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카페인껌의 서재입니다.

광인이 되어가는 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카페인껌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4
최근연재일 :
2023.11.12 20: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231
추천수 :
18
글자수 :
187,767

작성
23.06.29 17:08
조회
32
추천
0
글자
11쪽

마물과 기생충(1)

DUMMY

"살만 하네요."

"너가 지금 들고 있는 게 없으니까. 그렇지."

"그것도 그렇긴 한데요. 열심히 달린 보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남작님이 가르쳤어도 고작 그걸로?"


코웃음을 치는 네이션 병사다.


"정말로 그렇것 같은데요?"

"너의 몸 상태가 얼마나 엉망이었는지는 알겠다."


종교도 믿는 양반이 뭐 이리 신랄하게 말을 하는지. 팩트로 내리꽂는 것이 매섭다.


...

'내가 말을 하지를 말아야지.'


선두에 카이렌 남작이 후미에는 다이크가 이끌고 있다. 다이크는 자신이 선두가 아닌 것에는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사소한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걸까. 역시 모자란 지능에 정치력도 없는 걸까. 누가 무엇을 이끄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는 녀석이다. 자신이 책임져야할 병사의 이름도 그의 성미와 비슷해 친해진 녀석밖에 모른다.


일신의 무력에만 관심이 있는 타입. 뭐 덕분에 성주는 그를 싸게 고용하고 있는 셈이다. 가끔 사고를 치는 것만 빼면 말이다.


그래도 그가 멍청해서 임금의 협상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하층민이었던 만큼 자유를 얻기 위해 포기한 부분이라 보면 된다. 이 점은 매우 높게 평가될 점이다.


그가 사고를 치고 막말을 서슴치 않으면서도 기사의 자리를 유지하는 비법일까나. 권력도 명예도 욕심이 없고, 먹고 싶을때 먹고, 자고 싶을때 자고 기분이 나쁘면 표현하는 일이 더욱 좋은 그이다.


다른 기사들은 자신이 인정을 받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사교회가 열리거나 친선 경기가 벌어질때마자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금화가 좋다. 그들이 비록 지금은 끈 떨어진 연처럼 가문에서 나오게 되었지만, 귀족으로서의 의무와 의식이 박혀있다.


그렇기에 성주로서는 그가 아니꼬우면서도 신기하니 내버려둘 따름이다.


"일반 병사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그 말 금세 후회하게 될걸?"


분명 정예병인 기사의 직속 부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편의를 다른 병사들이 봐주고 있지만, 그만큼 그들이 쉬고만 있지는 않다.


일단 명령을 내리면 받을 수 밖에 없고, 후퇴 또한 개인의 판단으로 할 수가 없다. 도망치는 것도 불가능한 구조이며, 높은 대우를 받는 만큼의 기대 또한 충족시켜야 한다.


"너야. 상당히 예외인 상황이지. 여기 들어오고 싶어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대신 그게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말이야."


하층민들로서 제일 명예가 있어 마을의 자랑거리가 되는 일이다. 또한 집에 돌아가는 금액 또한 많이 보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군에 통용되는 말이 있지. 죽음의 값을 받는 자. 그게 우리들이다."

"그거 좀 으스스한데요."

"본인의 죽음이 돈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게 친구."

'이걸 농담으로 하는 건가?'


나름 즐거운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듯. 웃음기 넘치는 얼굴을 주먹으로 한 대 치고 싶다.


"집사."

"예. 여기 있습니다."


문 너머에서 대답하는 집사다. 굳이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양이고, 성주 또한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원 병력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나?"

"그 두명이면 충분히 차고 넘치는 역량이라 생각합니다."

"아니. 나도 그 둘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다이크 준남작이 사고를 치지 않을까 걱정이 드네."

"그는 언제까지 데리고 다니실 예정입니까?"

"왜? 자네도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아?"

"길들여지지 않는 짐승은 들이지 않는 법이지요."


성주의 판단 하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집사인 그로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주군이 사람 보는 눈이 나쁘시거나 사람에게 연민을 품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이 그렇다.


"희귀 동물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그 가치를 다하는 법일세."

"피해를 주는 동물이어도 말입니까? 지금도 그 때문에 쓸모 없는 걱정을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에게 모진 말을 하지 않는 집사이지만, 말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나는 그런 존재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네. 아군에게도 공동의 적이 있어야 하는 법이야."

"그에게 모든 증오를 돌리는 겁니까?"

"나쁘게 말하자면 그렇지. 그리고 내 성격도 딱히 좋은 편은 아니니까. 나를 대신할 못난 놈이 필요해."

"주군은 못나지 않았습니다."

"자네가 할 말은 아니지. 내가 한 짓을 다 알고 있지 않나?"

