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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이 되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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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껌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4
최근연재일 :
2023.11.12 20:3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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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추천수 :
18
글자수 :
187,767

작성
23.06.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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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벌레(4)

DUMMY

"포로 관리는 잘 되가고 있어?"

"주인님 문제없이 잘 하고 있습니다."


자작의 집사가 이에 답하여 준다.


"쯧.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죄송합니다."

"됐어. 한 번 가볼까?"

"예. 그리고 이틀 뒤에 조사관들이 올 예정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자작님."

"축하는 무슨. 이렇게 오래 걸리게 될 줄이야."


어릴적 부터 욕심히 많았던 그다. 성인이 지나고 더 배울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의 부모를 치웠을만큼. 그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이 지금의 집사이다.


"이제 시작이야."

'도련님도 이제 많이 크셨군요.'


"충!"


지하감옥의 입구를 지키는 이가 맞이해준다.


"열어."

"예!"


공기가 잘 순환되지 않아 쾌쾌한 냄새가 불쾌감을 일으킨다.


"불쾌하군."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자네 잘못은 아니지."

'이렇게 열약한 환경이라니 마음에 들지 않아. 그리고 역시 이곳은 언제 재편을 해야하긴 하겠어."


그리고 고문관을 데려오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써야할 일이 많을 것이다.


고문관과 지하감옥의 개편은 돈이 많이 깨질 일이다. 후작 정도는 되어야 시도하는 일이다. 돈도 들지만 그런 고급인력에 황궁의 감시 또한 따라붙을 고문관이다.


'암거래상 중에서 이런 녀석들을 취급하는 녀석도 있겠지.'


사람을 취급하는 것은 원칙상 금지되는 일이다. 그러나 들키지만 않으면 문제가 없다. 설령 들킨다해도 뭐가 문제가 되겠는가. 큰 손해를 입기는 하겠지만 돈을 쥐어주면 되겠지.


암거래상이야 하나쯤 지워진다고해도 어디서 새로 생겨날 것이고, 마음에 안들면 눈에서 치우면 된다.


"자작! 얘기가 다르지 않은가!"

"말이 짧아."

"자작님께 예의를 갖추게."

"평민주제에!"


자작을 안내하고 있던 간수가 눈을 부라리며 노려본다.


"얘기 할 상태가 아닌 것 같은데? 예의를 가르쳐라."

"본부대로. 자네는 저리가 있게."

"예?"


집사가 그에게 나가있으라 하자 반문하는 간수다.


"여기서 부터는 자네가 알지 못하는 편이 좋을거야."

"예."

"소란이 일어나더라도 오지 말도록."

"명심하겠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동료들에게도 전달하기로 생각했다.


"진행하게."


끼이익.


집사는 쇠창살에 달린 문을 열고 들어간다.


"뭐하려고?"

"자작! 포로에게 이래도 되는 건가!"

"자작님의 귀를 어지럽히지 말게."


교도관들이 평소 들고 다니는 단봉을 손에 쥔채 경고를 가한다.


"화가 나면 나도 힘 조절이 안될거야."

"어딜 평민이 감히!"

"꺼져!"


손발이 묶인 이들은 강하게 저항하지만, 그래봐야 꿈틀거리는 것이 끝이다.


으아아악!


처벌은 단봉이 피로 물들고 집사가 땀으로 몸을 적시고 나서야 끝이 났다.


"수고했네."

"예."


집사는 호흡이 거칠어져 짧게 대답한 뒤 그의 옆으로 자리 잡는다.


"일을 잘 했어야지."

"시키는 건 다했지 않습니까!"


한참을 얻어 맞았건만 목청이 좋다. 맷집이 상당히 좋은 녀석이다.


"자네가 뭘 했지?"

"평야전투도 일부러 고르고, 남작도 잡아다 바치지 않았습니까?"

"남작은 우리가 잡은거지. 자네의 형편없는 실력때문에!"

"이익!"


이 상황이 상당히 불쾌한 기사다. 밑 작업부터 같이 해온 자작이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


"이러시기 있습니까?"

"있지."

"저도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자작님이 해오신 일들 전부 발설 하겠습니다."

"내가? 무엇을?"


뻔뻔하게 자신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듯한 제스쳐를 보인다.


"몇년전부터 저희 영지를 말려죽이기 시작했지 않습니까! 산적이 아니라 자작의 병사들로 하여금 도적질을 하셨지 않습니까!"

"나는 모르는 일이야."

"저희에게도 시키지 않았습니까!"

"맞아! 자작!"


같이 갇혀있던 다른 한 명의 기사가 이에 동조한다.


"난 너희를 거둔다는 이야기는 한 적이 없네. 약속은 지키고 있어."

"당신이 약속한 금화는?"

"내게는 약속했지 않은가!"


