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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키위 님의 서재입니다.

정비공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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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키위
작품등록일 :
2020.01.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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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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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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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위기탈출 공돌이

DUMMY

“내가 알아듣게. 설명.”

“으어어어!!”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내게 달려드는 살덩어리의 주먹을 이번에도 간신히 피하며 로봇에게 설명을 요구한다.


“시스템. 그러니까, 네. 시스템입니다. 시스템이 느껴집니다.”

“너 지금 횡설수설 하고 있으니까, 잠시 머리 식히고 정리해서 말해!”

“네!”


대응 사격을 해봤자 총알이 흘러내리는 살덩어리에 묻혀서 제대로 된 타격이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

젠장, 대형 플라즈마 커터를 가져왔으면 어떻게든 데미지를 입힐 수 있었을텐데.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고철류탄을 꺼내 살덩이 괴물의 발밑에 던진다.

펑!


“으어어!”


폭발이 일어나며 살덩이 괴물의 한쪽 발이 날라가고, 살덩이 괴물은 털썩 바닥에 쓰러졌다.

좋아, 고철류탄 정도의 파괴력이면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이거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박살난 로봇의 발이 꿈틀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라, 저거 설마?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고, 잘려나간 살덩어리의 발이 다시 재생된다.

어쩐지 네크로 가스 안에서 잘만 돌아다닌다 싶었더니, 초재생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네크로 가스 안에서 저렇게 빠르게 상처를 복구할 정도로 강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내가 혀를 차던 그 때, 로봇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스템의 로봇들 사이에는 서로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 존재합니다.”

“그래. 그렇겠지, 그래서?”

“비전투 로봇은 비전투 로봇끼리. 전투 로봇은 전투 로봇끼리. 그렇게 서로간의 정보를 공유하는 채널이 존재하고, 당연히 저희 또한 그런 채널이 존재합니다.”

“저희? 아, 동형기들?”


철퍽.

살덩어리의 입에서 튀어나온 끈적하게 녹아내린 살점이 내 근처에 떨어진다.

초재생능력이 있는 이상, 정면 승부는 무리다.

일단 여기선 도망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살덩어리에게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살덩어리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빠른 스피드로 나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네. 후방 침투형 로봇들 말입니다. 저희는 채널 접속과 확인을 위한 신호를 가지고 있었고, 그 신호는 모든 채널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럼, 네 말은 설마...”

“그렇습니다. 어째서인진 몰라도 저 살덩어리에서 확인을 위한 신호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허어.”


그러니까, 로봇의 말은 저 녀석이 시스템 소속이라는 말이지?

그리고 자기와 같은 동형기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거고.


“시스템이 살아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잠시 추한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죄송합니다. 주인님.”

“아냐, 아냐. 아주 사람다워서 좋았어.”


젠장, 죽을 만큼 뛰고 있는데 거리가 벌어지질 않네.

다음번 개조로는 반드시 부스터를 보호복에 추가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필사적으로 띌 수 밖에 없었다.

그야, 저 살덩어리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강철 바닥에 발자국이 남는 걸 보면 누구라도 이럴 거다.


“지도. 지도 좀. 띄워줘!”

“알겠습니다.”


시야 한 구석에 나타난 지도를 바라보며 저 녀석을 뿌리칠 계획을 짠다.

저 몸뚱이로 점프까지 제대로 할 수 있을 리는 없겠지.

나는 서둘러 지도에서 저 녀석이 떨어질만한 적당한 균열을 찾아보고, 균열을 향해 달려갔다.

짙은 독기 때문에 균열이 어딨는지 보이지 않지만 지도에 적힌 내용만을 믿고 발을 옮긴다.


“흡!”


타이밍에 맞춰, 점프.

나는 무사히 균열을 건넜고, 살덩어리는?

쾅!

빌어먹게도 살덩이는 점프를 못하는 게 아니었는지 굉음과 함께 균열을 뛰어넘었다.


“이거나 쳐먹어!”


하지만 그 정도는 이미 예상했다.

미리 던져둔 고철류탄이 균열을 뛰어넘던 살덩이의 가슴팍에서 폭발하고, 살덩이의 가슴팍이 너덜너덜해진다.

그렇지만 고철류탄의 폭발로는 균열을 뛰어넘는 살덩이를 저지하기 어려웠던 걸까?

살덩어리는 폭발을 뚫고 무사히 균열을 건너왔다.


“우오오오!!”


화가 난 것처럼 거칠게 울부짖는 살덩이.

나는 계속해서 균열을 뛰어넘으며 살덩이를 뿌리치려 애썼지만, 살덩어리는 잘도 내 방해를 뚫고 균열을 무사히 건너왔다.

으아, 근데 이제 정말 거의 다 따라잡혔는데.


“주인님, 곧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정말?”


