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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

아포칼립스의 마물 포식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뭉작가
작품등록일 :
2021.09.05 21:10
최근연재일 :
2022.01.15 01:48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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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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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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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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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6쪽

[1부] EP.9 이계 러시 ( 2 )

DUMMY

[1부] EP.9 이계 러시 ( 2 )


아무 대처도 하지 않은 위층은 이미 새들에게 점령당한 것으로 보였다.

목검을 쥐고 전투준비를 하던 그때 유리벽 밖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방태훈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추락하고 있었다.

곧 이어 중년 남자, 그들과 함께 있던 여자도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들의 입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몸 곳곳이 부리에 쪼여 피투성이였다.


띠링!


[ ‘인과율의 법칙’이 예정된 죽음의 실현에 만족합니다. ]


저 놈이 만약 그레고리처럼 말이 많았다면 지금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다음은 네가 될 거라고.

[인과율의 법칙]에 따르면, 난 이미 별장 퀘스트에서 죽었어야 했을 것이다.


불타는 까마귀들이 우리가 서 있는 에스컬레이터 앞으로 달려들었다.

놈들이 닿는 곳마다 불길이 옮겨 붙었다.


“형, 이것들 너무 빨라요!”

“맞아라, 좀!”


박영주와 서예진이 반격해보았지만, 새들의 움직임이 날쌔서 잡는 게 쉽지 않아보였다.


[ 검은 불덩이들은 최대한 화재경보장치를 피해 활공했다. 녀석들은 공중에서 원을 그리다가 갑자기 돌진했다. ]


교활한 놈들.

불 탄 까마귀들은 연기가 경보장치에 닿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고 있었다.


“원작 출력.”


스킬을 발동시키자 마물들의 다음 움직임이 잔상처럼 나타났다.

난 목검으로 차근차근 한 마리씩 격파했다.

그러나 여러 방향에서 달려드는 공격을 다 막긴 어려웠다.

어깨와 다리 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불에 탄 까마귀들을 처리하자 비둘기, 참새, 뱁새 등 작은 녀석들이 더 나타났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통로에서 마물들이 괴성을 질러댔다.

그러다 놈들과 눈이 마주쳤다.


“예진씨, 지금이에요!”

“네!”


서예진은 이를 악물고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토치로 내가 만들어준 횃불에 불을 붙였다.

기름 바른 천이 타면서 지독한 연기가 솟아났다.


“형! 이놈들 너무 많아요!”

“조금만 버텨!”


횃불 연기가 천장의 하얀 장치에 닿자 화재경보가 울렸다.

스프링클러가 사방으로 췩췩 물줄기를 뿜어댔다.

동시에 방화셔터가 작동하며 내려오기 시작했다.


기이잉.


“저거 너무 느린 거 아니에요······?”


박영주는 천천히 내려오는 방화셔터를 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안, 나도 이렇게 느릴 줄은 몰랐다······.


힘으로 확 끌어내릴까 생각해보았지만, 그랬다가 부서져 버리면 큰일이다.


덜컹!


잘 내려오던 셔터가 중간에서 멈췄다.


“경호씨, 이거 안 내려와요!”


울상이 된 서예진이 나를 쳐다보았다.


“원래 그런 거에요! 횃불로 한 번 더 지져요!”


방화셔터는 원래 2단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한 번에 완전히 내려오면 미처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이 갇히게 되기 때문이다.

인명구조를 위한 장치였지만 지금의 우리에겐 방해였다.


“홰불이······!”


스프링클러 때문에 횃불이 젖어서 불이 붙지 않았다.


“아오!”


그녀는 화를 내며 허공에 횃불을 던져버렸다.

마침 날아오던 참새 한 마리가 짹 소리를 내며 추락했다.


서예진은 토치로 직접 화재경보기를 지졌다.

흰 장치가 검게 그을리면서 삐이익 경보가 울렸다.


덜컹! 기이잉.


셔터가 다시 움직이자 난 두 사람에게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허리를 숙이고 들어간 박영주가 내게 소리를 질렀다.


“형도 빨리 들어와요!”

“금방 갈게!”


목검이 허공을 그을 때마다 새들이 기괴한 단말마를 질렀다.