서로 받아먹으려 한 것이 다른 모양이다. 금화만 받기로 했던 이가 자신의 옆 기사를 어이가 없다는 듯 쳐다본다.


"금화는 줄거야. 그러니 가만히 있게."

"끄응..."


마음에 안들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받아드리기로 한 모양이다.


"하하. 자네는 아무것도 못 받겠구먼."

"금화 따위야. 벌면 그만이지. 자리가 중요한 걸세."


돈을 받기로 한 이는 상대를 비웃는다.


"애기 중간에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자네 자리는 없어."

"자작!"

"자네라면 자신의 주군을 받친 녀석을 고용하겠는가? 아니면 다른이에게 알선을 시켜줘? 망신당할 일이 있나."

"이 폐륜아가!"


그의 주변 영지는 전부 알고 있다. 딱히 물증은 없지만 심증으로 굳히고 있던 일이다. 그러나 이를 그에게 직접적으로 애기하는 이는 없다.


"하하하."


그러자 광소를 퍼뜨리며 눈을 빛낸다.


"이건 내 자리야. 어차피 오를 자리 빨리 올랐을 뿐이지. 자네와는 다르네."

"퉷! 더럽고 추잡하기 그지없군!"

"자네보다는 깨긋할 것이네."

"자작. 나는 당신하고 같이 나락으로 떨어질거야."


자작과의 거래 내용을 조사관에게 전부 풀 생각인 모양이다.


"아니. 못해."

"...? 자작...?"

"이만 나가지."

"자작! 내가 잘못했네! 하인리히 자작! 제발!"


이제서야 자신의 처지를 이해한 녀석이다. 그러나 이미 떠난 마차다. 어찌 잡을수가 있을까. 그는 선을 넘었다.


"저녀석은 처리해."

"주인님에게 그런 발언을. 건방진 녀석입니다."

"그러니까 내 눈에 보이게 하는 일 없게 하게."

"금방 처리하겠습니다."


집사의 눈이 서늘하다.


"애들 입막음 시키고 최대한 조용히."

"아무 문제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날 저녁 아직 화창한 날. 입을 함부로 여는 녀석은 땅 깊이 파묻히게 되었다.


"멀리서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중앙에서 온 녀석들을 대접하고 있는 자작이다. 상대는 자신과 같은 자작이지만, 자신보다 높은 사람처럼 대우하고 있다.


그들은 땅도 없고 뭣도 없지만, 권력이 강한 사람들이다. 밉보여서 좋은 일은 없다. 그리고 어느 줄에 메달려 있는지 모르니 몸을 사려야한다. 자신 따위는 쥐도새도 모르게 처리해 버리는 사람이 뒷배로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듣던 얘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아... 그것이 다쳤던 부위가 크게 덧난 터라 그만..."

"시체를 볼 수 있겠습니까?"


같은 귀족을 상해하는 일은 귀족들의 면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그것도 사망에 이르게 하다니. 조사관의 눈이 싸늘해진다.


"예. 그러도록 하지요."

'진짜로 문제가 없는 건가? 일부로 죽인 것 같은데...'


의아하긴 하지만 저렇게 자신이 있으니 더 몰아붙이는 것은 포기하기로 한다. 조금 있으면 알 수 있겠지.


"그 문제랑 더불어서 한가지 개인적으로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쭙고 싶으신 것이 있다고요?"

"예. 남작이 왜 자작님에게 전쟁을 선포했습니까?"

'이길것이라 생각도 하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 안된다.'


꺼림찍한 부분이 한 군데도 아니다. 자작 본인의 평가 또한 안 좋기도 하며 정황상 그를 압박한 행위가 보이기도 한다.


"글쎄요. 그건 저도 궁금하지 뭡니까."

"이런 부분은 도움을 주셔야 저희도 원할한 진행이 가능합니다."

"일단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일단 시체부터 보여주어야지 저희 오해가 풀리겠습니다."


"집사! 다른 포로도 데려오게."

"알겠습니다. 먼저 가 있도록 하겠습니다."


집사는 준비를 서두르기로 했다.


"식사를 마저 하고 가도록 하지요. 조사관님들이 오신다고 일부러 공수한 고급 식재료입니다. 저희 주방장이 특히 신경써서 만든 만큼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시체를 보고 식사를 재개 할 수도 없으니 그러도록 하지요."

"감사합니다."


그러나 식사를 할때에도 멈추지 않는 신경전이었다. 서로 떠보기를 멈추지 않는다. 조사관이 몰아세우고 자작이 방어하고 대답하기 힘든 것에는 말을 돌리면서 말이다.


"준비 됐습니다."

"리하이트 자작님만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그러도록 하지."


