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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강 님의 서재입니다.

애로천하(愛路天下)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양자강
작품등록일 :
2013.01.03 19:31
최근연재일 :
2013.05.01 10:40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1,710,278
추천수 :
12,232
글자수 :
410,681

작성
13.04.04 07:01
조회
11,508
추천
117
글자
6쪽

계기

힘없는 여자들이 새로운 힘을 얻었을때 변할수 있는 모습....... 또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 뭔가 기존질서와 틀린 것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DUMMY


백설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열명의 기녀들이 곱게 차려입고 들어왔다.

기녀들의 미색은 하나같이 출중하였고 그녀들의 몸에서는 뭇 사내들을 홀리고도 남을 아찔한 향기가 은은히 풍겨났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절색인데다 그녀들의 몸매 또한 미끈하기 이를데 없어 봉긋한 젖가슴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굴곡하며 어디다 눈을 둬야 좋을지 모를 정도였다.

은은한 등불아래 고혹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열 명의 미녀가 차례대로 좌석에 앉는 동안 대호상단의 사람들과 사해방 사람들의 기분도 서서히 고조되었다.

취아가 백설아의 비파를 가지고 들어오더니 말없이 백설아에게 건네 주었다.

백설아는 기녀들이 자리를 잡고 앉기를 기다렸다가 ‘스르릉’ 하고 현을 퉁겼다.

대호상단의 사람들과 사해방 사람들이 모두 백설아에게 눈길을 던지자 그녀가 애상에 잠긴 표정으로 비파를 타기 시작했다.


스스로 말하기를 ‘저는 본래 서울사는 여자인데

집은 하마릉에 살고 있었고

열 셋에 비파를 모두 배우고

이름이 교방 제일부에 올라갔지요


곡을 마치면 교방 악사들이 모두 탄복하고

화장을 할 때마다 다른 여인들이 질투하였고

오릉의 젊은이들은 앞다투어 모여들어

한 곡에 비단 수없이 쏟아졌다네


이 곡은 백거이가 가을 날 저녁 어디선가 들려오는 비파소리에 불현듯 시상이 떠올라 단숨에 지은 비파행이라는 시의 한 구절인데 이 시에 곡조를 붙여 백설아가 연주한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청아하게 울려퍼졌고 비파소리와 어울려 천상의 화음을 이루며 중인들의 귓전을 잔잔히 울렸다.

그녀의 목소리가 은은히 깔리다 맛깔스럽게 고음을 찍어내는가 싶다가 서서히 몰아들이면 중인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그녀는 마치 소리의 마술사처럼 소리를 당기다가 다시 놓아주면서 쭈욱 밀어내기도 하였고 사뿐사뿐 산보하는 미인의 발자국 소리처럼 경쾌하다가 휘잡아 뽑아올리며 감정을 고조시켰고 소리를 쭉쭉 뻗어 여기저기 흩어 놓았다가 차근차근 주워담듯 목소리를 아꼈다.

그녀가 한 곡을 끝내고 날아갈 듯 절을 하자 모두 탄성을 울리며 박수를 쳤다.

이곡을 듣던 모든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녀의 목소리와 노래실력, 비파를 타는 그녀의 모습에 반한 것 같았다.

“천녀가 여러 영웅들게 건배 한 잔을 권하겠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녀들이 중인들에게 술을 따랐다.

백설아가 높이 잔을 치켜들어 올리자 중인들도 같이 잔을 들어 올렸다.

“홍금루를 찾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오며 오늘 즐거운 자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백설아가 말을 마친후 단숨에 술잔을 비우자 열 명의 주객들도 동시에 잔을 비웠다.

백설아는 중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물러나려는데 사해방 인물중 키가 큰 장한이 큰 소리로 말했다.

“이보오! 루주! 아무리 작은 점포의 주인도 당신처럼 매정하게 얼굴 한 번 달랑 비추고 가지는 않을 것이오. 이몸은 사해방의 전공장로직을 맡고 있는 갈천광이라 하외다. 내가 청하니 한 곡을 더 부탁하오.”

그가 이렇게 말하자 중인들이 ‘그렇지!’ 하고 장단을 맞췄다.

백설아가 만면에 고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여러 영웅들께서는 술을 드시고 계세요. 제가 잠시 후에 다시 들어와 한 곡을 더 들려 드리겠어요.”