에스컬레이터 복도 앞이 조류의 피와 시체로 가득 찼다.


“끝이 없네, 이것들.”


놈들의 수가 점점 많아졌고 숨이 차기 시작했다.


“경호씨!”


어느새 방화셔터가 내 무릎 높이까지 내려왔다.

난 목검을 크게 한 번 휘둘러 놈들을 날려버리고 셔터 밑으로 몸을 던졌다.


“잡아 끌어!”

“끄응······!”


서예진과 박영주가 엎드린 내 팔을 잡고 확 당겼다.

신발 뒤꿈치에 셔터가 걸리면서 살짝 벗겨졌다.


“살았다······.”


박영주가 안도의 한숨을 쉬던 그때 잘 내려오던 셔터가 멈춰버렸다.


삐이이익! 끼약! 끼야악!


셔터 밑에 깔린 검독수리가 괴음을 질렀다.

리코더를 있는 힘껏 빽 부는 것 같은 소리였다.

녀석은 큰 덩치를 활용해 셔터가 닫히는 걸 막고 있었다.

비둘기, 갈매기 등이 열린 틈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왔다.


난 서둘러 달려가 검독수리를 향해 발을 뻗었다.


[ 스킬 ‘천인각(踐蹸脚)’을 발동합니다. ]


퍽!


적당히 힘을 조절해서 놈을 밟았다.

너무 강하면 진동이 크게 발생해 서예진과 박영주가 넘어질 수 있었다.


난 반쯤 터진 검독수리를 발로 차버렸다.

찌그러진 셔터가 마저 내려갔다.


기이잉, 텅!


방화셔터가 완전히 바닥에 닿자 절로 한숨이 나왔다.

뒤를 돌아보자 두 사람이 남은 새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타타타탕! 타탕!


철제 셔터가 종잇장처럼 흔들리며 굉음을 냈다.

먹이를 눈앞에서 놓친 새들이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영주야, 이걸로 잠가!”


인벤토리에서 주먹만 한 자물쇠를 꺼내 영주에게 던졌다.

서예진은 숨을 고르다가 입을 막고 다시 화장실로 달려갔다.


“경호씨! 여기 좀 도와줘요!”


김씨와 생존자들이 온몸으로 포대자루가 밀리는 걸 막고 있었다.

새들이 유리벽을 향해 마구 달려들었다.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서 깨질 위험은 적었지만, 외부의 충격을 완전히 상쇄하긴 힘들었다.

난 방호벽 팀에 합세해 덜컹덜컹 흔들리는 쌀 포대의 산을 온몸으로 막았다.


콕! 콕!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작은 부리로 유리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몇 번 들리고 곧 잠잠해졌다.

생존자들은 잔뜩 움츠린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김씨가 쌀 포대 사이의 빈틈으로 바깥 상황을 살폈다.


“갔나······?”

“아직 안 끝났어요.”


난 눈썹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고 시나리오 퀘스트를 확인했다.


[ 다음 재정비 시간까지 23분 남았습니다. ]


고작 7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하룻밤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었다.


“재정비 시간 전에는 언제든 놈들이 돌아올 수 있어요. 그때까지 교대로 쉬게 해주세요.”

“알겠어······. 자네도 고생했네.”


난 김씨에게 손을 흔들고, 2층을 한 바퀴 돌며 빠뜨린 곳이 있나 확인했다.

전화로 전달한대로 모든 층의 비상구는 잘 잠겨 있었다.

승강기를 이용하지 않는 한, 새들이 들어올 통로는 없었다.


“일단 하룻밤은 버티겠군.”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져서 매트에 주저앉았다.

떨림이 멈추질 않았다.


시나리오에서 < 새 >가 최악인 이유는, 보통 하루에 한 번인 이계 러시가 세 번이나 발생한다는 점이었다.

밤 12시, 3시, 5시의 러시타임 때문에 생존자들은 맘 편히 잠도 잘 수가 없다.


띠링!


잠시도 쉴 시간을 안 주네.


[ 등장인물 ‘마현웅’과 ‘진주’의 소식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


하필 이계 러시 중에 새로운 소식이 떠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사망 소식은 아니겠지······?