"그건 저의 능력이 부족해 일어난 일입니다."


집사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주군보다 좋은 사고력을 지녀 문제 없는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다고.


"아니야. 나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 해도 똑같이 했을 걸세. 쉬운 방법을 두고 멀리 갈 생각이 없기 때문이야."

"주군..."


문 너머에 있는 자작에게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자작은 자조적인 웃음을 흘린다. 그러고 한참이 지난뒤


"격변의 시기가 올거야. 그것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자작은 그것을 기다린다. 어느새부터 피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비오기 전의 전조 증상처럼 비릿한 흙내음 대신 희미한 피냄새가.


남작령을 집어삼키는 계획을 펼쳤을 때 보다 더욱 확고한 내음이다. 그렇기에 그는 그것을 확신한다.


그저 직감에 의지한 판단. 다른 사람을 설득 시키는 것은 재치고 자신 마저 합리적 이해가 불가능한 영역에 있는 직감을 믿는다.


"그저 알수없는 직감이 더욱 중요할 때가 있지."


바깥을 향한 커튼을 들추며 자신이 키운 병사들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본다.


집사는 그저 덤덤히 받아드릴뿐이다. 그가 자신을 믿는 만큼 그 또한 존중하기에. 그것이 그가 이해 불가한 것이라 해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어느정도 다 와가네."


"정지!"


정지! 정지! 멈추시랍니다!


네이션이 그 말을 하고 난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선두에서 카이렌 남작이 멈추라고 지시한다.


"와 보신적 있으십니까?"

"음? 말 안 했던가? 내 고향은 원래 여기야."

"그런데... 왜?"

"글쎄다. 아마 뭐하고 교환했던 모양이지."


남작이 자작에게 무엇인가 원했던 게 있던 모양이고 그 때문에 그의 가족들과 함께 편입 되었던 모양이다.


"아..."


아무래도 죽기살기로 싸웠던 진형이 아닌가. 그의 고향 사람을 죽였던 느낌이 아직 손에 남은 것 같아서 어색해진다.


"신경쓰지마. 나도 별로 드는 생각은 없어. 그리고 어릴때 왔던 터라 딱히 아는 사람도 없어."

"아... 네."


그리고 카이렌의 지시로 대부분의 일반 병사는 남작령을 지원하고 나머지와 두개의 소대는 마물이 나오는 숲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래도 저 녀석들만 보내기는 그런데. 로크!"

"예! 부르셨습니까?"

"너가 애들 좀 통솔해서 데려가라. 저 무식한 녀석에게 맡기기는 불안하다."


자신이 명령하고 통솔하고 있으니 문제의 책임 또한 받아야 한다. 그렇기에 그 요소를 줄이고 싶었던 카이렌 남작은 자신이 신임하는 선임병사 로크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렇기는 하죠."


로크는 저쪽의 선임병을 잘 알고 있다. 다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물이다. 자신과 그다지 나쁘지 않은 관계를 맺고 있으나, 선임병으로서의 평가는 낮다.


"그러니까 잘 부탁한다."

"선은 어디까지입니까?"

"평상시 보다 더 가혹하게 처리하게. 전쟁의 피해가 몇 없다고 해도 불안하겠지. 무슨 말인지 알겠지?

"본보기로 몇 명 목을 베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멍청한 녀석들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역시 그런 녀석들은 나오겠지."


이제는 아군이라 해도 될 정도의 지역이지만 병사들에게는 그렇게 받아지지 않는다. 남작령 또한 그렇겠지. 아직 승리감에 도취한 녀석들이 약탈을 할지도 모른다.


"성적인 것에는 더욱 강하게 처벌하고, 아랫도리 잘 못 놀리다가는 우리가 큰일 날 수 있어."

"잘 알고 있습니다."

"미안하네. 자네가 어련히 잘하겠지만,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 가 없어."

"괜찮습니다. 이해합니다."


카이렌 남작은 괜한 일로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을 병사의 피로 해결할 수 있다면야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다.


"방패는 손에 붕대로 감아서 꽉 쥐고 있어."


일단 시키는 데로 하는 그이지만 궁금하긴 하다.


"창도 그렇게 합니까?"

"아니. 아까 말 했었자나. 내가 들라하면 들어."

"이거 붕대로 감아서 잡기가 힘들지 않을까요."

"일단 감아봐."


그러다가 그가 묶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결국 자신이 묶어준다.


"잘 기억해둬. 이래야 안떨어져. 손 놔봐."

"예."


손에서 힘을 빼보지만 방패의 무게 때문에 손이 밑으로 떨어질뿐 방패는 견고히 잡히고 있다.


"이렇게 되야해."

"네이션 병사님은 안하십니까?"

"안해. 그렇게 하면 불편하기만 하거든."

'그러면 나한테는 왜?'