하고는 맵시있게 인사를 하고 방문을 나섰다.

그녀의 뒷전에서 불평하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층으로 내려와 의자에 몸을 던지며 생각했다.

-오늘따라 내가 왜 이러지? 마음이 없는 자리라 그런지 몹시 피곤하구나.-

따지고 보면 오늘 술자리가 그녀에게는 평상시와 다를바 없는데도 유독 피곤을 느끼는 이유를 그녀자신도 알 수 없었다.

윗층에서 떠들썩하는 소리가 들리며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루주가 너무하는거 아니요? 아무리 잘나도 그렇지, 손님을 이렇게 많이 앉혀 놓고 냉큼 가버린다는 것은 무례한 것 같소.”

백설아는 옷매무새를 고치고 다시 오층으로 올라갔다.

“천녀가 다른 노래를 들려드리겠어요. 여러 영웅들께서는 마음을 푸시고 술을 한 잔 드시지요.”

그녀가 다시 비파를 들고 현을 퉁겼다.


조(趙)의 나그네 호영(胡纓)이

서릿발처럼 빛나는 오구(吳鉤)를 휘두르며

은빛 안장의 백마에 높이 올라타고

유성처럼 천하를 누비다.

열 걸음마다 한 사람을 죽이고

천 리를 달려도 멈출 줄 모르더니

할일이 끝나면 소매를 떨치고 떠나며

차신의 이름을 숨기다.

신릉군(信陵君)의 식객인

주해(朱亥)와 후영(侯瀛)은

항상 검을 뽑아 무릎 위에 올려 놓고

담소하며 술잔을 기울이더니,

석 잔의 술을 마시며 쾌히 승락하면

그 약속은 오악(五嶽)보다 무겁고

술이 얼큰해지면 그 위엄이 무지개처럼 뻗쳐나다.

조나라를 구하기 위해 금추(金鎚)를 휘두르니

먼저 한단땅이 놀라 진동하다.

천추에 이름을 빛낼 두 장사는

대량성(大梁城)에서 혁혁한 명예를 드날리다.

그 협골(俠骨)의 향기 영원히 남아

후세의 영웅들의 모범이 되었다.

그 누가 그들을 말할 때

머리 숙여 감탄하지 않으리!


백설아가 노래한 이 시는 이백의 협객행이라는 시인데 백설아가 즐겨부르는 노래이다.

그녀가 협객행을 부를때면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 웅심이 발발하여 감흥이 남달랐다.

당금 강호에서는 무를 숭상하는 풍습과 함께 협객의 의기와 호연지기를 노래하는 호방한 시풍(詩風)이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어 술자리에서 종종 협객행의 노래가 울려퍼지곤 하였다.

사해방 사람들은 가슴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병째로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작가의말

댓글과 추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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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암습 +30 13.04.23 10,013 116 7쪽
121 암습 +20 13.04.23 9,684 96 7쪽
120 암습 +34 13.04.22 10,265 113 8쪽
119 습격 +37 13.04.18 11,461 113 8쪽
118 습격 +36 13.04.18 10,532 124 7쪽
117 습격 +25 13.04.16 10,354 118 7쪽
116 습격 +28 13.04.16 10,137 122 8쪽
115 습격 +30 13.04.15 10,255 115 8쪽
114 습격 +24 13.04.14 10,831 1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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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준비 +31 13.04.12 11,333 125 7쪽
111 준비 +31 13.04.11 10,758 116 6쪽
110 준비 +40 13.04.10 11,499 121 8쪽
109 계기 +37 13.04.10 11,220 138 7쪽
108 계기 +35 13.04.09 11,841 123 8쪽
107 계기 +41 13.04.08 11,343 116 8쪽
106 계기 +45 13.04.07 11,051 113 7쪽
105 계기 +29 13.04.06 10,464 104 8쪽
104 계기 +24 13.04.06 11,230 104 7쪽
103 계기 +27 13.04.05 11,662 114 7쪽
» 계기 +22 13.04.04 11,509 117 6쪽
101 계기 +21 13.04.03 12,030 107 7쪽
100 계기 +26 13.04.02 11,649 1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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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항주의 여인들 +24 13.04.01 11,968 11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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