[ 작가의 특권 : ‘원작 출력’을 활성화합니다! ]


[ 마현웅은 진주를 데리고 작은 지하 술집에 숨어들었다. 계단으로 내려가는 문만 막으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새들의 맹공은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나무로 된 문의 균열이 서서히 벌어지고 있었다. ]


원작 출력을 더 활성화시켰지만 정확한 술집 위치는 알 수 없었다.

< 대아시 >의 기존 시나리오가 변경되면서 편집된 것 때문인지 추상적인 내용만 알 수 있었다.


“급해 죽겠는데, 좀 알려주면 안 되냐······!”


하는 수 없이 눈을 감고 [전지적 작가 시점 Lv.1]을 발동시켰다.

몸에서 빠져나간 의식이 빠르게 하늘로 솟구쳤고, 잠시 후 거대한 지구가 내려다보였다.

한반도 각지에 [기억의 서랍장]에 저장된 생존자들 이름이 떴다.


난 마현웅 이름이 적힌 지점을 눌렀다.

그곳에서 느낌표 아이콘이 미친 듯이 번쩍이고 있었다.


곧 시뮬레이션 게임화면처럼 어느 상가건물이 내려다보였다.

온갖 잡새들이 어떤 술집 문짝을 향해 몸을 날리고 있었다.


그러나 건물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다.

너무 어두워서 간판에 적힌 이름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새들이 문을 향해 달려들 때마다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마현웅이 그 스킬만 사용할 수 있으면 저런 건 아무 것도 아닐 텐데······.”


그와 헤어지기 전에, 스킬 사용법을 알려주지 못한 게 후회됐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면 뭐하냐······. 보는 것 밖에 못 하는데!”


마치 신이 된 것 같은 시점.

그러나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난 화면에 보이는 생존자에게 어떤 영향도 줄 수 없었다.

쏟아지는 무력감에 치가 떨렸다.


띠링!


[ 전지적 작가 시점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하였습니다. ]

[ 스킬 레벨이 상승합니다! ]

[ 새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


알림소리와 함께 마현웅이 위치한 건물 옆에 익숙한 리스트가 떴다.

[건물 투명화]와 [발단지점 다시보기] 아래에 또 다른 선택지가 나타났다.


“경로 탐색?”


난 지체하지 않고 선택지를 눌렀다.

마현웅이 있는 건물 위쪽에 푸른 구체가 만들어졌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구체가 빛의 총알을 쏘았고, 궤도를 따라 푸른 길이 생겼다.


난 즉시 [전지적 작가 시점 Lv.2]를 해제하고 눈을 떴다.

발밑에 방금 전 보았던 빛의 실선이 이어져있었다.

푸른색 빛의 길은 유리벽 너머 어딘가를 향해 뻗어있었다.


“지금 나가려고요?”


서예진이 비상구로 향하는 날 보며 경악했다.

고작 몇 분 만에 상당히 지쳐 보이는 얼굴이었다.


“방화셔터 앞에도 매트리스 같은 걸로 막아두고 있어요. 앞으로 20분 후면, 3시까지 조용할 거예요.”

“경호씨 없이는 불안한데······.”


난 서예진의 어깨를 잡고 똑바로 눈을 응시했다.


“아까 예진씨가 침착하게 대응한 덕에 잘 막아낼 수 있었어요. 이번에도 부탁할게요.”


그녀는 얼굴을 붉히고 눈을 이리저리 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묘한 표정이었다.

난 그녀를 두고 비상구를 통해 지하주차장으로 빠져나갔다.


***


밖으로 나가자 조류의 시체가 산을 이루었다.

머리만 남거나, 복부가 터지는 등 대부분 멀쩡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마트를 올려다보니 아직 남아있는 새들이 보였다.

녀석들은 방호벽 때문에 튼튼한 2층을 피해, 구멍이 난 6층 유리벽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난 발소리를 죽이고 푸른빛의 길을 따라 달렸다.

가급적 밟지 않으려 했지만, 가끔씩 발로 전해지는 물컹거리는 느낌에 소름이 끼쳤다.


“크윽······!”


에스컬레이터 앞을 수비하면서 체력이 너무 많이 소모했다.