그가 고개를 갸웃하며 멍청한 표정을 짓자 귀찮다는 듯 이에 설명하기로 했다.


"일단 전투에서 빠지는 것은 알지?"

"예."

"그렇다고 내가 너만 전담 마크하고 있을 수도 없고, 너도 경험은 어느정도 해보기도 해야하고."

"예. 그건 그렇죠?"

"그러니까 생존 확률을 높이는 거야. 너가 무기술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사람과 싸우는 것과 마물하고 싸우는 것은 별개의 일이기도 하고 말야."

"제가 창을 드는 순간이 오면 위험한 것이겠죠?"

"맞아. 못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잘 아네."


네이션은 똘똘한 녀석이라며 칭찬해 주었다.


"이번에 방패 쓰는 법을 배우라고, 사람이면 뭐 간단한 기술이라도 알려주겠는데. 마물이면 그냥 너의 본능에 맡기는 게 쉬울거야."

"그냥 조금만 알려주시죠."


귀찮은 녀석이라며 폰에게 그 역할을 떠넘긴다.


"폰!"

"왜? 나 바뻐."

"애 좀 데려가서 좀 방패술 좀 알려줘."

"아이씨... 바쁘다니까."


옆 소대와 노는 것으로 보이던 폰은 투덜거리며 다가온다.


"우리 막내 뭐가 알고 싶은거냐?"


그래도 진짜 짜증이 나거나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오히려 막내가 어떤 것이 궁금한지 알고 싶은 느낌이다.


"그러니까."


대충 네이션에게 들었던 말을 요약하며 전달한다.


"방패로 밀고 때리고 이러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불안해서 말이죠."


그가 징집병으로 끌려가기전 배운 것들을 보인다.


"흠... 나도 네이션과 크게 다른 건 아니야. 마물이면 그냥 본능에 맡기는 게 편하지."

"어째서 그렇습니까?"

"일단 사람과 몸이 다르고 훨씬 변칙적이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니까 그냥 본능에 맡기는 거야."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얼추 알긴 하겠다.'


"그래도 뭔가 체계적인 그런 거 없습니까?"

"그건 너무 심화 과정이야. 그걸 알려줄 시간도 없고 자세히 알지도 못해."

"그저 주의사항이라도 알면 좋을 것 갔습니다."


어이없게 사망하는 일은 사양이다. 사람도 아니고 마물에게 죽는 다니.


"일단 고블린 같은 경우는 방패를 너무 밑을 향하지 말것. 오크의 공격은 뒷다리에 힘을 주고 무게 중심은 앞으로 둘 것. 트롤의 공격은 막지말고 피할것. 어쩔 수 없는 경우 흘리거나 이악물고 버텨야 한다. 대충 이정도만 알고 가자."


이후에도 끈질기게 달라 붙어 배움을 청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광인이 되어가는 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 악의 재림 23.11.12 5 0 11쪽
36 마물 토벌(6) 23.10.16 7 0 11쪽
35 마물 토벌(5) 23.10.15 9 1 11쪽
34 흑마법사(2) 23.10.14 11 0 11쪽
33 마물 토벌(4) 23.10.13 11 0 11쪽
32 흑마법사(1) 23.10.12 11 0 11쪽
31 마물 토벌(3) 23.10.11 12 0 11쪽
30 마물 토벌(2) 23.10.10 11 0 11쪽
29 마물 토벌(1) 23.10.09 10 0 11쪽
28 스콰이어(4) 23.10.09 10 0 11쪽
27 스콰이어(3) 23.10.08 12 0 12쪽
26 스콰이어(2) 23.10.08 14 0 11쪽
25 스콰이어(1) 23.10.06 17 0 12쪽
24 사교회(4) 23.10.05 15 0 11쪽
23 사교회(3) 23.10.04 16 0 11쪽
22 사교회(2) 23.08.03 18 1 11쪽
21 사교회(1) 23.07.15 23 0 11쪽
20 마석화(5) 23.07.13 30 0 11쪽
19 마석화(4) 23.07.11 24 0 11쪽
18 마석화(3) 23.07.09 27 0 12쪽
17 마석화(2) 23.07.06 29 1 11쪽
16 마석화(1) 23.07.04 31 0 11쪽
15 마물과 기생충(4) 23.07.03 28 1 11쪽
14 마물과 기생충(3) 23.07.01 25 1 12쪽
13 마물과 기생충(2) 23.06.30 27 0 11쪽
» 마물과 기생충(1) 23.06.29 33 0 11쪽
11 벌레(5) 23.06.28 38 1 12쪽
10 벌레(4) 23.06.27 34 1 11쪽
9 벌레(3) 23.06.26 40 1 11쪽
8 벌레(2) 23.06.25 41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