로봇의 알림에 서둘러 지도를 확인하지 않아도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게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 독기 사이에서 잔뜩 자기 주장을 하는 회색빛 연막.


“주인님, 정말 이 계획이 통할까요?”

“이게 안통하면 죽어야지, 뭐.”


내가 지금 달려가고 있는 장소는 스모커들이 생산되는 장소.

즉, 언제나 스모커들이 한가득 모여있는 장소란 것이다.

로봇들은 생체 물질에 극도로 반응하며 그 근원을 공격하려 하니 저 생체 물질 투성이를 스모커들이 공격해주겠지.

일종의 이이제이를 시도하는 것이다.


“으윽!”


스모커들의 연막 속으로 뛰어들자 스파크가 튀며 내 보호복을 사정없이 두드린다.

젠장, 어째서 전기는 보호막으로 막지 못하는 건데?

붉은 빛들이 일제히 움직이며 내 뒤를 따라온다.

스모커들은 나를 따라오는데, 그럼 살덩어리는?

쿵.

쿵.

쿵.

여전히 살덩어리는 바짝 내 뒤에 붙어서 날 추격하고 있었다.

그래, 스모커들도 슬슬 살덩어리를 인식할 때가 됐다.

제발 니들끼리 싸우다 자멸해줘.

제발.

그렇지만 그런 내 간절한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뭔데! 왜 니들끼리 안싸워!”

“스모커와 저 생명체가 모종의 신호를 교환하는 것이 감지됩니다. 주인님.”


젠장, 오인사격은 절대 없다 이거지?


“주인님, 스모커 무리와 괴생명체가 하나로 섞였습니다.”

“정말? 정말이지?”

“그렇습니다. 계획을 실행할 것이면 바로 지금입니다.”


너희들이 오인 사격을 하기 싫다면, 내가 해주마.


“보호막, 잘 부탁해!”


마지막으로 남은 고철류탄의 안전핀을 빼고, 스모커 무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파직.

스파크가 튀어오르고, 고철류탄이 폭발한다.

그리고 스모커들의 연막은 불타오르고.

화염은 스모커들을 자극하며 그 안에 보관된 연막까지 폭발시킨다.

고철류탄에서 시작된 폭발은 연쇄적으로 연막과 다른 스모커들을 전부 폭발시켰고.

살덩어리는 그 연쇄폭발의 중심부에서 제대로 폭발에 휘말렸다.


“크헉, 켁! 크핵!”


물론 나 또한 폭발에 휘말린 건 마찬가지였다.

보호막을 풀가동하며 폭발을 견뎌보려 했지만, 예상 외의 위력에 보호막이 견디지 못하고 박살나버렸다.

그 뿐만이 아니다.

스모커가 폭발하며 사방으로 고철들이 날라다녔고, 그 중 하나가 보호막이 없어진 내 몸에 정통으로 부딪힌 것이다.


“주, 주인님?”

“크악... 아오. 보호복 상태 체크 좀 해봐.”

“검사 중입니다... 회로 상태 양호. 잔여 동력 41%. 보호막 재생까지 약 3분. 동체에 심한 파손 존재.”


날카롭게 부숴진 고철 파편이 정통으로 허벅지에 꽂혔다.

젠장, 더럽게 아프네.

완벽히 허벅지에 파편이 틀어박힌 덕분에 네크로 가스가 보호복 안으로 들어오진 않지만, 아픈건 아픈거다.

최대한 빨리 전리품을 회수하고 복귀하자.

더 이상 여기서 어물쩍거리다간 네크로 가스에 중독되어 끔직한 죽음을 맞게 될 거다.

그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로봇이 믿을 수 없는 상황을 알려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잔여 산소량, 17%.”

“뭐? 17%라니? 아직 3시간은 쓰고도 남을 양은 남았을텐데?”

“주인님, 제가 말한 심한 파손은 허벅지 부위의 손상이 아닙니다.”

“잠깐, 설마...”

“네. 산소통에도 파편이 직격, 유의미한 산소의 유출이 가능한 손상이 발생했습니다.”


로봇의 말을 듣고 서둘러 등에 장착하고 있던 산소통을 벗어 상태를 확인한다.

그러자 지금 이 순간에도 독기 안으로 신선한 공기를 쏟아내는 산소통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젠장, 젠장, 젠장.”


어떻게 하지?

산소가 전부 빠져나가기 전에 달려서 여길 빠져나가?

아니, 이 근처에 통로가 있다고 해도 거기까지 버티지 못할 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어떻게 해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지?


“주인님. 진정하세요. 당황해서 섣불리 움직이면 산소의 유출이 더 심각해질 겁니다.”


[잔여 산소량: 16%]


당황해서 새하예지던 머리가 로봇의 조언에 조금 되돌아온다.

그래.