거의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경로 탐색]을 유지하고 있으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차크라, 마력 등으로 불리는 무언가가 체내의 혈류를 방해하는 기분이었다.

간헐적으로 빈혈증상이 찾아와 시야가 흐려졌다.


마트를 벗어나자 새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놈들은 C마트 외에도 생존자들이 숨어있는 곳으로 밀집해 있을 것이다.

전깃줄 위에 빽빽하게 모여 있던 비둘기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져있었다.

그때 별안간 알림창이 떴다.


띠링!


[ 이계 러시 도중에 자리를 이탈하면서 서브 퀘스트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

[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


* Qst


< 1부. 시나리오 #1 : 흉내내기를 좋아하는 새 >


분류 : 서브 퀘스트

난이도 : C급

승리 조건 : 희귀 조류, 구관조를 사냥하라.

제한시간 : 없음

보상 : 구관조 고기

생존 힌트 : 구관조는 흉내내는 걸 좋아한다. 목소리도, 행동도, 스킬도.


* Qst


서브 퀘스트는 제한 시간이 없어서 무시해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가끔 쓸 만한 아이템을 줄 때도 있었다.


“구관조 고기를 놓칠 수는 없지.”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기고 건물 뒤편에 자리를 잡았다.

11시 방향에 검은색 빛깔의, 까마귀보다 조금 작은 새가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난 빙 둘러 돌아가 놈의 뒤로 다가갔다.

그러나 [은신] 스킬이 없어서 금방 들키고 말았다.


“으악! 시발! 시발놈!”


어디서 못된 소리만 주워들었는지, 구관조가 깜짝 놀라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놈은 푸드득 날아오르더니 곧장 내게로 활강했다.

난 놈의 속도에 맞춰 목검을 휘둘렀다.


[ 구관조가 스킬 ‘신속(迅速)’을 발동합니다. ]


마물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지더니 쐐액하며 목검을 빠져나갔다.

어깨가 스팟 베이며 피가 흘렀다.


“맞다. 이놈, 그게 특기였지?”


이계 소환에 의해 마물이 된 구관조는 목소리뿐 아니라 대상의 스킬까지 흉내 낸다.


[ 구관조가 스킬 ‘공포’을 발동합니다. ]


손바닥만 한 놈 주제에 대형 마물들이나 사용하는 공포를 쓰네?

순간적으로 몸의 근육이 움츠러들며 말을 듣지 않았다.

놈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마구 이곳저곳을 쪼아댔다.

난 억지로 몸을 움직여 목검을 휘둘렀다.


“바보! 멍청이! 시발놈!”


이미 멀찍이 도망친 구관조가 낄낄대며 비웃었다.


“슬슬 골드를 좀 써야겠군.”


비상시를 위해 가능한 아꼈지만, 빨리 마현웅을 찾으러 가야했다.

난 능력개조를 사용해 육체능력을 네 단계 올렸다.


[ 육체능력이 Lv.15가 되었습니다. ]


육체능력이 오르면서 면역력도 조금 상승했다.

공포로 굳어있던 근육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원작 출력.”


멈추지 않고 원작 출력을 사용해 놈의 움직임을 예측했다.

구관조는 연신 욕을 내뱉으며 내게 달려들었다.


[ 구관조가 스킬 ‘신속(迅速)’을 발동합니다. ]


“이제 안 통해.”


놈의 다음 움직임이 잔상으로 나타났다.

난 한발 먼저 잔상을 향해 목검을 휘둘렀다.


콰악!


[신속]만 믿고 정면으로 돌진하던 구관조는 찍 소리도 못 내고 머리가 박살났다.


띠링!


[ 서브 퀘스트를 달성했습니다. ]

[ 보상으로 ‘구관조의 고기’를 얻었습니다. ]


구관조의 고기는 희귀한 만큼 체력 회복과 면역력 향상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놈의 고기를 먹으면 잠시 눈으로 본 스킬을 따라할 수 있게 된다.


“운이 좋았어.”


구관조는 극히 희귀한 마물이다.

< 새 > 시나리오가 끝날 때까지 나 외에 이 녀석을 본 생존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하긴 어떤 미친놈이 이계 러시 도중에 밖으로 나오겠어······.”


