게~"


참으로 실없는 사람이다.


"에휴..."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려니 좀이 쑤셔온다.


사람들을 보고 있기는 하지만 딱히 무언가 아는 정보도 없이 구경하고 있자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뭔가 내가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기를 바랬을 것이 분명하긴 한데...


카이렌 남작이 설마하니 아무 설명도 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것도 너무 고역이니 술을 마시다 보니.


정신이 몽롱해진 상태이다.


"저기요."


"저기요?"


누군가 내 눈 앞에 손을 흔드며 부른다.


"앗. 죄송합니다. 제가 무슨 실례라도 저질렀나요?"

"후후훗. 아뇨. 전혀요."


아리따우신 영애께서 웃고 계신다. 그저 심심하신 나머지 말을 거신 게 아닐까?


"재미가 없으신가요?"

"아뇨. 저는 일을 하러 왔으니 그에 충실히 임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렇다기엔 술 냄새가 나시는 걸요?"

"흐음..."


어찌 반박을 할 말이 떠오르지가 않는다. 술을 많이 마시긴 했으니 말이다.


"어머. 반응이 참 귀여우시네요."

"그렇습니까?"


평소였으면 꺼지라고 했겠지만, 상대의 신분이 어떤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더구나 장소가 장소이다 보니 자신보다 높은 것은 확정이다. 똥 밟기 싫으면 조심해야겠지.


"잘생겼다는 말 들으신 적 없나요?"

"글세요? 들어본 적은 없군요."


그가 모난 얼굴은 아니나 딱히 출중한 외모를 지녔다고 생각 되지는 않는다. 외모 덕분에 무언가 이득을 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고위 여성과의 대화는 불편하기가 짝이 없다. 심장이 죄어오는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저는 이곳이 심심하네요."

"그러하신가요. 그래도 다른 이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겁니다."


아무래도 이런 사교회는 중요하다. 일년에 몇 번 일어나지 않는 일이니까. 공식적으로 다양한 귀족과 만날수 있는 일이다.


대부분 좋은 친분을 쌓는 것을 생각하고 오기에 안 좋은 만남이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하다가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들어오거나 현재의 정황이 어떻게 되는지. 누가 어떤 줄을 쥐고 있는지. 어느 파벌에 속하는지.


상당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이다. 어떤 종류든 불분하고 말이다.


"다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것 뿐이에요. 고리타분한 이야기죠."

"..."


이에 대해 무언가 해줄 조언은 없다. 자신은 이러한 세상을 잘 알지는 못 하니까 말이다.


"제가 괜한 이야기를 했네요."

"아닙니다. 저는 개의치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고도 한참을 곁에 서 계시는 영애님이시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 가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그게 무엇이죠? 어려운 것이 아니라면 답해드리죠."

"영애께서는 굳이 참석을 하지 않으셔도 좋았을텐데. 어쩐 일로 오시게 되었습니까?"

"사교계는 언젠가 데뷔해야하기 때문이죠. 저는 그게 조금 더 일찍 다가온 거고요."


무언가 사정이 있으신 모양이다. 그리고 무례한 질문에 대답을 해주시는 것으로 봐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신 것 같다.


"그건 좀 피곤한 일이겠네요."

"그렇게까지는 힘든 일은 아니에요."


서로 웃으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하고 짐승마냥 뒹굴기도 하는 사교장이다. 그러한 것에도 익숙해진다니 나로서는 별로 받아지지 않는 일이다.


우리들의 삶이란 단순하고 직관적인 일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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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악의 재림 23.11.12 5 0 11쪽
36 마물 토벌(6) 23.10.16 7 0 11쪽
35 마물 토벌(5) 23.10.15 8 1 11쪽
34 흑마법사(2) 23.10.14 10 0 11쪽
33 마물 토벌(4) 23.10.13 11 0 11쪽
32 흑마법사(1) 23.10.12 11 0 11쪽
31 마물 토벌(3) 23.10.11 11 0 11쪽
30 마물 토벌(2) 23.10.10 10 0 11쪽
29 마물 토벌(1) 23.10.09 10 0 11쪽
28 스콰이어(4) 23.10.09 9 0 11쪽
27 스콰이어(3) 23.10.08 12 0 12쪽
26 스콰이어(2) 23.10.08 14 0 11쪽
25 스콰이어(1) 23.10.06 16 0 12쪽
24 사교회(4) 23.10.05 14 0 11쪽
23 사교회(3) 23.10.04 16 0 11쪽
22 사교회(2) 23.08.03 17 1 11쪽
» 사교회(1) 23.07.15 23 0 11쪽
20 마석화(5) 23.07.13 29 0 11쪽
19 마석화(4) 23.07.11 24 0 11쪽
18 마석화(3) 23.07.09 27 0 12쪽
17 마석화(2) 23.07.06 28 1 11쪽
16 마석화(1) 23.07.04 30 0 11쪽
15 마물과 기생충(4) 23.07.03 27 1 11쪽
14 마물과 기생충(3) 23.07.01 25 1 12쪽
13 마물과 기생충(2) 23.06.30 27 0 11쪽
12 마물과 기생충(1) 23.06.29 32 0 11쪽
11 벌레(5) 23.06.28 38 1 12쪽
10 벌레(4) 23.06.27 34 1 11쪽
9 벌레(3) 23.06.26 39 1 11쪽
8 벌레(2) 23.06.25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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