상당히 수상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서로 대립각을 세우던 이다. 어찌 혼자 오라는 말에 저렇게 태평하게 받아드릴 수가 있단 말인가.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할리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러는 것일까. 문제가 생긴다면 호른 남작령이 다른 이에게 넘어갈지도 모르니 말이다. 분명한건 자작은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해코지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준비는 마음에 들 만큼 하셨습니까?"

"예.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역시나.'


뒤가 구린 자작이 이렇게 아무것도 안 했을리가 없지. 이 일을 한 것도 오래 되었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뽑아먹는 돈이 얼마나 쏠쏠하던가.


돈에 욕심이 많다면 바라는 직업 중 하나이다. 등용문이 상당히 높기도 한 일이다. 물론 인맥도 어느정도 따라주어야 하는 일이다.


'이 맛에 일하지.'


마차 생활도 불편하고 야외 노숙도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러나 금화가 참으로 자신의 노고를 녹여주는 것만 같다.


전혀 문제가 없던 일이라도 해도 자신에게 떨어지는 것이 없으면 가차 없이 나가는 리하이트 자작이다. 자신은 돈만 보고 일을 하고 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눈치가 있어야 말이지.


잠깐 조사한 것만으로도 하인리히 자작이 잔혹성이 높은 모양을 알 수 있으나 그가 성의를 다한다면, 그는 눈감고 넘어갈 의향이 충만하다.


그가 적대시 하듯 몰아세운 것은 그저 피로감 때문이다. 진짜로 감정이 상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이번에 죽은 호른 쿠스프 남작과는 어떠한 연도 없다.


그를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할 이유는 없다. 또한 자작과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관계이다. 그가 힘 없는 남작이라면 막무가내로 해도 상관 없겠지만, 자신과 같은 자작이다. 자신의 뒷배가 더 강할 것이 분명하나 대립선을 만들 이유가 없다.


"여기입니다."


그가 들어가자 본 것은 관이다. 사람이 죽으면 짜여지는 관.


"호오."


참으로 신박하기 그지없다. 설마 진짜로 조사관을 상대로 시체를 보여줄리는 없겠지? 자작의 잔혹성을 생각하자면, 있을 법도 하다는 약간의 불안감이 있기는 하다.


"열어봐도 되겠습니까?"

"마음껏 보시지요."


성주는 환하게 웃으며 어서 열어보라고 권한다.


'그래. 싸이코패스도 아니고 그럴리가 없지.'


짧은 망설임 끝에 목울대가 움직이며 관짝을 열어보았다.


"오오오!"

"마음에 드시는 지요?"


저건 성주 본인의 재화가 아니다. 남작에게서 훔친 장물들이다. 그것도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 병사들로 도둑질한. 불쌍한 상인들의 물건들이다. 이미 작고한지 오래된 녀석들의 원망이 재화에 묻어있다.


"이거 너무 많이 받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는 걸까? 그렇다면 아쉽지만 조금 덜어내고 가져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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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악의 재림 23.11.12 4 0 11쪽
36 마물 토벌(6) 23.10.16 7 0 11쪽
35 마물 토벌(5) 23.10.15 8 1 11쪽
34 흑마법사(2) 23.10.14 10 0 11쪽
33 마물 토벌(4) 23.10.13 10 0 11쪽
32 흑마법사(1) 23.10.12 11 0 11쪽
31 마물 토벌(3) 23.10.11 11 0 11쪽
30 마물 토벌(2) 23.10.10 10 0 11쪽
29 마물 토벌(1) 23.10.09 10 0 11쪽
28 스콰이어(4) 23.10.09 9 0 11쪽
27 스콰이어(3) 23.10.08 12 0 12쪽
26 스콰이어(2) 23.10.08 13 0 11쪽
25 스콰이어(1) 23.10.06 16 0 12쪽
24 사교회(4) 23.10.05 14 0 11쪽
23 사교회(3) 23.10.04 16 0 11쪽
22 사교회(2) 23.08.03 17 1 11쪽
21 사교회(1) 23.07.15 22 0 11쪽
20 마석화(5) 23.07.13 29 0 11쪽
19 마석화(4) 23.07.11 24 0 11쪽
18 마석화(3) 23.07.09 27 0 12쪽
17 마석화(2) 23.07.06 28 1 11쪽
16 마석화(1) 23.07.04 30 0 11쪽
15 마물과 기생충(4) 23.07.03 27 1 11쪽
14 마물과 기생충(3) 23.07.01 25 1 12쪽
13 마물과 기생충(2) 23.06.30 26 0 11쪽
12 마물과 기생충(1) 23.06.29 32 0 11쪽
11 벌레(5) 23.06.28 38 1 12쪽
» 벌레(4) 23.06.27 34 1 11쪽
9 벌레(3) 23.06.26 39 1 11쪽
8 벌레(2) 23.06.25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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