난 보상으로 얻은 고기를 인벤토리 맨 윗칸에 옮겨 담고, 다시 마현웅을 찾아 달렸다.

욕설을 날리며 빽빽거리던 구관조를 날려버리니 속이 다 후련했다.


“저긴가?”


푸른 실선을 따라 1분 정도를 달리자 낡은 건물이 보였다.

페인트칠이 벗겨진 양쪽 벽 사이의 문으로 빛의 길이 이어져있었다.


[ ‘경로 탐색’을 중지합니다. ]


스킬을 해제하자 몸이 가벼워졌다.

난 인벤토리에 챙겨둔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셨다.


[ 이온음료의 당 성분이 체력회복을 돕습니다. ]


“이제야 조금 살겠네.”


긴장해서 그런지 입이 바짝 말라있었다.


까아악! 까악!


수십 구의 까마귀 떼가 피와 깃털로 덮인 문을 두들기고 있었다.

터져나간 비둘기, 참새, 까마귀 등이 그 앞에 널브러져 있었다.


“주변에 커다란 놈은 없겠지?”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폈지만 까마귀 놈들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참새 같이 작은 놈들만 슬금슬금 눈치를 보고 있었다.


난 인벤토리창에서 손바닥만 한 크기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 휴대폰을 연결하고 영상을 틀었다.

영상 제목은 ‘조류 쫓아버리는 퇴치음.’이었다.


“정신 번쩍 들게 해주마. 고약한 까마귀 새끼들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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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부] EP.11 이계의 왕( 1 ) 21.10.15 1,557 40 12쪽
29 [1부] EP.10 이계의 주인( 2 ) +1 21.10.14 1,582 38 13쪽
28 [1부] EP.10 이계의 주인( 1 ) +4 21.10.13 1,632 39 13쪽
27 [1부] EP.9 이계 러시 ( 6 ) +4 21.10.12 1,614 37 14쪽
26 [1부] EP.9 이계 러시 ( 5 ) +2 21.10.11 1,633 39 14쪽
25 [1부] EP.9 이계 러시 ( 4 ) 21.10.08 1,700 39 15쪽
24 [1부] EP.9 이계 러시 ( 3 ) +1 21.10.07 1,735 39 15쪽
» [1부] EP.9 이계 러시 ( 2 ) 21.10.06 1,797 39 16쪽
22 [1부] EP.9 이계 러시 ( 1 ) +4 21.10.05 1,876 40 14쪽
21 [1부] EP.8 알프레드 히치콕, 새 ( 5 ) 21.10.04 1,843 41 13쪽
20 [1부] EP.8 알프레드 히치콕, 새 ( 4 ) +2 21.10.01 1,858 45 14쪽
19 [1부] EP.8 알프레드 히치콕, 새 ( 3 ) +8 21.09.30 1,917 49 15쪽
18 [1부] EP.8 알프레드 히치콕, 새 ( 2 ) +2 21.09.29 2,002 43 14쪽
17 [1부] EP.8 알프레드 히치콕, 새( 1 ) +2 21.09.28 2,173 45 14쪽
16 [1부] EP.7 살고 싶다면 나가 싸워라( 4 ) +4 21.09.27 2,305 49 13쪽
15 [1부] EP.7 살고 싶다면 나가 싸워라( 3 ) +5 21.09.24 2,344 49 14쪽
14 [1부] EP.7 살고 싶다면 나가 싸워라( 2 ) +4 21.09.23 2,448 51 14쪽
13 [1부] EP.7 살고 싶다면 나가 싸워라( 1 ) +4 21.09.22 2,544 57 14쪽
12 [1부] EP.6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 +4 21.09.21 2,657 57 13쪽
11 [1부] EP.5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5 21.09.20 2,744 58 14쪽
10 [1부] EP.4 돼지와 몽둥이( 2 ) +3 21.09.17 2,804 59 13쪽
9 [1부] EP.4 돼지와 몽둥이( 1 ) +6 21.09.16 2,935 66 13쪽
8 [1부] EP.3 최상위 포식자를 향한 첫걸음( 3 ) 21.09.15 2,999 66 13쪽
7 [1부] EP.3 최상위 포식자를 향한 첫걸음( 2 ) +2 21.09.14 3,125 6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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