당황해서 허둥지둥거리면 더욱더 상황이 악화될 거다.

차분히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필요한 행동만을 하는 거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산소의 유출을 막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막지?

용접을 해?

아니, 그러기 위한 도구도 없고, 오히려 산소를 더 소모하는 일일 것이다.

바로 그 때, 내 머릿속에 아까 살덩어리의 몸에서 떨어지던 끈적한 살점들이 떠올랐다.

나는 최대한 손으로 산소 탱크의 파손부를 가리며 살덩어리가 있었던 장소로 향했다.


“어우, 아직도 살아남았네?”


대형 폭발에 휘말려 산산조각이 나며 검게 타버린 살덩어리지만, 무언가 코어가 되는 듯 보이는 물건을 중심으로 꿈틀꿈틀 재생이 시작되고 있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끈적한 살점이기에 곧바로 코어를 부수지 않고, 막 재생이 시작되는 살점을 때어내 파손부에 펴발랐다.

그러자 내 예상대로 끈적한 살점은 파손부를 완벽히 차단해 산소의 유출을 막아줬다.

물론 이걸로 완벽히 산소통을 수리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네크로 가스의 영향을 받은 살점이 언제 녹아내려 구멍이 뚫릴지 모른다.

응급수리의 효과가 다 끝나기 전에 어떻게든 여길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후우... 여기서 가장 가까운 출입구가 어디지?”

“주인님이 들어왔던 구멍이 가장 가깝습니다. 대략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네요.”

“30분? 지금 잔량으로는...”

“무리입니다. 지금 남은 산소로는 20분 정도 버티는 게 한계입니다.”


즉, 지금 나에게 남은 산소로 여길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지?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지?

다시 머리가 복잡해지며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입술을 깨물며 고민하던 그 때, 보호복에서 한 알람이 들려왔다.


[경로 계산이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주인님, 정화 로봇의 경로 계산이 모두 완료된 것 같습니다.”

“젠장, 지금 그걸 알아봤자 뭐하냐고.”

“지금 지도 위에 표시하겠습니다.”


지도 위에 현재 정화 로봇의 위치와 예상 경로가 표시된다.

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정화 로봇의 위치를 확인해보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어, 어?”


때마침 정화로봇의 경로가 내가 있는 곳으로 곧장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깐만.

이거 어쩌면...


[예상 도착 시간: 11분 35초]


천천히 주위에 널린 고철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막 재생되기 시작하며 꿈틀거리는 살점과 그런 살점에 둘러싸인 거대한 마석.

마지막으로 내가 정화 로봇을 붙잡기 위해 챙겨왔던 여러 장비들.

머릿속에서 그 모든 조건들이 합쳐지며 하나의 계획으로 짜여지고, 나는 천천히 계획을 검토해봤다.


“야, 내가 지금 이런 계획을 세웠는데, 듣고 너도 같이 검토 좀 해봐라.”

“알겠습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로봇에게도 검토를 시키고.

신중하게 계획을 검토한 결과.


“충분히 가능합니다. 슈퍼-하이퍼한 제 보조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계획입니다.”

“그치, 그렇지?”


지금처럼 절망적인 상황을 탈출할 괜찮은 계획이 탄생했다.

할 수 있다.

분명히 난 할 수 있다.

내가 누구냐?

세계 최강의 정비공이자, 검은 머리의 정비공 나루다.

고작 이 정도 일은 가뿐하게 가능하지.


[예상 도착 시간: 9분 56초]


9분만에 정화 로봇을 붙잡을 트랩을 만드는 일 정도는 더욱더 쉽고.


작가의말

스피드런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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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작업 준비 +4 20.02.22 462 23 13쪽
41 이유 있는 불안 +3 20.02.14 500 25 14쪽
40 커다란 힘 +4 20.02.11 572 25 11쪽
39 크고 아름다운 +2 20.02.09 557 21 13쪽
38 작은 실수 +4 20.02.06 553 21 12쪽
37 생선 앞의 고양이 +2 20.02.05 609 30 12쪽
36 치트키 +2 20.02.04 579 29 13쪽
35 E-V2 +5 20.02.02 620 26 13쪽
34 뇌둥둥 +3 20.02.01 574 24 11쪽
33 지하 30m +5 20.01.31 651 26 12쪽
32 습격 20.01.30 695 25 14쪽
31 너의 이름 +5 20.01.29 691 26 13쪽
30 너의 이름은 +4 20.01.28 661 28 13쪽
29 불시 점검 +2 20.01.27 684 25 12쪽
28 로봇 웨이브 +2 20.01.26 764 27 12쪽
27 인형의 집 +3 20.01.25 775 29 12쪽
26 생체 로봇 +3 20.01.24 792 29 13쪽
25 사냥이 아니라 +3 20.01.23 765 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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